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제 : 2019년 12월 15일(일요일)
2. 어디로 : 승봉산(355.5m), 큰봉산(222.5m)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 수곡리 산 1번지.
3. 함께하신 분 : 목포약사산악회회원, 목포녹색산악회회원 29명.
4. 산행방향 : 암태중학교 - 273봉 - 부처손군락지 - 만물상 - 승봉산 정상 -
203봉 - 수곡고개 - 큰봉산 - 노만사 - 수곡리버스승강장.
4. 산행거리 및 시간 : 6.5km, 3시간 10분.
승봉산 만물상입니다.
바로 그 뒤로 정상이 보입니다.
높지는 않아도,
크지는 않아도,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습니다.
많이 가졌다고 우쭐대지 말고,
부족하다고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12월 15일(일),
오늘은 목포시약사산악회,
2019년 송년산행일입니다.
오늘은 1년을 마무리하는 산행이므로,
먼 거리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높고 큰 산을 택한 공격적인 산행보다는,
쉬엄쉬엄 여유롭게 한해를 정리할 수 있는,
아담하고 친근한 산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목포시약사산악회는,
천사대교 개통으로 부쩍 가까워진,
신안군 암태도 승봉산으로 송년산행을 떠납니다.
아침 09시 00분 목포를 출발합니다.
신안 천사대교입니다.
천사대교는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읍 압해도와 암태면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입니다.
국내 최초 사장교와 현수교를 동시에 배치한 교량으로서,
총연장은 10.8km이며 2019년 4월 4일 개통하였습니다.
천사대교(千四大橋)라는 이름은 신안군이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것에서
따온 것입니다.
오도선착장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천사대교가 개통되므로서,
오도선착장은 본래의 기능보다는,
관광객들이 다리를 관망하는 전망대(?)로 역할이 바뀐 것 같습니다.
저는 천사대교를 처음으로 건넜는데,
기대가 너무 커서,
승용차가 아닌 버스여서인지,
생각보다는 큰 감흥이 없고 그저 밋밋했습니다.
다음에는 승용차를 직접 몰고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산악회행사에서는 좀처럼 모시기 힘든 분들인데,
요즘 출격이 잦습니다.
차여사님,
고비도 많았는데,
어려움 극복하고 오늘 같은 날,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김영식회장,
든든하고 듬직합니다.
승봉산 산행들머리를 찾아 나섰다가,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마늘밭이 눈에 띄어,
사진 한장 찍고 갑니다.
이게 건강한 밥상의 뿌리(?)가 아닐까 ?
생각합니다.
장단고길이 산행들머리 ?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암태도 산행이 많지 않아서,
우왕좌왕,
허둥대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리 저리 다니며 헤매다가,
암태중학교에서 중심을 바로 잡고,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정신을 하나로 모아 흐트러짐 없는 산행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하였습니다.
산행 준비운동 조교는,
일동제약 신입회원 나종섭회원인데,
손목과 발목을 동시에 풀어주라고 하니,
손목과 발목이 각각 놀고,
허리를 너무 뒤로 눕히다 보니 허리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서,
나이가 조금 있는 회원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나종섭회원,
예전 같으면 어쩔 줄 몰라할 텐데,
다음에는 거울보고 연습해와 실수 없도록 하겠다.
재치있게 넘어 갑니다.
목포시약사산악회 승봉산 산행,
지금 출발합니다.
암태중학교 정문 위에,
이런 문구가 걸려 있네요.
중학교 정문 위에 금연 글귀라 ~~
요즘 흡연문제가,
중학생들에게도 심각하다는 이야기인지,
재직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에게 향한 말씀인지,
이웃주민에게 하는 말씀인지,
모호합니다.
아무튼 중학교 정문 위에 내걸 문구로는,
적절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교문을 나서는 세 분,
관심 없이 지나가던데,
말 없는 폭력이라는 것 기억해 두기를.....
등산로를 어렵게 찾았습니다.
그런데,
정문이 아니라 후문입니다.
건물 사잇길인데,
산행 나들목길로는 어설퍼 보입니다.
