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충북 충주시 종민동과 동량면 조동리 앞 계곡을 댐으로 막아서 생긴 인공호수. 동쪽으로는 충북 제천시 금성면과 청풍면, 수산면을 아우르고, 서쪽으로 충주시 동량면과 살미면 산등성이를 적시고 있다. 가두어 놓은 물의 양은 소양댐 다음이지만 호수 넓이는 국내에서 으뜸가는 곳이다. 1985년 10월 공사가 끝난 뒤 댐이 자리한 충주시의 이름을 붙여 충주호라 부르고 있지만 제천 사람들은 청풍면이 더 많이 수몰되었다고 해서 청풍호라 부르기를 고집한다. 청풍면은 29개 마을 가운데 27개가 수몰되고 말았다. 수몰지역 대부분을 차지했던 제천시에서만 3천300여 가구, 1만8천700여 명의 주민이 제천이나 충주, 서울 등지로 타향살이를 떠나야 했다. 경치가 빼어난데다 호수 주변에 유적도 많아 손꼽히는 관광지가 되었지만 삶터를 수장당한 주민들의 애달픈 사연을 마주하면 숙연한 마음이 앞선다.
포장공사로 아스팔트 깔릴 예정 지도를 찬찬히 보면 호수 북쪽으로 꼬불꼬불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이 흙길은 충주시 북쪽, 원주시로 통하는 19번 국도와 제천시 남쪽 매포읍을 잇는 532번 지방도의 일부분이다. 주민들은 마을이 물에 잠기자 산등성 윗자락으로 옮겨 왔다.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많아야 10여 채가 전부다. 옛 황석리는 130여 가구의 큰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9가구만이 호수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댐 공사로 수몰된 마을을 위쪽 산기슭으로 옮긴 뒤 100리 산길을 새로 닦았다. 호숫가를 따라 북쪽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100리 길 오프로드는 물 속에 고향을 묻은 주민들이 애환을 나누는 마음의 통로이기도 하다. 충주호 오프로드는 충북 제천시 금성면 구룡리에서 시작되어 월굴리, 황석리, 후산리, 사오리, 부산리를 거쳐 단돈리, 방흥리, 오산리를 꿰고 충주시 동량면 지동리까지 37km를 달려야 하는 장거리 코스다. 승용차도 쉬엄쉬엄 지날 수 있고, 하루 세 차례 시외버스가 다니는 초급 오프로드다. 그러나 황석리에서 구룡리까지 이어지는 10여km가 곧 아스콘으로 덮일 예정이어서 더 늦기 전에 다녀와야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도로가 포장되면 펜션이나 식당, 찻집 같은 시설이 들어설 것이고, 청풍호반의 원시자태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프로드 매니아들에게는 비포장도로가 반갑겠지만 현지 주민들에게는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장애물일 뿐이다. 집들이 길섶에 자리한 까닭에 흙먼지 날리는 철에는 창문도 열지 못하고, 빨래 널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황석리 주민들이 마을 앞길 20여m를 아스팔트로 덮어 버렸을까. 주민들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이유다. 충주호 오프로드는 후산리부터 부산리까지 4.7km의 포장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코스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코스는 제천시 금성면 구룡리에서 출발해 후산리에서 끝나는 12km. 두 번째 코스는 아스팔트길을 지나 금성면 부산리에서 다시 시작되어 충주시 동량면 지동리(금잠)에서 끝나는 20.4km 구간이다. 순정 SUV로 시속 40∼50km를 내는데 무리 없을 정도로 평탄한 길이다. 하지만 코너에서 차를 마주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한다. 잔돌이 많아 노면이 미끄럽기 때문에 갑작스레 브레이크를 밟으면 길 옆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다.
--- 충주시 동량면 지동리. 만지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에서 5.4km, 부산리 갈림길로부터 셈하면 20.4km나 되는 두 번째 코스를 마감하는 곳이다. 제천시 금성면 구룡리 입구에서 시작된 첫 번째 코스까지 더해 37km를 달렸다. 지동리에 도착하면 400년 된 느티나무가 길손을 맞는다. 충주보호수 64호다. 지동리에서 시작되는 532번 지방도 아스팔트길을 따라가면 충주시에 닿는다.
--- 산허리를 타고 만지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코스. 이정표가 있는 봉오리에서 산 아래까지 200여m의 고갯길은 콘크리트로 말끔하게 포장되어 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아 오프로드가 나타난다. 이정표에서 본 대로 계속 직진해 2km쯤 가면 호젓하게 자리한 집 두 채를 만난다. 집 앞마당을 지나면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만 최근에는 닿는 배가 거의 없어 오가는 길도 평탄하지 않다. 길은 선착장에서 꼬리를 감추고 만다.
