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안남자 (131)꿈을 위하여(18)-21

[좋은벗약초,나라]

소설 강안남자

(131)꿈을 위하여(18)

“당신, 무슨 일 있어요?” 

서경윤이 물었으나 남편 이종학은 잠자코 소파에 앉더니 탁자위에 놓인 담배를 집어들었다. 종학은 오후 6시도 안되어서 집으로 돌아온데다 표정이 어두웠다.

“어디 아파요?” 

다시 물었지만 경윤의 가슴은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회사일은 묻지 않는 한 말해주지 않는 종학이다. 그러나 집에서 통화하는 내용이나 표정, 그리고 얼마전에 빌라가 법원의 압류 통지를 받았다가 해지되는 상황들로 미루어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굳은 얼굴을 한 경윤이 종학의 앞에 앉았다.

“여보, 기운을 내요. 당신은 능력있는 사람이잖아.”

“아무래도 내일 부도가 날 것같아.” 

불쑥 입을 연 종학이 흐려진 눈으로 경윤을 보았다.

“그동안 말을 안했지만 겨우 지탱해갔는데 내일 2억5000짜리 어음은 못막겠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으므로 경윤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러나 아직 부도가 나면 어떤 결과가 나는지를 모르는터라 눈만 껌뻑였다. 종학이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연기를 길게 뿜었다. 

“이 집도 지난번 겨우 풀었지만 넘어갈거야. 그래서 말인데….”

갑자기 허리를 편 종학이 집안을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대충 짐을 꾸려서 오늘밤 안으로 당신은 떠나도록 해. 그것이 낫겠어.”

“떠, 떠나다니요?” 

“내일 저녁이면 채권자들이 몰려올거야. 그러니까.”

기가 막힌 경윤이 입을 딱 벌렸으나 종학은 초점을 잃은 시선으로 다시 집안을 둘러보았다. 

“옷가지하고 패물만 챙기고, 가전제품은 그대로 둘 수밖에 없어.”

“여보.” 

“미안해.” 

이를 악문 종학이 머리를 떨구었으므로 경윤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종학은 선량한 사람이었다. 영일을 친아들처럼 아껴주었고 다정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주었으며 가정의 행복을 느끼게 해준 남편이다. 

“서둘러야돼. 그래서 일찍 온거야.” 

외면한 채 종학이 말했을 때 경윤은 얼른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럼 어디로 가요?” 

“부산 언니한테 가 있으면 안될까? 채권자들이 거기까지 당신을 찾아가지는 않겠지.”

“그, 그럼 당신은요?” 

“난 아무래도.” 

이윽고 시선을 든 종학이 경윤을 보았다.  

“부도 금액이 15억 정도가 될거야. 그걸 수습해야겠어.”

“그렇다면.” 

“아파트하고 공장, 부동산은 이미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는데다 다른 것도 걸려있어서 다 날아갔고.” 

종학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나머지는 내가 몸으로 때워야겠지.” 

“어떻게요?” 

“여보, 내말 잘들어.” 

담배를 비벼끈 종학이 눈을 치켜뜨고 경윤을 보았다.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나 혼자서 책임을 질거야. 내가 어떻게 되더라도 당신과 영일이한테 피해가 가면 안돼.” 

종학이 주머니에서 서류를 꺼내 내밀었다. 

“합의이혼 서류야. 형식적인 것이니까 신경쓰지 말고 도장을 찍어. 그러면 채권자들이 당신을 괴롭힐 수가 없을테니까.” 

“여보.” 

경윤이 이를 악물었지만 말을 잇지는 못했다. 

/글 이원호 

소설 '강안남자'

소설 '강안남자'

(132)꿈을 위하여(19)

(132)꿈을 위하여(19)“한양전자의 부도액은 15억5000 정도가 될 겁니다.”

탁자 위에 약속어음 한장을 내려놓은 최갑중이 조철봉을 보았다.

“내일 아침에 여기있는 2억5000짜리 어음이 은행에 들어가면 부도가 납니다.”

약속어음에 시선을 준 채 조철봉이 머리만 끄덕였다. 한양전자 대표이사 이종학이 발행한 어음이다. 이종학은 부품공급 회사인 일성기계에 이 어음을 지급했고 일성기계는 어음할인 업체인 대호금융에 어음을 넘긴 것이다. 물론 사채업자인 대호금융은 2억5000짜리 어음을 받고 일성기계에 2억2500을 지급했는데 한달간 이자 10%를 떼였지만 일성기계는 감지덕지했다. 그들로서는 대호금융에서 할인할 어음이 있느냐는 연락이 하느님의 복음처럼 들렸을 것이었다.  

요즘 들어 일성기계는 한양전자와 거래하면서 어음이 제대로 결제된 때가 드물었다. 이 2억5000짜리 어음도 석달간 밀린 납품대금이 쌓인 것으로 만기일이 되었을 때 또 한양전자로부터 만기일 연장 부탁을 받을 것이 틀림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탁을 거절하고 어음을 은행에다 들이밀 수도 없는 형편이다. 한양전자가 부도를 맞으면 부품업체인 일성기계도 연쇄부도를 맞을 것이었으니 어쩔 수 없이 이자 몇%를 추가시켜 새 어음을 받아야만 할 것이었다. 의자에 등을 붙인 갑중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종학이가 며칠 전부터 저를 찾으려고 대호금융에 열번도 더 찾아왔다는데요. 오늘은 사무실에 두시간이나 앉아 있다가 갔답니다.” 