나무 모양이 독특합니다.
소나무와 줄기나무가 어우러져 있는데,
마치 우리가 절집에서 경내로 들어설 때,
입구에 불법을 수호하기 위해 버티고 있는,
사천왕을 보는듯 했습니다.
그렇다면,
승봉산을 지키는 수호신인가 ?
이제 산행을 시작합니다.(10시 00분)
흙길에 멍석을 깔아 놓은 것은 지나친 배려입니다.
나종섭 대원,
오늘은 준비운동 조교에,
메인 사진작가입니다.
나무들은 겨울 맞을 준비를 다 끝낸 것 같고,
풀들은 파릇파릇한 게 내년 봄을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섬마을,
시골마을이,
평화롭습니다.
저 위의 하얀 물체,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 같아 보입니다.
이창하산행대장은,
임문규대원을 배려한다고 자라목을 한 건가 ?
내가 볼 때는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내가 젊은 것도 아닌데,
나는 오늘 왜 여기에 왔으며,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산행은 쫒기지도 않고,
여유롭습니다.
조화와 도드라짐,
혼자 도드라지는 것 보다,
주위와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이런 길은 얼마든지,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이 사람들,
오늘 산행 온 것 같지 않습니다.
나들이 나온 연인들 같습니다.
오늘 시크도 함께 왔는데,
괜찮으려나 ?
오윤광도사,
틀은 대충 갖춘 것 같네만,
내공은 조금 더 쌓아야 되는 것 아닌가 ?
김미진약사님,
산행하는 게 조금은 미진해 보이고 힘겨워 보입니다.
산행일에 빠지지 말고 항상 함께 하였으면 합니다.
물이 멀리 빠져 나갔습니다.
지금 한참 꼬막 잡고,
조개 잡고 할 시간인데,
아무도 없습니다.
일요일이라 모두들 쉬는 건가 ?
저게 너울성 파도야 ?
산 너울이야 ?
바람이 잔잔한 걸로 보아서는 산 너울이,
맞는 것 같습니다.
오른쪽에 저 조그마한 섬도,
1004개의 섬에 들어가는 건가 ?
이형곤이사,
언제부터 성당에 다녔지 ?
저 모습은 누가 보아도,
식전 기도하는 모습인데....
조금 전 그 일인가 ?
다대포가 시크에게 적극적으로 해명합니다.
김영천시인 님,
오늘 목포문인협회,
출판기념회도 있고,
송년모임도 있다는데,
그렇다고,
목포시약사산악회 송년산행을 건너뛸 수는 없고,
산악회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일단 산악회부터 참석하셨습니다.
오르다 힘이 들면,
쉬어가야 합니다.
내 능력을 벗어난 무리한 산행을 하면,
그 때부터는 등산이 아니라 노동입니다.
저 밑에서 보았던,
뱃길을 안내해주는 등대바위(?) 있는 곳까지,
올라 왔습니다.
언제 저기까지 가나?
막막해도 눈이 게을러서 그렇지,
한 발 한 발 옮기다 보면 그곳에 닿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온 길입니다.
부처손(바위손) 군락지입니다.
임문규대원,
첫아이를 무척 기다리는 모양이던데....
앞으로는 확 트인 들녁과 바다,
기도하기 좋은 넓은 바위,
부처손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저 돌탑 위에 돌 하나 올려 놓고 기도 드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도 같은데,
기도는 하고 올라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솔개가 떴습니다.
솔개가 한참을 정지비행을 합니다.
오윤광이 급히 승봉이 아빠(임문규)를 찾습니다.
조금 전에 우리 셋이서 임문규를 위해 기도를 했는데,
확실한 응답을 하기 위해 솔개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신선호약사는 강진 득룡산을 다녀온 후,
8년만에 둘째 딸을 얻었는데,
문규도 오늘 기쁜 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희들이 이 맛을 알아?
세상의 온갖 시름은 바람에 다 날려가고,
가슴이 열리며,
속이 확 트이고,
좋았던 일들,
무언가 이루어질 것만 같은,
한번은 인생을 살아 볼만하다는 생각들이,
막 가슴을 파고 듭니다.
