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중순 약 열흘간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맘을 정리하고 다독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혼자 떠났었는데,,
그동안 비싸고 맛없다는 인식이 강했던 제주 음식들에 대한 편견을
이번 여행에서 많이 바꾸고 돌아 왔습니다..
물론, 저 혼자였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의 범위가 그닥 넓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현지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작은 식당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참고로,, 전 지극히 경상도 아저씨 입맛을 가진 어여쁜 처자입니다..ㅋㅋㅋ
먼저 소개할 음식은 해장국들..
전 술을 별로 잘 못 마시는데 해장국 종류는 또 무진 좋아라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BB1554DC90C7818)
해장국 첫번째는 가시리 '가시식당'의 순대백반(5천원)..
제주도에서도 돼지고기가 가장 맛나다는 동네인데
이 곳에서 시켜 먹은 순대백반은 그 포스도 남다르더군요..
아주~찐득한 국물에 찹쌀과 선지만으로 만들어진 묵직한 순대 몇덩이..
근데,, 희안하게도 잡내가 의외로 안 나더라구요..
오히려 구수하고,, 몸국에 들어 가는 모자반도 간간히 씹히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214554DC90C7F2E)
두번쩨 해장국은 제주시 은희네해장국의 '소고기해장국'(6천원)..
택시기사 아저씨가 추천해 주셔서 가 본 동네 유명한 해장국집인데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가게안이 북적북적...
단일 메뉴인 이 소고기해장국을 받아서 다진 마늘을 좀 넣어 주고 휘~ 저었더니
선지, 소고기, 콩나물, 당면,시래기... 등등
뚝배기가 가득 찰 정도로 그 양도 엄청나고 선지나 고기가 신선하고 맛나더군요..
개인적으로 부산사람들 취향에 딱 맞는 해장국이 아닌가 싶어요..
부산에 분점 차리시면 초대박 칠 텐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69C534DC90C8B1D)
혼자 오니 제주도 와서 갈치조림을 먹을 수 없어 차선으로 택했던
서귀포 네거리식당의 '갈치국'(9천원)..
저희집에도 가을이 되면 엄마가 땡초랑 호박 넣고 갈치국 끓여 주시거든요..
사실 그래서 갈치국 자체가 그리 신기하진 않았지만
배춧잎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 제주식 갈치국은 또 다른 맛이더군요..
큼직한 갈치도 세덩이나 들어 있어 아쉽지 않았구요..
제겐 좀 비싼 가격대의 해장국이긴 했지만 나름 좋았어요..
이번에는 부산만큼이나 제주에도 많은 국수집들 소개할께요..
실제로 제주에 가니 돼지고기,갈치집만큼이나 많은 게 국수집이더라구요..
부산사람들만큼이나 제주분들도 국수를 즐겨 드시나 봐요..
면식 무지하게 좋아하는 저도 그래서 제일 만만하게
많이 먹은게 면종류 음식이 아니었나 싶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66C86554DC90C7C0E)
첫번째 국수는 표선리 춘자싸롱 '멸치국수' (2천5백원)...
소설가 성석제씨와 올레꾼들에 의해 유명해진 국수집인데,,
간판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좀 찾기 힘들었어요..
국수를 시키니 이렇게 양은냄비에 고춧가루와 쪽파가
올려진 아주 심플한 국수를 내어 주시네요..
별 기대 없이 한입 먹으니 면은 그럭저럭인데,,
진한 멸치국물이 입에 착 감기네요..
이 집 국수는 저렴하기도 하지만 육수가 가격대비 좋은 거 같았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37690554DC90C8102)
두번째는 제주시 남춘식당의 '고기국수'(4천5백원)..
요즘 제주에 가면 반드시 먹고 와야 할 새로운 음식이 바로 고기국수라지요..
돼지국밥을 사랑하는 부산피플로서 제주의 고기국수를 그냥 지나칠 순 없지요..
게다가 전 일본라멘도 엄청 좋아해서 그 맛이 더 궁금했어요..
제가 간 곳은 관공서 근처인 남춘식당인데 이 곳은 고기국수도 맛있지만 김밥도 유명해요..
먼저 맛 본 고기국수는 잘 삶아져 나온 수육 몇점에
곰탕 비슷한 맛이 나는 육수,, 중면보다는 좀 더 가는 면발..
첨 접하는 저 같은 여자분들도 전혀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는
깔끔하고 감칠맛 나는 고기국수였던 거 같아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28C534DC90C852A)
세번째는 화순리 송도식당 '고기국수' (5천원)...
이 곳도 올레꾼들에게 꽤 알려진 식당인데 보리밥정식이 꽤 유명해요..
이 곳의 고기국수는 남춘식당과는 달리 면이 굵고 육수가 좀 맑은 편인데,,
근데,, 오히려 육수가 좀 더 진하게 느껴졌어요..
보다시피 기름기도 좀 있어서 나중엔 좀 느끼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고기국수도 제주도안에서는 집마다 지역마다 그 맛과 모습이 조금씩은 다 다른 것 같더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BFB534DC90C870C)
네번째는 가파도 가파도올레길식당 '보말칼국수' (7천원)...
