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전사법 별절궁체를 복원하면서 느낀점은 아! 우리 조상님들께서 정말로 삶을 사랑하셨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철전사법 별절궁체를 복원하고 들었던 여러 이야기가 쌍놈사법, 패대기사법, 개구리사법등의 비아냥 욕설과 한산의 창작사법이다. 마상기사를 하면 말대가리를 쳐서 못쏜다. 육량전을 팔십보 쏘고 나서 철전사법이라 주장하라, 시수가 안난다 등등 대부분 비난이었고, 우리 조상님들께서 왜 철전사법 별절궁체를 금과옥조같이 여겨 전승했는지에 대한 이해없이 마구 내 뱉는 통에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가 조선철전사법 별절궁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분석해 보면 활을 쏘는 인체 내면에 대한 움직임이나 몸을 가져가는 정신에 대한 접근보다 시수, 시합, 처음보는 궁체에 대한 생소함에서 오는 거부감 등을 들어 먼저 비난합니다.
그런데 철전사법 별절궁체가 가지는 의미는 육량전을 팔십보 보내서 무과에 급제하고 벼슬하는데 있지 않습니다. 내 내면을 잘 통제하여 몸과 마음을 혼연일체로 만드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닦아진 궁술을 세상에 선보이며 육량전을 팔십보 보내고 무과에 급제하여 나라의 간성이 되는 길을 걸었던 것이지요. 현대에는 무과도 없고 레이저포까지 나온 마당에 무기로서 철전사법 별절궁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미 총포가 나온시점부터 활은 무기로서 그 의미가 퇴색되었고 구한말 무과가 폐지되면서 전혀 의미가 없어졌는데 말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호흡수련이나 기도, 차력, 주문수련등 여러 수행의 방편이 있지만 마음과 몸을 일체로 하는 수련은 활만한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번 설명을 드렸듯이 立禪動功입선동공, 활을 가지고 서서하는 요가에 해당해서 마음으로 활을 통제하지 아니하면 목적한 바를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射以觀德사이관덕이 도출되게 된 것인데, 활을 쏘는 본질을 모르니, 드러난 외형에 집착해서 시수가 안난다. 말대가리를 때린다. 등등의 이유를 대며 거부하는 것입니다.
철전사법 별절궁체를 공부해 보니 우리활은 마음으로 쏘는 활이고 등힘으로 쏘게끔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면의 마음은 각자의 활을 쏘니까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외형은 별절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기 때문에 활을 쏘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의 수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수행이 된 사람을 뽑아서 제후를 맡기고 나라를 다스리니 군대를 동원하지 않고도 천하가 화평할 수 있었다고 예기 사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별절궁체의 드러나는 외형이 등힘을 사용하는 궁체이기 때문에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뼈와 근육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되고, 별절을 이루는 내면의 힘을 제대로 사용했다면 상황에 맞추어 줌손과 각지손을 끝까지 채주지 않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는 활쏘기가 되는 것인데, 줌손과 각지손을 채주고 안채주고에 너무 천착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활터에서 수행을 목적으로 편안하게 쏠때는 줌손과 각지손이 땅으로 내려오기까지 채주는게 지극히 정상적인 움직임이지만, 전쟁터에서 병장기가 난무하고 성벽이 앞에 있거나, 말을 타고 달리거나, 숲속이라 인체의 행동에 제약이 있을때는 당연히 줌손과 각지손을 통제해서 적의하게 쏘아야 하는게 정상인데, 줌손과 각지손이 땅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별절이 아닌줄 아는 어리석음이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활을 쏠 것인가? 이것에 따라 인체 내면에 힘쓰는 방법이 달라지고 거기에 따라 각자의 궁체가 드러나니 가장 중요한 지점은 활을 대하는 마음이 소중한 것입니다. 활을 가지고 도성덕립을 이루기 위해서 쏠 것인가? 아니면 시수를 올려서 전국대회를 제패하고 상금을 얻고 명궁칭호로 부와 명성을 취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입니다.
활을 수행의 의미로 본다면 시합이나 겨루기는 별로 소중한 방법이 아닌것이 드러납니다. 혹자는 시장바닥에서 이룬 도가 크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수행에 집중해서 도를 이루기도 어려운데 시장바닥에서 도를 이루기는 사실상 불가하다고 봐야 겠지요.
우리 조상님들께서 별절궁체를 만든 마음자세, 이것을 먼저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는게 소중한 것이지, 바탕이 되어 있지도 않는데 겨루기 시합을 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 여지가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청교 장언식공께서 정사론에 말씀 하셨듯이 연궁중시가 답이기도 합니다. 자기 힘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부드러운 활로 무거운 화살을 3년정도 쏘아보면 인체 내부에 일어나는 힘의 조화와 운영의 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길러진 힘으로 막막강궁을 당기고 육량전을 팔십보 보내는 것은 무방하지만, 내면의 힘을 얻지 못하면서 육량전을 이야기하고 시수를 이야기 한다는 자체는 옳지 않는 것 같습니다.
첫댓글 말씀하시는 뜻은 대체로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제가 얘기하는 것은 연궁에 중시로 정면쏘기를 하는 궁사만 참가하여 체육에 적합한 궁체로 활을 쏘아서 그중에서 뛰어난 궁체와 시수를 상찬하면서 더욱 그 사법을 발전시켜 나아가는 터전을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인체에 무리가 없게 활을 쏘며 정신 수양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은 정사론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이 몸을 운용하고 힘을 쓰는 방법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사법을 구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가르침에 맞춰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한산님께서 말씀하시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내면과 외형을 동시에 갖춰 나갈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한산님 말씀이 근본, 본질적인 면에서는 분명 맞습니다만...(한산님 성향이 본래 좀 radical이신듯..^^;)
많은 사람들에게 철전사법을 소개하고 수련에 동참하게 하려면, 처음부터 너무 어렵고 재미없는 얘기로 접근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윤접장님의 취지도 기존 활쏘기 시합과는 다른 방식의 시합을 통해 사람들이 철전사법에 좀더 가까이 쉽게 접근하도록 해 보자는 것이 아닐까요. 일단 재미를 붙인 뒤에 내면 수련에도 마음을 쓰게 하심이...
연궁중시로 멀리 보내기 시합 같은 것은 과녁 맞추기와 다른 또다른 재미를 줄 수도 있을 듯 싶네요.
다만, 그 종목만 가지고 대회를 하기엔 좀 아쉽고 너무 제한적인 사람만 참가할 수도 있으니 단거리 종목이나 145도 함께 진행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철사연에서 오래전부터 대회를 구상하고 계신 거로 아는데,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그런 대회를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은 바 있습니다.
방법이야 다양하겠지만 기본 취지는 말씀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우선 재미가 있어야 배우는 맛도 날 것이니까요.
예전에 활 쏘시던 분들은 화살을 과녁에 보내기 위해서 무진 애를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강궁이 아닌 데다 지금처럼 가벼운 화살이 아니어서 더 그랬었다고요. 이때 활 쏘는 사진을 보면 대부분 줌이 하늘 높이 걸려있고 깍지는 등 뒤에서 아래로 길게 내리 끌며 쏘더군요. 그 모습이 철전이자 유엽전의 본때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