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안식일
증인 아브라함
모범적인 지도자
테드 N. C. 윌슨
거대한 유프라테스 강둑을 따라 고대 메소포타미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던 화려한 도시 우르는 당시 세계 전역의 무역상들을 끌어들이던 부유한 제국의 중심지였다. 페르시아만 근처의 활발한 항구에 자리 잡은 “우르에는 상점들, 가축이 끄는 수레, 나귀가 끄는 마차가 가득한 복잡한 거리가 있었으며, 가죽 제품들부터 귀중한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지 만들어 내는 장인들이 있던 번화한 도시였다.”1 그 도시를 둘러싼 주변에는 풍요로운 대추야자 숲이 자태를 뽐냈고, 관개 시설이 잘 갖추어진 밭에는 보리, 렌즈콩, 양파, 마늘 등이 자라고 있었으며, 염소와 양들이 흩어져 풀을 뜯고 있었다. 그 도시의 스카이라인에는 달의 신인 신(Sin)을 기리는 피라미드 모양의 거대한 신전인 지구라트가 버티고 서 있었다. 가로 40m, 세로 60m 너비의 기초 위에 20m 높이로 솟아 있는 지구라트는 색상이 각기 다른 기단(基壇) 셋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그 맨 위에는 은색의 신전이 있었다.2 그곳에서 인신 제사가 시행됐다고 알려져 있다.3
바벨탑의 반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워진 그곳의 신전은 우상 숭배와 이교의 중심지였다. 그럼에도 그 타락했던 고대 도시의 영향력 속에서 하나님의 가장 충실한 증인 중 한 사람이 등장했는데 그가 바로 아브라함이다.
엘렌 화잇은 “우상 숭배가 사방에서 그를 유혹했으나 허사였다. 신실치 못한 자들 가운데서도 신실함을 지킨 아브라함은 당시에 만연한 배교에 물들지 않고 유일하신 참하나님을 끝까지 섬겼다.”고 진술했다.4 그의 아버지 데라가 “다른 신들”을 섬겼는데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5 한 가지 가능성은 대홍수 약 350년 후에 태어난6 아브라함이 그의 5대 조부 즉 노아의 아들 셈의 증손자였던 에벨에게서 하늘에 계신 참하나님에 대해 배웠을 거라는 추측이다. 아브람의 선조 대부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에벨은 아브람이 태어난 후 적어도 100년을 함께하며 464세까지 살았다.7 에벨이 어린 후손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전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하나님에 대해 정확히 어떻게 배웠는지에 상관없이 우리는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음”을 알고 있다(히 11:8).
당시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문명화된 곳을 떠나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기꺼이 하나님의 증인이 되고자 했다. 이 위대한 족장이 어떻게 증인이 됐는지 간략히 살펴보자.
가족을 위한 증인
아버지가 사망한 하란에서 잠시 머문 뒤 아브라함은 “그의 아내 사래와 조카 롯과 하란에서 모은 모든 소유와 얻은 사람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떠나서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갔다(창 12:5). 아브람은 세겜 근처에 장막을 치고 먼저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았다(7절). 또다시 자리를 옮겨 갈 때 그는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8절). 아브람은 가족과 함께 예배할 것을 격려하면서 진영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아침과 저녁 희생 제사에 초청했다. 그가 새로운 곳으로 이사했을 때 그 제단은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무언의 증인이 되었다.
아브라함은 “모든 형태의 거짓 종교를 막고자” “가장 큰 주의”를 기울인 한편8 자신이 살던 지역 사회에서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의로운 사람으로 알려져 모두에게 존경을 받았다.
더 큰 공동체를 위한 증인
아브라함은 평화를 사랑했다. 그의 목자와 롯의 목자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을 때 그는 강권했다.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창 13:8). 롯에게 정착할 곳을 먼저 선택하도록 허용한 아브라함은 그에게 녹음이 우거진 비옥한 싯딤 골짜기를 선택하도록 승낙하고 자신은 산간 지역에 남았다.
그 후에 골짜기의 모든 주민이 그돌라오멜왕과 그의 동맹자들에게 사로잡혔을 때 아브라함은 이전에 롯이 저지른 배은망덕에 대해 조금도 원한이 없음을 보여 주었다. “롯에 대한 그의 사랑이 불일 듯 일어났으며 그는 그를 구원하기로 결심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권고를 구하는 가운데 아브라함은 전쟁을 준비했다.”9 승리는 신속하고 완전했으며 모든 포로와 재산을 되찾았다. 아브라함은 이 승리를 하나님께 돌렸다. 엘렌 화잇은 “여호와를 경배하는 자인 아브라함은 나라를 위하여 위대한 봉사를 했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 용감한 사람임을 입증했다. 이것으로 의로움은 비겁이 아니며 아브라함의 종교는 그를 용감한 사람으로 만들어 의를 지켜 내고 압제당하는 자를 보호하게 했음이 드러났다.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주변 부족에게 널리 감화를 끼쳤다.”고 기록했다.10
아브라함은 교육자였고 그가 믿음을 전하면서 그의 가족은 계속 성장하여 마침내 1천 명이 넘었다. “그의 교훈으로 유일하신 하나님을 경배하도록 지도받은 자들은 그의 장막에서 같이 살았다. 여기서 그들은 마치 학교에서 교육받듯 참된 신앙의 대표자가 될 준비를 갖추었다. 이렇듯 그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었다. 그는 각 가장을 교육했고 그들이 거느려야 할 가정마다 그의 운영 방식이 전수되어야 했다.”11
주변 모든 나라에서 존경을 받고 있던 아브라함의 “하나님께 대한 충성심은 확고부동했다. 그의 친절과 자비는 사람들의 신임과 우의를 두텁게 했고 그의 꾸밈없는 위대함은 존경과 영예를 받았다.”12
하나님과 타락하지 않은 존재 앞에 선 증인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했다. 하나님께서는 그와 직접 말씀하시고 자신의 목적을 계시하면서 아브라함을 영예롭게 하셨다. 그럼에도 아브라함은 인간이었고 성경은 그의 믿음이 적어도 세 번은 흔들렸다고 기록한다. (1) 바로 앞에서 자기 아내에 대해 거짓말했을 때(창 12:10~20) (2) 상속자를 낳기 위해 하갈을 아내로 취했을 때(창 16:1~4) (3) 사라가 자신의 아내인 것에 대해 아비멜렉왕에게 거짓말했을 때(창 20장)이다. 이러한 사례는 (1) 하나님이 명하시지 않은 길을 가는 위험 (2) 하나님의 지시에서 벗어난 이들의 도움에 의지할 때 겪는 위험을 보여 준다.
