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추계연맹전 준우승, 2016년 협회장배 3위, 지난 시즌 대통령금배 3위-추계연맹전 준우승 등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신흥 강팀 반열에 올라선 천안제일고에게 2018년 내려진 특명은 바로 '2인자' 탈출이다. ⓒ K스포츠티비
구성원 간의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두터운 신뢰 등은 원활한 조직 체계를 형성하는데 좋은 매개체가 된다. 이는 스포츠에도 예외는 아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굵은 땀방울은 물론, 이를 받쳐주는 조력자들의 적극적인 지원, 팀 자체의 견고한 믿음 등이 가미됐을 때 비로소 명문이라는 타이틀이 붙여질 수 있다. 최근 고교축구 판도의 신흥 강자로 불리는 천안제일고(충남)는 명문팀 도약의 조건을 제대로 부합하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 등의 적극적인 지원과 애정 등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노력 등이 한데 어우러지며 쾌속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긋지긋한 '2인자' 꼬리표 마저 보기좋게 떼어네는 등 본격적인 전성시대 도래도 함께 예고하는 모습이다.
사실 천안제일고는 2000년대 후반까지 고교축구 판도에서 그리 인지도가 높은 팀이 아니었다. 1979년 창단과 해체를 거쳐 1983년 재창됐지만, 얇은 스쿼드와 팀 전력의 열세 등으로 각 종 대회에 출전하면 상대 팀들의 '승점 자판기' 신세가 되기에 급급했다. 이기는 경기보다 패한 경기가 갑절 이상 많았던 것은 너무나 당연했었고, 선수단 전체에 도미노처럼 확산된 패배주의도 천안제일고를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었다. 위 시기가 공교롭게도 프로 산하 유스팀들의 출현이 본격화된 가운데 약체라는 타이틀이 너무 깊게 박혀있던터라 우수 유망주 충원은 언감생심에 가까웠고, 중학교 측에서도 천안제일고 진학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형성될 수 밖에 없었다. 이와 더불어 동계훈련 때 기존 팀들과 연습경기에서 고학년과 저학년 가릴 것 없이 1진(고학년), 2진(저학년) 모두 함께 뛰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박희완 감독이 2009년 12월 18일에 천안제일고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활약하던 선수가 17명에 불과했을 만큼 팀 조건과 상황 등도 너무나 열악했다.
2010년대 들어서도 이러한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박 감독의 취임 첫 대회인 2010년 창원 무학기 대회와 2012년 대구 전국체전에서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선수 수급에 대한 고충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웠다. 박 감독이 전국 방방곡곡 누비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씨앗'들을 데려오는데 분주함을 나타냈음에도 프로 산하 유스팀과 수도권 명문팀 선호도가 짙어지는 풍토는 쉽게 극복되기 어려운 산이었다. 이로 인해 천안제일고가 데려올 수 있는 카드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저평가된 자원들 뿐이었다. 현역 은퇴 후 곧바로 감독으로 고속 승진한 박 감독 역시 제2의 인생 터전인 천안에서의 정착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 학연, 지연, 혈연 등이 깊게 내재된 한국 사회의 풍토상 모교 출신(한양공고-단국대)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 사회와 총동문회 등의 시선이 굉장히 따가웠고, 선수 수급, 학교와의 관계 등 모든 부분을 일일히 부딪혀가는 것 역시도 한국나이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감독직에 오른 박 감독에게는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진 것과도 같았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폐막된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로산하 유스 인천 대건고를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내가 2009년 내셔널리그 수원시청(現 K리그2 수원FC의 전신)에서 은퇴하고 곧바로 천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 12월 18일자로 천안제일고 감독에 내정되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즌을 치렀다. 학교 측에서 코치 경험이 없는 나에게 바로 감독직이라는 파격적인 보직을 맡겨주셨다. 하지만, 막상 와서보니 팀을 구성하는 부분에서 너무 힘들었다. 처음에 천안제일고 왔을 때 팀 전체 선수가 17명에 불과했고, 2010년 제주도로 동계훈련을 떠났는데 선수가 많지 않아 1진, 2진을 나눠 뛰더라도 늘 1진 밖에 뛸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이 일어났고, 기존 팀들과의 연습경기에서도 대량 득점으로 패한 경기가 많았다. 그만큼 팀 전력이 워낙 약했었다. 제주 동계훈련을 잘 치르고 곧바로 첫 대회가 창원 무학기 대회였다. 매 경기를 거듭하면서 승복이 따라준 덕분에 3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약팀이라는 이미지가 가득했다. 