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분란이 일어날까 봐 익명게시판에 안 올립니다 .
전에 한번 기승전결로 긴 글을 썼더니 짜증났다고 글 좀 짧게 쓰라고 익명게시판에 댓글 달았더라구요. 조금 맘이 아팠었어요.
닉네임이 오픈되면 조금 예의를 지킬 수 있으니까요 .
글에는 억양, 감정이 없어요.
글은 읽는이의 그 상황에 따라 맘대로 억양이 붙어 읽혀지기에 ~ ~ ~
이 글을 올리는 것은 제가 무지했을 때 , 완전 초보였을 때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하면서 보행이 많이 불편한데도 , 전주에 혼자 계시는 (요양보호사 방문하심)엄마를 케어하는 자식의 마음이 앞서다 보니 업무의 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조금 더 해 주고 말지 ~ ~ 란 생각에 제 몸을 더 혹사했다는 생각이 이제 듭니다 .
물론 제가 일하기 전에 오셨던 요양사가 선을 어겨서 대상자들도 우리같은 사람들을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
손바닥에 올려 놓고 이리, 저리 가지고 놀았던 늙은 삵쾡이 ..... 천년묵은 여수 ..... 음흉하게 혀를 낼름거리며 또아리를 틀고 가만히 있는 비암처럼.....
(그 할아버지에 대한 지금의 제 느낌입니다.)
초창기 어르신들을 좀 빡쌔게 만나서인지,, 그 이후로는 아주아주 천국입니다.
좋으신 분들이 얼마든지 많아요 . 이런 분들은 극소수 !
제가 무지해서 고생을 사서 했습니다 .
시부모 모시고 종가집 맏며느리로 살다보니..... 희생이나 인내등이 몸에 베였던건 아니었는지...
처음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저 같은 무지함에서 오는 실수를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
작년에 친구에게 푸념처럼 보냈던 메일을 올려봅니다.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식의 글이고, 제가 이곳에 올리려고 다시 수정하지는 않았으니
양지하여 주셨으면 하구요 .
망설이다... 올려봅니다 .
그냥 분란은 싫고, 이런 어르신들도 있구나..하고 참고만 하세요 .
제일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고 , 내 몸뚱아리가 황금입니다 !
잘 지내냐 ? 친구야 ? 나 울었쪄어 ~ ~
너야 잘 지내겠지 ? 업무야 바쁘지만 돈 걱정은 안 하고 살테니까..
나 요즘 아프다.
그런데 통증 이겨내며 참고 있어.
정확히 찢어진 부위의 상태를 보자고 MRI 찍자는데 생활비도 지금 빠듯한데...
돈이 없어서 그냥 깁스만 하고 있어.
요즘 무척이나 처절하게 외롭고 허전하고 멍하네 ~
요양보호사 일 하면서 작년 많이 힘들었어
한 집에 4 시간씩 오전 , 오후 두 집을 오가면서 ~ ~ (동네라 걸어서 이동하니 차비는 안 드네)
그리고 토요일은 종일 파출부 ~ ~ 대학생 둘과 살려면 ~~
눈물 꽤나 흘렸고...통곡에 오열까지 ..
오전에 갔던 집은 90 이 다 되는 노부부인데 할아버지가 옛날에 중앙정보부 과장이었었다나 ~
할머니는 공군 소령 예편(제대?) 그 시대 인텔리였지.. 뭐 하나 부러운것도 없었겠고..
그러다 둘 다 어쩌다 지금 상황이 되셨는지....
현재는 산 입구 무허가 집에서 수돗물도 안 나오고 산에서 흐르는 물에 호스 끼워서
큰 통 여기저기에 물 받아서 그 물로 생활하고 있지.
난 그 집에서 살 얼음이 언 물을 바가지로 깨서 찬물로 음식해주고 반찬해주고 설겆이 해 주고 ,
청소에 할아버지 방 연탄 나르고 , 다 탄 연탄 밖에 내다 놓고 ,
할머니만 케어하게 되어 있는데 노부부가 같이 살면 살짝 도와는 줄 수 있는데 막 시키더라구.
나 성격 나빠서(?) 남에게 안 좋은 말 못하잖아.. 그냥 묵묵히 씨발(안 들리게) 하면서 했지..
센터에서 처음에 소개할 때는 두 분 식사만 차려드리고 이틀에 한번 작은방 하나 청소만 해 주면 된다더니
(센터는 일단 연결해야 돈 되지 . ...부동산과 똑 같아.. 소개만 그럴싸하게 하고 일은 내가 하거나 내가 사는거니까)
몸 불편한 친정 엄니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그냥 도와드렸어.
