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에서
吳斗泳
북녘하늘 용문산을 바라보며
아침마다 넘어가는 느랭이고개
동천에 붉은 태양 얼굴 내밀 때
어디선가
꾀꼬리의 맑은 목소리
들깨모종 두 평 남짓 삽질하다가
땀에 젖은 잠뱅이 벗어 던지고
허리 펴고
어깨 펴고 가슴 열을 때
저 건너 산속에선 뻐꾸기 소리
종일토록 논둑 깎고 집에 돌아와
신발 벗고
세수 하고 발을 씻고서
저녁 먹고 개울가에 나와 앉으면
온 들이 떠나가는
개구리 합창
한세상 왔다가는 초로인생이
깊은 밤에 홀로 앉아
하늘을 보고
하고많은 별님들과 이야기를 할 때
딱따구리 울음은 구슬픈 소리
-<새농민>, 1991년 8월호 초대시(농협중앙회 발행)
*귀농의 변(교산 1990. 6. 30. 농협 퇴임 후)
양평군 용문면 마룡리 씨알농원에서
'농사는 수지가 맞지 않는데 왜 농사를 짓는가?‘ 하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리라.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빛나는 태양과 아름다운 새소리
그것이 좋아서라고.
또, 농촌을 버리고 떠나가는 젊은이들이 있는 만큼
농촌을 지키려는 늙은이들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첫댓글 감사합니다. 정은숙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