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닮고 싶어서 하늘에 가까운 구름의 남쪽 성, 중국 윈난성(운남성)으로 여행을 다녀왔습
니다. 윈난성은 제게 두 곳의 매혹적인 여행지로 각인되었습니다. 차마고도의 출발지이자 보이
차의 산지인 '시솽반나'와 서양인들의 가슴 속에 새겨진 이상적인 세계 '샹그릴라'입니다.
우리가 선택한 일정은 윈난성의 서북부지역인 쿤밍(곤명)-리장(여강)-샹그릴라(중전)-쿤밍(곤명)
입니다. 윈난성의 성도인 곤명은 해발고도 1,900m입니다. 곤명에서 시작해서 해발고도가 4,200m
인 샹그릴라 국가공원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곤명으로 내려오는 여행입니다. 나비가 꽃을 탐하듯
사람들은 샹그릴라의 이미지에 끌려 운남성의 서북부 쪽으로 몰려옵니다.
샹그릴라!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턴의 <잃어버린 지평선을 찾아서>란 책에서 갈등과 탐욕이 없고, 모든
사상과 종교가 융화하여 무병장수하는 지상의 파라다이스를 '샹그릴라'라고 불렀습니다.
1997년, 중국 정부는 히말라야 산맥 어디쯤일거라고 생각한 샹그릴라를 윈난성의 디칭-티벳트
자치구에 있다고 발표했고, 2002년도에 윈난성 서북부 고원지대인 '중전'을 '샹그릴라'로 이름
을 바꾸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90여억을 들여 샹그릴라 시가지를 정비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여행객들의 숫자는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전을 샹그릴라로 부르는 것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원시 그대로의 자연 때문입니다.
샹그릴라 국가공원으로 들어가면 넓은 초지와 야크와 소떼들, 호수, 청옥으로 빚은 듯한 산들
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금강송같이 쭉쭉 뻗은 해묵은 침엽수에는 티베트사원 불상 목에
걸린 '카닥'같은 연둣빛 이끼가 길게 드리워져 몹시도 신비롭습니다. 청정 호수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벽탑해'는 샹그릴라의 눈동자이자 꽃술입니다. 벽탑해까지 나무로 만든 산책로를 따
라 천천히 걸어가면 비단주머니를 활짝 열어놓은 듯 각양각색의 들꽃들로 눈부십니다. 범꼬리,
바늘꽃, 양지꽃, 매화마름, 솜다리, 수유꽃, 이름 모를 작디작은 들꽃들...
맑은 공기, 신령한 약초 때문에 샹그릴라에 사는 티베트인들은 장수한다지만 공기가 너무 희박
하고, 겨울은 영하 35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곳입니다. 사람이 살기에 힘들지만 신선이 살기에
좋은 동천복지 도원경이 샹그릴라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샹그릴라에서 다시 곤명으로 돌아오니 답답하던 가슴이 시원합니다. 고산증세가 사라진 것입니
다. 사계절 내내 기온이 봄처럼 따뜻해서 언제나 꽃이 피어난다고 '곤명'을 '춘성(春城)'이라
고도 부릅니다. 시내 곳곳에는 자줏빛 '부겐빌레아'가 만발했습니다. 곤명 시내를 밝히는 황금
빛 긴 가로등의 꽃무늬도 부겐빌레아를 본떠서 만들었습니다. 부겐빌레아는 곤명의 시화(市花)
입니다.
'부겐빌레아(Bouganvillea)'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아열대, 열대 지방에서 화려하게 피어나는꽃
입니다. 남미에서 이 꽃을 처음 발견한 프랑스 항해가의 이름에서 꽃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부겐빌레아가 만발하면 푸른 잎은 보이지 않고 꽃송이만이 뭉게구름처럼 둥실 떠 보입니다. '정
열'이라는 꽃말답게 오래 바라보면 사랑의 독화살에 맞은 뜨겁고도 아찔한 사랑이 연상됩니다.
특이한 것은 붉은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화포' 즉 '꽃턱'입니다. 화포는 꽃 바로 아래 달린 잎
으로, '포인세티아'나 '칼라'처럼 다른 잎들과 색깔이 달라져 꽃잎처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진짜 꽃은 세 장의 붉은 화포에 둘러싸인 꽃술처럼 보이는 흰색의 작디작은 세 송이의 꽃입니다.