나름 하루에 몇번씩 말씀하셨지... 몸둘 바를 모를정도로..
"고맙다.... 세상에서 쩨에힐 ~ 반가운 사람 왔다.. 이쁜 딸 왔나 ?
뭐 하나 말할게 없다 . 알아서 척척 다 해 주니... 버릴건 똥도 아깝다.. "
이렇게 칭찬하며 부려먹는 것이지..
(북한에서 이 방법 쓴다네..칭찬말여.... 너희들 때문에 대업을 완수했다.. 위대하신 수령님이
너무 감격하시며 고마워하신다... 조금만 힘내라... 그러면 인민들은 그 칭찬에 더욱 더 열심히 일한다지?..)
난 할머니를 케어하러 갔는데 할머니보다 할아버지 일이 더 많은거야.
3 : 7 정도로 ~ ~
할아버지만 없으면 난 정말 편한데... 할아버지가 대식가고 할머니는 하루 두끼 소식이야
난 할아버지가 드실 음식을 매번 힘들게 해야했어.
할머니가 일주일에 한번 목욕하러 가시면 난 그냥 퇴근하면 되는데도 할아버지랑 남아 있으면서
식사 차려드리고 같이 겸상해서 밥 먹고 치우고.. 와야했어.
할머니가 안 계시는 화요일만 되면 난 긴장을 하게 되었지...
유독 코맹맹이 소리를 더하면서 은근 내게 스치듯 몸 닿고,
코너에 있는 내게 다가와 몸을 접촉하고... 내 얼굴이나 가슴쪽을 스치듯 ...
으 소름끼쳐서 혼났어.
할머니 있을 땐 꼼짝도 , 말대꾸도 한 마디 못하고 깨깽하시면서
할머니만 없는 화욜 되면 내게 할머니 욕을 하시는 거야
"아이고... 내 팔자야.. 나나 되니까 저 성질 받아주고 이태까지 살았지..
누가 저 성질 받아주고 살 남자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어 나 밖에...
젊어서는 옆집 아줌마랑도 얘기했다간 아주 그 날은 난리난리 났었어..."
난 그냥 듣기만 할 수 밖에..
그리고 속으로 말대꾸하지 ㅋㅋ
"박수는 절대 혼자 치고 흔들어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암튼 나는 어디서 주워 들은 얘기는 많아 가지고..흐흐흐 ...
그리고 또 생각하지.
난 곱게 늙겠노라고..
나이 먹은 어른다운 노인으로...
나이먹어서 예우받는 노인이 아니라 품성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주름 자글자글한 노인으로 말여 ~ ㅋㅋ
작년 늦가을 ..
동치미 무우보다 엄청 큰 다발무 (무 하나가 내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되고 성인 허벅지 두께) 5 개씩 묶인것
을 5 단 배달시키는 거야. 난 누가 와서 해 주나 싶었어.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애기야 ~ ~ 우리 애기가 해 주는 깍두기 먹고 싶따아하 ~ ~ "
(아버님. 저 김장 수준의 김치는 해 드릴수 없어요. 제가 하는 일이 아니예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속으로만 말 대꾸를 했을 뿐...
그래... 유종의 미... 해 드리자 ! 그런데 진짜 힘들다 .. 노가다도 아니고... 그만 둬야겠다라고 단단히
이를 악물고 결심했지.
그 집에 소쿠리 하나 없어. 옆에 절에 가서 빌려다 썼어
반찬은 몇달동안 거의 매일 된장국에 콩나물 2 천원치 사다가 삶아서 콩나물에 기름만 넣고 고추장으로
비벼먹든지. 할아버지는 새우젓 , 할머니는 조개젓, 그리고 마늘장아찌가 다야.. 거의 매일..
비위가 약해서 밥 안 먹겠다고 하면 반찬없어서 안 먹냐고... 할수 없이 먹어야 했어.
금요일이 되면 토, 일요일 드실 된장국 한 솥 끓여 놓고 가래..
이런 집에 김치를 할 여건, 재료가 있겠냐고...
무 시래기 다 잘라 수돗물도 안 나오는 집에서 삶아 건져 널어주고 일부 냉동실 넣어 주고,
(4 시간이기에 ~) 기본 일 해 드리고 오후 집으로 이동을 했지 .
나 그 일 해 드리고 왼쪽 팔꿈치 엘보 치료 받았어. 주먹도 못 쥐겠는거야...
허리는 또 어떻게? 허리 교정 다녔어. 바닥에 떨어진 양파 껍질도 못 줍겠더라고...
