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 5:1-6)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찾아오신 예수님이 질문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모두가 나를 버릴지라도 너는 나를 버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왜 나를 모른다고 부인했느냐고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세 번이나 베드로에게 질문한 것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였습니다.
예수님은 구원받은 성도들을 누구에게 맡기셨나요? 지식이나 재능이나 가진 것이 많은 자가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 그의 양을 맡기셨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그분을 사랑하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순교하거나 따르는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의 사랑에 감격하여 자신을 기꺼이 드렸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랑에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깨달은 사람은 하나님을 위해 생명도 아끼지 않고 드리고 싶어 합니다. 믿음의 삶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반응입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을 사랑하면 말씀을 지킬 수 있습니다. 2절에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들을 지킬 때에 이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를 사랑하는 줄을 아느니라”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믿음으로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노력이나 행위가 아니라 예수님을 믿음으로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진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일방적이고 조건 없는 호의로 인하여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 은혜를 받은 사람들의 마땅한 반응은 감사와 사랑입니다.
하나님을 거부하고 내 욕심대로 살다가 완전히 망가진 인생을 하나님은 정죄와 진노 대신에 의롭다 하심과 양자 삼아 주심으로 받아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러한 은혜를 누리는 자들은 하나님의 사랑 앞에 감격과 헌신을 다짐하게 됩니다. 찬송가 가사의 고백처럼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 수 없겠네”를 날마다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샘솟게 됩니다.
나를 위해 자기를 내어주신 주님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리며 주님을 온전히 사랑하기를 소원하는 열망이 시작됩니다.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은 하나님을 무엇으로 기쁘시게 할까를 고민하게 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하나님이 명하신 말씀에서 내가 행해야 할 바를 찾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 중 가장 큰 계명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이고,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마 22:37-40)는 것입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가장 큰 계명의 실천은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계명입니다.
이 사랑의 계명을 지킬 때 우리의 믿음은 관념이나 도덕이 아니라 실제로 드러납니다.
범죄가 일어난 현장 감식을 할 때 과학수사관들이 자외선을 비추어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범인의 지문이나 다른 흔적을 찾아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것들이 특정 빛 아래서는 뚜렷하게 보입니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존재를 드러내 주는 특수 광선과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을 보기 원하지만 도저히 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고 거룩하신 분이기에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하나님이 세상 가운데에서 드러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하나님을 말씀을 지킬 때입니다. 특별히 사랑의 계명을 실천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자기를 세상에 드러내십니다.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고, 자존심과 체면을 내려놓고 먼저 손을 내밀며 머리를 숙이고, 조건 없이 베푸는 환대와 수용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게 하는 놀라운 비밀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을 사랑하면 말씀이 짐이 아니라 날개가 됩니다. 3절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의 계명들을 지키는 것이라 그의 계명들은 무거운 것이 아니로다” 이렇게 말씀합니다.
요한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그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아무런 노력이나 대가 지불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수고도 기쁨으로 넉넉히 감당하게 된다는 사랑의 신비, 은혜의 신비를 의미합니다.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던 때를 떠올려 보십시오. 구원의 감격 속에 눈물 콧물을 다 쏟으며 나의 죄악을 고백하고, 십자가의 용서와 사랑 앞에서 내 남은 인생을 오직 주님만을 위하여 살겠다고 다짐하며, 내 모든 걸 하나님께 드렸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님 안에 임한 하나님의 사랑을 내가 받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생명도 아깝지 않고 나의 전부를 드려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고, 어떤 환난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나의 모든 것보다 크심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경험한 사람들은 하나님을 위한 봉사와 헌신을 부담이나 짐으로 여기지 않고 기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첫 아이를 낳은 젊은 아빠가 아이를 머리 위로 들었다가 얼굴에 오줌 세례를 받아도 좋아하고 아기를 사랑스럽게 대합니다. 엄마는 한밤중에 단잠을 깨워 우는 아기를 보살피고, 머리를 감다가 아기가 울면 뛰어나와 살펴보기도 하고, 아기를 재우고 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도 좋아라 합니다. 고단한 수고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부부 둘보다는 셋이 낫다”라고 말하는 부모의 고백은 사랑이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불러 심부름을 시키는 거예요~
선생님 사모님의 친정이 윗동네인데 그 집에 무엇을 가져다 드리고 주는 것은 받아오라는 것이었어요.
오후 시간에 윗동네까지 다녀오는 것은 한 시간 남짓 되는 길인데요. 너무나 신나고 즐겁게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이 나를 믿고 사랑하기 때문에 심부름을 시킨 것을 알기에 심부름이 무거운 짐이 아니라 날개가 되어 기쁘게 다녀왔던 거예요. 사랑으로 하는 것은 무거운 것이 아니라 기쁘고 즐겁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에게 말씀을 주시고 행하라고 부탁하시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분의 말씀이 짐이 아니라 날개가 됩니다.
셋째로, 하나님을 사랑하면 성령께서 사랑하게 하십니다. 6절에 “이는 물과 피로 임하신 이시니 곧 예수 그리스도시라 물로만 아니요 물과 피로 임하셨고 증언하는 이는 성령이시니 성령은 진리니라”
사람은 좋은 것이 있으면 자랑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게 됩니다. 나에게 좋은 것이 생기면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며 행복해합니다. 복음은 이 세상에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성령님은 이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기를 원하십니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싫어했으나 성령님은 그들에게도 전하게 하셨습니다. 사랑하기 싫은 사람, 사랑받을 수 없다고 믿는 사람, 사랑의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게 하시고 사랑 안에 하나 되게 하시는 역사가 바로 성령님의 사역입니다.
복음은 이웃을 사랑하여야 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복음을 전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사람을 통해 성령 하나님이 복음을 전하도록 도와주십니다.
사랑은 내 힘으로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사랑은 지극히 조건적이고 제한적입니다.
그 사랑마저도 자기 기분과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님은 우리로 조건 없는 사랑, 한계를 넘어선 사랑을 가능하게 하십니다.
자기 아들을 죽인 사람을 양자로 삼은 손양원 목사님, 하와이 몰로카이섬의 한센병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로 갔으나 건강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나도 저들과 똑같은 한센병 환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던 데미안 신부를 기억해 보십시오. 인간의 이성과 정서로는 불가능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성령님이 그들 마음에 거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성령님은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해서 그런 사랑을 실천하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기 전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사랑의 실천은 예수님 안에 거하는 비결입니다. 세상은 돈이나 힘으로 남을 조종하고 억압하려고 합니다. 외모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사랑이 힘입니다.
조건 없는 자기 비움과 희생의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하여 하나님 나라로 초대하는 것이 주님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사랑을 따르는 것이 믿음의 능력이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의 힘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말씀을 즐겁게 지키고 순종하도록 성령님께서 도와주십니다.
(설교=김상원목사/목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