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C5B0465BEA0AA32B)
풍차는 그냥 풍차인데 뭔가 생각나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오늘은 풍차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숙소로 돌아와 우선 체크아웃하고 배낭을 맡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이런 서비스는 어느 숙소나 거의 무료로 해주기는 하더군요.
저녁에 배낭을 찾기로 하고 바로 옆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61AB35565719BB3A)
톨레도에서 콘수에그라는 약 7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합니다.
두 도시 간의 버스 시각표입니다.
혹시 우리 부부처럼 톨레도에서 콘수에그라를 다녀오실 분은 참고하세요.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국경일에는 버스 운행이 줄어듭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0EA33B56571A101E)
위의 사진은 톨레도와 마드리드 간의 버스 시각표입니다.
주변에 세르반테스가 소재로 삼았던 풍차 마을이 이곳 콘수에그라 말고도 여러 개가 있습니다.
풍차를 언덕 위에다 만드는 이유는 그곳이 바람을 맞이하기 좋기 때문이겠죠?
세상에 바람 맞아 좋은 것은 풍차 뿐이겠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23C90445657BAA519)
이름도 알지 못하는 작은 마을도 풍차 한두개 정도는 언덕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풍차가 열 개나 되는 마을인 캄포 데 크립티나, 돈 키호테 상상 속의 여인 둘시네아가 살았다고 생각한 엘 토보소 등이 있지만,
세르반테스의 행적을 조사해야 하겠다는 사람 말고는 모두 갈 필요는 없지 싶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668C435657BAE22B)
단지 우리가 톨레도를 왔기에 이곳에서 일반 버스를 타고 접근이 가장 좋은 곳이 콘수에그라이기에 가는 겁니다.
이 모두 다니려면 승용차를 렌트해 다니셔야 하지 싶어요.
버스는 콘수에그라로 가는 도중 마을마다 정차했다가 가는 완행 마을버스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5610415657BB3E1D)
우리는 10시 30분 톨레도에서 출발한 버스를 타고 12시경 도착해 산 위의 풍차가 있는 곳을 돌아보고
콘수에그라에서 4시 23분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그곳에 머문 시간은 약 4시간 정도로 그 정도면 충분히 구경하고도 남는 시간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21FB405657BB801E)
당시 버스요금은 왕복으로 9.36유로였습니다.
콘수에그라는 간이 버스 터미널이 있지만, 문을 닫아 두어 미리 톨레도에서 왕복으로 끊었기에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미리 톨레도에서 출발할 때 왕복권으로 끊는 게 저렴하고 편리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64074F5657BC171C)
톨레도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 반 정도 지나니 위의 사진처럼 산 위로 풍차가 보입니다.
어제 코르도바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올 때 고속도로에서 보았던 북두칠성처럼 일곱 개의 풍차와 고성
그리고 또 풍차의 모습을 보았는데, 그게 바로 콘수에그라의 풍차였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162D385657C00D17)
버스는 터미널처럼 생긴 길가에 정차하고...
아주 작은 마을이라 그냥 앞에 보이는 산을 향해 아무 골목이나 걸어 올라가면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7EDA415657203D25)
오늘은 너무 소설에 심취한 나머지 맛이 살짝 간 돈키호테라는 주인공이 자신을 기사라 생각하고
두 번째 여정에서는 하인 산초와 늙은 말 로시난테와 함께 여행을 떠나며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의 마을을 찾아갑니다.
돈키호테에서 돈이란 하급 귀족의 칭호 Don이라고 하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60A6F375657C02C2D)
이달고 출신인 돈키호테를 설정한 돈키호테라는 소설은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죠?
이달고(HIDALGO)란 귀족의 신분으로 Fijo De Algo의 줄인 말로 처음에는 Fidalgo로 사용되었다 합니다.
이 말은 영어로 Son of Something으로 말 그대로 뭔가 있는 집안의 자식이라는 말이라네요.
그런데 돈키호테는 아무것도 없는 데 뭔가 있어 보이려고 그랬을까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250FD355657C04B12)
작위가 없는 낮은 계급의 귀족으로 세금을 면제받는 정도였다고 하며 레콩키스타로 말미암아 국토회복운동에 군인으로 참여해
공을 세운 자에게 이달고의 칭호를 내렸기에 당시 평민으로 신분상승의 욕망을 채워준 제도였지 싶네요.
돈키호테가 책을 많이 읽은 것도 무위도식하는 이달고라는 빈둥거리는 계급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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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도 많이 읽지 않은 덜수는 왜 돈키호테와 하는 짓이 비슷할까요?
볼 것도 별로 없는 황량한 마을을 찾아가는 덜수도 돈키호테와 동급인가 봅니다.
무협지에 심취하다 보면 가끔 자신도 장풍을 쓰고 하늘을 날고 축지법도 쓴다는 생각에 빠질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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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는 17세기경 스페인의 라 만차 마을에 살던 한 중늙은이가 기사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맛이 가면서 자기 자신을 돈키호테 라만차라 칭하고 그 마을에 살던 소작인 산초 판사(Sancho Panza)를 하인으로 삼아
세상을 바로 잡겠다고 기사처럼 갑옷을 입고 무장을 한 체 이 곳 저곳을 떠돌며 벌어진 이야기라지요?