선수 스카웃은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충남에서도 우리 팀에 오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 특A급 확보는 언감생심이었다. 내가 직접 중학교 감독님들과 얘기해서 받을 수 있는 선수는 부족하더라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일 정도였다. 그 정도로 힘들었던 부분이 선수 스카웃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학창시절을 보내왔다. 내가 학창시절 때 천안농고(천안제일고의 전신)라고 하면 굉장히 약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팀이었다. 처음 왔을 때는 너무나 젊고 혈기왕성했기에 감독직 자체가 나에게는 큰 '겜블'이나 다름없었다. 스스로 이 팀을 맡으면서 모교인 한양공고처럼 올릴 수 있겠고, 약팀이라도 언젠가는 전통을 쌓아가면서 강팀으로 만들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이 컸던 것이다. 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 이하 교직원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셨지만, 내가 천안 출신이 아니기에 지역의 텃세가 심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는 그에 따른 보이지 않는 시샘이 있으셨고, 지도자 경험도 없는데 잘 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의문부호도 다셨었다. 눈빛 자체도 언제까지 감독직을 맡을지 주고보자는 식이었다. 그 정도로 지역 사회와 총동문회 등의 텃세가 컸다. 지금 돌이켜보면 교장선생님들은 잘 만났어도 지역 텃세 등에서 힘들었던 부분들이 떠오른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았었고, 다시 밑바닥 팀을 맡으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지난날들이었다."
이처럼 고교축구 판도에서 변방 신세를 면치 못하던 천안제일고지만, 도약이라는 일념 하나로 꿋꿋하게 인고의 시간을 버텨왔다. 마침 한반도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역적인 특성은 천안제일고에 황금같은 자산이었다. 여기서부터 박 감독의 오랜 노력이 비로소 껍질을 깨기 시작한다. 경상도와 전라도 등 할 것 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이를 토대로 선수들이 천안제일고 입학 후 가지고 있는 능력치와 열정 등을 끌어내는데 일조하며 팀 체질개선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박 감독의 노력과 열정 등은 이전까지 천안제일고 입학에 부정적인 여론을 폈던 중학교 감독들과 학부모, 선수들 등의 인식을 180도 바꿔놨고, 마침 농업형 특성화 고교로의 개편으로 축구부 숙소가 아닌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공간적인 제약이 없어진 것도 큰 플러스였다. 이어 중학교 시절까지 저평가됐던 선수들이 천안제일고 입학 후 자신의 능력치와 열정 등을 깨어내며 팀과 개인의 공생을 거듭하고 있고, 2000년대 후반까지 17명에 불과했던 선수단 규모도 어느새 45명으로 불어났다. 2015년 추계연맹전 준우승, 2016년 협회장배 3위, 지난 시즌 대통령금배 3위-추계연맹전 준우승 등 각 종 대회에서의 좋은 성과물까지 뒷받침되며 천안제일고 입학을 원하는 선수들은 나날이 폭증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폐막된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견인한 박희원(왼쪽 두번째)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지리적으로 우리 팀은 선수들이 오기에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다. 한반도 중앙에 위치하면서 천안IC를 기점으로 수도권과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할 것 없이 교통이 편리하다. 나름대로 전국을 방방곡곡 누비면서 내 스타일에 납득이 될 수 있는 선수들, 조금 부족하더라도 잘 가다듬으면 괜찮겠구나 하는 선수들을 데려와서 팀 구색을 맞추는데 주력했는데 최근 3~4년 전부터 결과가 좋게 나오면서 팀이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다. 이 부분이 입소문 나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 지에서 우리 팀에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지금 선수들의 출신 지역만 놓고봐도 수도권,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비율이 딱 균형을 이룬다. 특성화 고교로 개편과 더불어 기숙사 사용이 자유롭다는 메리트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올 수 있는 학교가 됐다. 지금 선수단 규모가 45명인데 매년 신입생을 15~17명 가량 충당한다. 제한된 인원으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오고 싶어도 전부 다 올 수는 없지만, 중학교와 고교, 대학 감독님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다 보면 천안제일고는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팀을 잘 꾸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실 때 큰 희열을 느끼고 있다."
