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성당서 사형폐지 위한 서명운동 돌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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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가 대표적인 반생명문화인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각 교구 주교좌 본당을 필두로 전국 각 본당에서 본격적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 | “사형제 폐지되는 그날까지…” “큰 죄 지었어도 회개할 기회줘야” 종신형제 입법화 촉구미사도 봉헌
한국 천주교회가 대표적 반생명문화인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본격적인 서명운동에 나섰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운영위원장 김형태 변호사)는 12월 4일 전국 각 성당을 중심으로 사형제도 폐지와 종신형제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제24회 인권주일을 맞아 시작된 이날 서명운동은 각 교구 주교좌 성당을 필두로 전국의 각 성당은 물론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등 교회 내 기관 단체들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생명미사’가 열린 명동성당에서만 이날 하루 3천명이 넘는 이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해오는 등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사형제도 폐지에 힘을 보탰다.
한국 여행 중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나오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카토 나오키(프란치스코.일본 도쿄)씨는 “사형제도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자기 국민을 죽이는 모순된 행위이기 때문에 잘못됐다”며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지키는 일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탤런트 임현식(바오로.의정부교구 고양동본당)씨도 서명 후 “사형제도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반생명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아 안타깝다”며 “많은 이들이 이 운동에 함께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소희(마리아.서울 명동본당)씨는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회개할 기회마저 빼앗는 것은 하느님의 정의에 맞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 사회도 책임을 나눠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영우 신부는 “사형제도에 대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신자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사형폐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며 “사형제를 폐지하고 종신형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생명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이날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형제도 폐지 열기를 교회 안팎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편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사형수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사형제도 폐지와 종신형 입법화를 촉구하는 ‘사형제도 폐지 기원미사’가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인 11월 30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헌됐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김운회 주교와 사회사목부 사제단 공동집전 미사, 사형수 드라마 ‘동행’ 중 사형집행 장면 및 종교계의 사형제도 폐지 운동 동영상 상영, 촛불기도 순으로 열렸다.
이날 미사 강론에서 김운회 주교는 “아무리 중한 죄인이라도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체험할 권리가 있다”며 “용서와 사랑을 통해 죄인들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행동해야할 의무를 가진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앞장 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미사 후 참석자들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며 이 땅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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