아침에 버스에서,
시(詩) 같지 않은 글 하나 낭송했는데,
오윤광이 얼른 자리를 비켜 주며,
이 자리는 시인이 앉아야 된답니다.
좋은 시상(詩想)이 떠오르냐고 자꾸 묻습니다.
김영천시인이 보았다면,
놀고 있네,
무슨 돼먹지 않은 소리야,
한 마디 하셨을 것입니다.
아직 정상이 1,400m 남았습니다.
그래도, 2,200m나 올라왔습니다.
함께한 여정(旅程),
같은 곳에 있는 친구이지만,
한 여인은 하늘을 바라보며,
내일을 꿈꾸고,
또 한 여인은 땅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인가 ?
자신의 내면을 향해 끝없이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두 여성으로부터 초대받았습니다.
임종훈이가 엄지척을 ?
불과 두달 전 전라남도약사회 백운산 산행 때만 해도,
자기가 목포시약사회 수석부회장으로서,
넘버 투맨이라고 V자를 그리더니,
이제는 엄지를 치켜 세워 ?
정회장,
벌써 레임덕이 온 거야 ?
자기 위치를 잘 지키라고,
촉석봉정(矗石逢釘),
모난 돌이 정맞습니다.
저기 뒤에 천사대교가 보입니다.
승봉산 만물상입니다.
임종훈이가 또 잘난 체합니다.
만물상하면,
북한의 금강산 만물상,
남한의 가야산 만물상인데,
여기 승봉산 만물상은 소만물상이랍니다.
은근히 금강산은 몰라도 가야산은 다녀왔다는
말투였습니다.
내가 엄지척 했을 때 한 마디했더니,
속으로는 몰라도 겉으로는 V자,
손가락 두 개를 펴고 넘버 투맨,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엄지척이고,
넘버 투맨이고,
임종훈이는 오윤광이 손바닥 위에 있다네요.
날로 시건방져 가지고,
정회장과 나까지 제 손바닥 위에 올리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다치는 수가 있습니다.
만물상이 멀어져 갑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바위손(부처손)이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대한민국과 약사회,
우리가족,
임문규에게도 좋은 일이 있기를,
그리고,
오늘 세례를 받는 울산 이현희세실리아자매에게도,
주님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도했습니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11시 33분)
승봉산,
잘 읽어야 합니다.
다도해 최고 정상이 아닙니다.
다도해 최고 비경입니다.
조기석목포시약사회 의장은,
선발대로 어떻게나 내달리는지,
산행 시작할 때 보고,
하산한 후에나 봅니다.
그래서,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은 정상에서 잠시 머무르다가,
내려갑니다.
평소 같으면,
여기에 밥상을 펼쳤을 텐데,
오늘은 약사산악회가,
토속적인 맛집에서 점심을 거하게 사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밥상을 펼쳤어도,
드넓은 바다,
산너울,
하늘,
아내가 어제 담근 김장김치,
그것이면,
진수성찬인데,
토속맛집에서 그 맛을 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올 한 해 산행을 되돌아 보면,
산행일에 태풍이 불고,
비가 내려 산행을 두번이나 취소하게 되고,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산행일지를 통해,
집행부가 덕을 더 쌓아야 한다.
평소보다 조금 더 쌓는 것이 아니고,
하늘이 감동할 정도로 몰아서 크게 쌓아야 한다.
웃자고 개콘식으로 말하였는데,
정색하고 뉴스데스크로 받은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주먹밥과 과자류, 음료수, 생수,
점심에는 토속음식점에서 병어탕,
저녁은 굴국밥을 사준다고 합니다.
아무 것도 가져올 것 없다.
그냥 와서 즐기면 된다.
그 말이 귀에 꽂혀서,
하마터면 회비도 챙기지 않고 그냥 올 뻔 했습니다.
그런데,
회비까지 깎아 주겠다고 합니다.