조철봉이 잠자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대호금융 사장 강순팔이 누구인가? 닳고 닳은 사채업자인 것이다.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한양전자의 어음을 친절하게 연락까지 해서 할인해준 이유는 최갑중이 시켰기 때문이다. 최갑중은 2억5000을 지급하고 한양전자 어음을 받아왔으니 강순팔은 그냥 앉은 자리에서 2천500을 챙긴 셈이다.

“내일 은행문 열자마자 어음 집어넣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조철봉이 말했다. 

“네가 2억5000에서 얼마나 찾는가 두고 보겠다.” 

“형님도 참.” 

갑중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종학은 내일 2억5000을 시작으로 줄줄이 어음이 밀려올 겁니다. 글쎄, 부동산은 이미 다 들어먹었고 어음과 당좌수표가 15억5000이 된다니까요.”

“그럼 네가 채권자 대표를 해도 되겠군.” 

“그 감투를 써서 뭐합니까?” 

“절대로 합의를 하면 안된단 말이야.” 

“그러지요.” 

“집으로 쳐들어가서 행패를 부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힐끗 조철봉의 눈치를 살핀 갑중이 눈살을 찌푸렸다.

“형수가, 아니, 영일이 엄마가 제 얼굴을 알아보지는 못하겠지요?”

“니가 탤런트냐?” 

“형님 결혼식 때 제가 가지 않았습니까?” 

“미친놈.” 

입맛을 다신 조철봉이 담배를 비벼껐다. 

“너같이 평범한 상판은 몽골에도 많어.” 

자리에서 일어선 조철봉이 뱉듯이 말했다. 

“기름짜듯이 비틀어서 짜내, 그년이 감춰둔 돈이 있을지도 모른다. 짜낸 돈은 다 너한테 줄테니까.” 

“그러지요.” 

갑중이 일어서는 조철봉을 따라 일어서며 대답했지만 별로 고마운 기색은 없었다. 이 일은 두달 전부터 갑중과 치밀하게 계획해 놓은 것이다. 물론 갑중은 조철봉이 이종학의 가정을 파괴하려는 이유를 안다. 둘은 나란히 호텔커피숍을 나왔다.

/글 이원호 

 소설 '강안남자'' (133)꿈을 위하여(20)

수화기에서 민유진의 목소리가 울렸을 때 조철봉은 시계부터 보았다. 저녁 8시10분, 정상적인 여자라면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저녁상을 차려주든지 아니면 아이들 치다꺼리에 바쁠 시간이다. 

“지금 뭐 해?” 

유진이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집근처 순댓국집에서 혼자 저녁을 먹고있는 중이었다. 

“아, 지금 루비 호텔에 있어.” 

불쑥 말을 해놓고나서 조철봉은 남은 숨을 길게 내뱉었다. 스스로 문득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순댓국밥을 먹고 있다 해도 상관없을 상대인데 저도 모르게 거짓말이 튀어나왔다. 

“거기서 뭐하는데?” 

“아, 손님하고 금방 헤어졌어, 그런데 웬 일이야?” 

“그냥 심심해서.” 

쓴웃음을 지은 조철봉이 입안에 남아있던 음식 찌꺼기를 모아 삼켰다. 한번 맛을 들인 유진이 연락을 해오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그저 며칠 상관이다. 간통은 스릴이 있을수록 성적 자극이 큰 법이다. 

“그럼 나올래?” 

“하지만 11시까지는 들어와야 하는데 괜찮을까?” 

유진의 말에 조철봉은 다시 시계를 보았다. 화장하고 나오는데 한시간반, 그러면 9시40분이 된다. 집에 가는데 30분을 잡는다고 해도 같이 있는 시간은 1시간도 채 안되는 것이다. 

“이봐, 내가 토끼인 줄 알아?”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지만 금방 알아들은 유진이 키득 웃었다.

“그래도 스릴 있지 않아?” 

“그럼 아예 팬티도 벗고 오든지, 시간절약하게 말이야.”

“그럴게.” 

유진은 이런 식의 대화를 즐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행히 옆쪽 테이블이 비어 있었지만 조철봉은 전화기를 귀에 바짝 붙였다. 어느덧 자신의 몸도 뜨거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차라리 내가 그쪽으로 가는게 어때? 그러면 느긋하게 남편 전화를 받을 수가 있지 않겠어?” 

그러자 유진의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야쿠자의 현지처 집에서 침대를 사용하는 간 큰 남자가 있겠는가? 조철봉은 엉겁결에 던진 제 말에 제가 먼저 자극을 받고는 눈을 치켜떴다. 그리고는 다그쳤다.

“어때? 네 침대에서 노는 것이?” 