난 미련곰탱이야...
오후집은 할머니가 부자야.
8 남매 그 누구도 할머니 말씀 거역 못하고 할머니가 지시하면 그게 대통령령인 집.
자식들 그 누구도 어머니와 죽어도 못 살아
잠깐씩 다니러 와서도 엄마랑 얼굴 붉히고 가는게 일쑤인 집 .
깐깐한데다 식모를 부리고 살던 어른이시라
나를 아줌마 ~~~ 아줌마 ! ! 수시로 부르면서 2 분도 가만히 안 놔 둬 !
나 그냥 네네네네네네 ~ 하면서 4 시간 그 분만의 하인이 되었어.
내가 가기 전 다른 요양보호사가 두세명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다 그만 뒀었고..
젊고 이쁜 여자가 네네네네 하면서 싹싹하지.. 거기다가 그 깐깐한 부잣집 마나님(90 살) 입에
내 음식이 맞았던 것이 조금 친해지게(?) 된 거였지. 음식은 잘한다고 항상 자식들에게 칭찬했었어
음식이 입에 맞아 밥 잘 먹고 있다고 ~ ~ ~
난 새끼들과 살기 위해 그 집 일을 멈출수가 없었어 .
치매까지 있어서 반찬 만드는데 오라고 하더니 이불 뜯어라.. 이불 뜯으면 배개 뜯어라...
배개 속이 넘 조금 들어갔다.. 미싱도 안 배우고 뭐 했냐? 헛 살았구만.... 여자가 미싱도 못하고...
손바늘질로 해... 바느질 하다 보면 왜 밥 안 줘 ?
시장하시냐고 여쭙고 어머니 ~ 바느질부터 할까요? 식사 차려드릴까요? 여쭈어 선택하시게 해 (뒷탈없게)
식사 드리고 나면 베란다에 가서 장독대 닦게 다 갖고 들어오라고 해 (세개)
장독대 닦다 보면 갑자기 "너 그 따구로 생겨먹어가지고 남의집 일 어케 다니냐? 게을러 터져가지고...
너 아까 바느질 하라는것 아직도 안 하고 안방에 저렇게 널어놨느냐? "
자초지종 설명하면 알아 듣는것 같으면서도
'"어디서 남의 집 일하러 와 가지고 어른이 말 하는데 따박따박 말 대꾸를 하냐.."
나박김치 드시고 싶다기에 정말 후다닥 하고 있는데 불러서 손 씻느라 조금 늦게 갔더니
몇번을 불러야 오느냐며, 그딴식으로 남의 집 일 다니면 한 곳에 오래 못 붙어 있는다고...
어떤 주인이 사람 부리면서 너 같이 일 하는데 돈 주겠냐고 ~ ~
그렇게 시간이 좀 흐르니
집에 가서 애들하고 먹으라고 싸 주셔... (안 받고 싶지만.. 그 분 말에 거역이란 그 누구도 안 통해.)
친구야 ~ 이런집 왜 다녔냐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랬어 .,차비라도 지출 아끼려고 ... 내가 사는 곳에서 5 분 거리였거든.. 난 버티고
이겨내야 했어. 난 엄마니까....
다시 오전에 방문하는 집으로 돌아가 볼게
다음날 나는 어제 밤에 녹초. 파김치가 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육수 끓이고 냉동실에 있는 생새우와 굴 조금씩 챙기고. 도깨비 방망이등을 챙겨 (한보따리) 그 집엘 가서
물 한컵 마실 시간도 없이 , 오줌보가 터지는데 소변도 못 보고 일을 했어
왜냐하면 4 시간안에 깍두기를 해 놓고 다음집으로 가야했으니까.
무우가 커서 8 개 썰으니 큰 다라이에 한 가득 되더군. (5 개 묶음 5 단 샀으니 몇개가 남았겠니 ?)
절궈지는 동안 앞 마당에 가서 쪽파와 갓을 뽑아 손질하고..(손시렵고 춥고..)
내가 가지고 간 육수에 생새우와 굴 갈아 그 집 고춧가루를 섞어놨어.
그리고 버무린 깍두기 ... 서플라이즈 .. 씨크릿 .. 기적이 일어났어
엄청, 맛있었거든.
그걸 봉다리 9 개에 담아 파 놓은 항아리에 넣어 놓더니(내가 다 했지)
남은 무우는 내일 마저하고 며칠 있다가 파김치 하자네....
센타에 도움을 청했지.
이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것 같다고..
