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 참..지금 심정이 어떨지.

[그린]

아무튼 참 대단하신분..

"화재당시 용의자를 개찰구까지 데려갔다"

이영복씨, 사고당시 상황 생생한 증언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그 사람이 불을 낸 것을 알면서도 사람부터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옷에 붙은 불을 꺼준 뒤 2층 개찰구까지 데리고 나왔습니다"

대구지하철 화재 당시 전동차안에서 용의자 김모(56)씨와 마주앉아 김씨의 행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이영복(49.무직.대구시 서구 평리4동)씨는 병상에서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이씨에 따르면 검정고시 학원에 가기위해 사고당일 오전 송현역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이때 용의자 김씨도 함께 타 맞은편 좌석에 앉았다.

김씨는 승차후 반월당역에 올때까지는 딴 승객과 마찬가지로 가만히 앉아 있었으며 중앙로역 도착직전 흰색 플라스틱병이 든 검은색 가방을 열고 가방안으로 라이터를 두번이나 켰는데 불이 붙지 않았다.

<방화 용의자 데려나온 이영복씨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용의자 김모(56)씨의 몸에 붙은 불을 끄고 김씨를
개찰구까지 데려나온 이영복(49.대구시 서구 평리동)씨가 가야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이덕기>

잠시후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정차해 문이 열리고 일부 승객들이 빠져나가는 사이 가방안에서 갑자기 불이 붙었으며 자신은 불이 붙는 것을 보고 곧바로 일어났고 김씨도 불이 옷에 옮겨붙자 놀란 듯 가방을 바닥에 팽개쳐 불길이 순식간에 전동차 안으로 번졌다.

불길이 번지자 승객들 사이에 혼란이 일어났고 그사이 곧바로 내린 뒤 옷에 불이 붙은 채 다른문으로 내리는 김씨를 보고 입고있던 체육복 상의를 벗어 불을 꺼줬다.

불을 다 끄자 옆에있던 한 승객이 "빨리 다른 곳으로 데려가라"고 말해 자신도 "이대로 두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김씨의 목덜미와 손을 잡고 지하 2층까지 올라온 뒤 기어서 개찰구 밑을 빠져 나와 계단까지 왔는데 연기가 심해서 그만 김씨의 손을 놓쳤다.

이씨는 "그 후 움직일 수 없어 엎드린 채 한참을 그냥 있다 바닥에 흘러나온 물을 옷에 묻혀 코에 댔기 때문에 숨을 쉴 수 있었고 이후 들어온 소방관을 따라 현장을 빠져나와 조광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검사실로 가던 중 용의자 김씨의 얼굴을 발견하고 의사들에게 '저사람이 불을 낸 사람'이라고 알려줘 김씨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씨는 지난 98년 악성 흉선암 판정을 받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으며 지금은 신학대에 진학하기 위해 중졸 검정고시를 준비중으로 사고당일도 시내 고시학원에 가기 위해 사고 지하철을 탔었다.

현재 암치료를 위해 가야기독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인 이씨는 "당시 김씨 몸에 붙은 불을 보고 사람부터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며 "사람이 너무 많이 죽은 것을 보고 이 사람이 큰 일을 저질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사진있음)

duck@yna.co.kr

2003/02/20 12:27 송고 ============================================ (▷◁) 대구지하철 참사자를 애도합니다!

[까치네]

암판정까지받으신분이..네 대단하신분이네요.저같음 그런사람 그냥 버리고말았을거예요..

[seasons]

인류를 사랑하시는 분 -_- <- 맞나? 어쨌든 다른 사람들은 다 욕하는 방화범을 살려줬으니 저 분 마음도 편치 않겠군요. 하지만 저분은 방화범을 살려줬다기 보다는 한명의 인간을 살려준 거겠죠. 다르게 해석하자면요. 어쨌든 이런 어처구니 없는 비극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오다주서따=_=]

마자요.. 그래도 사람부터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참 멋있네요.근데 그게 용의자인것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