2015년 추계연맹전 준우승, 2016년 협회장배 3위, 지난 시즌 대통령금배 3위-추계연맹전 준우승 등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신흥 강팀 반열에 올라선 천안제일고에게 2018년 내려진 특명은 바로 '2인자' 탈출이다. 최근 좋은 결과물을 얻고도 늘 정상 문턱에서 언남고와 보인고(이상 서울), 현대고(울산 U-18) 등 기존 '터줏대감'들에 밀려 쓰라림을 맛봤었기에 올 시즌 만큼은 챔피언 등극의 갈증을 해소하려는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했다. 지난해 12월 말 전남 영광을 동계 베이스캠프로 정한 천안제일고는 천년의 빛 영광 스토브리그에서 중경고(서울)와 신평고(충남) 등 기존 강팀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변함없는 위용을 자랑했고, 이후 창녕 부곡으로 이동해 기존 명문팀들과 대학팀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승 무드를 거듭했다. 지난 시즌 고학년 형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도 당당히 가치를 어필한 선수들이 고학년 진급 후 경험과 자신감 등이 한 뼘 축적됐고, 저학년 선수들 역시 기존 고학년 선수들과 잘 어우러지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과 정신력 등도 잘 결합된 부분도 천안제일고의 든든한 날개였다.
그럼에도 천안제일고의 정상 정복을 위한 로드맵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측면 미드필더 조광래가 부곡 전지훈련 도중 단국대와 연습경기에서 다리 골절상을 입었고, 에이스 고민석은 영광 스토브리그 중경고와의 결승전에서 초반 팔 골절상을 입으면서 팀 전열에 이탈했다. 박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진 부분도 핵심 자원 2명의 부상과 맞물려 가속화됐다. 2016년 협회장배 준결승(0-3 패), 2016년 충남 전국체전(0-4 패), 지난 시즌 부산MBC배 16강(2-4 패) 등 매번 승부처에서 패배를 안긴 현대고(울산 U-18)와 절친한 후배인 박기욱 감독에 복수혈전이라는 일념 하나로 일찌감치 협회장배 대회 출전을 공표했지만, 팀 전열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의 이탈로 인해 대회 행선지 변경에 대해 망설임이 많았었다. 조광래와 고민석 등의 부상에도 꾸준하게 땀을 흘려온 선수들에 '거짓말쟁이'로 전락할 수 있겠다는 마음도 박 감독의 중압감을 가중시켰다. 오랜 고민 끝에 기어이 협회장배 대회 출전을 감행했지만, 초장부터의 여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기존 경기장 규격보다 작은 경남 김해 임호체육공원의 낯선 환경에 선수들이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조별리그 첫 경기 김해FC U-18과 범어고(이상 경남)에 모두 세트피스로 2골씩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2연승으로 조 선두에 올랐음에도 낯선 그라운드 환경은 쉽게 극복되기 어려운 요소였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폐막된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로산하 유스 인천 대건고를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조별리그 2연승 이후 16강 파주축구센터 U-18(경기) 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찾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홈팀들과의 연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8강 부산정보고 전에서는 퇴장 3장(부산정보고 2장-천안제일고 1장)이 오갈 만큼 막판까지 선수들끼리 과열 양상이 계속됐고, 준결승 부경고(부산) 전에서는 전반 초반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에이스 안호종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불안감을 자아냈다. 