센터장은 이 집 끊기면 무지 손해거든.
왜냐면 나 하나 연결시켜 놓고 매달 그 집에서 순수익이 발생하니까..
그저 공돈같은 수입을 놓치지 않으려하지.
말을 돌려서 하고 갔더라구
"김장철 돌아오니 요양보호사 쌤들에게 김장을 시키는 어르신들이 있어서 순회 돌고 있다고... "
우린 안 시켰어 ~ 하더라고.. ㅎㅎㅎ..
다음 날 그 집에 출근하니
"아이쿠 .. 세상에서 쩨힐 반갑고 이쁜 딸내미 왔구나.. 저 무우로 생채 좀 해 줘.
깍두기는 아들네 줘야겠어 !!! "
생채 해 드렸어 . 왜냐면 소량의 김치종류는 해 드릴수 있으니까.
다른 쌤들에게 물어봤더니 김장 그 집 식구들과 같이
도와 주고 3 ~ 10 만원씩 별도로 다 받았다는 거야.
나 돈 바라지도 않아.....
다만 웃는 얼굴로 칭찬하면서 다 부려먹는 그 늙은 고단수에게 정나미가 떨어져가고 있었지...
그 할아버지.. 지금도 참 밉네. 좀 더 일찍 그만 둘걸... 왜 석달 가까이 그 추운겨울날 버텼을까?
다만 먹고 살기 위해서였어.. 다른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어. 오후일과의 연계때문에...
옛날 그리 살았다고 거만떨며 잘난척은 하늘을 찔렀어 . 지금도.. 그 상황에서도 ...
요양보호사 없을때 본인이 다 했으면서 나에게 평상이나 의자에 앉아서
"애기야 ~ 아버지 운동간다 ! " 라고 불러
왼발이든, 오른발이든 앞으로 탁 내밀면서 끈 묶으라는 거야
나갔다 돌아오면 또 불러
"아이쿠..우리 이쁜 딸내미 ~~ 아버지 왔따 ! " 신발끈 풀러달라는 ~ ~
심장이식 수술 했다기에 작은 도움 드린다 생각하고 해 드렸어.
그런데 권위의식이었어.
나중에 알고 보니 평상에 앉아 있으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어르신 운동화 신발 끈 묶어주고
풀어줄 때 가슴이 들여다 보여...아하 ~ 이것을 노렸구나란 생각도 들더군( 그 후론 무조건 옷핀으로
묶고 일 시작한다. ㅎㅎ.. 나도 지능이 날로 발전하고 있지 ? )
**** 노년이 좋아야지 ****
센타에서 두 어르신 참 좋으신 분들이다..
두 분다 예전에 대단하신 분들이셨다.. 안기부에 있었다...
식사 차려드리고 방이나 청소 해 드리고 얘기하고 놀다 오면 된다...
그런데 아니었어.
첫 출근하니까
이동식 변기가 현관앞에 나와있는거야
할아버지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 들고 따라오라기에 따라갔지
갓과 호박잎이 널려있는 한쪽에 널판지를 걷어내니 ~ 끼아악 ~~ 거기다 버리래
그냥 했어.. 하루에도 수십번 내 마음은 오락가락...
진짜...처절하게 먹고 살아야했어 ... 당장 수입이 끊기니까..
처음엔 요령이 없어서 그걸 엎어도 똥덩어리가 손잡이에 걸려서 휴지랑 안 떨어지는거야
그걸 보면서 탁탁 털다보면 똥물이 얼굴에 목에 옷에 다 튀어.
속으로만 울고 속으로만 에이 씨발 ~~
이젠 똥 맨손으로도 만질수 있어.
사람이 이렇게 변해.
난 강해졌어. 강해져서 살아남아야 했으니까..
잠시 앉아있으면 갓 벌레 먹는다고 나보고 벌레 잡으래.
비 오면서 흙이 산에 묻어놓은 호스를 막았나 봐
몇 미터인지는 모르겠으나 버스정류장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였어
그 무겁고 두꺼운 호스메고 올라가고 올라가고 길도 없는 산길 올라가서
5 ~ 6 년전에 깔았다던 낙엽과 흙에 묻힌 호스 다 걷어내고 새로 깔아줬어
처음엔 뭣도 모르고 따라갔지. (할아버지는 이렇게 해 저렇게 해 저것 갖고와라고 시키기만 하고)
시어른들 모시고 살았던 15 여년 세월탓인지
꼼꼼하게 해 드렸어.. 일에는 진짜 진절머리가 난다.
