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 이야기 많이 퍼진 이야기가 아닌가 혹은 이거 올렸다가 자리만 차지한다고 구박받는 건 아닐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못 봤을지도 모를 한 명의 회원님을 위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하지만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격려의 말에 전 북받쳐 오르는 감동을 참을 수가 없어 뜬 눈으로 밤을 새는 날이 허다했지요...(믿거나 말거나...)
여기에 힘입어 이 연재가 끝나는 대로 다른 이야기 하나를 다시 올릴 생각을 갖고 있답니다...(점점 뻔뻔하고 대담해지지 않습니까...)많이 알든 재미없든 대중이 원한다는데....(미쳤군요...)
암튼 전화선이 끊기는(전 아직 구리선으로 통신을...^^;)
그 날까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9,10회분을 연달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마치 토요일에 보는 드라마 재방송 분위기가 나지 않습니까...?)
10회연재 스페셜이랄까....(말투마져 건방져 졌군요...)
그럼....^^
우연 #9 - 백수의 사랑이야기 PART 3
철 이: 내무반장이 나보고 새로온 소대장한테 인사갔다 오랍니다. 씨... 내가
짬밥이 있지.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나보다 3개월이나 짬밥없는 놈한테 경례부치기가 서럽습니다. 자전거타는
친구가 얼마안있어 입대를 한다는군요. 편지를 보니 오늘이 입대일이군요
이렇게 더운날 연병장 돌아보거라 하하하. 그녀의 모습. 그녀는 이
여름 어떤 추억을 남기며 보내고 있을까요?
민 이: 뒤늦게 가입한 3수생신입생이 선배와 아는사이였습니다. 비리입니다.
우리기수와 맞먹어라니요. 어떻게 그럴수가... 방학이라 그럴까요? 그의
친구의 모습도 보이질 않습니다. 그와의 인연 정말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불안하기만 합니다.
철 이: 새까만 4월 군번들도 애인이 면회를 오고 하는데... 부모님 한번 오신것
말고는 아직 면회조차 없습니다. 서럽습니다. 병장들 사물함안에는 자기
애인들 사진도 붙어 있습니다. 고참들 연애편지나 대신 써주어야 하는 내
신세여...
민 이: 날씨가 많이도 덥군요. 그는 잘지내고 있을까요? 점점 그를 생각하는
시간들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잊혀져 가는군요.
철 이: 야. 비다. 비한번 시원하게 오는구나. 이런날은 딱 자기 좋죠. 하하. 너
무 옵니다.
민 이: 동아리 엠티날짜를 잘못 잡았습니다. 비가 너무 옵니다. 이틀내내
민박집안에만 있었습니다. 그래도 작은 이야기들로 즐거웠습니다. 돌아오
는 날.. 저기 벼가 물에 잠겨 쓰러져 있었습니다. 풍년이 들어야 하는데.
다시 모습을 빛내고 있는 저 햇살을 받고 기분좋게 자라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저걸 누가 다 세울까요?
철 이: 날씨가 많이 시원해졌습니다. 임진강건너 산들은 벌써 울긋불긋합니다.
친구녀석은 어디로 배치를 받았을까? 학교는 곧 개학을 하겠군요. 하하
작년 이맘때는 한 여학생으로 인해 맘을 많이도 떨었지요. 그 여학생은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요? 별로 시간이 많이 흐른건 아니지만 벌써 그녀에
게 한 여학생이라고밖에는 말을 못하겠군요. 공유한 기억이 얼마나 될까
요. 그 기억의 시간은 이곳에서 생활한 시간에 비해 너무나 옅기에 이제
지워져 갑니다.
민 이: 날씨가 선선해지니 잊혀져가던 그의 기억이 뚜렷해지는군요. 별로 공유했
던 시간은 많지 않지만 그의 가을느낌이 가을이 다가옴에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짝사랑은 영원히 눈감을 때까지 미소짓게 한다더니 맞나봅니다.
선배누나라고 부르는 후배녀석이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
맘은 제가 알지요.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도록 내가 힘을 써주어야 겠습
니다.
철 이: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이제 찬바람마저 붑니다.
하늘높은 계절에
찬바람이 불면
미지의 소녀와
그 바람속에 흩어지는 낙엽의 울음을
둘이서 같이 듣고 싶다.