부산정보고와 부경고 모두 홈 관중 등의 열혈한 성원을 등에 업고 있었다는 부분 역시도 큰 부담이었다. 그럼에도 창단 첫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이라는 일념은 온갖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해준 주 밑천이었다. 부산정보고 전에서는 과열 양상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1-0 승리를 낚았고, 부경고 전 역시 선제골 실점에도 에이스 고민석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내던지는 등 내리 3골을 뒤집으며 3-1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결승 대건고(인천 U-18) 전은 천안제일고의 '화룡점정'을 찍어준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간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등으로 맞불작전을 편 천안제일고는 견고한 팀워크와 안정된 공-수 밸런스 등으로 2-0 승리를 낚으며 창단 40년만에 처음으로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을 품에 안았다. 그동안 '2인자'에 머물렀던 설움도 협회장배 챔피언 등극을 통해 싹 치유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항상 신흥 강자라는 소리를 듣고도 마지막 2%를 채우지 못해서 쓴맛을 많이 봤다. 지난 시즌만 놓고봐도 현대고(부산MBC배 16강), 매탄고(수원 U-18. 전반기 왕중왕전 8강), 보인고(대통령금배 준결승), 언남고(추계연맹전 결승)가 우리에 승리하면서 챔피언을 품에 안았다. 매 대회마다 단계별로 올라갔음에도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대개 동계훈련이 1월 초에 시작되지만, 우리는 연말연시를 반납하고 지난 연말 열흘 앞당겨서 전남 영광으로 출발했다. 나 역시도 한 가정의 가장이라 가족들과 연말연시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우리 팀을 위해서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선수들과 부모님들께도 조금만 더 정성을 쏟고 투자하자고 얘기했다. 천년의 빛 영광 스토브리그에서 좋은 팀들과 많은 매치업을 벌였었고, 이후 창녕 부곡으로 이동해서 일반 고교 명문팀들,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에서도 동등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 역시도 팀에 대한 자신감, 선수들의 능력치 등에 대한 확신 등도 커졌다. 올 시즌은 프로 산하 유스팀 중 좋은 스쿼드를 갖춘 팀들이 출전하는 무대를 찾아서 우리 팀의 경쟁력을 시험하려고 했었다. 보니까 협회장배 대회가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온 현대고와 대건고가 출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협회장배 대회를 행선지로 잡았었다. 사실 (박)기욱이는 사석에서도 나와 아주 가까운 동생이고, 서로 공유도 많이 한다. 2년 동안 내가 3번이나 두들겨 맞았기에 이번에도 대회 전 기욱이에게 협회장배 대회에 간다는 얘기를 했다(웃음).