그랬더니 고관절 수술한 할머니 있는 방에 와서 한다는 말이
" 여보 ~ 아이고오 ~ 애기가 싹 ~ 깔끔하게 다 바꿨어.
어찌나 일을 잘 하던지... 우리집에 복덩이가 하나 들어왔어..
인부들 부른것 보다 더 잘해 놨어...."
내 몸 축나는 것도 모르고 그냥 ... 그냥 했어...
다른 집 구하기 전까지는 그 집을 끊을수가 없었어.
무허가이다 보니 할아버지 방이 할머니 방과 떨어져있어.
화장실이 푸세식이고 멀리 있다보니 할아버지 수돗가에서 볼 일 보나 봐
찌른내... 숨을 쉴수가 없어. 락스 뿌려도 필요없어. 눈이 감길 정도였어
바닥은 누렇고...솔로 문질러도 소용없더라고 ........
할아버지 방 걸레질 하다 보면 음모 여기저기 떨어져 있어.
걸레질로 안 되니 손으로 주워서 버려 그냥... 그 까이꺼 머 ~ ~
할머니 할아버지 옷들 다 손빨래로 물 길어다 했어.
세탁기도 없어.
할아버지 옷까지 찬물로 손세탁 다 해 드려야하고 다림질까지...
그러면서 조개젓이 짜지 않고 참 맛있다면서 한개에 만원하는 것을 5 개 주문하여 냉장고에 넣어
놓고 ....하나 꺼내 먹어보라고도 안해.
그냥 사람 살아가는 세상이니 ~ 그러려니 하고 다 해 드렸어.
봉사도 하는데 돈 받는 봉사(?) 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 싶었어
식사 정말 같이 안 하고 싶었어.
나 음식 안 가리는데 할아버지가 새우젓 밤풀 묻은 숟가락으로 떠 드시는데 나보고 이것 맛있다고
먹어보라는거야. 밥 생각 없다고 하면 우리집에 반찬없어서 안 먹냐고 서운해하시고 ....
그 똥물(할머니 대.소변) 구덩이에 묻은 것 바로 옆에 자라고 있던 호박잎 쪄 드리고 안 먹는 내게
내일 또 따서 삶으면 되니까 먹으라고 내 밥위에 올려주고... 그렇게 매일 새우젓과 밥을 먹어야 했어 .
전에 오던 요양보호사는 도시락을 싸 가지고 와서 영 마음이
안 좋았는데 나는 같이 아무거나 잘 먹으니까 이쁘다나 ? 나 이쁜짓 한 것 맞니? ㅠㅠ ...
서리가 오니까 호박잎 넝쿨 다 걷어서 산에다 갖다 버리라고 해서 그렇게 했어....
한 날은 출근하니까 운동화 3 컬례가 있는거야
손님이 왔나 했는데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애기야 밥 후딱 준비해서 차리고 아버지 운동화 좀 빨아도 ~ "
그 날 일이 많아서 못 빨았어.
생각해 봐 수돗물이 없는 집이라 일이 힘들어 더 많고..
다음날 출근하니
"아이고오 ~ 나는 언제 딸내미가 빨아주는 깨끗한 운동화 한번 신어보나아아 ~~ "
연탄 난로에 물 데워서 빨아드렸어.
밤새 연탄난로 근처에 널어놓고 말렸는지 신고 날 불러 또 끈 묶으라고 하고..
나가시면 하는 말
"딸냄아아 ~ ~ 아버지 방에 운동화 두개 더 있으니까 그것도 빨아도 ~~ "
할아버지 방에 가 보니까 시커먼 운동화가 두컬례 더 있는거야.
용기를 내어 나도 말대꾸를 했어
"아버님.. 이 운동화는 세탁방에 맡기셔야겠는데요. " 라고..
ㅎㅎㅎ...... 늙은 구렁이를 누가 당하겠니? 나 같은 순딩이가 ...
"애기야 ~ 내가 그걸 모르냐? 손으로 빡빡 문질러 빨아야 깨끗하지.."
나 연탄 쟁여 놓은곳에서 울었어..
센타장에게 사람 구하라고 했는데 20 일이 지나도록 못 구하는거야
보통 촌각을 다투듯 사람을 구하게 되거든 .
왜냐하면 내가 거기 그만 두면 그 어르신들은 불편하니까 다른 센타에다가도 사람 구해달라고 전화하거든
그러면 그곳을 뺏기게 되니까 말야.
그런데도 20 일이 지나도록 못 구하여 나는 더이상 사정을 봐 드릴수가 없어서 그만 뒀어
치료를 해야 했거든.. 몸이 병신이 되었어.. 불이 나면 뛰쳐 나오지도 못할 정도로 허리가 아팠어.
