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풍류락도 영산가람길 1, 3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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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고을’ 천년 역사가 나주시민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나주를 여행하다보면 ‘천년 목사고을 나주’라는 문구를 자주 보게 된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현재의 행정구역 개념으로 보면 광역자치단체인 도(道)와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의 중간 크기인 목(牧)이 있었다.
나주는 고려 성종2년(983) 전국 12개 목 중 하나로 설치된 후로 조선 고종 33년(1896)
전라남도 관찰부가 광주로 옮겨지기까지 전라남도 지역에서 가장 큰 고을이었다.
전라도라는 지명도 전주와 나주의 첫 자를 따서 만들어졌으니 나주사람들이 자기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고장 나주에는 목사고을을 상징하는 여러 문화유적들이 남아있다.
나주읍성과 금성관, 목사내아와 나주향교 등이 그것이다. 과거 나주를 큰 고을로 만든 것은 영산강과 주변의 너른 들판이었다.
영산강 유역에 넓게 펼쳐진 나주평야는 전라북도 김제의 호남평야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평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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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주의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길이 ‘풍류락도 영산가람길’이다.
풍류락도 영산가람길을 걷기 위해 나주향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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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향교 입구에 도착하니 하마비(下馬碑)가 서 있다.
향교에 들어가기 전에 말에서 내려서 걸어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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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외삼문과 내삼문 등 두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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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를 통치원리로 한 조선은 공자와 그 제자들을 배향하는 문묘 대성전과 유학을 강학하는 명륜당으로 이루어진,
서울의 성균관과 여러 지방에 향교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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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는 전주 다음으로 큰 고을이었던 나주에 태종 7년에 다른 지역보다 크고 위엄있는 향교가 세워졌다.
나주향교는 향교의 일반적인 배치인 제향공간인 대성전이 앞에 있고,
강학공간인 명륜당이 뒤에 있는 전묘후학(前廟後學)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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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향교 대성전(보물 제394호) 앞에 서니 위엄이 느껴진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중심으로
안자·증자·자사·맹자 등 4성(四聖)을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 유학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마침 대성전 앞에서는 견학 온 초등학생들이 유림 한 분으로부터 나주향교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대성전 옆에는 600년 된 은행나무가 나주향교의 오랜 역사를 대변해준다.
조선 중기에 중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성전은 나주에서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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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전 뒤편 샛문을 통해 나가면 유생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공간인 명륜당 영역이다.
명륜당 앞 양쪽에는 길쭉하게 유생들의 숙소인 동재와 서재가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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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륜당 옆 담밖에 충효당이라는 건물을 새로 지어 다도(茶道)와 예절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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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곳곳에 남아 있는 향교들 중 많은 곳이 관리가 부실한데, 나주향교는 잘 관리되어 깔끔하고 정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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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향교 돌담길을 돌아 나오니 나주읍성 서성문인 영금문(暎錦門)이 의젓하게 서 있다.
나주읍성은 나주의 진산 금성산을 등지고 영산강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지형에 쌓은 평지 읍성이다.
고려시대 왜구를 방어하기위해 토성(土城)으로 쌓았으나, 조선 태종 4년(1404)에 석성(石城)으로 고쳐 쌓았으며
세조 3년(1457)에 크게 확장하였다. 그리고 임진왜란 이후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있었다.
성벽의 길이는 3.53km에 이른다.
나주읍성은 동서남북 4개의 성문과 행정을 맡아 보는 객사와 동헌, 내아 등의 건물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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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읍성은 일제 강점기에 의도적으로 훼손되어 금성관과 내아, 정수루 등만 남고 성문과 성곽 등
대부분의 시설이 사라져버렸다. 사라진 성문은 1993년 남문인 남고문 복원을 시작으로 2006년 동문인 동점문,
2011년 서문인 영금문을 복원하였으며 북문인 북망문도 2016년 10월쯤 복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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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문은 단층의 문루와 성문을 보호하는 시설인 옹성을 갖추고 있다.
서성문에는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 동학군이 성곽을 넘지 못하고 전멸하였다는 슬픈 사연이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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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서성문 근처에는 그나마 성곽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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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안쪽 골목에 정갈하게 쌓아놓은 흙돌담이 정겹다.
길지는 않지만 서성문 근처에 일부 남아 있는 성곽을 복원하면 서성문과 흙돌담, 성곽이 잘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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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문 안쪽 골목을 따라 나주목사내아로 향한다.
내아는 조선시대 나주목사가 기거하던 살림집으로, 일제강점기 때 관사로 사용하면서 원형이
변형되었다가 2009년 현재의 건물로 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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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학헌(琴鶴軒)이라는 당호를 달고 다시 태어난 내아는 ㄷ자형 본채와 -자형 별채·문간채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은 한옥전통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된다.
천년고도 나주를 찾는 사람들이 옛 향기를 맛보며 숙박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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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목사내아 대청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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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목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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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를 나와 2006년 개관한 나주목문화관에는 나주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각종 조형물과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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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와 나주목문화관 앞쪽 주차장은 나주동헌이 있었던 곳이다.
나주동헌은 나주목사가 정무를 보던 관아로 현재는 정문인 정수루(正綏樓)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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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루는 조선 선조 36년(1603)에 나주목사로 부임한 우복용이 지은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2층 누각이다.
2층에는 한때 시간을 알리기 위해 매달아 놓았던 북을 복원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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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루 앞쪽에 왕을 상징하는 지방 궁궐이자 객사인 금성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금성관으로 들어가기 위해 2층 누각 형태의 외삼문 망화루(望華樓)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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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화루를 통과하면 내삼문이 대기하고 있다.
