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0일(토) 저녁 열린 줌 모임 제29회, <바다, 저자·전문가와의 대화>에서는 김남일 전 경상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현 국가인재개발원 교육 중)이 <동해인문학을 위하여 : 동해바닷가의 역사와 인문>이란 주제로 발표하였다. 김 전 본부장은 개인의견이라는 전제 하에 경상북도가 갖고 있는 해양 잠재력을 ‘동해인문학’이란 콘텐츠로 묶어 ‘海道 경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구상을 발표하였다.
경상북도와의 인연을 생각해본다. 우선 2007년 포항에서 열렸던 바다의 날 행사에 고 조오련 선수 안내역으로 참석하여 야외 오찬에서 포항명물 물회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2007년이었던가? 독도관리선 이름 공모에서 3등으로 입선되어 울릉군수 표창을 받은 일, 2011년 8월 독도에 수영하러 갔다가 울릉도 어느 해변에서 카약만 타고 돌아왔던 일, 2005년 8월 MBC-ESPN에서 조오련 3부자의 울릉도~독도 횡단수영 실황을 해설하던 일도 생각난다. 2010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과에서 해양문화업무를 맡고 있을 때 경북도에서 울진에 국립해양과학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왔었다. 당시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하여 참고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몇 년 후 계획이 확정되어 2020년 7월 국립해양과학관이 개관하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그 길에 김남일 전 본부장이 있었던 것 같다.
해양수산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해양스포츠제전'이 2006년 8월 경북 울진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나는 당시 해양수산부 사무관으로서 장관 허가를 받아 사단법인 한국바다수영협회(AKOWS, 회장 지봉규) 전무이사를 겸임하고 있었다. 협회 전무로서 망양정 부근 해수욕장에서 바다수영(OWS) 경기를 진행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바다수영은 처음부터 번외종목으로 열렸다. 이듬해에는 이웃 강원도 삼척에서 제2회 대회가 열렸다. 몇 번이나 해양수산부에 바다수영을 정식종목으로 개최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대회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한국바다수영협회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계속 번외종목으로 개최되고 있다. 모든 해양레저스포츠의 기본인 바다수영에 대한 이해력이 해양레저스포츠 진흥을 총괄하는 해양수산부에서조차 그런 정도이다.
바다수영(OWS, Open Water Swimming)은 2005년 7월 이미 마라톤수영이란 이름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녀 10km 종목이 처음 개최된 후 지금은 인기종목으로 완전히 정착했다. 장거리 경기인 만큼 경기 중 수분을 보급받기 위해 잠자리채에 매달린 물통을 찾아 몰려드는 선수들의 모습이 신기하여 올림픽 때마다 흥미롭게 보도되고 있다. 곧 개최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이 매력적인 사진이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환경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전국체전 종목으로도 지정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 OWS 선수나 팀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물론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바다수영과 올림픽의 OWS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지만 동호인 수영과 엘리트 수영이라는 차이일 뿐 그 바탕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2019 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OWS 경기(남녀 5㎞·10㎞·25㎞)가 2019년 7월 전남 여수 엑스포해양공원(여수신항)에서 열렸다. 이 경기에 출전할 대한민국 남녀 대표선수는 한 달 전에야 선발(남녀 각 2명)되었다. 급조된 것이다. 그나마 25㎞ 종목은 아예 선발하지도 않았다. 2014년 광주 세계대회 유치 확정 후 OWS 선수 육성을 위해 무엇을 해왔단 말인가.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2019년 6월 9일 경남 통영시 한산면에서 개최된 국가대표 선발전을 직접 참관했다. ‘2019 광주세계수영’ OWS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단이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수영대회를 유치한 지자체와 자국에서 개최되는 세계대회에 참가할 선수를 육성해야 하는 체육단체가 손발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마침 금년도 해양스포츠제전이 8월 14일부터 15일까지 경북 포항에서 개최된다. 2006년 첫 대회 이후 다시 경북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바다수영은 여전히 번외종목이다. 