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은 덕유산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 덕유산의 제2의 고봉이다
주말이면 인파로 북적이는 향적봉의 요란함이 이곳에서는 한결 덜해서 산꾼들은 남덕유산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산불 방지 때문에 입산이 통제된 사실을 모르고 올라갔다가 공단 직원들에게 걸려서 제대로 혼났다
감시카메라로 촬영하고... 과태료 스티커까지 발부받을뻔 하는 등 신산회의 명예에 큰 오점을 남겼다
어제의 일을 거울삼아 제대로 법을 지키는 준법산행을 통하여 모범적인 등산동호회로 거듭나도록 노력해야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5A5447513C2D3102)
영각사 주차장
전주에서 16명의 회원이 승용차 넉대에 분승하여 경남 함양의 영각사 주차장까지 달려갔다
남덕유산은 신산회가 창립되어 두번째로 올랐던 산이기 때문에 창립 멤버들에게는 매우 뜻깊은 곳이다
그 당시에는 토옥동계곡에서 올라 서봉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했지만 오늘은 서봉에서 동봉까지 일주할 계획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567F47513C2D3209)
덕유교육원을 통과하다
경사가 급한 영각사~동봉 코스 대신에 덕유교육원에서 서봉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덕유교육원은 학생들의 심신 단련과 정신교육 그리고 교직원들의 국가관 확립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오랜만에 나온 흑싸리껍딱님의 다부진 몸매와 이마에 질끈 동여맨 머리띠에서 산냄새가 물씬 풍겨니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66847513C2D330A)
삼자봉에 올라서다
봄날씨 치고는 엄청 높은 기온으로 인하여 땀이 비오듯 흐르고, 물이 많이 먹혔다
된비알을 올라가느라 힘을 많이 쓴 통에 다리에 쥐가 나고, 갑자기 쓰러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삼자봉에 올랐다
이곳 삼자봉은 할미봉,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과 교육원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53C747513C2D3310)
어휴~ 힘들다
군데군데 잔설이 남아 얼어 있고, 때로는 눈이 녹아 진흙탕을 이루는 바람에 오르는 길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더구나 집안의 결혼식 때문에 등반대장까지 빠지는 바람에 확실한 리더가 없어 더욱 힘들었다
그렇지만 묵묵히 오르시는 보나벤뚜라 신부님의 의연한 표정은 우리 모두에게 각성제가 되어 주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7E247513C2D3406)
대간길에 서다
삼자봉에서 서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은 포근하고 부드러워서 대단히 편안하였다
특히 물안개의 넉넉한 미소와 그녀의 친구 현숙씨의 해맑은 미소가 곁들여지니 분위기가 한층 고양되었다
7년 전의 오늘은 이곳에서 비를 만나서 매우 힘들었는데, 오늘은 온몸의 곳곳에서 물기가 솟아 축축히 젖어버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F7747513C2D3411)
헬기장에서 휴식을 취하다
서봉이 뻔히 올려다 보이는 널찍한 헬기장에 주저앉아 땀을 식혔다
신부님께서 내놓으신 빵과 엘리사벳 자매님이 내어놓으신 삶은 계란으로 원기를 보충하였다
응달쪽은 아직도 꽁꽁 얼어서 밧줄을 잡고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였으며 거센 바람 때문에 균형 잡기가 힘들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3B2B47513C2D3534)
남덕유산은 장쾌하다
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장쾌한 사나이 기상으로 솟은 바위 뼈대로 이루어진 개골산이다
향적봉은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서 있는 반면, 남덕유산은 백두대간의 분수령이 되므로 산꾼들에는 매우 의미있는 산이다
여성대원의 다리에 쥐가 났다는 전갈을 받고 후미그룹을 기다리다가 늦어지는 바람에 정상에서 맞이하기로 하고 출발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15F0C4E513C2D3620)
고지가 바로 저기다
서봉으로 오르는 바로 아랫쪽 안부에는 엄청난 눈이 쌓여 있어서 한겨울을 방불케 하였다
3월의 바람의 강도는 강했지만 부드럽고 푸근하여서 차갑기는 커녕 땀을 식혀주기에 안성마춤이었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전주의 기온이 28도까지 올라 기상관측 사상 3월 중순의 기온으로는 최고였단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63434E513C2D361A)
서봉에 우뚝 서다
아무도 없는 해발 1,492m의 서봉에 우뚝 서신 황보회장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이 위대하다
황보회장님의 얼굴에서는 젊은 시절부터 산에 오르면서 터득한 지혜와 관록이 번져나와 힘이 느껴진다