외삼문 망화루는 경쾌한 느낌이 드는 팔작지붕을 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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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삼문은 단정한 모양의 맞배지붕으로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내삼문 옆으로는 담이 없기 때문에 문이라는 느낌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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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삼문을 통과하니 넓은 마당 뒤로 금성관과 좌우의 부속건물이 웅장하게 다가온다.
금성관은 지방 궁궐이고, 금성관과 나란히 맞대어 지어진 부속건물인 벽오헌과 서오헌은
사신이나 중앙관리들의 숙소로 사용되었던 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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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관에서는 매월 음력 1일과 15일에 왕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망궐례를 치루기도 했다.
금성관은 조선 성종 때 건립되었으며,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금성관은 정면 5칸, 측면 4칸 팔각지붕 건물로 전국의 객사 건물 중 그 규모가 가장 크고 웅장하다.
금성관(錦城館)이라 쓴 편액만 해도 길이가 2m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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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관은 일제강점기부터 군청사로 사용해오면서 원래의 모습에서 변형되었지만 1977년 원형대로 해체 복원되었다.
현재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어 있다. 금성관의 부속건물인 벽오헌(碧梧軒)과 서오헌(西梧軒)은
크기는 다르지만 2칸의 방과 너른 대청마루를 가지고 있다. 금성관 후원에는 6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당당하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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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헌 마루에 앉아 있으니 시원한 바람이 역사의 향기를 실어다준다.
오랜 역사를 가진 나주향교나 내아, 금성관, 성문 같은 유적들은 ‘목사고을’ 나주의 자부심을
가지게 해줄 뿐더러 주변의 현대식 건물에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금성관 앞쪽 거리는 곰탕거리로 불릴 정도로 곰탕집이 많다. 나주의 대표음식으로 자리를 잡은 나주곰탕은
뼈를 쓰는 다른 지역의 탕과는 달리 살코기인 양지와 사태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특별하다.
나주곰탕은 평양냉면, 전주비빔밥, 남원추어탕, 광양숯불구이처럼 이미 보통명사가 될 정도로 대중화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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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거리를 지나 나주천을 건너니 품격있는 한옥이 담장위로 지붕을 드러낸다.
남파고택(박경중 가옥)이다. 1917년에 건립된 남파고택은 후손이 지금까지 대를 이어 거주해 오고 있으며
안채, 바깥사랑채, 아래채 등이 원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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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천변을 따라 내려가니 나주버스터미널이 나온다.
1번 국도를 건너 나주종합병원 옆 나주경찰서로 들어가는 길은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겨우내 잎을 떨구고 있었던 메타세콰이아 가로수에 연잎이 피어 싱그러운 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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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아길을 지나 동문밖석당간(보물 제49호)을 만난다. 돌로 만들어진 당간은 전체 높이가
11m에 이르고 당간지주, 당간, 지붕돌과 보주까지 모든 구성부분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당간은 절에서 종파를 표시한 깃발인 당(幢)을 거는데 쓰이는 기둥을 일컫는다.
그러나 나주의 동문밖석당간은 고을 입구에 세워져 있다. 고려 초에 나주의 터를 정할 때 배 모양인
행주형(行舟型) 지세를 가진 나주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돛대로서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은 보수중이라 완전한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아쉽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동점문 안에는 나무로 만든 목당간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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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밖석당간에서 다시 1번 국도를 넘으면 나주천변에 동점문이 우뚝 서 있다.
동점문은 나주읍성 4대문 중 동쪽에 있는 문이다. 동점문(東漸門)이란 서경(書經)의 하서 우공편(夏書 禹貢篇)에
나오는 말로써 “나주천 물이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나주 사람의 정신이 작게는 개울에서 시작하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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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문은 광주지역에서 영산강을 따라 나주로 오던 사람들이 주로 통행했던 문이다.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없어지고 일부 기단석만 남아 있다가 2006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동점문은 홍예문 위에 2층 누각을 얹었고, 홍예문 앞에 반달형의 옹성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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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문에서 나주천을 건너면 남산공원이다.
돌계단을 따라 남산공원으로 올라서니 나주목사 김병우가 세우고 풍류를 즐겼다는 최고정이라는 정자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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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정자는 1978년에 재건립되었지만 팔각지붕만 기와일 뿐 나머지는 시멘트로 이루어져 있고,
마루도 없는 것으로 보아 원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금은 나무에 가려 일부만 보이지만
나주시내와 광주에서 나주로 흘러오는 영산강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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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정 아래에는 금성관 외삼문 이름과 같은 망화루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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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화루에서 바라보면 나주시내와 금성산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망화루에서 계단을 내려서니 나주시민회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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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회관에서 나주중학교 앞을 따라 내려가니 1993년 복원된 남고문이다.
남고문(南顧門) 앞에 서니 2층 누각의 팔작지붕이 화려하다. 남고문은 서울 한양도성의 숭례문이나
수원화성의 팔달문처럼 도로 한 가운데 교차로에 교통순경처럼 서서 지나는 차량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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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고문에서 도로를 따라 나주시청소년수련관으로 향한다.
청소년수련관이 있는 도로를 건너기 전에 나주반전수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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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는 예로부터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이 많았다.
그 전통을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목장 김춘식 선생이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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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반은 해주반, 통영반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명품 상(床)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주반전수관에서는 누구든지 나주반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전문적인 기술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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