"막상 협회장배 대회에 참가신청을 해놓고도 고민이 많았었다. (조)광래가 단국대와 연습경기 도중 다리 골절상을 입었고, (고)민석이도 영광 스토브리그 중경고 전에서 팔 골절상을 입었다. 광래는 어차피 전국대회에 못 뛰는 상황이었고, 민석이는 2월 정도 되면 출격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이미 현대고를 만나러 간다고 공개 선언을 한 상황에서 타 대회로 방향을 틀면 피해가는 눈빛을 주는 것이 싫었고, 부상 선수 없이 내가 선수들에게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도 같았다. 부상 선수 없이 준비한 선수들과 부상 선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동기부여를 가진 선수들에게도 미안함이 있었을 것이다. 나름대로 고민을 거듭한 끝에 계획대로 가는 쪽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협회장배 대회에 출전하니 운동장 규격이 정식 규격보다 약 5cm 정도 작아 선수들이 그라운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좁은 공간에서 빌드업 경기도 매끄럽지 못했고, 그보다 더 큰 혼란이 세트피스 상황이었다. 코너킥 라인에서 골대까지 간격이 너무나 좁아 타이밍을 전혀 못잡았다. 나머지 선수들이 부상 선수 자리를 채우는 부분에 있어서도 다소 미흡함이 있었다. 조별리그 때 김해FC U-18과 범어고에 승리를 했어도 세트피스로 2골씩을 헌납한 것도 아쉬웠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폐막된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로산하 유스 인천 대건고를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선수들이 박희완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 사진 이 기 동 기자
"8강 부산정보고 전이 우리에게 큰 고비였다. 1골 리드하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퇴장이 발생하면서 경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았다. 홈 어드밴티지와 분위기 등 자체가 우리에게 불리했던 상황이었다. 그보다 수적 열세 상황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하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역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집중력을 잘 유지하면서 고비를 넘긴 것 같다. 준결승 부경고 전은 선제골을 내줬어도 당황하지 말고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선수들이 저마다 가진 능력치를 잘 보여줬다. 단기전은 흔히 미치는 선수가 필요한데 (고)민석이가 좋지 않은 몸 상태 속에서도 팀을 원활하게 이끌어주며 분투해줬다. 대건고와의 결승전은 대건고가 올 시즌 상당히 좋은 스쿼드를 지녔다. 두 팀 모두 서로 토너먼트 대회 우승이 없는 상황 속에서 선수들의 능력치는 백중세로 봤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는 말처럼 이번 만큼은 꼭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나 역시도 우리 팀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었다. 대건고가 좋은 스쿼드를 지니고 있지만, 선수들을 믿고 있었기에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봤다. 세트피스로 5골을 내준 수비라인이 결승전을 통해 비로소 그라운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결과와 내실 모두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고대하던 챔피언 타이틀을 품에 안아서 기쁘고, 우승후보가 아닌 우승을 하는 팀이 되자는 계획도 실현할 수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흔히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아무리 팀 구색이 잘 갖춰져도 선수단 운영에서 구성원들의 간섭이 지나치게 되면 잘 쌓아놓은 업적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 된다. 그러나 천안제일고에는 이러한 걱정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학부모들의 끈끈한 유대감은 2010년대 초반까지의 부진을 딛고 천안제일고가 도약하는데 큰 버팀목이 됐다. 학부모들은 매 경기 때마다 목청껏 응원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물론, 해당 자녀 뿐만 아니라 팀 전체 선수들을 위해 묵묵히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으면서 팀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고, 팀 운영에서도 잡음 없이 적극적인 협조를 보여주며 유기체를 형성하고 있다. 학부모들 간에도 서로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감대 형성도 함께 가미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 감독 역시도 가정에서 아들 1명, 딸 1명을 둔 아버지 답게 학부모들과 단순한 팀 운영과 훈련, 경기 등의 얘기 뿐만 아니라 인생 살아가는 부분 등에 있어서도 공감대를 잃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천안제일고의 분위기는 선수들이 입학 후 중도 전출과 사고 등 없이 팀 운영의 유연성 마저 더해줬다는 평가다.