나는 7년전 이곳에서 생애 처음 산의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느꼈으며, 그 감동의 떨림을 오늘까지 간직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61484E513C2D371D)
늦은 점심식사
서봉 옆에 있는 헬기장에는 부드러운 바람과 화사한 햇빛이 머물고 있어 식사하기엔 제격이었다
도시락 뚜껑을 열자마자 후미그룹이 도착하여 함께 식사하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었다
아내들이 마련해준 화려한 반찬과 막걸리, 매실주, 소주, 커피까지 곁들여지니 산상의 식사는 부러울 게 없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268824E513C2D3713)
서봉을 떠나다
식사를 마치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쉬다가 신산회의 깃발을 펼쳐 들었다
산을 휘감아 도는 거센 바람이 현수막을 집어삼키려 했지만 마당쇠와 흑싸리껍닥의 힘을 당해내지 못하였다
우리가 올라가야 할 동봉을 배경으로 늘어선 신산회의 장한 동지들의 표정을 보니 저절로 행복해졌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3D04E513C2D382D)
우리의 산은 내가 지킨다
토마스 형님이 계시는 한 우리나라의 산길에서 쓰레기 한 조각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날은 유난히 쓰레기가 많아서 토마스 형님의 배낭에는 쓰레기가 두 봉지나 들어차게 되었다
힘든 산행 중에도 허리를 굽혀 쓰레기를 줍곤 하는 토마스 형님을 볼 때마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1F44E513C2D381E)
황새늦은목을 건너다
서봉에서 처음의 철계단을 내려서자마자 얼어붙은 눈길이 나타나서 모두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서봉에서 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황새늦은목이라 하는데,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이 힘들었다
더군다나 점심 식사를 하면서 한 잔씩 마신 술 때문에 숨이 차서 여남은 걸음씩 옮기고 자주 쉬어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CF44E513C2D390E)
동봉(1,507m)에 오르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남덕유산 동봉에 올라섰다
덕유산의 한 봉우리는 무주에서 시작되고, 또 한 봉우리는 장수에서 일어나는데 장수의 봉우리를 남덕유산이라 한다
이곳 동봉은 남덕유산의 정상이 되는 봉우리며, 서봉은 장수 덕유산으로 불리우고 있다
두 여인을 끝까지 책임진 마당쇠의 따뜻하고 너그러운 미소가 바람에 실려 방방곡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64C4E513C2D3915)
동봉에 주저앉다
동봉의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자리는 산의 뿌리까지 송두리째 드러나서 여간 황량하지 않았다
정상석의 글씨를 살펴보니 자유롭게 불어가는 바람체다...그래서인가 어찌나 센 바람이 부는지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우리보다 먼저 올라온 산행객들의 말을 듣고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넣은 다음 편안하게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06114C513C2D3A2B)
계단, 계단, 계단...
남덕유산의 하이라이트 구간은 뭐니뭐나해도 철계단을 오르내리며 두 개의 암봉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첫번째 철계단의 끝에 마련된 전망대...자연이 빚은 위대한 수묵담채화 앞에 서있노라니 숨이 멎는듯 하였다
남덕유의 기운을 가슴 터지게 흡입한 총무님 부부의 표정은 천하를 다 가진듯이 호방하고 기운이 넘쳐 흐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F1F4C513C2D3A33)
얼음물에 발을 담그다
기나긴 너덜길로 하산하느라 지친 발을 얼음장같이 차가운 계곡물에 담그었다
여름날보다 더운 날씨 때문에 갈증이 심했지만 식수가 바닥나서 흐르는 물을 컵에 받아서 그냥 마셨다
남덕유산의 계곡물은 산삼과 고로쇠 약수와 선녀의 오줌이 섞여 있어서 아무리 마셔도 탈이 날 것 같지 않았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회군했을때 샛노란 얼굴~ ㅎㅎ
그런 표정은 처음입니다.
힘든산행이었지만.. 내 자신이 자랑스런 하루였습니다. ㅎㅎ
동봉에 우뚝 서니 세상이 온 통 제 품안에 있더이다~ ㅋㅋ
후미가 좋을때도 있더군요.. 회군하는 두 분을 보니~
시작부터 끝까지 같이 한 회원님들 싸랑합니다.~ ㅎㅎ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역시 부회장님의 산행기를 읽어야
산행이 비로소 마무리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결혼식은 안가겠습니다
식사가 한끼에 37000이래요 ㅜ
맘은 하루종일 남덕유를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몇번 공단 직원들에게 걸린 경험이 있어~~ 그 심정 압니다... 그때는 무조건 굽신거리는게 제일 좋아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