울면서 용하다는 곳으로 멀지만 치료 다녀 지금은 다 나았어.
유종의 미를 생각했지만 ..나도 내 사정 있는것이고... 센터장도 더는 힘드는지 알았다고 하면서
"쌤.. 저 그 집 그냥 손 놓을래요... 어떤 요양보호사가 그런집 누가 가겠어요.. 그동안 고생많이 하셨어요.."
어른신들 번갈아가며 전화오고 난리난리...
이미 맘이 넘 상해서 전화를 안 받았고 밤에 , 또 다른집에서 일하고 있는데 계속 전화오고...
나 같은 사람 구해달라고 센타에 이용료 안 줬다고 하더라구
센타장은 내게 전화해서 그 분들 마음 좀 풀어주라고....
이용료를 못 받았다고...
ㅠㅠㅠ...
왜 다들 어느 적정선이 있건만 자기들 이익만 생각하고 살아가는거지 ?
단 하나의 보람은 있었어.
그 분들의 손과 발은 되어드렸었구나..
할 말은 많은데 이건 일부분이야..
오후엔 치매걸린 할머니 집에서..
응접실 탁자 닦다가 몇초 잠깐 신문 봤더니
"그런 정신상태로 세상 살아나가겠어? 어디 남의 집 일하러 와서 신문을 보고 자빠졌어? "
나 이렇게 살았네... 최근에 ...
친구야 ~ 넌 행복한 줄 알아..탄탄한 보금자리가 있잖아..
또 하나 얻은 것 있어
나 이제 그 어딜 가도 어떤일을 해도 두렵지 않아
직업에 귀천없고 나름 보람은 있어
다만 몸이 따라줄때까지는 ....
두 집을 들어가기 전에 진짜 심호흡하고 들어갔어. 그 어떤 일에도 화 내거나 얼굴 찡그리지 말고
말대꾸 하지말고 웃으며 4 시간만 잘 참고 나오자...
그리고 나와서 "휴 ~ 잘 했다..잘 참았다.." 그리곤 또 오후집에 가서도 이런식으로...
시간이 조금 흐르니 몸에 베이고 ..월급 나오고... 내 자신이 대견하더라구..
강해지고 있구나.. 그 어떤 역경에서도 ....
이렇게 8시간 육체노동하고 6 만원도 안 되는 돈 받아 살았지만 우리집은 웃음꽃이 넘쳤어. 항상 ~
그리고 난 시설에 딱 한명 뽑는데 취직이 되었어.
1월 2 일부터 츨근하였는데 이런 신천지가 따로 없더라구.
넘 편하고 깨끗하고 육체노동 안 해도 되고..선생님이라는 대우를 받고...
난 하루종일 날아다녔어. 같이 일하는 쌤에게 말했지
"선생님.. 저 월급받는게 죄송할 정도로 넘 편하고 좋아요 "
그곳 어른신들 한분한분이 넘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같은 느낌이었어.
죙일 싱글벙글 웃고..마음이 일단 넘 가벼워졌었어.
내게도 이런날이 오는구나. 꿈같고 믿어지지가 않았어.
고생끝에 낙이 온다더니 .... 틀린말 아니구나.. 내게 이런 일이...
수 ~ 년만에 느껴보는 아주 큰 행복이었어
봄이 오고 있지 ?
그런데 봄날은 그리 호락호락 오지 않아.
이젠 완연한 봄인가보다 생각되어 두꺼운 외투 세탁소 맡기면
때는 이때닷 ! 하고 꽃샘추위 찾아오듯 ~ ~
우리네 인생도 똑 같은가 봐 그렇지 않니 ?
두 달이 지나고 다리 다쳤어.
지금 쉬고 있지만 그 직장을 놓칠까 봐 전전긍긍.
맘이 편치 않아. 가스불 켜 놓고 멀리 나와 있는 느낌이야..
길 가다가 소방차만 봐도 내 집에 불 난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 불안하고 맘이 안 편해
종아리 쓰다듬고 예쁜 말 해 자주 해 주고 있어
"종아리야 ~ 고생많았어.. 주인 잘못 만나서 너도 힘들었지 ?
내가 빨리 나으면 너 많이 사랑해줄게.. 아이고 이뻐라.. 고마워
사랑해. 우리 빨리 낫자 ? 응? 다 나으면 예전보다 더 조심히 걷고
가벼운 스트레칭이라도 열심히 꾸준히 하여 다시는 깁스하지 않도록 튼튼하게 해 줄게
그러니 빨리 낫자 ~ 사랑해 . 종아리야 ..."라고 자주 내 다리를 스킨쉽 해 주고 있어.