아직 사춘기일까요. 아니면 이곳이 그런 느낌을 주는 벽지라 그럴까요?
내 마음이 지금 울립니다. 그녀는 이제 미지의 소녀가 되어 그려지지 못
하고 존재의 기억만으로 아련히 떠오릅니다.
민 이: 오늘 기분좋은 찬 바람이 불었습니다. 낙엽들 그렇게 기분좋게 땅위에 내
려 앉습니다. 호호 몇개주워 사전에 꽂았습니다. 아무래도 전 가을여자인
가 봅니다. 중간고사를 차분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후후 작년엔 이맘때는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던 강의도 있었는데... 지금은 전공과목에 지쳐 그
런 기분은 들지 않네요.
철 이: 하하. 고참님 감사합니다. 저녁에 병장두분이서 빵과 우유를 구해다
생일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어떻게 내 생일인 줄은 알았을까요? 아침에 미
역국도 못먹고 그냥 지나치나 했는데... 그래도 우리 고참님들 정이 많으
신 분들입니다.
후임병을 시켜 축하노래도 부르게 해주시고... 나도 병장이 되면 저렇게
해야겠습니다.
민 이: 엄마는... 누구 생일도 아닌데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 놓았습니다. 그래도
뭐 시험도 없는데 잘 먹겠습니다.
아침은 늦은 시월답게 그의 하늘을 높게 하고 고고한척 파랗게 물들어 있
습니다.
일본비자를 끊어야 하는데...
철 이: 11월의 비는 이별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합니다. 시린 빗소리에 서럽게
단풍들은 모두들 떨어졌습니다.
제 휴가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난 꼭 휴가날짜가 대학들
시험볼때입니까? 총이라도 들고 나가 시험보는 강의실 점령하고 하나하나
불러내어 축가나 부르라고 할까요?
민 이: 시간빨리 갑니다. 대학 이학년이라는 이름도 저물고 있습니다. 곧 기말
고사입니다. 오늘 그가 오랜만에 떠올려졌습니다. 그가 이맘때 이름을 밝
히고 만나자고 했었죠. 하하. 그때 만났다면 전 지금 그에게 위문편지를
쓰려고 가슴저려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철 이: 조금 지겹습니다. 하하 많이 지겹습니다. 빨리 와라. 얼마나 지겨웠으면
고참들 다방레지더러 면회오라고 돈부쳤다가 걸려 두명 영창갔습니다. 그
래도 군기가 빠지면 안되지요. 이 나라 파수병인데...
민 이: 조금 우울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끼는 후배, 나보고 꼭 선배누나라고
부르는 그녀석이 군대를 간다고 합니다. 시험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하고
가버린다는군요. 아쉽습니다. 뭐하나 사주어야 할텐데...
다음에 편지나 써달라고 합니다. 그래 내 특별히 애인처럼 써주께.... 그
는 십이월 둘째주가 시작하자 마자 입대를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난 기말고사를 마쳤습니다.
철 이: 야호. 드디어 짝대기 세갭니다. 휴가를 나갑니다. '성상병' 이응자 돌림
이라 발음하기 힘들지만 참 듣기 좋지 않습니까? 집에 들렀다가 학교를
갔더니 썰렁합니다. 내 생각데로라면 시험 때문에 북적되야 하는데... 하
하 작년보다 일주일 빨리 시험이 끝이 났군요. 이럴줄 알았으면 나 나온
다고 편지라도 보내놓고 오는건데 그랬습니다. 아는 애들도 없습니다. 많
은 친구들이 군대로 사라져 버렸군요. 사대앞 벤취에서 자판기커피에 잠
시간의 여유를 가져보았읍니다. 조금 춥습니다. 지나치는 사람들은 적었
습니다. 저 건물안에 그녀가 있을까요?
돌아갈렵니다.
버스정류장앞 하하 꽃집옆에 레코드점이 생겼습니다. 내가 조그맣게 바라
던 일이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그녀가 없습니다. 군복입고 꽃을 사기는
그렇지만 장미 몇송이를 샀습니다.
