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5월6일 산행지:전남 보성 일림산(664.2m) 인원:34명 산행코스:용추폭포-골치-안부-일림산정상-626봉-아미봉-회령다원-주차장 산행시간:널널산행으로 4시간
요즘은 계절적으로 꽃 산행들을 많이들 떠난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으로들 향한다. 일요일 마다 촬영이 있었는데 며칠전 근교산행에서 촬영을 마친뒤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멀리 떠나간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카페에 흔적을 남기고 배낭을 챙겨 약속 장소로 나간다. 어린이날과 어버이 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이라 그런지 산을 찾는 이들이 많지가 않다. 이틀 연휴라서 그런지 각자 가정을 위해 하루쯤 봉사들을 할 모양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동방예의 지국 다운 모습을 보이는 거 같아 기분은 좋다.
멀리 떠나는 만큼 1시간 정도 조기 출발을 했어야 하는데... 결국 이런 걱정은 돌아 올때 뼈저리게 느꼈다. 집에서 출발할때는 날씨도 좋고 했는데... 물론 기상청에서는 남쪽에 오전까지만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요즘 너무 예보가 틀려 정말 틀리길 바랐건만... 여지없이 오늘 같은 날은 맞히고 말았다.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이 이동시간에 뺏겨 12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한다. 회원들께 산행소개와 안전을 위한 부탁을 하고 즐산,안산하기를 바란다.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도 전국에서 많은 산님들이 와 있다.
용추폭포를 출발하며 내리는 비 때문에 우비를 입고 삼나무 숲을 오르는데 차라리 비를 맞는게 나아 보였다. 매번 느끼지만 차라리 겨울에 눈을 맞으며 산행하는 묘미는 있다고 하지만 비를 맞으며 하는 산행은 누구든 원하지 않는다. 비로 인해 진흙탕위를 걷고 있노라면 정말 힘들고 짜증이 난다. 좋은 산행을 위해 왔는데 ....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말 말 그대로 골치아픈 산행중인데 골치재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데 이 비를 맞으며 산꾼들은 등산과 하산을 하느라 분주하다. 산길이 좁다보니 차도마냥 지체 서행이 된다. 정상까지 若4km도 안되는데 시간은 많이 걸린다. 그래도 우리같은 사람은 다른이들에게 피해 입히지 않으며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아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엔 그야말로 人山人海다. 누가 누굴 부르는지 도저히 알수 없고 왜들 그리도 담배들을 많이들 피우는지? 세상에는 함께 살면서 꼭 지켜야 할 일들이 많은데도 남들 의식하지 않고 이 높은 곳 산중에서 담배들을 꼭 피워야 하는지 묻고 싶다. 전국의 끽연가들이여! 제발 법만을 탓하지 아닐지언대 산에서 만큼은 꼭 금연을 합시다. 특히 산악회에서 캠페인을 벌여서라도 꼭 건강을 위해서 찾는 산에서 그리고 혹 잘못 버려진 담뱃불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지킬건 지키면서 산행하는 습관들을 갖길 바랍니다.
정상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느라 1시간여 있다보니 추위가 몰려 온다. 짧은 팔에 비가 내리기에 간단하게 힢쌕만을 메고 와서 우비를 입어 보온을 하고 약간의 행동식을 먹은후 모두들 함께 하산을 하기 시작한다. 일림산에서 행동식을 먹으며 앞에 보이는 사자,제왕산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고 기상이 나뻐 더 이상 멀리 있는 산들은 조망이 어렵다. 호남정맥상에 있는 일림산은 전북 진안 주화산(주줄산)에서 출발해 웬만한 호남의 명산(60개의 산)들은 다 들어 있으며 광양 백운산을 넘어 광양만의 끝지점인 외망까지 若430km의 긴 줄기이다. 흔히들 낙동정맥이 긴줄 알지만 사실은 호남정맥이 조금 더 길다. 1대간 1정간 13정맥중에서 아마도 제일 아름다운 산들로 이뤄져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정상에서 하산을 하며 뒤돌아 보니 지리산 바래봉 같은 느낌이 든다. 또 다른 각도에서 보는 모습은 항상 새롭게 보인다. 철쭉이 아름다운 산, 日林山! 근처에 있는 사자,제암산 때문에 묻혀 있는 산이지만 나름대로 멋지고 아름다운 산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 꽃다운 꽃을 구경할순 없지만 나름대로 생기있는 모습들을 보니 느낌이 다르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꽃 구경보다는 산행의 목적을 두고 다니는 편이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인해 붐비는 곳은 피하고 싶다. 오늘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보의 개념이 짙다. 모두들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꽃들과 대화하듯 하루를 만끽하는 여행이길 바란다.
한치재로 향하다 아미봉을 지나 회령3거리에서 우측 녹차 재배지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30여분 내려와 흐르는 계곡에서 몸과 마음을 씻고 녹차밭을 지나며 홀로 녹차향에 빠져본다. 남들은 사진 찍느라 바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사진찍기 보단 머릿속으로 메모리하고 느낌을 중시하는 편이다. 전남 보성하면 전국에서 녹차 생산량이 제일 많은 곳이고 5월7일까지 축제 기간이라 전국에서 많이들 찾는 곳이다.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녹차의 향을 느끼고 맑은 정신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니 꿀맛이다. 녹차잎를 먹인 돼지고기에 바베큐로 녹차 쐬주 한잔 .... 캬- 쥑인다. 이 맛 때문에 산을 찾는 것인가?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맛나게 먹었지만 갈 길이 1000리 길이다. 내 배가 부르니 걱정할게 뭐 있겠는가? 차만 타고 있으면 갈텐데... 하지만 홀로 떨어져 조계산 산행을 하고 청주로 이동해 어버이날 노모랑 자고 올라 갈려고 했던것이 갑자기 하늘의 뜻인양 비가 쏟아 지는데 광주까지 내내 이어져 포기하고 집으로 향한다. 한국의 산하 가족인 이근철님과 고이기님도 같은 지역에 하루를 있으면서 통화만 했지만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우연을 핑계로 필연으로 만났으면 했지만 다음으로 만남을 기약하고 돌아 섰지요. 이틀간 연휴라서 많은 차들로 인해 새벽 2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왔다. 오늘 하루를 정말 어렵고 힘들게 보냈다. 어찌보면 하루 해가 이렇게도 긴 지....
오늘도 함께 했던 님들이여! 오늘은 과연 무엇을 산에서 느꼈는지요? 새소리와 꽃을 보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나름대로 뜻있는 여행이길 바랍니다. 더 멋지고 행복한 산행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산을 찾길 바랍니다. 비워야 행복하다는 정철 스님의 말씀을 되 새기며... 감사합니다. -ko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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