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이는 이제 막 17개월에 들어섰답니다.
처음에는 좋아보이는 장난감도 사줘보고 그랬는데 별 관심이 없더라구요
책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재연이의 경우에는 그것도 아니었구요
음악을 틀어놔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활동량이 매우 많고, 자기 고집이 세서 돌보는 사람이 쉽게 지칠 수 있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돌 지나면서 부터는 작전을 바꿨답니다.
1. 집안 살림을 개방한다
사실 이런 아이들은 아이들 용으로 인위적으로 만든 장난감 보다는 주변 사물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더 많아요.
재연이의 경우에는 주방 용품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할머니 집에 있을 때는 못하게 하지만
우리집에 있을 때에는 양념통이 들어 있는 칸 빼놓고는 전부 개방입니다.
냄비들도 있는 대로 다 꺼내서 뚜껑 맞춰보는 눈빛이 얼마나 초롱초롱하고 진지하든지요...
꽝꽝 두드리면서 소리도 내고
냄비뚜껑 돌리리도 하고
큰 냄비 안에 작은 냄비도 넣어보고^^
국자 걸이도 (저희집은 동그랗게 세우는 형식이랍니다)
내려놔서 국자를 걸었다가 뺏다가... 국자로 코도 가려보고 눈가리고 까꿍도 해보고...
왠만한 장난감 집중력이야 1분을 넘지 않는데 주방 살림은 늘 엄마가 하고 할머니가 다루는 것을 보아서 더 흥미가 가는 듯 해요.
아~ 수저통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집은 동그란 통에 세워서 꼽아 놓는 형식인데
요즘 여기에 꽃혀서 아주 재미있어 합니다.
수저통, 포크 통... 꺼내 내려주면
찔러도 보고, 두드려도 보고
아이스크림 먹거나 음식 시켜먹고 받은 플라스틱 숟가락이나 포크들을
양손에 똑같은 걸로 골라서 집어가지고 돌아다닌답니다.
화장대도 올라가서 화장대 위의 물건들 밑으로 쏟고 거울 만지고 놀죠
가끔 옷장 정리할 때에도 옆에 둡니다
그러면 신나서 옷을 꺼내고 흔들죠
그리고 관심사가 다른 곳으로 옮겨져 갈 때쯤 엄마는 계획한 정리를 하는 겁니다.
이미 놀대로 놀았기 때문에 그때쯤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진답니다.
물 뿌리게에도 관심이 있답니다.
욕실에서 놀 때 물 뿌리게도 손에 들려주면 신기해하면서 한참을 가지고 놉니다.
다양한 욕실 오리들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답니다.
조만간 코렐 그릇들도 개방할 예정입니다.
얼마전에 하나 박살 내서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각기 크기가 다른 그릇들을 가지고 노는 재미도 쏠쏠하겠죠 ^^
2. 장난감 교환해서 사용해보기
주변 친척들에게 비슷한 또래가 있다가나 서너살 많을 경우에 장난감을 바꿔서 사용해 보는 겁니다.
저의 경우에는 재연이가 제일 어려서
물려 받을 장난감이 꽤 되요
한달전에 토이자러스에 갔을 때에는 타는 자동차에 큰 관심이 없었거든요?
(원래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면 하나 장만해줄 요량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바로 이틀 전에 고모가 스텝2 중고 자동차를 주셨는데 그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아요.
또 얼마전 부터 갑자기 인형에 관심이 늘어나서
딸이 있는 재연이 고모에게 이제 관심밖으로 밀려난 동물 인형이 있으면 주십사 부탁해 볼 예정입니다.
3. 그저 단지 관심이 늦을 수도 있어요
남들 다 좋아한다던 애플비의 무당벌레 책...
누구네 집에 갔더니 6개월도 안된 애가 좋아라하면서 물고빨고 하면서 놀고
그림도 약간 보기도 하던데....
울 아들은 쳐다도 안봤더랬습니다.
근데... 15개월 지나면서 부터 갑자기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는거...
단지 조금 늦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은...허락된 장난감은 정말 너무 작은 양인거 같아요
도시 생활에... 작은 집에서... 그중에서 거실이나 큰 방 정도 허락되는 작은 공간...
열어보고 싶은, 확인하고 싶은 곳은 많은데 엄마는 늘 안된다고만하고...
넘치는 호기심과 그에 따르는 흥미와 재미를 어른의 입장에서 가로 막고 있는게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요
벌써부터 아이의 흥미와 호기심을 부모님의 시각에 맞추어 조절하려고 하는게 아닌지 생각도 하게 되어요
물론 아이가 사주는 장난감마다 흥미를 가지고 놀면 좋고,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 하지 않는 순한 아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 아이라고 할지라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해요^^
첫댓글 저두요.. 아가들은 흙을 밟고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시골갈 일이 있으믄 부지런히 완군 데리구 다니구 있는데.. 완군은 나름 고구마도 캐보구 김장도 참가하구... 그런거 너무너무 재미나 하더라구요.. 집에서두 안깨지는 장난감은 다 꺼내주고.. 집안살림에 맞춰 장난감 구비해줬더니. 살림이랑 장난감을 같이 써서 놀더라구요..^^ 완군네 집은 완군 손 닫는 곳은 거의 다 맘대로에요.. 아빠가 사랑하는 컴터만 빼구요..^^
집에 혼자놔두기가 무서워요..애기들이 전부 물구 손으로 만져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