민 이: 학교가 한산합니다. 전 지금 휴학원서를 제출하려고 합니다. 그럴일이
있습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전 한국에 없을겁니다. 사대를 나오다가 벤
취에 앉아 보았습니다. 누군가 앉았다 간 모양입니다. 벤취바닥이 그렇게
차갑지가 않습니다.
얼마있으면 이곳과도 당분간 이별이겠군요. 버스정류장앞에서 버스를 기
다리다 레코드점에서 음반을 하나 샀습니다. 밖으로 들려오던 음가락이
너무 좋았거든요.
철 이: 이번휴가도 별 의미없이 보내버렸습니다. 이번엔 그녀의 잠시간의 모습도
느끼지 못하고 부대복귀를 해야하는군요. 이번에 들어가면 8개월입니다.
막막합니다.
민 이: 후배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내일 자대로 배치받는다는군요. 무슨 말인
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군생활이 시작된답니다. 추운날씨
에 고생이 많겠다. 배치받고 다시 편지를 보낸다는군요. 그 편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철 이: 하하 후임병이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우리학교후배이군요. 하하 내 특별
히 넌 잘봐주마. 이래뵈도 내가 실세야. 나중에 그녀석만 따로 불렀습니
다.
오늘따라 그녀의 모습이 내 머리속에 잘 그려지는건 무엇때문일까요?
용기를 내어 나도 오랜만에 그녀한테 편지를 썼습니다.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후임병녀석이 그녀한테 보내는 편지봉투에다 같이 넣었습니다. 그녀가 나
한테 답장을 보내줄까요?
민 이: 드디어 오늘 일본으로 떠납니다. 바빠서 학교를 가보지 못했습니다.
후배녀석한테는 미안하군요. 나중에 학교로 편지보내어 주소를 알게되면
일본서도 보낼 수 있는거니까.
내가 태어난 내 나라여. 반년동안 안녕.
철 이: " 야! 편지 왜 안오는거야? "
" 꼭 보낸다고 했습니다."
" 혹시 너 구라친거 아니야? "
" 아닙니다. 제가 누구와 닮은거 같다며 저를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 그래? 너 연예인 얼굴하고는 거리가 먼데? "
" 그래도 사회에 있을때는 잘 나갔습니다."
" 박어! 난 사회에 있을때 잘 나갔던 놈들을 격멸해... 원위치.
내가 네가 보낸 편지에 내 편지도 같이 넣었다고 불만이지? "
" 아닙니다.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소수민이는 누군가? "
" 예. 이쁘고 착한 여자이며 성상병님의 애인이십니다."
" 그래 군발이는 그렇게 기가 들어있어야 하는거야 임마."
근데 진짜 편지는 왜 안오는겁니까. 제가 괜한짓 했습니까?
민 이: 일본에서 생활들은 힘이 듭니다. 말은 알아듣겠는데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컵라면 하나에 500엔. 우와 한국돈으로 4000원입니다. 물가가 정말 높았
습니다.
선배오빠들이 뽀르노테잎좀 사오라고 했는데 그런곳은 눈에 잘 띠지 않습
니다.
아르바이트라도 해야겠습니다. 오늘은 동아리방에다 편지를 썼습니다.
안녕 미안해 빨리 편지보내지 못해서 네 편지는 받아보지 못했어. 네 부
대 주소는 동아리에서 보내준 편지에서 알게되었어. ...
" 그만. 10분간 박고난 다음 다시 읽어."
흑흑 그녀가 그럼 제 편지는 못봤겠군요. 참 설레이며 쓴건데...
" 원위치 계속 읽는다. 실시! "
여기는 일본이야. 6개월정도 연수를 떠났어. 너도 힘내고 군생활 잘해...
그녀가 일본으로 이사를 간건 아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 소수민이는 누군가? "
" 옙! 위대한 성상병님의 애인이십니다. "
병장들이 지랄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 조금은 개기는 짬밥
이 되었습니다.
" 그런데 왜 내 애인의 편지에서 내 이름은 한자도 거론되지 않는가? "
" 시정하겠습니다! "
"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지금 바로 사온다. 실시."
...
" 국제 편지봉투는 안파는데요."
흑흑... 그녀의 인연의 실은 끊어지지는 않으면서 왜이리 매듭이 지어지
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감히 이 짝사랑을 포기해 버릴까요? 그래도
편지는 압수했습니다.