초록물결로 출렁이는 가파도를 삼일만에 겨우 들어 가서 먹은 꿀맛같은 보말칼국수에요..
개인적으로 제주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중 하나인데,,
보리를 섞은 면에 보말, 미역을 넣어 끓인 이 칼국수는 시원하고 넘 맛났어요..
나중에 공기밥 추가해서 밥까지 말아 먹었더라는..ㅋㅋㅋ
제주도에 가시면 꼭 보말칼국수 한번쯤 드셔 보시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1966A3554DC90C7622)
다섯번째는 성산리 광치기해산물촌의 '성게칼국수 (6천원)..
보말칼국수와 쌍벽을 이루는 제주의 맛난 칼국수는 바로 성게칼국수..
성산일출봉을 바라 보며 먹는 시원한 성게칼국수의 맛은 상상에 맡기겠어요..ㅋㅋ
해장국과 국수외에 제주에서 먹은 나머지 수수한 음식들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06A42554DC90C841B)
제주시외버스터미널근처 현옥식당 '된장찌개' (5천원)..
기사 아저씨들이 많이 찾는 허름한 식당이라
비록 스테인레스그릇에 담겨 나오는 된장찌개이지만
숭덩숭덩 아낌없이 썰어 넣은 호박과 두부,,
그리고,, 게와 새우가 가득 담겨 있는 이 된장찌개는 너무 시원하고 달았어요..
나중에 해물 다 건져 먹고 밥 말아 먹으니 아침부터 배 뻥~!!
![](https://t1.daumcdn.net/cfile/cafe/1777AB4A4DC9145123)
가시리 나목도식당에서 먹은 '두루치기' (6천원)..
돼지생갈비로 너무 유명한 이 가게에서 타이밍을 못 맞춰
아쉽게도 생갈비를 뜯을 순 없었지만,,
콩나물, 파채무침을 넣고 불판에서 구워 먹는 두루치기는 정말 일품이었어요..
다른 식당에선 두루치기는 보통 냉동고기 주지만 이 집은 그냥 생고기로 주지요..
그래서 고기 씹는 맛부터가 일단 다르다는..^^
그리고,, 이 집 멜젓(멸치젓)이 넘 맛나더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3A7534DC90C8826)
마지막은 사계리 미향식당의 '정식' (5천원)...
숙소 바로 코앞의 작은 동네식당인데 이틀내내 저녁을 이 곳에서 해결했답니다..
보다시피 혼자 정식 시키니 불판에 짜투리고기 올려주시고,,
벵에돔 구워 주시고 계란말이도 도톰하게 부쳐주시고,,
5천원으로 밥상 받기 넘 황송할만큼 많이 그리고 맛나게 먹었던 곳이에요..
이 곳은 담번 제주여행 때 필수 재방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ACF474D087ED92B)
첫댓글 제주도의 맛깔난 음식들만 드셨네요. 특별히 고기 국수는 제주만 있더이다.
고기국수,,, 일본라멘과는 분명 차별화되는 맛있는 국수였어요..
제주에 가면 꼭 먹어 봐야 할 저렴하고 맛난 음식인 것 같아요..
님의 편안한 정리에 보는 마음이 아주 기쁘네요..잘 봤습니다^^
확실히 섬이라 그런지 육지와는 다른 음식들이 좀 많지요...
보잘 것 없는 제 후기를 좋게 보셨다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언젠가 제주도 가실 때 이 중 한 두군데 정도는 들러 먹어 보세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제주 여행 가실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저씨입맛의 아가씨라니까 정감이 두배~~. 좋은식당 잘 찾으셨군요. 가시리쪽은 생고기가 확실히 맛있어요~
엄마가 아저씨입맛이라고 맨날 놀리시거든요.. 근데,, 전 느끼한 음식부터 콤콤한 음식까지 별로 가리는 게 없어서..ㅎㅎㅎㅎ
근데,, 가시리쪽에서 고기를 드셔 보셨나봐요.. 확실히 고기가 싸고 맛있는 동네였어요...
제주도 자주 갔지만 한 번도 국수를 먹어 보지 못했어요.
국수가 맛나게 보입니다.^^
제주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국수들 꼭 다음엔 맛 보세요~^^
조은 정보 감사함다...
가시식당, 작년 여름에 갔었는데 두루치기도 맛났어요. 순대랑 몸국도 시켰었는데 몸국은 너무 진한 맛이어서 제 입맛에 좀 안맞았고요. 순대는 평소 먹던 시장 순대랑은 차원이 달랐는데 선지가 많이 들어가서 퍽퍽한듯 부드러운 것이 첨엔 적응이 안되더니 먹다보니 어느새 한접시 다 먹었더라고요^^ 서울에 와서는 두고 두고 그 순대가 그리웠어요.. 제가 안가본 곳이 많이 있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담번 제주도 가면 꼭 먹어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