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카페·공원 못 만들게 규제… 커피 사려면 차로 5㎞ 가야
강다은 기자
입력 2023.08.18. 03:00
업데이트 2023.08.18. 10:34
2023년 8월 16일 공장 설비가 붉게 녹슬고 주변에서 악취가 나는 경기 포천 신평산업단지의 한 공장. / 장련성 기자
전국의 노후 산단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시설’ ‘제도’ ‘인력’이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비롯된 문제들이다. 이른바 ‘삼로(三老)’ 산단은 첨단 업종과 편의 시설, 젊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기피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해묵은 제도… 산업 변화 못 따라가
1987년 만들어진 약 20만평 규모의 경북 고령의 고령1산업단지 내부엔 편의점이 단 한 개도 없다. 편의점을 가려면 산업단지 초입까지 가야 하고, 카페·식당·공원도 전무하다. 공장 외에 상업·편의 시설이 들어오지 못하게 토지 용도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입주 기업 70여 곳 대부분이 주물 기업이라 직원들은 일을 마치고 자주 목욕탕을 찾지만, 가장 가까운 목욕탕은 차로 30~40분 거리 대구 시내에 있다. 이곳에 입주한 다산주철 김종태 대표는 “젊은 외국인 직원이 늘면서 탁구장 같은 체육 시설도 있었으면 좋겠고, 공원이나 하다 못해 쉴 수 있는 벤치라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드라이브 스루’ 카페라도 하나 있으면 젊은 직원들이 지금보단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이철원
그래픽=이철원
대구 성서공단 내 기계 부품 회사를 운영하는 김모(64) 대표도 “요새 더워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하루에도 여러 번 편의점을 다녀올 일이 있는데, 편의점이 5km나 떨어져 있어 차를 타고 한 직원이 다녀온다”고 했다.
업종 제한 규제도 산단의 변신을 가로막는 규제다. 철강업에서 이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포스코그룹도 산단 규제에 발이 묶였다. 포스코그룹은 광양 동호안 산단의 항만, 용수 등 기존 시설과 유휴 부지 및 미매립지를 활용한 조(兆) 단위 이차전지 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동호안 산단은 철강 관련 업종만 입주가 가능하다.
그래픽=이철원
그래픽=이철원
◇곳곳 악취... 구성원도 고령화
지난 14일 경기 포천시 염색 공장이 모여있는 신평 산업 단지. 공장 인근으로 들어서자 도로가 패이고, 곳곳에서 악취가 났다. 공장에 연결돼 있는 각종 파이프는 녹슬고 찌그러져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지난해 폐업한 한 공장은 관리인도 없이 방치돼 공장 유리창이 모두 깨져 있고, 스팀 파이프와 용수통 곳곳엔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인근 염색 공장 직원은 “관리인도 없이 방치된 지 1년이 돼 간다”고 했다. 100여m 떨어진 또 다른 곳에선 연달아 있는 대형 염색 공장 세 곳이 모두 휴·폐업으로 방치돼 있었다.
외부 시설만 열악한 게 아니다. 내부 시설도 낡았다. 영세 제조업체들이 설비를 바꾸고, 공장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비용을 부담스러워해 수십 년 된 설비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고가 잦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1개 주요 국가 산단에서만 123건의 중대 사고가 발생해 97명이 사망했고, 122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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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구성원들의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산단 내 청년층 근로자(15~34세) 비율은 2020년 기준 13.6%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34개 국가산업단지 내 근로자의 53%는 40세 이상이었다. 강원도 원주 태장농공단지의 한 제조업체 최모(62) 대표는 “직원 14명 모두 50~60대”라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옛날처럼 땅만 준다고 기업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연구개발센터, 다른 가족 구성원이 맞벌이할 수 있는 다양한 노동시장, 교육 인프라 등을 산업 단지 내에 함께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산업시설(공장·지식산업)과 관련시설(교육·연구·업무·지원시설 등)을 설치하기 위해 포괄적 계획에 따라 지정·개발되는 토지.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근거, 목적·지정권자에 따라 국가산단·일반산단·도시첨단산단·농공단지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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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80
2023.08.18 06:30:15
이러한 오래되고 모순된 제도와 법률을 바꾸라고 의회가 있는 것이다. 의회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허구헌날 특검이니 무슨조사니 청문회나 떠들면서 정치투쟁이나 일삼는 인간들이 정말 저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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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쟁이
2023.08.18 11:57:27
산업이 뭔지도 모르는 깡통들이 남의 험이나 들추는게 국회의원 직무인지 착각하고 있다 국회의원도 자격 시험을 봐서 커트라인 합격한 자들에게 후보등록하도록해야한다.
