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년전에 터를 잡고 100돌을 맞이하다 >
풍수원은 최초의 천주교 신앙공동체로 1801년, 신유사옥 때 40여명의 신자들이 숨어 지낼 곳을 찾다가 정착한 것이 시작입니다. 그들은 사제도 성당 건물도 없이 신앙을 지키며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60년이 흘러 1866년 병인년에 대박해가 있자 더 많은 신자들이 피난처를 찾다가 이곳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그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토기점을 하며 생계를 이었고, 1888년 마침내 프랑스 성직자 르메르이 신부를 맞이하면서 정식 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지금의 성당 건물은 2대 정규하 신부님이 부임하면서 1905년에 착공해 1907년 완성,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하는 성당입니다.
풍수원성당은 신자들의 정성과 기도뿐 아니라 직접 벽돌을 굽고, 나무를 해 와서 지은 신앙의 결정체입니다.
서울 약현성당(1892년), 전북 고산성당(1896년), 서울 명동성당(1898년)에 이어 한국에서 네번째로 지어진 성당이기도 합니다.
이 성당은 마룻바닥에 맨발로 들어가서 미사를 드리는 방식을 지키고 있어서 성당내부로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야합니다.
탈출기의 모세에게 거룩한 땅에 들어가기전에 신발을 벗으라고 하신 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겸손의 맨발로 들어가봅니다.
1912년에 지은 성당 뒤의 사제관도 역사적 가치를 지닙니다. 지금은 당시 사제들과 신자들의 유물이 전시돼 있구요,... 촛대, 제종, 십자가, 묵주, 성경, 박해일기, 묵상서, 제의, 기도문 또, 박해시대에 흙으로 빚은 십자가, 율무를 깎아 만든 묵주, 옹기로 구워 사용하던 성수 그릇, 일본에서 힘들게 구해온 풍금…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판화가 이철수씨의 작품으로 가벼운 트레킹과 함께 마음이 차분해지는 산책 길로 좋구요,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올라가다보면 십자가의 길 끝에는 두 분 초대 신부님들의 묘와 성모동산이 평화롭게 우리의 모든 소원을 들어줄 듯이 기다리고 있으십니다.
너른 잔디광장은 골고타언덕처럼 십자가상 제사를 재현하고 있는 작은 성전 같아 보입니다.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 라는 성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듯 합니다.
벽돌 성당의 동화 속 그림 같은 풍광덕분에 이 성당은 드라마 ‘러브레터’를 비롯해 ‘상두야 학교가자’ 등 촬영지로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15년에 강동원이 있었다면 2003년에는 이 분이 있었지요. ^^
드라마 '러브레터' 에서 이우진 안드레아로 나온 조현재.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수단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이 어딜까? 궁금했었는데 풍수원성당이더군요^^:;
OST 보면 안드레아의 아역으로 나오는 유승호가 삼촌에게 "나를 찾아줘서 고마워요" 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를 찾아줘서 고마워요."
하느님의 자녀로 나를 불러주셔서, 나를 찾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