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깨끼와 축하 떡 아름다움이 버무려진 청계산과 관악산 산행이야기...
관악산 산행을 신청하고 손꼽아 산행 날을 기다리던 즈음...
관악산 산행을 신청한 사랑 별로 모르는 사랑이가 문자를 던진다.
묻겠다면서 의견이라면서 청계산과 관악산 연계산행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좋긴 한데 힘들지 않겠냐는 게 내 의견이었는데
어쩌다 내도 좀 낑가도? 로 의견을 수정했다.
나는 약속을 하면 시간을 맞춰서 지키는 맞춤형이 아니다.
그것 때문에 늘 가족들과 시비가 붙는다.
이번에도 그랬다.
12시에 프리미엄 타고 서울로 가기로 했는데 9시30분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도착했으면 조용히 시간을 죽이고 있으면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톡을 날렸다.
“도착”.
간단하게 답이 온다.
네.
먼저 달바우가 도착하고 조금 후에 사랑이가 도착했다.
동생들이 도착하고도 우리는 30여분을 기다린 후, 탑승을 했다.
자리도 좋고 차도 좋고 다 좋은데 한 녀석 이상한 놈을 만나 여행에 초쳤다.
어찌나 거칠고 싸납게 운전을 하는지 당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고작 15분 빨리 도착하려고 운전을 그렇게 했냐고 머시락하고 싶었다.
암튼,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셋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화장실에 들려
쌓인 노폐물을 털어내고 택시 승강장으로 이동을 했는데 오늘 두 번째 만난
택시기사님도 한 싸남을 하고 있었다.
불안을 경험하고 03시40분 청계산 초입에 도착했다.
모두가 조용했는데 한 집 장사를 준비하는 식당이 있었다.
이모님 혼자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돌아봤다.
나의 어머님도 그랬었다.
가족들을 위한 일이라면 당신의 수고쯤은 그 다음으로 여기셨던 어머님!
머리가 하얀 칠순의 아들은 이른 새벽 장사를 준비하시는 저 이모님의 모습에서
수고하시던 사랑하는 어머니를 그려봅니다.
두 동생들이 저만치 앞서서 가지만
나는 묵묵히 머리에 달아놓은 랜턴의 불빛을 쫓아 걸음을 옮겼다.
04시 50분 붉게 시작되는 하늘의 마중을 받으면서 매 바위에 도착했다.
우리는 우의를 다지는 기념을 남기고 청계산 서울 매봉으로 출발했다.
등 로는 평이했고 힘들지 않았다.
04시 50분 청계산 서울 매봉에 도착했다.
달바우가 어떤 귀신을 만나 그 녀석을 쫓느라 오버패스를 한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 결과를 청계산 산행을 끝내면서 확인했다.
우리 산악회의 호프 별똥별님과 한 다리 맞추던 친구가 힘들어 하는 게 그냥 보였었다.
처음에 빠짝 힘쓰던 친구들 치고 사랑받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그저 진지하게 꾸준히 그러면서 열심히 응?
서울에 소재한 산들의 공통점이 있다.
들머리 날머리가 어지럽게 많이 있다.
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초행자들은 절대 앞서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산행에서 배울 게 있다면 중간에 가는 겁니다.
앞서다 알바를 하는 경우, 뒤로 돌아 하게 되면 고생스런 꼴찌가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배우는 노래가 있다.
정수라가 부른 “어느 날 문득”
조항조가 부른 “옹이”
두타산과 광덕산 산행을 하면서 5시간이 넘는 이동 과정에서
혼자서 운전을 하다 보니 조용한 것이 싫기도 했고 엄습하는 외로움을 달랠 요량으로
저 노래 두곡을 배우게 됐다.
아침에 산행이야기를 쓰려는 데 노래가 입에서 딩굴기 시작했다.
이 시간에 문을 연 노래방이 있을 리 없고 노래는 부르고 싶고 어쩌지~~
어느 날 문득 돌아다보니 / 지나온 모든 게 다 아픔이내요
날 위해 모든 걸 다 버려야는데 / 아직도 내마음 둘 곳을 몰라요
오늘도 가슴에 바람이 부내요 / 마음엔 나도 모를 설음이 가득
어디로 갈 까요 어떻게 할까 요 / 아직도 내가 날 모르나 봐요
언제쯤 웃으며 날 볼 수 있을까 / 언제쯤 모든 걸 다 내려놓을 수 있을까
그 땐 왜 그랬을까 / 그 땐 왜 몰랐을까
사랑에 이별이 숨어있는지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 내가 없으면 세상이 없듯이
날 위해 이제는 비워야는데 / 아직도 내가 날 모르나 봐요
청계산의 첫 번째 알바는 옛 골 삼거리였다.