Usk
2023.08.18 10:42:33
규제 혁파를 외친 대통령이 언제부터인가? 한때 전봇대뽑고 희희낙락하던때도 있었는데, 그냥 구호였네~
ookang26
2023.08.18 06:07:22
부산의 여러 공단 들 중 신평 공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잘못된 규제 속히 고쳐 근로자들이 편히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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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2023.08.18 06:20:12
왜 카페 같은게 없나 했더니 규제가 있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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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노
2023.08.18 06:55:15
공무원이 각종 규제만드는 데는 귀신이지. 왜냐하면 돈이 생기니까. 규제를 폐기하거나, 개선 보완하는 일은 안 해. 왜냐하면 돈이 안 생기니까. 이 나라가 잘 되려면 공무원 수를 무조건 반 이하로 줄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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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마
2023.08.18 06:34:12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새로운 시작을 합시다. 우리나라 전국적으로 신세계로 발전하는 개척운동이라도 합시다. 제2의 새마을운동을 정부에서부터 작은 시골까지 작더라도 시작해 봅시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일보에서는 한주에 한건이라도 건설적인 기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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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3.08.18 06:55:20
이기사를 보면서 정부도 의회도 이런곳에 눈을 돌려 개선하고 바꾸어주어야하는것은 하루속히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들었다.산업이 발전할려면 시대와상황에 맞게 해주어야하는데 아직도 몇십년전에 정해진 규제속에서 무슨 첨단과 내일에의 발전이 있을수있을것인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정부와의회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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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대한민국
2023.08.18 07:32:11
공무원들의 인원 수에 비례하여 규제도 늘어난다. 과거 좌파정권때 일자리 창출한답시고 필요하지도 않은 공무원들 왕창 늘린 인원 다 줄여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 하에서, 경제는 원칙적으로 시장질서에 맡기되,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규제만 있으면 된다. 불필요한 공무원들이 월급을 받기 위해서 뭔가는 해야 하니까 불필요한 규제를 만들고, 한번 만들어진 규제는 또다른 규제만 양산할 뿐이다. 원점에서 모든 규제를 다 없애고 꼭 필요한 규제가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규제 일몰제도 필요하다. 과거 좌파정권때,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전부 하이패스로 바뀌면서 필요성이 없어진 용역회사 톨게이트 수납원들을 3,500명씩이나 채용하였는데, 지금 이 분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1년에 국민들 혈세로 투입되는 인건비가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지 ?x져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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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2023.08.18 07:01:08
탁상 행정만 하지말고 먼저 제도와 규제를 풀고 환경과 여건과 조건들을 풀어줘 봐라..시대에 뒤떨어진 지방 행정과 의회..밥값도 제대로 못하면서 맨날 사고만 치는 지방의회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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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북극한파
2023.08.18 07:27:25
한심하구만. 국회는 뭐하러 있는지. 정권 쟁탈에만 관심 있고 리자이밍 방탄이나 하느라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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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방미인
2023.08.18 06:45:16
왜 규제만 있고 경제적 자유는 왜 없는 것이냐? 정부가 규제만 하고 시설을 할 수 있는 법적 자유를 주어야 하는데 왜 못하고 있는 것이냐? 규제 하려고 정부가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좀 살펴가며 정책을 입안하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라 정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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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반대
2023.08.18 07:13:08
이거야 말로 규제철폐 그자체인데 종부기당이 다수당의 갑질로 발목을 잡으니.. 보는 국민은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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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ong
2023.08.18 07:14:30