1㎞와 2㎞ 두 종목. 포항지역에서는 2019년에 ‘제4회 영일만 장거리 바다수영대회’(경북일보 주최, 1~5㎞)가 개최되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인지 개최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2017년에는 경주시 양남면 하서해안에서 ‘제5회 경주시장배 주상절리 바다수영대회’가 개최되었는데, 이 역시 중단되었다. 경북지역은 바다수영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지봉규 한국바다수영협회 회장은 2019년,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이 바다수영대회 개최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하면서, 포항-독도 간 257㎞ 릴레이를 펼쳐 보고 싶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구상은 경북도 관계자의 구상이기도 한 것 같다. 따라서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지역 명승지와 바다수영을 융합하면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해양레저스포츠 브랜드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지역 문화 홍보와 농수산물 판매 확대, 관광 증진 등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청소년 교육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오륙도 왕복 수영(약 2.5㎞), 여수 오동도 건너가기 수영(약 1.5㎞), 마산 돛섬 돌아오기(약 3㎞), 속초 조도 돌아오기(약 3㎞) 등이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다. 백령도, 독도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경북지역에서는 포항 영일만 횡단 수영(약 10㎞)을 들 수 있다. 경주시에서 ‘문무대왕릉 돌아오기(약 600m) 수영대회’를 창설하면 초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문무대왕의 나라사랑과 호국정신 등 무한한 스토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여자만~순천만 종단국제수영대회(고흥군 팔영대교~여수시 여자도~보성군 장도~순천시 화포 또는 순천만습지, 30㎞)’를 구상하고 있다. 이탈리아 카프리섬~나폴리에서 열리는 FINA의 Ultra Marathon Swimming Series(UMSS) Capri 대회(36㎞, 2019년에는 남자 11명, 여자 10명이 완영. 남자 우승기록 6시간 49분, 여자 우승기록 8시간 6분. 금년에는 2021.9.5. 개최 예정)가 모델이다. 순천 화포는 내 고향 옆 바닷마을이다.
나는 이런 바다수영대회 창설에 지역 연고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포항의 posco, 경주의 한국수력원자력, 울산의 현대중공업, 여수의 GS칼텍스 등이다. 연안에 위치한 기업은 그 사업활동이 대부분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바다를 통해 얻는 수익은 그 일부를 바다와 관련된 사업에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ESG 경영에도 합치될 것이다.
이제 기업 경영에서 환경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게 되었다. 바다나 강이 깨끗하지 않으면 수영을 할 수 없다. 바다수영은 환경보호운동이다. 기업경영이나 바다수영이나 환경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안전사고 예방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다. 안전사고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 바다수영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이나 바다수영이나 같은 입장이다.
기업에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투명한 경영이 요구된다. 그동안 기업이 다른 단체를 지원하거나 후원할 때 투명하지 못한 사례가 많이 있었다. 연안에 위치한 기업이 정당한 절차와 방법으로 바다수영팀을 창설하고 선수육성을 지원한다면 아름다운 명분과 함께 종업원의 호응을 얻는 것은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신뢰받는 기업으로 호평 받을 것이다.
김남일 전 본부장이 발표한 <동해인문학을 위하여>는 나에게 많은 공감을 준다. 그동안 내 나름대로 추구해온 바다수영을 통한 국민해양사상 보급 활동도 <동해인문학>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외롭지 않다.
마침, 인터넷에서 좋은 기사들이 검색되어 공유한다. 전라남도 주최로 2007년 8월 열렸던 흑산도바다수영대회는 한국바다수영협회의 일원으로서 내가 직접 현지에서 진행했던 행사이고, 경북일보가 주최한 영일만 장거리 수영대회에서는 존경하는 몇 분 지인의 얼굴이 보였다.
첫댓글 너무 길다요
인내심을 갖고 보시어요~♡
시간되믄 그리합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