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홀수 문화 ◎
<홀수>는
우리 민족정신문화(精神文化)의 <깊은> 뿌리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까마득한 시절부터 조선의 혼(魂) 속에 묻혀 내려온
민족문화(民族文化)다.
자연스런 일상생활의 넉넉한 관습(慣習)에서 얻어진
지혜(智慧)의 소산으로
<홀수>는 "딱 맞아- 떨어지는 <짝수>에" 비해서
넉넉하고 <여유>롭다.
그중에서도 특히 <3>을 선호(選好)하고 있지만
1,3,5,7,9 모두가 우리 생활 속 <깊이> 맥(脈)을 내리고 있다.
우선 <국경일(國慶日)>이라든가
명절(名節)이 모두 <홀수 날>이다.
뿐만 아니라 때 맞춰서 돌아오는 절기(節氣)가
거의 <홀수 날>에 들어있다.
<설날>과 <추석>이 그렇고
정월 대보름(1월 15일), 삼짇날(3월 3일), 단오(5월 5일),
칠석(7월 7일), 백중(7월 15일)이 그렇다.
9월 9일은 <구중>이라 하여
남자들은 시(詩)를 짓고 여자들은 국화전을 부쳤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살찌는 계절을 즐기던
조상님들의 흐뭇한 얼굴이 떠오른다.
생활 곳곳에 뿌리내린 <3>의 의미는 더욱 다양하다.
사람이 죽으면 3일 장(葬) 아니면 5일장을 치르는 것이 보통이지
4일장이나 6일장은 없다.
역시 삼우제(三虞祭)가 있고
<49제>라는 추모(追慕)의 날이 있다.
망자(亡者) 앞에서는
홀수 날을 택하여 최대의 예우를 지키는 것이
뿌리 깊은 전통이다.
심지어 제물(祭物)을 올려도 <홀수>로 올리지
<짝수>로는 차리지 않는다.
돌탑을 쌓아도 3 5 7 9 홀수 층으로 올렸을 때에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들면서 보는 마음을 편케 한다.
아기를 낳고 금줄을 쳐도 세이레(三七日) 동안 출입을 삼갔다.
신성한 생명을 지키면서 축복하자는
삼신할미의 준엄한 고지(告知)다.
봉투에 돈을 넣어도 우리 서민들은 두 자리 수가 아닌 이상
3만 원 아니면 5만 원을 넣었지, 4만 원 이라든가 6만 원짜리
<기부 촌지>는 보기 어렵다.
상납금을 강요하는 교장이
교감에게 넌지시 말씀하셨다고 한다.
"짝수로 인사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 여태껏 그런 것도 <모르느냐>"
호통을 치는 바람에 백만 원을 더 얹어서 바쳤다고 한다.
죽일 놈 같으니라고!
이렇듯
<3>이라는 숫자가 우리들 생활 중심에서 축(軸)을 이루고 있다.
춥고 긴긴 겨울을 삼동(三冬)이라 했고,
무더운 여름을 건너가려면 삼복(三伏)을 견디어야 한다.
무리를 일컬어 <삼삼오오>라 했고
색깔을 이야기할 때도 <삼원색>이 근원이다.
상고(上古) 시대에 우리나라 땅을 마련해 준
삼신(三神)이 있다 하여 생명신으로 섬긴다.
삼재(三災)가 있는가 하면 또 삼재(三才)가 있다.
현대에는 시위문화에서
삼보일배(三步一拜)라는 것이 새로 생겼다.
간절하고 지극한 정성의 극치다.
가까운 <이웃>을 일컬어
<삼이웃>이라는 좋은 표현이 있는가 하면
잘하면 술이 <석 잔> 못하면 뺨이 <석 대>다.
힘 겨루기 판을 벌여도 <5판 3 승제>를 하며
만세를 불러도 삼창(三唱)까지 해야 속이 후련했다.
<짝 수>는 "죽은 자(者)"의 숫자란 말이 있고,
<홀수>는 "산 사람"의 숫자란 말도 있다.
그래서
<제사상(祭祀床)>에는 과일을 홀수로 올리고 <절>을 두 번 하지만
산 사람에겐 절을 <한 번만>하면 된다.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목적한 것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은
생활 속 곳곳에 숨어있다.
그만큼 <3>이라는 숫자는 우리 새활의 > 디딤돌>이요
구름판으로 안정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옮겨온 글~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