예쁜말과 고운말의 차이지.
한글날 앞두고 아나운서들이 하는 실험 동영상 봤어 ?
두 곳에 양파를 담아 놓고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이래)
한 곳의 양파에게는 "너 미워..흥..넌 왜케 못 생겼니? 너 재수없어 ! 너 보고 싶지도 않아 !!! "
또 다른 양파에게는 " 아잉 이뻐..너 참 사랑스럽게 생겼다..너를 보면 난 기분이 좋아져. 고마워..잘 자라렴.. "
한달후 보니 미운말 들은 양파는 싹도 조금 나고 물과 양파의 일부도 썪어 있었는데
예쁜말을 들은 양파는 파아란 싹이 아주 풍성하게 자라나 있고
물의 상태도 맑은 편이며 뿌리를 아주 많이 내렸더라고...
난 내 새끼들에게 가 ~ 끔 이렇게 말하지.
돈이 많으면 돈으로 기부하면 되고,
돈이 없으면 시간으로 봉사라는 기부를 하면 되고 ,
엄마같이 돈도, 시간도 없는 사람은 한마디 말로서 기부를 할 수 있다고
어미는 내 새끼들이 이런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 줬으면 좋겠다고....
그러니 너희들은 말 한마디로 " 덕 " 을 쌓고 살으라고...
우리 애들 알지 ? 잘 자라주었잖아 ?
나 이제 조금만 고생하면 된당 !
커피값, 밥값 아까워서 친구들도 못 만나고... 그럴 돈으로 새끼들 치킨 한마리라도
더 사주고 살아야했지만...내년이면 애들 졸업이잖니? 그 후의 애들 결혼문제는 지금 생각 안 할래..
난 꼭 다시 4 월에 걸어서 복직을 해야 해 !!!!!!!!!!!!!!!!!!!!!!!!!!!!!!!!
한명의 인원이 절실한 이때 자리를 비워 놓기가 바늘방석이라 안되겠어.
절룩거리지만 않으면 깁스 풀고 통증은 참고 , 이를 악물고 일을 해야겠어.
문제는 절룩거리는 거야.. 다음주까지 잘 회복이 될까 ? (갑자기 침울..)
그때까지 회복 안 되면 사람을 구하라고 내 스스로 말문을 열어야할지...
울고 싶구나..
나 어떡해.
나 지금까지 바보같이 착하게만 살아왔어.
이젠 좀 편해지면 안 되는걸까?
그나마 그 보상을 받는게 시설에 취직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쳤으니...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정말 나도 여자로 사랑받는 그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똥물튀며 할아버지 운동화 끈 묶어주는 바닥일 말고..
좀 더 배우고 남편 사랑 받으면서 화목한 가정의 행복한 아내로 ~ ~
덧붙임 :
나 자랑할 것 있따하 !
울 엄니가 다음에 태어나면 나 꼭 다시 낳아주신댔어.
그래서 내가 말했지.
"엄마 ~ 내가 엄마딸로 다시 태어나면 공부 많이 하고 시집도 잘 가서 신랑이랑 오래 같이 살고 ,
엄마 친구분들이나 이웃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자랑스런 딸이 꼭 될게 " 라고 약속했어.
엄마랑 나랑 ~
(한가지 바램은 엄마 돌아가시기 전에 좋은 남자랑 내가 알콩달콩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사는모습 보여드리고 싶을 뿐)
안녕 ~ 잘 지내고 다리 다치니 1 년치 메일 다 보냈다. 다 받아서 좋냐 ? ㅎㅎㅎ.. 웃으렴 너도 ~
첫댓글 긴 글 잘 읽었습니다~~~고생 많이 하셨네요~~~저도 조그만 센터를 운영하고있는데~~~ 어르신들도 각양각색이더라구요~~~한 어르신은 샘이 먹을거 챙겨가면 며칠은 조용한데, 빈 손으로가면 치매증세 흉내(?)를 내면서 문 안열어주고~~샘들 상처만 받게되어 제가 포기한적 있어요~~~건강이 최곱니다~~~관리 잘하시고 힘내세요~~~의외로 훌륭하고 좋으신 분들도 많답니다~~~
글잘읽었어요. 많은아픔겪으셔서읽는내내먹먹해졌네요..앞으론좋은일만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정말대단한요양보호사샘이네요 어떻게그렇게힘든가정 어르신들을 모시고 정말정말 찬사드립니다
정말공감가는글이네요ᆞ어른신들좋은분도계시지만약으신분들도많아요ᆞ잘한다고말로하며서산에약수먹으니까빕맛좋다고하시며서산에가서물떠오라하시고 다른대상자분은 휠체어 남자어른신 비가많이와도100킬로되는어른신모시고한의원침맞으러가셔도우산도안쓰워줘주고해서 제사비로 우비 장만해서장마날에도한의원열심히다니고지금도그댁에일하고있지만고마워하는맘은없고돈주고시키니까ᆢ공짜로시키는게아니고하심ᆢ큰소리만내시더라구요ᆞㅎㅎ
무개념천지네요...