작은 분꽃처럼 생긴 꽃은 불타는 정열의 사랑 속에 감추어진 순백의 영혼이라고나 할까요?
곤명을 대표하는 것은 카르스트 지형인 '석림'과 '구향동굴'입니다. 수억 년의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석회암의 기기묘묘한 형태가 광활하게 펼쳐진 풍광을 바로보노라면 가슴 속속
들이 장쾌합니다. 윈난성에서 굳이 샹그릴라를 찾는다면 곤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곤명을 떠나서 고국으로 돌아오니 들꽃처럼 작고 예쁜 산하와 사람들이 새삼 정답습니다.
"봄을 찾아 온종일 헤맸으나 찾지 못하고
짚신이 다 닳도록 온 산을 헤매었네
돌아오는 길에 매화나무 밑을 지나는데
봄은 이미 가지 끝에 앉았더라"
옛 시인이 노래한 봄처럼 샹그릴라는 중국 윈난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
자리인지도 모릅니다. 매 순간 순간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면 여기 이 자리야말로 지상의 파라다
이스일 테니까요.
공기가 점점 가벼워지고 풀벌레들의 노랫소리가 높고도 청아하게 들립니다.
보랏빛 들국화 한 아름 들고 가을 인사를 드립니다.
청안하세요!
2010년 구월 초하루 바람재 운영진 드림
참골무꽃--정가네님
좀먹형--민들레님
참나리와 호랑나비--주이님
맥문동--둥둥님
백리향--해오라비님
부겐빌레아--여행나라님
닻꽃--디비디비님
연꽃--비바리님
버들취--운곡야화님
구름송이풀--꿩의다리님
동자꽃--가침박달님
수크령--지나님
가시박--텃밭지기님
노랑투구꽃--둥굴레님
부들--하늬바람님
가우라--이누스님
물봉선--선한사람님
뻐꾹나리--산으로님
풍향수--각하님
망태버섯--野草님
소황금--청로님
큰벼룩아재비--터앝님
붉나무--달희님
잔대--네오님
병조희풀--물푸레나무님
흑산도 비비추--하늘타리님
봉원사 연꽃--젬마님
물양귀비--안여사님
개연꽃--사랑초님
금불초--꽃창포님
부레옥잠--감골님
나무수국--반지꽃님
둥근이질풀--가을날님
개머루--라이백님
솔나리--아마릴리스님
말털이슬--포근이님
수련--파아란님
가을아네모네--린네아님
동자꽃--아델님
백일홍--시연님
여로--까치밥님
유홍초--초아님
나팔꽃--스투파님
제비동자꽃--들꽃친구님
이질풀--파란하늘꿈님
연꽃--규화님
여우주머니--여왕벌님
자주조희풀--홍주네님
범부채--산야로님
자주꿩의다리--새벽의숲속님
수련--ksj1000님
꼬리조팝나무--네모님
연꽃--연심화님
64세 종각--나무꾼님
고맙습니다. 꽃처럼 피어나서 주변을 조금이라도 향기롭게 만든다면 이미 샹그릴라이겟지요?
9월이 오면 나는 기다리는 마음으로 님을 만난듯 설레며 열게되는 꽃편지 이달은 어떤 글로 향기를 품어낼까 궁금도하지만 늘 예감을 초월하는 풍요로운 글과 아름다운 꽃네들 마주하며 행복합니다.. 보이시죠? 제 입이귀에 걸린게 제가 체구가 작아서 별꽃님 업고 둥가둥가 춤이라도 추고 싶지만 아시다시피 지가 별꽃님보다 짜리몽땅혀서 업혀도 불편하시겠지요? 제 마음입니다, 늘 고마운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넘치게 사랑을 받아서 황송합니다. 그 사랑에 어찌 보답할까요? 그저 힘닿는대로 묵묵히 해야할 바를 하렵니다. 멋진 구월 맞으세요^^
(구둘뚜리님의 댓글) 당분간 바람재에서 읽을렵니다. 아이들이 오면 한번 찾아보지요. 감사합니다.
