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날씨가 너무 좋다.
파아란 하늘과 뽀송뽀송한 구름이 집 밖으로 나오라고 날 유혹한다.
오늘 구름은 구름 제조기로 막 뽑아낸 것처럼 너무나 탐스럽기까지 하다~
그냥 조용히 집에서 책 읽고 싶기도 한데...
여유로운 일요일인데 집에서만 보내긴 좀 아까운가?
그래도 휴일에 나가면 고생!
집에서 가만히 책이나 읽는게 최고!
탁구공처럼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을 간신히 다잡고 책을 폈는데,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가 무색하게 땀이 비오듯 흐른다.
그 때 문득 스친 생각 하나!!
'시원한 곳으로 피서가서 책을 읽으면 피서도 하고 책도 읽고 일석이조잖아!!'
시원한 피서지로는 편안한 좌석과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제공되는 지하철안이 떠올랐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연구 끝에 3시간 코스를 짰다.
편안 옷으로 챙겨 입고 집을 나선 시간 오후 2시!!
작은 가방엔 책과 핸드폰, 교통카드, 약간의 비상금만 넣었다.
그리고 장시간의 여행을 위해 녹차를 우려낸 생수 한병도 챙겼다.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버스안!
구름들이 단체로 야유회 나왔는지, 하늘은 그야말로 구름파티가 열린듯하다.
저 멀리 북한산도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
드디어 오늘의 출발점인 지하철역 도착!
디지털미디어시티역(수색역)에서 나의 독서대장정은 시작됐다.
오늘 읽을 책은 <제국의 역습>!
역사의 일면을 다룬 소설이다.
나의 지하철 여행의 행로는 이랬다.
6호선 : 수색-->태릉입구 (48분)
7호선 : 태릉입구-->고속터미널 (32분)
9호선 : 고속터미널 -->김포공항 (43분)
5호선 : 김포공항 --> 영등포구청 (21분)
2호선 : 영등포구청 --> 합정 (6분)
6호선 : 합정 --> 수색 (7분)
합 : 151분 (2시간 37분)
환승하느라 걸은 것까지 합치면 : 3시간 남짓
지하철 에어컨 바람이 차게 느껴질때쯤 내려서 따뜻한(?) 바람 쐬며 머리도 식히고
환승역에 내려서는 적당히 걸으며 다리 운동도 하고,
그렇게 세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2호선을 타고 당산철교를 건널땐 읽던 책을 잠시 덮고 창밖을 봤는데,
시원스레 펼쳐져 있는 한강이 막힌 가슴을 확 뚫어주는 듯 했다.
오늘 어딜 가나 주인공처럼 보이는 구름들!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집에 돌아온 시간 저녁 6시.
약 4시간 가량의 나들이는 그야말로 대만족이었다.
집앞에서 탄 버스요금 1500원이 오늘 쓴 교통비의 전부다.
지하철은 환승처리 되었고, 탔던 역에서 다시 내렸으니, 거리에 비례해서 붙는 추가비용도 없다.
돌아오는 버스를 탔더니 들리는 정겨운 목소리 "환승입니다~" ^^
두꺼운 책도 절반 넘게 읽었으니 독서 성과도 괜찮았고,
가장 무더울 시간에 시원한 공간에 있었으니 불쾌지수 높아질 일도 없었고,
일요일이라 한산한 지하철은 탈 때마다 앉을 공간이 충분해 몸이 힘들지도 않았고,
그야말로 환상의 피서였다!!!!
첫댓글 와우와우~독특한 발상이어요~^^ 한가로운 지하철은 책읽기에 좋은 장소가 되기도 하죠..!!^^ 진정, 저 흰구름 꽃구름 뭉개구름이, 오늘 서울하늘의 구름이란 말씀이십니까~~황홀하기 이를데없습니다~^^오우,,
구름 너무 예쁘죠? 그 구름에 이끌려 나갔다는 것 아닙니까~~^^ 지하철은 정말 쾌적한 독서공간이예요~ 출퇴근시간엔 아니겠지만 한적한 일요일 오후는 저를 위해 존재해주는 공간 같았답니다~ 우후~^^
헉~ 수색........나의 군생활을 3년 보낸 지역.....그땐 지하철이 없엇는데....많이 발전 햇겟조.??하늘은 변함이 없는데...
