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불심 엿보기
라오스에서 불교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 사찰을 지나고도 멀지 않은 곳에서 또 사찰을 만나고, 한 무리의 스님을 지나치고도 멀지 않은 곳에서 또 스님과 마주치면서 드는 생각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이주영
어느 길로 접어들든 크고 작은 절들과 마주칠 수 있는 비엔티안에서 하루 이상 머물게 되면 어느 나라에 들어왔다기보다는 거대한 불당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다고 느껴진다. 이른 아침 떨어진 나뭇잎들을 빗질하며 사원을 정돈하는 십여 살 남짓의 승려들은 새벽 공기만큼 차분하고, 새벽 4시와 오후 4시에 종을 울려야 하는 어린 승려는 반듯한 이마를 반짝이며 인사를 건넨다.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사원은 카메라를 든 여행객이 그들의 불심을 엿보는 곳이기도 하다.
왓 탓 루앙(Wat That Luang)은 그 황금빛만으로도 라오스인의 불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만하다.
16세기 중엽에 건축된 이 불탑은 라오스의 고승이 인도에 가서 석가의 사리를 모셔 온 것이 그 시초가 됐다. 그런 이유로 탓 루앙은 라오스 사람들에게는 정신적 지주로 여겨지며 동시에 라오스 지폐에 등장할 정도로 상징적이다. 45m의 높이의 거대한 금빛 불탑은 수십 미터 밖에서도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웅장하다.
라오스에는 불교와 관련된 축제가 많은데 그중 음력 10월 보름은 탓 루앙의 축제일(분 탓 루앙)이다.
부처의 자비를 세상에 전하고자 승려와 순례자가 촛불을 들고 탓 루앙 주변을 걷는 의식을 행한다.
소원을 빌며 탑돌이를 하기 위해 찾아드는 수많은 인파가 해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
라오스 사람들이 평생에 한 번 참여해야 할 축제로 여길 정도로 큰 행사인데, 올해 탓 루앙 축제는 더 특별하다. 비엔티안 천도 450주년을 맞이해 이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탓 루앙 축제는 11월21일 개최돼 삼일간 지속된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겠다.
시내에서 벗어나 공원으로 조성된 ‘부다 파크’를 찾는 것도 빠뜨리지 말아야 것 중 하나다.
부다 파크의 정확한 명칭은 ‘씨앙 쿠안 부처 공원(Xieng Khouane Budda Park)’이다.
이곳에서는 삼라만상을 다 모아 놓은 것 같은 조각상들을 구경할 수 있다. 불교와 힌두교가 공존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불상뿐만 아니라 힌두상도 함께 전시된다.
또한 50m에 달하는 거대한 와불를 구경할 수 있고 지옥, 현세와 극락을 상징화시킨 조형물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 신나는 이들은 아이들과 관광객이다. 푸른 잔디 위에 자리해 숨바꼭질하듯 돌아볼 수 있는 부다 파크에는 웃음을 자아내는 다양하고 기괴한 모양의 조각상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은 라오스에 머무는 동안 고스란히 불교 사원 안에서 서성였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만약 비엔티안을 찾은 당신이 불교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다면, 토요일 오후 4시, 왓 속파루앙(Wat Sokpaluang)으로 가볼 것을 권한다. 스님과 더불어 걷는 법, 앉는 법을 비롯해 명상하는 방법 등을 함께 나눈다. 외국인에게도 그 문을 열어 놓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가진다. 오늘도 차가운 거리에 무릎을 대고 스님에게 시주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렬 속에서 버려야 할 것과 나눠야 할 것을 생각하는 여행객이 또 거기에 있다.
명상(Meditation) 문의 rutdidi@hotmail.com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travie.com%2Fupload%2F101101%2F225_laos02.jpg)
1 라오스의 불교와 주권을 상징하는 탓 루앙 2 예불에 쓸 꽃을 파는 모습이 라오스에서는 일상적으로 보인다 3 부다 파크의 전경 4 부다 파크의 기괴한 조형물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 입 속으로 들어가면 지옥와 현세, 극락이 형상화된 것을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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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같이 차가운날 더욱더 그리운 따뜻한 라오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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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