엘렌 화잇은 이렇게 지적했다. “하나님께서 충성스런 자들의 조상이 되도록 아브라함을 부르셨으므로 그의 생애는 후대 사람들에게 신앙의 모본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의 믿음은 완전하지 못했다. …그가 가장 높은 표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시험 중 가장 견디기 힘든 다른 시험을 당하게 하셨다.”13
하나님은 그에게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창 22:2)고 명령하셨다.
아브라함은 인신 제사가 이방인의 예배 의식이며, 하늘의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 왜 하나님은 그에게 약속의 아들을 죽이라고 요구하셨을까? 그럼에도 그 연로한 가장은 기도로 씨름한 후 믿음으로 전진했다.
“아브라함도 인간이었고 그의 애정과 애착도 우리와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이삭이 죽임을 당하면 약속이 어떻게 성취될 수 있을지 의심하며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픈 마음을 구실로 이유를 따지고자 하지 않았다. 무엇이든 하나님의 요구는 공평하고 의롭다고 믿으며 그는 명령을 곧이곧대로 따랐다.”14
그가 어떻게 할지 온 하늘이 애타는 마음으로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온 우주를 위한 구원의 계획의 교훈이 될 것임을 아브라함이나 이삭은 전혀 깨닫지 못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사랑하는 자기 아들을 희생시키실 장소가 다름 아닌 그들이 부르심을 받았던 그 장소가 될 것임을 그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하늘의 존재들은 아브라함의 믿음과 이삭의 순종이 시험당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온 하늘은 아브라함의 확고부동한 순종을 경이와 감탄으로 바라보았다. 온 하늘은 그의 충성됨을 칭찬했다. …사탄의 고소는 거짓으로 판명됐다. …다른 세계의 지적 존재들 앞에서 맹세로써 아브라함에게 확증된 하나님의 언약은 순종에 보상이 따른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천사들까지도 구속의 오묘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아브라함에게 자기 아들을 제물로 드리라는 명령이 내렸을 때 온 하늘 존재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들은 열렬한 관심으로 이 명령이 성취되는 매 단계를 주시했다. ‘번제할 어린양은 어디 있나이까’라는 이삭의 물음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고 대답했을 때, 아버지가 그의 아들을 막 죽이려는 찰나 그의 손이 멈추어지고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어린양이 이삭 대신에 드려졌을 때 바로 그때 구속의 신비 위에 빛이 밝혀졌고 천사들도 사람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놀라운 준비를 보다 분명히 이해하게 되었다.”15
우리는 오늘날의 증인
아브라함의 믿음과 순종과 섬김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간증의 본보기가 된다. 일상생활에서 나타난 그의 조용한 영향력, 확고한 성실성, 관대함, 예절, 아름다운 성품은 그가 하늘과 연결되어 있음을 모든 이에게 드러냈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었고 영원한 실재를 붙잡았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느니라”(롬 4:3).
테드 N. C. 윌슨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대총회장이다. 추가 기사 및 논평은 대총회장실의 트위터(@pastortedwilson) 및 페이스북(@Pastor Ted Wilson)에서 볼 수 있다.
1 Andrew Lawler, “City of Biblical Abraham Brimmed With Trade and Riches,” National Geographic, Mar. 11, 2016, https://on.natgeo.com/3isuYmQ
2 Ibid.
3 John Noble Wilford, “At Ur, Ritual Deaths That Were Anything but Serene,” New York Times, Oct. 26, 2009, https://nyti.ms/3k1nKqm
4 엘렌 G. 화잇, 『부조와 선지자』, 125
5 Ibid.
6 창세기 5, 11장에 기초한 연대임. 다음의 도표 참조, Seventh-day Adventist Bible Commentary(Washington, D.C.: Review and Herald Pub. Assn., 1953), vol. 1, p. 185
7 Ibid.
8 엘렌 G. 화잇, 『부조와 선지자』, 125
9 Ibid., 135
10 Ibid.
11 Ibid., 141
12 Ibid., 134
13 Ibid., 147
14 Ibid., 153
15 Ibid., 155
발문
일상생활에서 나타난 그의 조용한 영향력, 확고한 성실성, 관대함, 예절, 아름다운 성품은 그가 하늘과 연결되어 있음을 모든 이에게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