산악회 집행부에서,
너무 크게 덕(?)을 쌓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비바람은커녕,
초겨울답지 않고,
따뜻한 봄날에,
하늘의 표정은 너무 밝고,
불어오는 바람까지도 따뜻한 손길로
우리를 어루만져 주는듯 하였습니다.
이제 하산합니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그저 쉽게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다 고비가 있습니다.
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주어진 환경보다 더 큰 결실을 맺는 것을 보고
감탄하게 됩니다.
환경 탓하지 말라.
미리 주저 앉지 마라.
노력하면 다 이루어 낼 수 있다.
말하는 듯 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꾸 보이는 것이,
성탄절이 가까워진 모양입니다.
승봉상 날머리에 도착하였습니다.(12시 15분)
산에서 임산물을 함부로 채취하면,
그 사람은 산악인이 아닙니다.
"아니온듯,
다녀가십시오"
아무리 송년산행이라지만,
승봉산 하나로는 아쉬워,
길 거너 큰봉산에 다시 오릅니다.
오윤광이는,
자기는 이것으로 됐다.
큰 깨달음이 있었다며 하산하였습니다.
공부가 부진해서,
아직 도를 깨우치지 못한 사람들은
다시 정진하기 위해 큰봉산을 오릅니다.
나무뿌리 계단 ?
비오는 날,
눈 오는 날,
미끄러지지 말라고,
자연이,
나무가,
배려해 주는 것 같습니다.
난감하네,
난감해 ~~~.
이것도 만물상이라고 해야 하나 ?
바위 사이사이에 바위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큰봉산 정상입니다.(12시 40분)
정상석도 없고 나무에 종이로 붙여 놓았습니다.
역(驛)으로 말하면,
간이역입니다.
정승원회장이,
이제 노만사로 가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가 그걸 노만산으로 알아듣고,
"뭐 또 노만산이라고 ?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복싱에서 잽도 여러 번 맞으면 멍든다고,
제가 지쳐있었던 모양입니다.
공부가 끝나야 하산할 것인데,
이렇게 마음수양이 덜 되어 가지고서야,
하산할 수 있으려나,
염려가 됩니다.
공부를 끝내지 못하면,
자퇴하고 내려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노만사로 내려갑니다.
오리바위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집오리는 아닌 것 같고,
천둥오리쯤 되어보입니다.
와불바위,
누워있는 부처님 형상을 한 바위라는 말인데,
아무리 뜯어 보아도 알 수가 없습니다.
무엇 눈에는 무엇만 보인다는데,
내가 비록 쉬고 있지만 천주교에 적을 두고 있어서,
부처님이 보여주시지 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노만사 대웅전입니다.(13시 10분)
저는 사찰을 적지 않게 보아왔지만,
이렇게 작고 소박한 대웅전은 처음 봅니다.
어지간히 큰 대웅전보다,
훨씬 마음에 울림이 있었고,
겸양의 자세로,
낮은 자세로 살라는,
가르침을 받고 내려 갑니다.
대웅전 뒤뜰로 가면,
약수터가 있습니다.
노만사(露滿寺)라는 절 이름은,
이 약수가 떨어지면서 이슬같이 가득 퍼진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 약수는 특히 위장병에 좋다고 합니다.
나무와 바위,
바위와 나무,
아주 신묘합니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나무들이 힘을 모으니 바위가 들리는듯 합니다.
어서 오세요,
드루와 ~~~,
자은도 토속촌으로 점심 먹으러 왔습니다.
산행은 암태도에서 하고,
밥을 자은도에서 먹으려니,
암태도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영식회장,
밥 먹은 후 자은분계해변에 갈 예정이니,
조금은 덜 미안해 해도 된다고 합니다.
일부 회원은,
산에서 방금 내려왔는데,
이층에다 자리를 잡았다며 투덜대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음식은 병어탕을 먹었는데,
밑반찬 모두가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한 상에 5만원인데,
무슨 코스요리처럼,
소라, 군고등어, 간장게장이 순차적으로 나왔습니다.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버스손님이 오게 되니,
조금은 버거운듯 보였습니다.