민 이: 여기서 생활도 육개월이 다되어 갑니다. 곧 귀국할겁니다. 배운것도 많고
적극성도 늘었습니다. 재일교포 자녀들 국어공부도 시켜주고 다른 아르바
이트도 해서 돈도 좀 벌었습니다. 호호 한국도착하자 마자 또 외국 나갈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유럽으로 배낭여행이나 갔다와야 겠습니다.
철 이: 신이병. 아니지 신일병이 휴가를 나갔습니다. 배 아픕니다. 녀석이 그녀
와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 갖다 준다고 합니다. 그녀석
돌아올 날이 기다려집니다. 근데 녀석이 짬밥이 좀 된다고 요즘 저한테
조금씩 개깁니다.
어떡할까요?
민 이:호호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반가워 하는군요. 일학년때 교양을
같이 들었던 친구와 배낭여행갈 계획을 잡았습니다. 여자둘이서는 위험하
다고 판단하여 호텔팩으로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귀여운 현석이가... 참
현석이가 제가 잘 봐준 후배이름입니다. 그녀석이 휴가를 나왔다고 합니다
한번 봐야지요. 얼굴이 많이 까매졌네요. 그리고 좀 어른스러워도 보입
니다. 근데 녀석이 나보고 대뜸 성개철이를 아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래서
혹시 컴퓨터공학과 성계철이를 말함이냐고 되물었지요. 호호 맞다는군요.
자기 내무반 고참이라고 합니다. 정말? 세상좁구나... 그와는 뭔가 전생에
인연이 있었나봅니다.
많이 물어보았습니다. 녀석이 먼저 물어보았는데 제가 더 물었지요. 내가
그의 애인이라는군요. 호호 그리고? 재밌고 정은 많은데 자기를 너무 못살
게 군다고 합니다. 단지 날 안다는 죄로... 호호 또? 자기편지에 그의 편
지도 같이 보냈다고 했습니다. 정말...? 동아리방에서 후배의 편지는 봤지
만 그의 편지는 보지 못했었는데... 그리고 녀석이 나와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고 하니까. 하나 갖다 달라고 부탁을 했답니다. 다이어리에서 내가 일
본 있을때 찍은 사진을 하나 건네 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주었다는 소리
는 하지 말라고 했지요.
" 정말 아는사이에요? "
" 조금."
" 애인사이는 아니죠? "
" 그건 노코멘트."
참 많이 잊고 있었는데 그는 내 마음을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후배가
그의 얘기를 했을때 그가 어떻게 사는지 그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게 떠올려
졌거든요.
여행을 마치고 오면 편지를 보내야겠습니다. 위문편지를 말이죠.
그의 모습이 이년전 처음 그를 보았을때처럼 설레입니다.
우연 #10 - 백수의 사랑이야기 PART 3
철 이: 신일병이 돌아왔습니다. 이 녀석이 진짜 개기는데요. 사진을 가져왔기는
한데 주기가 아깝다는군요. 이녀석이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 그녀를 만났
답니다.
" 엉? 그녀가 돌아왔어? "
" 예 그렇습니다."
" 너 설마 내 얘기는 안했겠지? "
" 애인이 맞냐고 물어봤습니다."
" 야~. 하 죽같네..."
참말로 난감한 녀석입니다. 이제 그녀를 보면 무조건 도망을 가야겠군요.
이 녀석을 받아버리고 영창을 가 버려?
그런데 녀석이 몰래 그녀의 독사진을 훔쳐왔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 찍
은 사진이군요. 헤헤 이것 때문에 봐줬다.
이제 잠자리에 들면서 그녀를 그리기가 쉬워졌습니다. 그녀는 더 예뻐졌
군요.
소녀티에서 이제는 완연한 아가씨의 모습입니다.
민 이: 현석이가 군대로 돌아갔습니다. 조금 섭하군요. 호호 비슷한 녀석들끼리
잘 살고 있나봅니다. 석이가 그의 욕을 많이 하긴 했지만 친한사인거 같
았습니다.
오늘은 내일 유럽으로 떠날일과 그의 생각 때문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철 이: 또 여름이 지쳐 녹음이 들고 그또한 바래버리면 가을이 오겠군요. 날씨는
점점 더워지는데 이런 날씨에 유격훈련이라니... 신일병 죽으면 안돼...