자상하고 정이 많으신 정가네님, 늘 고맙습니다!
새달이 되면 '별꽃님의 편지를 받겠구나' 하며 기대하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별꽃님의 편지로 새달 새날인줄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내가 있는 지금 이 자리가 꽃자리라구요? 지금의 저에게 딱 해주고 싶은 얘기입니다. 갈등, 갈등속에 일을 하다보니 힘도 들고 재미도 없고요. 바쁜 일과를 보내다보니 조금은 안정이 되는듯도 합니다.^^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가 꽃자리인 줄 알아야지 하고 저도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타일러 봅니다. 진창 속에서도 연꽃이 피어나듯이~~~
별꽃님의 글을 읽지도 못하고 따로 보관해 두고 있습니다. 벌써 구월이라니!!!! 오늘 모처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보았습니다. 꽃이름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구월이 태풍소식과 함께 요란하게 열리는 것 같아요,뜨거운 열을 골고루 발산하려는 자연의 지혜이겠지요, 가을의 들꽃들을 뜨거운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정성과 섬세한 손길로 멋지게 9월을 열어주신님 감사와 사랑 가득 전합니다.
저도 행복한걸님께 감사와 사랑을 가득 전합니다. 멋진 가을을 맞으시길 빌어요.
별꽃 님! 항상 건강하셔요. 저는 많은 신세만지고 별꽃님께 해 드리는 것도 없어서 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그리고 삼복더위도 아랑곳하시지않고 땀흘리며 예쁜사진 담아주신 진사여러분의 소중한 땀방울도 기억할게요.꾸벅~
우리 바람재회원님들의 사진 솜씨는 아마츄어솜씨가 아니라 프로 솜씨입니다. 이렇게 멋진 카페에 운영자를 하면서 편지를 보내는 것은 행운이고 가문의 영광입니다.
꽃편지 너~무 잘받았습니다
4월의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스칩니다. 얼마나 놀랍고도 풍성한 자연인지요...
이번에도 또 앉아서 호강만 합니다. ㅎ 잘 읽고 잘 보고요. 수고하신 별꽃님, 여러 사진작가님들 고맙습니다.
툭별히 정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독일이란 나라가 특별히 가깝게 느껴집니다. 마음이 천리길도 한순간에 달리듯이 컴을 통한 우정도 그와 같네요.
바람재 운영진 여러분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바람재를 알고 더욱 큰 행복을 느끼고 있답니다 ...샬롬.
샬롬, 나마스테! 들꽃을 알고부터 주변의 작은 생명체들이 보석처럼 소중함을 알겠습니다. 좋은 가을 맞으세요.
전체메일 감사히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구월에 더 좋고 멋진 일들이 일어나시길 빌어요^^
별꽃님의 꽃편지를 받아서일까 지금 이 시간 정말 가을 같은 날씨이네요.
별꽃님의 편지로 한달이 즐거워진답니다.
감사 합니다!!!!
초여름같은 적막이 느껴지는 구월 아침입니다. 아침에 유홍초 새빨간 입술이 참으로 상큼했습니다. 더디게 오시는 님처럼 가을이 정말 더디군요, 그래도 기어이 올 서늘한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별꽃님께서 다녀오신 샹그릴라! 지상의 파라다이스는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 자리이군요? 황홀한 별꽃님의 꽃편지 늘 너무 고맙습니다 꾸벅!
그래요, 맞아요, 여기 이 자리가 바로 샹그릴라임을 상기하면서 아이들 눈빛에 제 가슴을 묻습니다. 멋진 가을 맞으세요^^
지닌 여름의 아름다운 흔적들이네요...예뻐요
팔월의 무더위도 돌아보니 아름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나간 것은 나름대로 미학이 있어요, 그러니 이 자리가 곧 꽃자리구나 하는 생각^^
이제서야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나무꾼을 용서하세요. 재작년 겨울. 차마고도를 따라 사진여행을 하다가 샹그릴라로 가는 도중 눈으로 운남성 북쪽의 추나통에서 멈춘 기억이 납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은 곳입니다. 그래서 별꽃님이 많이 부러버요.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제 사진은 초상권침해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많아요. 별꽃님의 하해같은 마음으로 헤아려주시리라 믿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