ㅠ정말 공감되네요 ㅠ 정말어르신들은 일시킬때만 딸이라하시고 ㅠ완전가정부수준으로 일을시켜요 ㅠ분명 교육받을때는 어르신이 할수있도록 도와드리는거라고 배웠는데 ㅠ현장은 가정부입니다 ㅠ완전 ㅠ손가락하나 까닥안하시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ㅠ저도 한지얼마안돼었지만 ㅠ정말 ㅠ한계가와요 ㅠ
일주일 만에 못하겠다고 센터장님께 전화로 보고하고 문을 꽝 소리나게 닫으며 나와버린(쫒겨난) 집이 있었답니다. 내게 굽신거리기를 원하는데 저는 성은을 입기위해 애달아 하는 궁녀가 아니거든요. 잡일하는 무수리가 아니거든요. 보호자가 마음대로 나를 휘두르지 못하겠으니 등신처럼 보이게 갈구는데 비웃음이 절로 나더라구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생계형으로 일을 해야 했다면 비참한 생각들어 자살을 생각 하겠구나 했네요.
그래서 심사는 강화되어야 하고 요양사의 케어 범위를 확실히 규정하여 그를 어겼을 때는 등급을 박탈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가 많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억울하다 하시는 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길 바라네요.
그런 이유로 제가 카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겁니다. 정보를 하나라도 더 숙지하셔서 당하고 울지 말라구요, 갑질을 원천봉쇄 하자구요.
이 상처 받을수 밖에 없는 근무 환경을 개선시키는 최선책이 제도를 바로 알아서 적극 활용하며 대응하는 거라 확신하시는 요양사 샘이 늘어나길 소망합니다. 권리와 의무~! 부당한 대우엔 신고~!
@생명(안산) 생명쌤도저희와같은경험이있군요ᆞ참말로어른신분들은자기집에 암것도할것없다그냥 오며가기바쁘다고 말씀할때온만정이 다떨어져요ᆞ
@말없는로사 ㅡ부산 저도 많은 경험을 했답니다.
그래서 이만큼이나마 조언을 드릴수 있게 되었다 싶어요 =.= 진심으로 이해하며 공감하기에 해결책 찾고 싶답니다.
재가 근무 시절 어느 어르신 요양보호사를 17번 바꾸던 일이 생각 납니다
나중엔 센터를 2번 바꾸고 끝내는 요양원 입소 요양원에서도 힘든 삶을 살고 있진 않을까 ???
요양원은 그리 만만히 휘둘수 있는곳이 아니기도 할걸요 ^ε^
글을 참 잘 쓰셨네요.
공부를 막 시작한 저로서는
아직 미지의 세계로 보일 뿐입니다만...
님의 글을 읽고 보니...대단한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힘 내시고...행복한 삶 영위하시길 기원합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자꾸만 먼 하늘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잘 견뎌내신 님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빨리 완쾌하시어 더욱 씩씩하고 힘차게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근다모님 !!!
파이팅!!!
맘고생많이하셔서요 참좋으신분같아요 얼른나으셔서 그곳에가셔서
근무하시길 기도합니다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이 글을 읽다보니 제가 다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사람은 다 제 각각 다르기 땜에 별별 사람이 다 있답니다...
나이들면 깨끗하고 곱게 늙어야 될텐데 요령만 피우며 일을 시키면 밉지요...근데 너무 참으면 사람을 얕봐요...
참으면 상대는 좋지만 내가 아파요....고생 많이 하셨네요. 앞으론 아니다 싶을땐 딱 잘라버리세요....또 다른 길이 생기잔아요??....빨리 완쾌 하시길 빕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는 아직 시작 전인데도 겁이 나네요..ㅜㅜ
부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래요..
다들 그러헥 힘들게 해내시는구나 싶네요.
그래도 우리 힘내고 최선을 다해봅시다.아자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