"우리 팀은 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선수들, 부모님들 전체가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프로 산하 유스팀에 못지 않은 저비용으로 팀이 운영되고 있는데 경제력이 좋든 나쁘든 모든 부모님들이 똑같이 뒷바라지를 해주고 계시다. 부모님들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등 모두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튀지 않으면서 좋으신 분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자체가 큰 복이다. 우리 팀은 튀는 선수들과 부모님이 있으면 함께하지 못하는 팀인데 부모님들께서도 지금까지 내가 얘기하는 부분에 많은 협조를 해주신다. 그런 측면에서 뭉치는 부분이 잘 형성된 것 같다. 나도 가정에서 아이들 2명을 키우는 입장이라 부모님들께도 소주 한 잔을 하면서든 회의 때든 팀과 가정이 모두 행복함을 추구하자는 많이 나눈다. 늘 와이프가 나를 위해 새벽 기도를 해주는 것처럼 부모님들 역시도 선수들을 위해서 기도와 응원을 아끼지 않아주신다. 다행히 이 부분이 잘 형성되면서 화목함 만큼은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정도가 됐다. 어느 팀이든 완벽함은 없지만, 우리 팀에 오면 타 팀으로 전출하는 사례가 없다. 그 정도로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것 같다는 얘기를 듣는다. 선후배 관계, 부모님들 간 관계 등 모두 큰 잡음이 없었다. 선수단 전체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튀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면서 팀 내실을 다져놨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본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폐막된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로산하 유스 인천 대건고를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3학년 선수들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지난해 천안제일고 교장으로 부임한 김정식 교장과 박희완 감독의 아름다운 동행도 천안제일고 축구부의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한 주 요인이다. 김 교장은 권역 리그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전반기 왕중왕전(경북 김천), 대통령금배(전남 영광) 대회 때도 장거리 운행의 피로에 아랑곳하지 않고 축구부 선수들을 위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며 사기를 드높였고, 추계연맹전 때는 멀리 경남 합천까지 동문들을 대동시킬 만큼 남다른 축구 사랑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다. 이번 협회장배 대회에서도 경기 후 박 감독에게 문자와 전화 등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등 굳건한 신뢰를 증명했을 정도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비즈니스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정(情)'이다. 대개 보수 성향을 지니고 있는 교육자들과 달리 김 교장은 활발한 소통과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박 감독의 인생 선배이자 인생 아버지 등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고, 이에 박 감독도 김 교장을 인생 선배, 인생 아버지 등으로 칭할 만큼 서로 간의 믿음과 유대감 등도 날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천안제일고 축구부 우승 소식에 제일 먼저 기뻐했던 이가 김 교장이었을 만큼 축구부에 대한 애정과 성원 등도 가히 으뜸이라고 볼 수 있다.
김 교장과 박 감독의 동행만 천안제일고에 갖춰졌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총동문회, 하늘중앙교회 등의 성원과 관심 등도 천안제일고 축구부에 큰 '에너자이저'다. 현재 사회적으로 운동부에 대한 불신의 늪이 깊어지는 것과 달리 김 교육감은 '오픈 마인드'를 바탕으로 축구부 운영에 많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고, 총동문회와 하늘중앙교회 등에서도 선수들의 영양 섭취를 비롯, 다각도로 힘을 아끼지 않으며 축구부의 '감초' 노릇을 다해내고 있다. 주변의 열혈한 성원과 지원 등을 바탕으로 창단 첫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등극을 이뤄낸 천안제일고의 활약상은 인근 거주하는 동문들에게도 쫙 퍼졌다. 본교 축구부 출신들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동문들도 모교 운동장을 잠깐이나마 찾아 까마득한 후배들에 따뜻한 격려와 응원 등을 보내주며 애교심을 그대로 표출했다. 준우승, 3위를 이뤘을 때와는 달리 주변의 축하 세례 또한 줄줄이 쇄도하는 등 천안의 자랑으로 자리를 굳히는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겠다는 야심이 천안제일고에 또 한 번 내재되는 상황이다.