첫해니까 많이 힘들겁니다. 땀으로 지친몸이 끓고 있습니다. 잠시 쉬면서
녀석한테 물을 건네었습니다. 자대로 돌아가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습
니다.
민 이: 런던의 어느 호텔에서 같이 떠났던 사람들과 인사를 했습니다. 다들 좋은
사람들 같이 보이는군요. 여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남자들은 군대문제 때
문에 해외여행에 애로사항이 있다는군요. 호호 그는 지금 무얼하고 있을
까요?
후배녀석을 괴롭히고 있을까요?
철 이: 일주일동안의 유격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하하 이제 곧 제가 병장이
됩니다. 병이 아니라 장입니다.
날씨가 더워 뭐 별 할일도 없습니다. 풀이나 잘랐지요. 이눔의 풀은 뽑아
도 끝이 없습니다. 빨리 휴가날짜가 와야하는데...
민 이: 호호. 이런곳도 있구나. 놀랍습니다. 친구와 전 참으로 놀랐습니다. 다
벗고 다닙니다. 사람들이 기분좋은 잔디밭에 앉고, 누워 옷이란 옷은 다
벗어버리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에그 민망해라. 남자가 이상한걸 덜렁거리며 우리앞을 지나갔습니다. 오
늘은 오랜만에 해가 떴나봅니다. 다른날보다 사람이 많다고 하는군요. 난
지금 뮌헨의 잉글랜드 가든에 와 있습니다.
이런 멋(?)있는 곳에 와 사진을 안 찍으면 안되겠죠. 호호 저기 남자, 여
자가 옷을 다벗고 나란히 누워있군요.
찍어볼까요? 그 둘을 앞에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 헤이. 모하는기고." (독일어나 불어.)
" 엉? "
" 여기서 사진찍으면 오짤라고 그러는기고 기분더럽데이."(독어나 불어)
" 무슨말하는거야. 홧? "
아무래도 누워있던 둘이가 화가 난거 같습니다. 여기서는 사진촬영은 금
지되어 있나봅니다.
" 에.. 위아투어리스트."
" 웨어라퍼럼. 아유코리언? "
왜 그사람이 우리보고 바로 한국사람이냐고 물었을까요. 기분이 별로네요
홀라당 다벗은 놈하고 이렇게 이야기까지 하게 될줄이야. 녀석의 표정은
분명 기분이 좋지 않은거 같았습니다.
" 와타시 니혼징데스 간곡짱데와 아리마셍."
" 홧? 아유제퍼니스? "
오예. 아임 제페니스. 친구와 둘이는 바로 일어서 도망을 쳤지요. 국적을
속인건 가슴아프지만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진 말아야겠기에. 사진나
오면 스켄해서 인터넷에다 띄워버려야지.
철 이: 말병장한테도 면회를 오는군요. 최고참 면회따라나가서 뭐 좀 얻어먹고
왔습니다. 신일병생각이 나서 몇개 줏어다 주었더니 좋아합니다. 사진때
문이야 임마.
민 이: 조명에 노랗게 물든 파리의 에펠탑을 보며 저녁을 들고 있습니다.
아름답군요.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한국은 새벽이겠군요. 여기는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은 한국은 참 덥겠습니다.
철 이: 새벽하늘 별이 참 많습니다. 총알도 없는 총을 들고 화약고를 지키고
섰습니다. 부대뒤의 산에 올라서면 서울이 보일까요? 지금은 빛을 잃고
잠들어 있겠군요. 새벽이라 한여름인데도 시원합니다.
민 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십일도 채 못되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내내 졸았습니다. 피곤합니다. 집에 들어가
면 샤워부터하고 한숨 푹 자야겠습니다. 사진찾고 여행갔던 사람들과 다
시 만나도 봐야되고 며칠간 좀 바쁘겠습니다.
철 이: 딱 열흘 남았습니다. 하하 휴가나갈일 말입니다. 날씨는 덥고 졸음이 많
이 옵니다. 신일병이 내 눈치를 보며 어디를 갑니다. 불쌍한놈 넌 언제
제대할래?
