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여중길은 트럭 한 대가 너끈히 지나갈 정도로 넓다. 아스팔트가 깔린 바닥은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여중길’답게 분식집, 문구점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오후 무렵이면 여학생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진다. 길을 계속 따라 대한빌라를 지나면 본격적인 골목 풍경이 펼쳐진다. 오른편으로 새하얀 벽, 주황색 벽, 보라색, 연두색 벽을 가진 예쁜 건물 4채가 나타난다. 창틀도 빨간색,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다. 샛노란 쪽문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건물 맞은편 전봇대에 ‘아트인 시티 2007 대전 대동 공공미술 프로젝트 새야 새야 파랑새야’라는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다.
대동이 바뀌게 된 내력은 이렇다. 대동은 2007년 이후 그 모습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문화관광부가 지역생활문화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아트인 시티 2007’ 사업 공모에 오늘공공미술연구소가 참여해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주민들도 적극 나섰다. 동네 한가운데 버려져 있던 작은 공원에는 꽃밭이 만들어졌고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설치됐다. 잿빛 일색의 삭막하던 골목길은 화사한 노란색으로 칠해지고 갖가지 꽃 그림과 새 그림이 그려졌다. 30여 명의 지역 작가들이 참여해 도왔다. 이후 대전시가 추진한 ‘무지개 프로젝트’도 대동의 모습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전시는 기존 주택과 상가 건물은 그대로 놔둔 채 진입로와 언덕길 등 주거환경을 깨끗하게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최근 들어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뉴타운 등 ‘때려부수는’ 개발 사업과는 분명 다르다. 소규모 아파트와 살만한 단독주택은 리모델링한 뒤 사람들이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한 것. 재개발로 인해 기존의 원주민과 세입자가 떠나지 않아도 됐다. |
첫댓글 보람있네요 잘계시죠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