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지 · 뇌경색에게 일격을 당하다
(2022. 10. 31)
[김평재]
지난 달 28일 오전 8시 쯤 아침 식사 두 숟가락째 먹으려 하는데 갑자기 구토가 시작된다. 화
장실로 뛰어가 토하고 나서도 계속 구토가 나온다. 2 - 3시간 후 녹청색 담즙까지 토하고 어
지러워 기어다니는 것마저 어렵다.
젊을 때 술을 많이 마신 후 토한 경험은 있지만, 술도 마시지 않은데 심한 구토가 있고 몸을 가
눌 수조차 없는 상태는 처음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5 - 6시간을 버티다가,
119 에 신고하여 오후 2시쯤 구급차로 중앙대병원 응급실에 간다.
오후 3시쯤 의사가 증상을 들은 후 검사를 시작한다. 'CT · 조형제 CT · MRI · X-레이, 이비인
후과 이석증 검사' 등을 5시간 정도 받고, '소뇌 급성 뇌경색' 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밤 12시
쯤 뇌졸중 집중치료실에 입원한다. 6인실에 입원하여 주위가 산만하고 1시간마다 혈압을 체
크해 잠을 잘 수 없다. 식전 30분 소화제 1알, 식후 30분 아스피린 등 3알이 들어있는 약 복용
외 다른 조치는 없다.
처음에 담즙까지 다 토하고 토할 것이 없으니 헛구역질을 많이 해, 위가 아플 정도고 어지러워
걸을 수조차 없다. 119 구급차를 타는 순간 구토는 멈추고 어지러움은 조금 있다. 실핏줄에
처음 '혈전' 이 막혔는데 119 구급차 탈 때쯤 뚫린 것이라고 한다. 그 혈전은 녹든지 날아가 버
리든지 한다. MRI 사진을 보니 왼쪽 소뇌의 약 5분의 3 이 하얗게 되어 있다. 5 - 6시간 동안
실핏줄에 혈전이 막혀 피가 흐르지 못해 해당 부분의 뇌가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손상
이 왔다고 한다.
그리고 손상 부위는 재생이 안 되고 주변 실핏줄이 대신 역할을 한다. '뇌졸중 집중 치료실' 에
서 하루를 지내고 10월 1일 오전 11시쯤 일반실로 옮긴다. 수술이나 물리 치료 등은 하지 않는
다. 아침 식전 30분 소화제와 식후 30분 혈전 용해제 복용 외 특별한 조치가 없고, 안정을 취
하며 10월 6일 퇴원할 때까지 검사만 한다. 일반실로 옮긴 다음날부터 계속 검사다. 피 검사
는 5차례 정도 하고 조형제를 넣은 MRI 검사 · 걷기 검사 · 정밀 심전도 검사 · 종아리 허벅지
등 하지 정맥류 검사 · 뇌혈류 검사 · 골다공증 검사 · 심장초음파 내시경 검사 · 걷기 검사 등이
다.
검사를 많이 한 이유는 혈전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찾아내기 위해서다. 혈전은 어디서든 만
들어질 수 있는데 뼈 · 종아리 등 근육 · 혈관 · 심장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내 경우는 심장
에서 소뇌측으로 올라오는 척추 동맥 시작 부분에 혈관 경화 현상이 보이는데, 거기에서 혈전
이 만들어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원인을 찾아내 입원 8일째인 10월 6일 오후 퇴원
한다. 14일 후인 20일에 외래 진료와 14일분 약 (지금까지 먹은 약과 똑같음) 을 준다. 뇌경색
이 오면 팔 · 다리 등이 마비되고 말도 잘 못하는 등 휴유증이 있다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이상
이 없다.
갑자기 일어나 걷기를 하면 좀 어지러운 증상은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
다. 평소 건강 관리를 잘 해 온다고 생각한다. 퇴직 후 술도 많이 줄고 담배는 처음부터 피우
지 않으며, 음식도 야채 · 과일 · 생선 위주로 하고 운동도 하루 1만 보 정도 꾸준히 한다.
당뇨 · 고혈압도 없고 체중 68kg 정도로 정상이다. 건강 검진 결과도 나쁘지 않고 중성 지방 수
치가 좀 높게 나온다. 그런데도 뇌경색이라는 병에 노출되니 황당하다. 뇌졸중의 원인은 다양
하다. '나이 · 가족력 · 당뇨 · 혈압 · 고지혈증' 등이다. 뇌경색에 대해 전혀 몰라 이렇게 늦게
조치를 취한 것이 후회가 된다. 전조 현상이 있을 때 빨리 응급실에 가야 된다는 것을 알려 주
고 싶다.
첫댓글
(2022. 10. 31) [임종식] 본인의
건강을 위해 필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