수색 지하철역이 없을때 군생활을 하셨다면 얼마나 오래전인가요?? ^^수색역이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이름이 바뀐 걸 보면 한달 사이에도 휙휙 많은 것이 변하는 세상이랍니다~~!! ^^
어제 파란하늘과 둥실둥실 뜬 흰구름을 바라보는 제 마음과 비슷하네요. 구름제조기라는 말 참 재미있어요. 지하철 피서여행도 참 좋은 아이디어 같구요.
어제의 하늘과 구름, 정말 많이 탐스러웠죠?? ^^ 제가 내뱉은 감탄사가 펌프질이 되어 구름이 점점 더 탐스럽게 커지는 것만 같았답니다~ 젊은느티나무님은 구름 보면서 어떤 생각 하셨어요?? ^^
와우^^ 멋져요 ㅎㅎㅎ그리고 구름이 정말 먹음직스럽게 이쁘네요~~꺄 ㅎㅎ 환상의 피서였다니 저두 한번 해볼려구요^^
먹음직~~!!! ^^ 네, 정말 한입 베어먹고 싶을만큼 예뻤어요~~!! 슈러브슈님도 행선지 잘 짜셔서 꼭 한번 즐겨보세요~ 환상의 피서!!! ^^
오우...전 사무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책두권을 읽었는데..잠시 밖에 나가 본 어제 하늘을 오늘 다시 님의 사진으로 보네요,,
요즘은 에어컨 곁에 사시는 분들이 제일 부러워요~~!! 왠지 지하철 피서가 궁색하게 느껴지네요~~ ㅠㅠ 하지만 저 예쁜 구름은 제가 더 가까이에서 본 거 맞죠?? ^^
아~!좋은 생각이에요~!^^근데 전 버스나 지하철을타면 자꾸졸려서..책진도가 잘 안나가더라구요..^^;담에 저도한번해봐야겠어요~!!!
한참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을 갖고 나가보세요. 그럼 내려야할 곳을 지나쳐갈만큼 책에 몰입이 잘 될 걸요?? 혹시 다음에 어느 지하철에선가 아나스타시아님과 딱 마주치는 건 아닐까요??? ㅋㅋㅋㅋ
와~~~ 완전 멋진 피서였겠는데요!!ㅋㅋㅋ 멋져요!! 멋져!!ㅋㅋ
시작하는 원시인님은 피서 잘 다녀오셨어요?? "피서간다"가 선포하고 떠난 원시인님이 훨씬 멋진 피서 즐기고 오셨을듯!! 원시인님의 피서담도 좀 풀어놔보세요~~!! 저 같은 사람들 대리만족이라도 좀 하게 말이죠~~^^
와~ 좋았겠습니다 ^^ 난 시골가서 뜨거운 태양과 친구하며 벌초했는데...ㅠㅠ
으~~ 햇살이 엄청 뜨거웠는데, 그 햇살 받으며 일하셨다니 피부가 많이 타셨겠어요~!!! 그래도 벌초를 했다면 일한후 느끼는 성취감은 아주 컸을 듯 합니다. 그렇게 뜨거운 햇살 아래서 일하신 분도 있다고 생각하니, 저의 피서가 큰 호사를 누린듯 느껴지네요~~~ ^^
^^ 독특한 발상이었네요^^ 하지만 제주도는 불가능^^
늘 시원한 바다바람과 함께 생활하시니, 그곳이야말로 지상낙원!!! 제주도에선 못하는 걸 누렸다고 생각하니 괜히 으쓱해지는걸요?? ^^
ㅋㅋ.. 태릉.... 제가 있는 곳과... 가까운 곳에 오셨네요`~~~~^^
앗!! 카르페디엠경님 태릉에 사세요? 어쩐지, 태릉에 내렸더니 공기가 다르더라구요~ ^^ 다음에 태릉에 가게 되면 잠시나마 카르페디엠경님을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
태릉과... 가까운 곳에 있답니다... 몇 정거장..차이 안나는 그곳에~~ 제가 있답니다..ㅋㅋ
정신이 건강한 젊은이만이 할 수 있는 피서법, 김작가님 역시 너무 멋진데요.눈부신 하얀구름 한떼기 떼어내어 누군가에게 보내주고 싶었던 젊은날이 문득 떠 오릅니다.ㅎㅎ
눈부신 하얀구름을 보내주고 싶었던 상대가 누구였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날의 구름은 정말 손으로 만져보고 싶을만큼 탐스러웠고, 혼자 보기 아까워 사진이라도 찍어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답니다. 다소 궁색한 피서를 "정신이 건강한 젊은이만이 할 수 있는 피서법"이라 칭해주시니 괜히 으쓱해지네요~ 역시, 아씨님을 날마다 저를 조금씩 크게 해주십니다...