앞에서 설레발치다 뒤로 돌아했다.
그랬더니 팍팍하고 외롭게 원위치를 하기까지 숨이 턱에 찾다.
우리는 이렇게 여러 번의 알바를 경험한 후, 계획에 없던 날머리로
청계산 산행을 마무리 했다.
내가 계산하기엔 별로 여유가 없는 것 같은데
오늘 리딩을 맡은 사랑히는 여유가 만만이다.
택시를 불러 오늘 주 산행지인 관악산 향교 근처에 내렸다.
김밥 두 줄과 생수를 구입한 우리는 3km남짓인 정상을 향해 출발...
오늘 관악산 산행은 시간에 맞추기보다 체력에 맞춰서 산행을 할 계획이다.
달바우와 사랑히가 저만치 사라지고 나는 유유자적하면서 산행을 진행했다.
09시 40분 염주 암 아래 도착해 붉은 등을 품고 있는 이쁜 염주 암을 촬영하고
“깔딱”을 품고 있는 염주대를 향해 싸목싸목 이동했다.
멀리서 보이는 염주대는 장사진이었다.
길게 줄을 서 있는 인증 희망자들을 보면서 갈등을 하고 있는데...
오늘의 천사인 “박영수님”을 만났다.
그것도 션하고 달달한 아이스깨끼를 품고서...
선착순 열 분에게 예약된 아이스깨끼를 선물로 드리겠단다.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을 받았다.
순간 우리 산악회 선두구릅회원들이 몰려들고 반가움의 수인사들을 나눈 후,
추억의 인증을 마무리 했다.
하산,
우리는 중간에 허기진 배와 갈증을 채우기 위한 상을 차렸다.
상은 세 팀으로 나눠졌다.
빵, 막걸리, 밥 등으로...^^
오늘 백두대간 완등을 하신 공돌님께서 준비하신 축하의 “떡”을 받았다.
공돌님이 준비하신 시원한 막걸리와 엘리사벳님이 준비한 계란말이로
갈증과 허기를 달래고 일어서려는 데 오늘 영영님과 이별하고 혼자오신 도도님께서
아껴두신 공돌님의 백두대간 완등 축하 떡을 건네셨다.
그 떡 밥솥에 덥혔다가 지금 이야기 쓰면서 감식하고 있습니다.^^
하산은 A조 코스로 출발했다.
현무의 리딩으로 달바우, 사랑히 글고 나 이렇게 넷이서...
험했다.
오르고 내리고 돌고 뛰어 내리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 뒤에야 계곡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도 조망은 절대 "갑"이었다.
사진도 여러 컷을 남겼고 계곡에서 머리와 얼굴의 소금도 씻어냈다.
늦지 않게 서울대 조형물 앞에 도착했다.
나는 삼각형 조형물에서 오늘까지 세 번의 사진을 찍었다.
입학식 때, 졸얼식 때, 글고 오늘...
나였냐고요?
아닙니다.
아들놈 때문에 누린 호사랍니다.
한 시간 남짓을 달려 목욕장소인 천안에 도착했다.
목욕탕은 넓기도 했고 시설도 좋았다.
탕에 누어 오늘 산행을 돌아봤다.
쉬운 산행은 아니었다.
권하고 싶은 산행지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끝내고 보니 뿌듯함이 밀려오는 한 페이지의 추억이었다.
오늘은 음주 때문에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차를 두고 왔기 때문이다.
해서, 한 잔 하기로 마음먹고 있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위트와 주량을 갖춘
백곰님이 거퍼 건배를 청한다.
돌아오는 데...
회장님께서 저번 창립 20주년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마음을 담아
아이스깨끼로 정을 나눠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축하의 떡을 나눴고 죄송한 마음으로 시원한 아이스깨끼까지...
산행중이 아니라 다행이긴 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비가 퍼 붙는다.
비엔날래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우리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
술이 고파서란다.
우리는 기다리는 생키아우님의 차에 편승해
문흥지구 뒤 살 고기 집에 자리를 했다.
맛난 고기가 거퍼 나오고 소주에 맥주로 혼합주를 만들어 산행의 여독을 풀었다.
옛, 말에 새우젓 장사가 모이면 새우젓 파는 얘기만 한다고 한다.
우리는 오로지 산행 얘기로 마무리를 했다.
"百山"
첫댓글 청계산, 관악산 멋진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혼자서 기차타고 버스타고 다녀온
추억이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
열정에 열정을 더하는 산행 이야기...언제나 감동입니다!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고생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희형님의 후기에는
한편의 소설을 읽는듯한
흥미진지함과
맛깔스러움이 있어 좋습니다
이번 후기도 그렇습니다
다음편도 또 기대가 됩니다 ㅎ
수고 많으셨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