원제는 "재기 넘치는 기사, 라 만차의 돈 키호테(El ingenioso Don Quixote de la Mancha)"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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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만차(La Mancha)는 비가 오지 않는 땅 또는 물이 없는 땅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작가인 세르반테스는 가난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군인을 동경해 군에 입대해 전쟁에도 참가하였으며 전투 중 큰 부상을
입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의 그런 수많은 경험이 오히려 그의 소설 돈키호테의 소재가 되었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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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판자로 만든 갑옷을 입고 비루먹은 말 로시난테를 타고 어리버리한 소작인 산초 판사를 꾀어 하인으로 삼고 길을 떠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가 살았던 라 만차 지방은 이슬람의 말로 건조한 땅 또는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라는 의미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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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무대가 된 곳은 비가 오지 않으니 당연히 파란 하늘 건조한 대지가 끝없이 펼쳐진 라 만차 지방입니다.
이웃에 사는 농부의 딸 알론사 로렌사를 자신이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둘시네아 공주로 생각했다지요?
누구나 이런 상상은 쉽게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옮기면 그게 바로 돈키호테가 되기 때문이겠죠.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3C4395657C0D414)
언덕에 올라 내려다본 콘수에그라 마을의 풍경입니다.
여기는 주변 마을보다는 제법 마을 규모가 있어 보이지만,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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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니겠어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둥그런 건물의 용도는 바로 소 잡는 투우장이 아니겠어요?
소 잡는 일에 마을 규모가 무슨 문제가 되겠어요.
콘수에그라는 벌판에 투우장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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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 들른 여관은 성으로 여관 주인은 성주라 여겼다 하니 무척 증세가 심한 사람이네요.
수도사들은 공주를 납치해가는 마법사라 해서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양들을 적군이라 하여 마구 공격하다가
양치기들에게 맞아서 이가 부러지기도 하고 또한 죄수들을 돕다가 화를 당하기도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03B54B5657F2FF08)
돈키호테, 그는 자기만의 이상에 갇혀 현실과 동떨어진 채 살았던 과대망상증의 인물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그는 기사 작위를 받기 위해 우물가에서 갑옷을 지키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당시 사회에 만연한 계급구조를 비판한 내용이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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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를 보아라, 산초 판사야. 서른 명이 좀 넘는 거인들이 있잖느냐. 나는 저놈들과 싸워 모두 없앨 생각이다.
전리품으로 슬슬 재물도 얻을 것 같구나. 이것은 선한 싸움이다.
이 땅에서 악의 씨를 뽑아버리는 것은 하느님을 극진히 섬기는 일이기도 하다."
귀에 도청기가 있다고 믿는 사람도 이런 생각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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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라니요?"
"저쪽에 보이는 팔이 긴 놈들 말이다. 어떤 놈들은 팔 길이가 2레구아나 되기도 하지."
"저 주인님, 저기 보이는 것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인데요. 팔처럼 보이는 건 날개고요."
여러분도 풍차의 날개가 팔로 보입니까?
![](https://t1.daumcdn.net/cfile/blog/27024E455657F0091F)
"입 다물어라. 산초야. 전쟁터에서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게 마련이다.
내가 확신하건대, 나의 영광을 빼앗아가고자 이 거인들을 풍차로 둔갑시켜버린 것이다."
산초가 만류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돈키호테는 말에 박차를 가하고 달려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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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는 산초 판사의 충고도 무시한 채 그의 말 로시난테를 타고 풍차를 향하여 공격하다 풍차의 날개에 그만...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맙니다.
이런 엉뚱한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 덕분에 척박하기 짝이 없는 이런 마을이 지금 단숨에 유명 관광지가 되어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콘수에그라의 풍차는 그냥 풍차가 아닙니다.
풍차에 모두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풍차 실명제라도 하나 보네요.
첫댓글 풍차는 결국 방아간의 방아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동력을 얻기위한 도구이고 동양에서는 물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물레방아로 동력을 이용한 것이겠지요.
그런데 풍차가 여러개 있는것을 보니 이 지역에는 방아를 이용할 일이 많았나 봅니다. 다시말해서 찧을 곡식이 많았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면 풍요로웠을 것이고 풍요는 곧 돈이니까 사람이 많이 꼬일것이고 사람이 모이면 마을도 커져야 되는데 왜 마을이 그다지 크지 않은지를 모르겠어요.
예나 지금이나 농사로는 큰 돈이 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농사는 농부가 짓고 돈은 영주가 가져가니 그런것일까요?
척박한 지역으로 보였습니다.
마을 규모도 작았고요.
그런데 풍차만....
영주는 좀 신비스러워야 다스리기 편하니까 멀리 언덕위에서 성을쌓고 아래를 지켜보면서 혹시 곡식을 뺏어러 오는 적군이 있나를 살피고 반란이 있나도 살피고 농부들이 일을 잘하나를 살피기 위해 높은 성에서 있나 봅니다.
멋진 풍차를 보다 생각이 딴데로 새었습니다. ㅎㅎ
저도 가인님의 인도에 따라 콘수에그라를 갔었는데 멋지더군요. 풍차도 올라가보고, 방아간집 주인에게 올라가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방아간 1층에서 운영하는 자기의 가게에서 물건을 하나 사면 올라가도 된다고 해서 올라갔었죠.
풍차를 보시다가 역시 딴데로 새셨습니다.
풍차 위에 올라가 보셨군요?
저는 그냥 멀리서만 바라보았습니다.
역시 탐구생활에 충실하십니다.
그 풍차 방아간 구조는 1층은 곡식을 빻고 보관하는 그런용도였고 2층은 바람개비의 회전력을 기어(톱니바퀴)의 회전력으로 바꾸는 장치가 있었습니다. 기어의 회전력은 1층에서 상하운동을 하는 방아로 바뀌어 곡식을 찧겠지요?
그곳에서는 주로 밀을 빻지 않았을까요?
쌀은 없는 곳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