"이전 교장선생님들도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지난해 취임하신 김정식 교장선생님은 선수단 못지 않게 축구부 정상에 목 말라 하셨던 분이시다. 시합 때마다 늘 문자와 전화를 보내주시고, 항상 팀 운영 등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얘기를 해주신다. 비즈니스 관계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서 굉장히 살갑게 해주셨다. 때로는 아버지, 때로는 큰형님 같이 가족처럼 대해주셨다. 본래 운동을 좋아하시고, 축구부에 대한 애정도 너무나 많으신 분이다. 그러다 보니 교장선생님과의 관계도 더욱 단단해졌다. 권역 리그는 물론, 지난 시즌 전반기 왕중왕전과 대통령금배 대회 때도 와주셨고, 추계연맹전 때는 동문들을 대동하고 오실 정도다. 이번 협회장배 대회는 오시려고 하는 것을 내가 말렸다(웃음). 자칫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기에 순리대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오신다는 것을 말리면 대개 서운할 법도 한데 수긍해주시며 내가 기도하고 있을테니 뭐든지 해보자고 얘기해주셨다.(웃음). 이번 협회장배 대회 때 챔피언 달성에 가장 기뻐해주신 분이고, 나에게도 너와 나는 챔피언의 역사에 있지 않았냐고 하실 만큼 마인드도 굉장히 순수하시다. 항상 교장선생님을 잘 만난 편인데 지난 시즌부터 많은 힘을 얻고 있고, 교장선생님께 감사함이 너무나 크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폐막된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로산하 유스 인천 대건고를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2학년 선수들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타 시-도를 보면 운동부에 대한 제재가 너무나 많다. 그에 반해 김지철 충남교육감님은 정해진 룰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운동부 운영에 많은 지지를 해주신다. 굉장히 '오픈 마인드'를 지니시면서 축구부에 응원과 격려 등도 아끼지 않아주신다. 하늘중앙교회가 천안에서 굉장히 큰 교회인데 유영완 목사님께서 늘 축구부를 위해 기도해주시면서 선수들의 영양 섭취에 큰 도움을 주신다. 총동문회 선-후배님들도 많은 관심과 성원 등으로 축구부에 힘이 되주고 계시다. 이번에 챔피언을 이루니 준우승, 3위 했을 때와는 체감 온도가 확연히 달랐다. 지역에 계신 축구부 출신 분들과 사회 각계각층에 계신 동문 선배님들이 지나가다가 들리신다.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학교로 직접 찾아와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시고, 후배들이 천안의 자랑이면서 큰 일을 해냈다고 축하해주신다. 심지어 천안제일고 출신이 아닌 분들도 우승 소식을 얘기하시는데 그런 부분을 들을 때마다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우승을 이뤘어도 항상 발전해야 된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배우고 습득하는 자세를 잃지 않겠다."
최근 천안제일고는 단순한 팀 성적을 넘어 졸업생 선수들의 활약상에도 미소가 절로 번진다. 하승준(벨기에 투비즈. 2017년 졸업), 성현준(포항 스틸러스. 2018년 졸업)이라는 확실한 에이스들이 프로 및 해외에 진출하면서 선수들 모두 저마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직행의 꿈이 점점 커지고 있고, 윤동권(선문대)과 강현수(수원대), 박지원(성균관대), 김민종, 김세진(이상 홍익대) 등 기존 명문 대학팀에 몸 담는 선수들도 저학년임에도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하며 천안제일고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졸업생 선수들의 취업 및 대학에서의 활약상 등은 선수단 전체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잣대로도 부족함이 없다. 올 시즌 천안제일고의 스쿼드 면면을 들여다보면 '포스트 하승준-성현준' 탄생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사이드 어택커인 장혁과 김영욱은 각기다른 특색으로 공-수의 윤활유 역할을 다해내고 있고, 에이스 고민석과 고준영 등도 절묘한 콤비네이션으로 장혁과 김영욱의 오버래핑을 뒷받침하고 있다. '캡틴' 임덕근과 이풍연, 골키퍼 최현석이 버티는 수비라인의 조직력도 최고 수준이라 대학 및 프로팀 등에 군침이 절로 돋궈지고 있다. 