쓰잘머리 없는 관심
주말이면 어김없이 손녀 사진과 동영상이 뜬다.
‘아버님~ 주아는 이번 주도 씩씩하게 보냈어요~.
이제 제법 혼자 앉아서 잘 노는 모습이에요~♡’
‘그래 쑥쑥 자란다.
즐겁게 노는 모습이 예쁘다.
혼자서도 잘해요! 므찌네!!
눈에 아른거려 보고 싶다.
가정의 보배요 보물이다.
귀하게 여긴 만큼 소중하게 자랄 거다.
좋은 추억 값진 기록 남겨 얼마나 사랑하며 키웠는지 보여 주렴.
주아! 우리 가문을 빛낼 행복 덩어리다.
예쁜 주아! 주님께서 어떻게 쓰실지 궁금할 뿐이다. 더 기도할게..’
그 틈새에 임성현 청년 휴가 전화였다.
교회 방문에 기존 일정을 바꿨다.
지인이 필요한 곳에 쓰라고 송금한 돈을 찾아 봉투에 넣었다.
‘성현아! 무지 반갑다.
군 생활 힘겹고 어렵지.
남은 기간 무사 복무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늘 기도하고 응원할게 힘내렴. 파이팅!’
카톡이 울렸다.
‘목사님! 11시 30분 도착 예정이어요.’
‘성현아! 맞을 준비 중이다.
점심 뭐 먹을까? 파스타, 애슐리, 한정식, 황태 덕장, 아귀찜, 해물탕..
추천해 봐?’
‘해물탕이 좋을 것 같아요.’
‘그래, 조심히 오렴.’
고흥 금산에서 2시간 거리! 차량 흐름이 원활하여 일찍 왔다.
임 목사님이 해풍 맞고 자란 햇양파를 차에서 내렸다.
비싸 낱개로 사 먹는 양파 한 망에 부자가 되었다.
‘와! 부활절 호접 난 예쁘네요. 행복나무도 잘 크네요.
꽃값이 만만치 않아 우리 교회는 키워서 강단에 올리네요.’
‘서해 백합’ 식당으로 가는 길 ‘목사님! 20만 킬로 타셨네요.’
‘하이브리드라 연비 저렴해 부담 없어요.
봄 노회 완도 방주교회 왕복에 2만 원 정도..’
‘저도 소형차 타는데요.
고속도로 주행하면 무시하는 운전자들이 많더라고요.’
‘낙지 조개 샤부샤부’를 시켰다.
양이 혜자스러웠다.
비주얼만 봐도 맛이 흘렸다.
기도하고 사진부터 찍었다.
백합과 조개를 꺼내 초장에 찍어 먹었다.
산 낙지 샤부샤부는 갓벽이었다.
향긋한 미나리 맛과 국물은 예술이었다.
국수와 죽은 배불뚝이로 만들었다.
녹동 항에 이런 식당 하나 차리면 대박 날 거란다.
커피집에서 차담회를 가졌다.
‘목사님, 운전병 근무는 하나님의 도우심이었어요.
선한 소대원 만남도 기도 후원인 것 느꼈어요.’
썬 베이커리에서 ‘엄마 선물’로 우리 밀 빵을 샀다.
아쉬움 남기고 손을 흔들었다.
도착 후 ‘목사님, 엄마가 베이커리 선물 엄청 좋아하셨어요.’
‘잘했다. 또 만나자.’
박 권사님이 흘린 말이 생각났다.
‘어찌 기신도 없고 쓰디쓴 입맛에 밥 쳐다보기도 싫어라.’
저녁 이를 때 권사님을 찾았다.
청소년 수련원 솔밭에서 맨발로 걷는 중이었다.
곧 생신이라 마중을 나갔다.
선보러 갈 일 아니라 그냥 그 모습으로 모셨다.
정치꾼들 토론 유튜브를 신나게 들었다.
폰 요금 걱정에 확인해 봤다.
추가 요금을 모르고 계셨다.
그래도 담양 넘어간 길에 연산홍 보고 ‘오매, 이뻐라!
아들과 화순 수만리 갈 때는 꽃이 없었는데 여긴 활짝 피었어라.’
식당 사장이 안내한 좌석에서 기다리며 극동방송 앱을 설치해 드렸다.
뚝배기가 입맛 나게 보였다.
고기는 건져 내고 진한 국물과 물김치를 보약처럼 드셨다.
흐뭇한 자리였다.
오는데 무돌 배구 클럽 운영에 대한 의견 공지가 떠 관심을 표했다.
‘선두에 선 박희원 회장님!
여러 면에서 아우르는 수고 많네요.
북구청장배 우승컵 위하여 이끄는 애씀에 보탬이 못 되어 무겁네요.
지난 배구에 회원 먼저 자리 배정함이 귀했네요.
조직은 강자와 약한 자가 더불어 갈 때 지속 가능한 일이지요.
말 없는 다수가 배후를 지킬 때 그 면모를 나타내지요.
밝히지 못할 몸싸움? 부끄러웠네요.
잘하려는 몸부림이지만 우리 수준을 보여 줬네요.
갈등 풀고 화목한 분위기!
신바람 나서 운동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가길 바라네요.
도움 필요한 일, 먼저 손 넣을 게요.
박 회장님! 힘내세요. 응원할게요. 파이팅!’
다른 카톡이 울렸다.
‘목사님! 오늘 배구 나오신가요. 열무 드릴게요.’
‘예, 어머니 병상인데 가야지요.
열무! 좋지요. 땅의 소출은 찾아 먹는 스타일이라 달게 받을게요.
애써 땀 흘려 가꾼 채소 그저 받기 송구하네요.
아내와 둘 먹을 것만 주세요.’
‘예, 있다 뵙지요.’
간식거리 좀 드리고 받아와 집에서 톡을 보냈다.
‘열무! 아내가 다듬는데 연하고 좋다네요.
오랜만에 새 김치 담아 먹겠네요.’
‘목사님, 늘 건강하시고 즐겁게 운동하시게요.’
수요 예배 후 집사님께서 어머니가 전화받는지 물었다.
상황에 따라 다름을 알렸다.
다음 날 어머니 통화 내역을 살폈다.
부재중 표시에 오후 시간 고마움을 남겼다.
‘하 집사님, 무덥지요? 바람이 잠자네요.
어제 어머니에게 전화하셨네요.
힘도 없고 감정 표현도 잘 못하셔요.
식사를 못해 기력이 없네요.
안전 운행하시고 좋은 분들 많이 만나 유익하시길..’
‘목사님, 모두 맞습니다.
어머니는 통화가 힘드신 것 같네요.
동생분에게 상태 좋을 때 연결해 주시라고 부탁드렸네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마음 한 켠이 늘 애잔합니다.
동생이 옆에 계셔 다행입니다.
수고 많으시고요. 힘내시길 기도할게요. 샬롬’
이튿날 장로님이 새벽 기도를 빠져 딸에게 알렸다.
‘아빠가 목요 새벽 기도회를 못 나온다.
궁금해 마음 무겁고 별생각이 다 든다야..’
‘목사님! 나는 솔로.. 완전 왕 펜!
늦게 TV보다 그런 것 같아요.
아이구 목사님! 아빠 걱정하느라 진땀 빼시네요.’
‘그 쓰잘떼기 없는 프로가 새벽 망쳤네!’
‘주님도 못 말린 나는 솔로..’
‘난 무관심 혀..’
‘저도요. ㅋㅋ’
2024. 4. 27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