--- 오산낚시터를 지나 1km쯤 산길을 오르면 봉오리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난다. 내처 달리면 두 번째 오프로드 코스의 종착지, 충주시 동량면 지동리로 향한다. 왼쪽 길로 내려가 2km쯤 들어가면 만지(滿池). 물이 가득한 연못이란 뜻이다. 수몰되기 전부터 이곳에 살았던 이들은 자신들의 터전이 물에 잠길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자연스럽게 예정된 길을 벗어나 길 아래, 만지로 향한다.
--- 부산리 삼거리에서 14.1km를 들어와 만난 오산낚시터 인근 호숫가. 운치만 쫓다가 하마터면 진흙 함정에 빠질 뻔했다. 체로키 앞은 호숫가로 향하는 길인 것 같지만 실은 타이어가 버틸 수 없는 미끄러운 뻘이다. 방류할 때 경사가 급한 곳은 물결에 패인 땅 주름이 남지만 완만한 곳은 그렇지 않아 착각하기 쉽다. 호수 주변은 물기가 많은데다 경사가 매우 급해 한번 미끄러지면 걷잡을 수 없는 화를 당할 수 있다
--- 후산리를 벗어나자마자 시작되는 왕복 2차선 아스팔트길은 산굽이를 따라 4.7km 이어지다 부산리 삼거리에서 새로운 오프로드 코스와 연결된다. 아는 길도 물어 가라 했다. 삼거리에서 때마침 장성천의 수질조사를 위해 샘플을 뜨고 있던 공무원을 만나 길을 물었다. 부산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장선천을 가로질러 놓인 부산교를 건너면 곧바로 두 번째 오프로드 코스가 열려 충주시 동량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 첫 번째 오프로드 코스가 끝나는 제천시 금성면 후산리 마을에 접어든 체로키. 오프로드가 시작되는 구룡리에서 12km를 달려왔다. 12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후산리의 주민은 스무 명이 채 안된다. 제천시 서쪽에 자리한 봉양읍과 아스팔트 포장길로 연결되어 황석리보다 교통이 편하고, 낚시꾼들의 발길도 잦다. 마을을 지키던 할아버지의 길 안내를 받아 두 번째 코스로 향했다
--- 빗물에 무너져 내린 선착장. 너비 3m, 길이 50m는 됨직한 선착장이 산산조각 나 있었다. 콘크리트 골조 안에 있던 흙이 빗물에 쓸려나가 무너진 것으로 추측된다. 벌건 녹을 입고 선착장 입구에 서 있는 안내문에는 ‘제원군(제천군의 80∼91년 이름) 한수면 상명오나루와 강 건너 안골부락을 연결’이라고 쓰여 있다. 멀쩡해 보이지만 콘크리트 바닥 아래가 텅 비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 오프로드가 시작되는 구룡리를 출발해 5.9km 지난 대덕산 끝자락에서 하루 세 번, 산골마을 사람들을 도회지로 실어 나르는 시외버스를 만났다. 제천시 경계의 서쪽 끝인 장선리를 기점으로 부산리, 사오리, 후산리, 황석리, 월굴리를 차례로 들르는 유일한 대중교통이다. 마을이라고 해봐야 10여 채밖에 안되어 버스에 타는 이들은 대여섯 명이 고작이다. 그러나 하루 세 차례 똑같은 시간에 어김없이 마을과 마을을 꿰어 제천시로 향한다.
--- 입구에서 1km를 달려 언덕 하나를 넘으면 금성면 월굴리, 옛 이름 석동골이다. 이 마을에 황석∼구룡간 도로 확·포장공사 현장사무실이 있어 통행하는 차가 제법 많다. 굽잇길에서 특히 조심할 것. 월굴리를 지나쳐 300여m 나아가면 드디어 충주호 상류에 닿는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산들바람과 호수에 나부끼며 반짝이는 햇살에 사로잡혀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강 건너로 조그만 마을을 이루고 있는 드라마 촬영장은 또 다른 볼거리
--- 충주호 오프로드 입구.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나가자마자 제천시 금성면 방향으로 우회전, 82번 지방도로 갈아탄다. 남제천IC에서 2km쯤 달리면 금성면 구룡리. 이곳에서 충주호를 사이에 두고 두 갈래 길이 열린다. 82번 지방도를 따라 직진하면 충주호 남쪽에 자리한 월악산국립공원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오프로드를 선택한다. 대덕산 천황사 이정표를 놓치지 않으면 된다. 포장공사를 알리는 안내문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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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도를 보니 충주호가 보통이 아니던데..... 그림인지 보이질 않네요....
나두 안보이는데...요
ㅎㅎㅎ퍼온 그곳에서 사진들이 안보이드라고~ 그래도 글읽어보시고 참고하시라고요~ ^^*
사진이 배꼽만 보이시면 상단의 사이트를 클릭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