공기밥 그릇이,
스테인리스 그릇, 플라스틱 그릇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올 한 해 감사했고,
내년을 기약하며 얼마 남지 않은 날들,
마무리 잘 하자.
오늘 이 자리를 후원해준 정승원목포시약사회장의
건배사가 있었습니다.
음식은 모두들,
만족하는 눈치였습니다.
토속촌 안방마님에게,
잘 먹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천사대교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서 크고작은 건축물들이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섬마을에 특이적으로,
'다문화 쉼터'라는 공간이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이것 또한 또 다른 국제화라고 생각합니다.
신안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해사랑길에 도착하였습니다.(15시 05분)
수고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말 또한 사랑의 다른 표현입니다.
백사장은 밀물에 다 잠겼습니다.
아내는 끝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과거를 회상하는지,
미래를 꿈꾸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 안쪽 끝머리에,
백사장이 조금 남아 있었습니다.
모래가 흙처럼 가늘고 부드럽습니다.
손으로 한 웅큼 쥐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 나가고,
손 안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물구나무를 선 여인송(女人松),
사연을 보기 전에는,
어려서 가지고 놀던 노랑고무줄 묶은 새총을 생각했습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말은 사족(蛇足),
군더더기일 뿐입니다.
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주변에서 술판을 벌렸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지부지쳐"하라는 데도,
권커니 잣거니,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우리는 버스에서 기다리는데,
기약이 없습니다.
이들에게 버스에 있는 우리들은,
오래 전에 잊혀진 존재들이었습니다.
20여분 전부터 우리들 옆에 주차해 있던,
자은-목포간 시외버스가 목포를 다녀왔는데도,
소식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오늘 산행이 송년산행이 아니었다면,
승봉산에 올라 마음수련(?)을 하고 오지 않았다면,
뒤집어졌을 수도 있었습니다. ㅋ
목포에 무사히 도착하여,
올 산행을 마무리하는 황태해장국집에 모였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뜨끈한 굴국밥을 먹었습니다.
술을 많이 한 대원들도,
버스에서 속앓이(?)를 조금 했던 대원들도,
속이 확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속이 개운했습니다.
금년 한 해,
동부관광 오석규부장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승원회장 고맙고,
김미진약사 자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최화녕약사,
오늘 처음 보았는데,
반가웠습니다.
나는 오승우동생이 처음으로 참석한다기에,
바닷가로 낚시를 가려나 했는데,
제수씨가 참석하였습니다.
가끔씩이라도 함께 하였으면 합니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목포시약사산악회의 사자성어는,
항상 "처음처럼"입니다.
내가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한 달동안 끙끙거리며 썼던 글,
아침행사 때 읽으니,
작자가 나연수라는 말에 모두 웃었던,
제 딸아이에게 읽어 보라고 했더니,
내용은 대충 알겠는데,
그렇다면 자기는 어른이 되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했던 글,
여기에 적어 놓습니다.
한 해를 보내며 / 나 연 수
산이 높다고
다 명산이 아닙니다
사람이 나이 많다고
다 어른이 아닙니다
세상의 어두움을
응어리진 마음을 안고서는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중년을 넘는다면
꽃길만 걷지는 않았겠지요
때로는 오솔길을
때로는 너덜길도
걸었겠지요
세상풍파 겪으며
고진감래
오늘에 이르렀다면
이웃을
품을 만한 넉넉한 마음을
세상을 품을 만한
마음의 밭을 가꾸어야 합니다
나이를 먹었으면
남을 탓하는게 아닙니다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래야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어른이 됩시다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목포시약사산악회,
김영식회장님,
이창하산행대장님,
오윤광재무이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올 한 해 산행을 잘 이끌어 주셔서
행복하였습니다.
정승원목포시약사회 회장님,
조기석의장님,
고맙습니다.
김영천고문님을 비롯한 많은 회원님들,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뻤고,
회원님들 덕분에,
뜻깊은 한 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십시오.
내년에 뵙겠습니다.
사진 : 나종섭, 박창민, 나연수.
사진편집, 글 : 나 연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