민 이: 학교 동아리방을 갔더니 현석이한테서 편지가 와 있었습니다. 치. 그 몰
래 편지쓰느라 글씨가 엉망이니 이해해 달라는군요. 그가 나한테 편지쓰
는걸 보면 또 그의 편지를 자기봉투에다 넣어보낼것 같다며 말입니다. 이
녀석아. 내가 너한테 잘해준것중 가장 큰 이유가 그와 닮은 분위기때문이
었는데... 그래 잘했다. 그의 편지가 있었다면 너의 이 편지는 푸대접을
받았겠지? 친구가 녀석 면회한번 가자고 합니다. 그럴까요? 잘하면 그도
볼 수 있겠군요. 날짜를 잡았습니다.
철 이: 드디어 휴가를 나갑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장장 팔개월만에 나가는 겁니
다.
중간에 포상휴가도 있었지만은 중대장이 바뀌는 바람에 취소가 되었습니
다.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이번휴가에 붙었거든요. 내 팔한쪽에 짝대기 네개
가 달렸습니다. 나도 이제 병장입니다. 성병장. 어감이 좀 이상하군요.
" 성병~장님 잘 다녀오십시오."
신일병 저녀석을 한대 패버리고 나갈까요?
민 이: 야했던 사진들은 사진관에서 한장도 현상을 해주지 않았군요. 혹시 사진
관 아저씨가 자기만 뽑아가지고 밤마다 보는건 아닐까요? 며칠동안 여행
갔다온 사람들과 재밌게 놀았습니다. 학교는 못가봤지요. 참 후배누구를
꼬셔야 하는데요.
석이 면회갈려는데 그 누구가 석이가 좋아했던 여자거든요. 자기가 왜 가
냐며 빼고는 있지만 갈 것 같습니다. 어감이 그랬어요.
철 이: 학교는 또 썰렁합니다. 한창 방학중이라... 앗 이럴수가? 자전거타고다녔
던 친구가 군복을 입고 학교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휴가 나왔나봅니다.
핫핫하.
녀석은 이제 짝대기 세개군요. 같이 놀아주기가 그런데요. 자기도 심심했
나 봅니다. 나를 발견하고 나에게로 짤래짤래 다가왔습니다. 그래 한잔해
학교에 소주를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낯익은 건물앞 벤취에 앉아 술을
먹었습니다. 둘이서 밤늦게까지 소주 몇병을 들이켰습니다. 하하. 지금
심정같으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도 말할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마주쳐지지 않았습니다. 캬 좋다. 읔. 벤취위에서 자다가 밤에 수위아저
씨한테 걸렸습니다.
녀석은 어딜간거야?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할증료를 물어야 했습니
다.
민 이:사대앞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갈사람은 차있는 남자선배하나, 나와 친구
그리고 녀석이 좋아하는 여자후배 이렇게 넷입니다. 일찍 출발하려고 8시
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벤취밑에서 군복입은 누가 자고 있습니다. 세상 어
떻게 돌아가는 줄 모르고 자고 있습니다. 낯이 익군요. 자면서도 모자는
똑바로 쓰고 잡니다. 선배오빠가 그 모습을 보더니 혀를 끌끌 찹니다. 자
기때는 안그랬다며 겨우 상병휴가나온거 같은데 빠져도 너무 빠졌다고합니
다. 그런거 같네요.
부대로 갔습니다. 1시가 조금 못되었습니다. 석이가 참 반가운 표정을 짓
습니다.
그럴겁니다. 예쁜 여자가 세명이나 왔는데요. 여자후배는 안올려고 하더니
말은 자기가 다하는군요. 고개를 돌려 부대를 보았습니다. 이곳에서 그가
군생활을 하는구나... 군인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새까맣게 모두들 탔습니
다. 그의 소식이 궁금하군요.
" 석아? 너 고참 선배는 지금 뭐하니? "
" 누구요? 성병장님이요? "
" 응. 못 불러내니? 먹을것도 많은데..."
" 불러낼수 있죠. 아 맞다. 사흘전에 휴가 나갔는데요."
치. 그와는 자주 우연으로 마주쳐지기도 하지만 어긋나기도 자주 하네요.
그가 그럼 익산에 있겠군요. 돌아가면 학교 도서관에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