이런 불편한 규제 빨리 풀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지..우리나라 의회는 뭘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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尙德
2023.08.18 07:25:42
각 지자체내 골치가 산단이 된지 오래다. 예전엔 지역 외곽이었지만, 지역이 넓어지다보니 이젠 중심지가 되었는데, 몰골이 피폐하여 온갖 문제점을 갖고 있는 지역이 산단이다. 모두 밀어버리고, 아파트라도 지으면 주거문제라도 해결될텐데,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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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
2023.08.18 08:43:01
국회의원들은 뭐 하는 것들이냐? 이런 거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정치투쟁에 방탄국회나 하고... 빨리 다~~갈아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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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봉산
2023.08.18 08:08:52
맞는 이야기인것 같은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용도변경을 해달라는 이야기로 해석이 되네요~~ 그게 악용될 소지가 많은것 같은데.. 지혜롭게 방법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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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ang26
2023.08.18 07:10:38
공단이 근로자들의 교도소인가? 어이해서 편의점도 하나 열지 못하는 규제가 있나? 공업부지의 상업부지화를 막으려 한다지만 너무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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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봐
2023.08.18 06:45:47
누굴 위한 규제인지 철저히 분석하고 규제자체를 철폐해야 한다. 내가 아는 건강보조장치를 만드는 회사에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분기마다 테스트기 등에 오류가 없는지 점검을 나온단다. 요즘은 값싼 중국산 제품도 적어도 10년은 고장이나 오류가 나지 않는다. 아주 가끔 필요한 전자테스트기 등의 정밀도를 점검한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정말 불필요한 점검과 규제가 많은 것이다. 규제개혁위원회를 조직해서 모든 분야에서 무기명으로 불필요한 규제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여 전문가와 유관 화사 사장들이나 관련자들에게 심의를 맡겨 불필요한 규제나 점검 등을 없애야 한다. 에레베이트도 수시로 점검하지만 고장나서 사고날 것은 사고난다. 이것도 분기별로 하던가? 불필요한 점검비만 지출된다. 외국과 비교하여 합리적으로 규제를 철페하거나 개혁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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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짱
2023.08.18 08:10:52
국회의원들 해외 놀러만 다니지말고 일본등 해외산단 벤치마킹좀해서 제도를 완전히 싹 뜯어 고쳐라 공정과상식의 윤대통령이 이기사보시고 제도계선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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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속에서
2023.08.18 06:51:37
국회의원들은 이런 사정을 알고나 있는지~에휴~ 참 한심하네요.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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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2023.08.18 08:52:39
제도와 법률을 바꾸어야 할 국회의원들은 그런데 관심없다. 오로지 정권 잡아서, 궁극적으로 부귀영화를 본인과 자손만대로 누리는 데만 몰입되어 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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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사냥꾼
2023.08.18 08:52:03
솔직히 구캐의 존재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이들의 유일한 직무는 법을 만드는건데, 입법활동은 저만치고 오로지 정치에만 열을 쏟는다. 쿠개의원은 입법인인가? 정치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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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사냥꾼
2023.08.18 08:52:32
설마... 입법도 정치다. 이런 논리는 아니겠지
Ldw
2023.08.18 07:52:03
공무원들의 사고하는 머리 부터 고쳐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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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kup
2023.08.18 09:18:57
지자체가 열심히 일을 하지 않고 있음이 첫번째 문제이다. 각종 인허가로 목을 죄고 있다. 사실 어떤 기업이든, 물류, 전기공급, 환경오염처리문제, 소방문제등을 해결해 주면 나머지는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인데,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잘 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잘하지 못하는 것인지, 일을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 아직도 공무원은 갑이고, 기업은 을이다. 이것이 바뀌어야 하는데, 언제 쯤 바뀔까? 바뀌는 시점이 정말 선진국이 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