권역 리그를 비롯한 남은 레이스에서도 천안제일고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덧 천안에서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낸 박희완 감독에게 천안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지역 사회와 학교 총동문회, 학교 교직원, 학부모 등의 열성적인 성원과 지원 등은 박 감독이 초창기의 어려움을 딛고 천안에 정착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됐고, 축구 감독 이전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게 해줌과 동시에 축구 이외에 세상을 바라보는 견문 또한 넓히게 해줬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이는 박 감독이 축구 감독, 한 가정의 가장, 천안시민 등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소중한 '씨앗'과도 같을 정도다. 천안제일고 자체도 박 감독에게는 하나의 사랑이다. 천안제일고로부터 명예 졸업장까지 수여받았고, 학적으로의 모교 이외에 또다른 모교를 인생에 간직하게 되면서 천안에 대한 애정과 사랑 등도 단단해질 수 밖에 없을 정도가 됐다. 늘 천안을 제2의 고향이라고 입버릇처럼 달고 말하는데에는 바로 이러한 요소가 가미됐기에 가능했다. 천안제일고를 축구 명문 고교로의 완성을 추구하는 박 감독의 열정과 노력 등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에 있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폐막된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로산하 유스 인천 대건고를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이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한 후 포즈를 취했다. ⓒ 사진 이 기 동 기자
"최근 2년 동안 우리 팀은 (하)승준이와 (성)현준이의 존재감이 워낙 컸다. 승준이와 현준이 모두 워낙 스피드가 좋고 튀는 면이 있었기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2년간 팀 자체 스쿼드가 좋았었는데 승준이와 현준이 외에 (윤)동권이, (강)현수, (임)성현이, (박)지원이, (김)민종이, (김)세진이 등의 능력치도 괜찮았기에 승준이와 현준이가 반사이익을 누린 면도 있었다. 승준이와 현준이가 해외 및 프로에 진출하면서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확립되고 있다. 대학 진학도 좋겠지만, 고교 졸업 후 프로로 직행하는 꿈도 각자 가지게 될 것이라고 본다. 천안제일고는 항상 전방 압박을 통한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지만, 수비 불안으로 최근 승부처 때 실점이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스쿼드 자체가 빈 틈이 없고, 내가 원하는 축구를 다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사이드 어택커를 활용하는 축구를 구사하려고 하는 편인데 올 시즌 (장)혁이와 (김)영욱이 모두 반응 속도가 빠르고, 각자 가지고 있는 특색도 좋다. 그러다 보니 (고)준영이와 민석이 등과 콤비네이션도 잘 이뤄지는 것 같다. 골키퍼 (최)현석이와 '캡틴' (임)덕근이, (이)풍연이 등 수비라인들도 볼을 다룰 줄 안다. 수비 뿐만 아니라 빌드업 전개, 경기 리딩 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대학 및 프로팀에서도 관심이 다 높은 선수들이다. 일단 2018년 첫 대회를 계산대로 잘 꿰맸다. 이제 권역 리그와 전국체전 충남 선발전, 전반기 왕중왕전, 하계 전국대회 등에서도 2학년 선수들의 활용 폭을 늘려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천안에서 지도자로 보낸 시간이 거의 10년이 다 되간다. 서울에서 초-중-고-대를 다니다가 전남 드래곤즈, 울산 현대 미포조선, 대구FC, 수원시청 등을 거쳐 제2의 인생을 천안에서 열었다. 초창기 때는 어려움이 너무나 많았지만,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곳이다. 언제까지 천안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 인생의 중흥기와 황금기를 살 수 있도록 열어준 곳이 천안이다. 가장 소중하고 보람된 삶을 살면서 축구 이외에 세상을 바라보는 견문도 넓히게 해줬다. 천안제일고 총동문회에서 나에게 61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해주셨다. 그런 측면에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나 역시도 학적으로의 모교 이외 또다른 모교를 가지게 됐다는 것에 기쁨이 크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해서 천안제일고를 전통이 깊고, 명문 고교팀으로 도약하는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천안에서의 삶은 현재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잘 간직하겠다." -이상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