올해는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지하철 안의 실내온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최근에 개통한 9호선은 에어컨이 새거라서 그런지 더욱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김작가님 덕분에 한가해야할 지하철에 책으러 나오시는 분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는 걸요...!^^;
독서클럽 뺏지라도 하나 맞춰서 뺏지달고 나온분들과 지하철에서 아는 척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해봤어요!! ^^ 역시 가장 최근에 개통해서 그런지 9호선의 쾌적함은 남달랐답니다. ^^
ㅎㅎ 대단하시네용.. 피서(避暑)를 위해 잠시 피서(避書)하는 여유를 가져본다더니.. 김작가님은 오히려 피서와 독서를 함께 즐기셨군요.
피서(避暑)를 위해 피서(避書)하다!! 재밌는 언어유희네요~~^^ 책에 빠져들면 무더위도 잊을 수 있지요. 그런 점에서 피서와 독서를 양자택일의 사안으로 놓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naive님은 요즘 어려운 역사 서적읽느라 더욱 땀이 많이 나시겠어요~~!! ^^
더위를 지하철역으로 피하시다니...ㅎㅎ저는 은행으로 가볼까요ㅋㅋ 전 주말에 바다로 더위를 피하러 갔다가 해파리 수십마리만 구경하고 왔습니다 ㅋㅋㅋ
은행도 좋은데, 오래 있으면 눈치 주지 않을까요? 게다가 주말엔 문을 열지 않으니, 여러모로 지하철만한 곳이 없어보입니다.^^ 바다로 피서 갔는데 해파리구경만 하고 오셨다니, 에구구~ 시기가 적절치 않았던 모양이네요... 아직 여름은 남았으니, 못다한 피서 즐기시길 바래요~~^^
ㅋㅋㅋ 저도 함 시도 해봐야겠네용 ㅋㅋㅋ
곤니찌와아키님, 올여름이 두배로 힘드시겠어요~~ 건강히 여름 잘 나시기 바랍니다~!!! ^^
역시~김작가님이 시군요. 시하철에서 책 읽는것도 괜찮죠? 저도 격주로 서울 가는데요 지하철에서 거의 절반에서 한권은 읽는것 같아요~~
그쵸???? 지하철은 책읽기에 참 좋은 공간인것 같아요~~!! 격주로 서울에 오시는 목적은?? 지하철에서 책 읽으러 오시나요??? ㅋㅋㅋㅋ
그런방법도 있었군요... 근데 전 시도 해봤자 두어정거장부턴 졸다 올 것같습니다. 대중교통만 탔다하면 그리고 자리에 앉았다 하면 왜그리 졸음이 쏟아지는지...휴휴
재미있는 책을 챙기는게 중요합니다. 읽기 싫은 책을 들면 그게 어디든간에 졸음이 올거예요. 흥미진진한 책의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을 앞두고 타도록 하세요. 그럴경우, 내려야 할 곳을 그냥 지나칠 우려가 있음을 꼭 명심하시구요~~!! ^^
하하하~~ 재밌으셨겠네요~~~~하하하~~ 다음번엔 <모르는 사람집에 들어가서 책읽기> 그런거 도전하면...음...그건 안되겠군요..하하하~~김작가님! 1호선과 3호선도 좀 사랑해주세요...하하하~~
1호선~4호선까지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하철도 좀 노후했고..ㅋㅋ 5호선~9호선까지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지하철 안 공간도 쾌적하고...ㅋㅋ 그래서 어딜 갈 목적이 아니라 책을 읽을 목적이라면 5호선~9호선을 권합니다!! ^^ 그나저나 <모르는 사람집에 들어가서 책읽기>는 그거 긴장되서 어디 책이 머리에 들어오겠어요?? ㅋㅋ
헉~~~~~~역시 김작가님!! 대단하셔요!! 그런 굿~~피서법이 있으셨네용 ㅋㅋ 한수 배워갑니다.ㅋ
하하하~ 궁색한 피서였지만, 피서후의 느낌은 대만족이었습니다~~ 쏭혜교님은 3호선을 타실테니, 저와 마주칠 일은 없겠네요~~~! ^^
퍼가요^^
어디로 퍼가셨는지 행방을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