“자신 있어?” 

유진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는데 그쪽도 제 자신에게 확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까짓 것, 너한테 침 놓아준 죄로 나도 칼침 한번 맞으면 되지, 뭐.”

“칼침은 무슨.” 

질색을 한듯 유진의 목소리가 급해졌고 따라서 조철봉의 기운도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나 다시 오기가 일어났다. 조철봉이 벽쪽으로 머리를 돌리고는 속삭였다.

“내 불방망이가 지금 불끈대고 있어, 얼른 집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거야.”

“미쳤어.” 

“네 뜨겁고 철철 넘치는 샘이 그립다고 자꾸 머리를 쳐들고 있단 말이야.”

“짜증나.” 

“네 가슴을 만져봐, 지금.” 

“싫어.” 

“네 샘에다 손가락 하나만 넣어봐.” 

그러자 수화기에서 긴 숨소리가 들리더니 유진이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자신 있어?” 

조철봉은 식은 순댓국 그릇을 밀어놓고 일어섰다.

/글 이원호 

　　　

[문화 일보] 소설 '강안남자'

(134)꿈을 위하여(21)

“빨리 들어와.” 

문을 열자마자 들어가는데도 유진이 속삭이듯 말했으므로 조철봉은 피식 웃었다. 유진의 아파트는 50평형으로 혼자 살기에는 너무 커보였다. 응접실의 벽에는 백만기의 대형 사진이 붙어 있었다. 골프 스윙을 하는 전신 사진이었다. 소파에 앉은 조철봉이 집안을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가구는 모두 일제 일색이었고 TV는 50인치도 더 되는것 같다. 

“애국자의 집이로군.” 

조철봉이 감탄한 표정으로 말했을때 유진이 주스잔을 의자에 내려놓고 옆에 앉았다. 실크 나이트가운 차림으로 허리는 여미었지만 가슴의 반이 드러난데다 슬쩍 비치는 허벅지의 맨살은 윤기가 났다. 

“팬티 벗고 있는거야?” 

조철봉이 은근한 목소리로 묻자 유진은 눈을 흘겼다.

“느긋한척 하지말어.” 

“척 한다구? 그래, 지금 번데기처럼 오그라들었다.”

손을 뻗은 조철봉이 유진의 손을 잡아 바지의 지퍼위에 올려 놓았다.

“스릴이 있을수록 그놈이 더 성을 낸다는걸 몰라?”

유진이 바지위로 조철봉의 남성을 움켜쥐었다. 이미 두볼은 달아올랐고 불빛에 반사된 두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여기서 할거야?” 

“온 집안을 굴러 다니며 할거야.” 

“큰소리는.” 

유진이 가운을 젖힌 순간 조철봉은 숨을 들이켰다. 무성한 숲이 검게 드러난 것이다. 유진은 가운 밑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다. 

“뜸 들이지 말고 해.” 

유진이 가운의 끈을 젖히자 이제는 둥글게 부푼 가슴과 볼록한 아랫배까지 다 드러났다. 유진의 몸에 시선을 준채 조철봉은 바지의 혁대부터 풀었다. 그리고는 팬티와 바지를 함께 끌어 내렸을때 유진이 몸을 틀어 조철봉의 허벅지 위에 앉았다.

“급했구나.” 

조철봉이 입술을 비틀고 말한 순간 유진은 이미 자신의 샘을 바짝 붙였다.

“이봐, 옷이나 벗고.” 

“먼저 넣고나서.”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 유진이 조철봉의 남성을 잡더니 샘에 넣었다.

“아, 좋아.” 

두팔로 조철봉의 목을 안으며 유진이 탄성을 뱉었다. 이미 유진의 샘은 넘쳐나고 있었으므로 조철봉은 허리에 힘을 주었다. 

“전화기는 어디있어?” 

그렇게 물은 것은 자신의 템포를 줄이려는 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그러자 허리를 들썩이던 유진이 주먹을 쥐더니 조철봉의 어깨를 쳤다.

“김새게 하지마.” 

바지와 팬티는 겨우 내렸지만 양말은 미처 벗지 못했고 상의는 셔츠에 아직 넥타이까지 맨 우스꽝스런 모양이었지만 조철봉은 집중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생리구조가 여자와 달라서 단순하다. 따라서 절정에 함께 오르려면 복잡하고 미묘한 여자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파에서 굴러 떨어진 둘은 응접실의 양탄자 위에서 정상위로 바꿨다. 그때부터 유진은 막바지 고개를 넘기 시작했다. 지난번보다 빠른 편이었다.

“내가 먼저 할게.” 

이제는 거침없이 비명같은 신음을 질러대면서 유진이 아우성치듯 말했다. 그것은 일차로 먼저 오를테니 조철봉은 기다리라는 말이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계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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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

잘봅니다

[부산 갈매기]

고맙습니다,잘 보고갑니다

[현호]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즐감 ~~~~~~~~

, 미진진하여 독 하고있읍니다 싸,

[티타임]

즐감이고...

[선바위둥이]

감사합니다

[아산hsm]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