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주에서 95년식 구형 CB를 타는 모히또맛사탕입니다.
오랜만에 CB러브에 글을 올려보네요.
오늘 글을 쓰는 이유는. 많은 분들이 거쳐가고, 많은 분들이 타고 계신 CB400에 관하여 한번 제 생각을 나열해보며
글을 올려보자 합니다.
CB400은 어떤 차일까요?
개발 배경은 혼다에서 '프로젝트 빅'을 출시 후, 좀 더 사람들이 타기 편하고, 일본 배기량 제도에 맞게 나온 편의성과 경제성(이라고 하기엔 파츠가 비싸지만...)을 고려해서 설계되어 세상에 나온 네이키드 바이크 차량입니다.
53마력의 높은 출력(심지어 요즘 핫루키인 MT03도 42마력이죠. 물론 배기량 차이가 있긴 하나 MT03도 멋지고 훌륭한 바이크입니다.) 내구성이 좋고, 가볍고, 벨런스가 좋아 누구든 편하게 탈 수 있으며, 바이크 자체의 순수한 재미도 가지고 있는 팔방미인 같은 바이크라고 생각합니다.
CB400의 특성은 세대별로 다릅니다. 최초 NC31의 차량모델명과 88년도에 RR용으로 개발된 NC23의 엔진을 시작으로, 92~95년까지 1세대. 95~98년도까지 1.5세대 그 이후부터는 6천 부근 이후부터 가변 벨브기술로 터보처럼 튀어나가는 듯한 재미를 가진 브이텍1, 2, 3. 그 이후 PGM-FI라는 인젝션 기술이 적용된 최신 Revo 까지 쭉 명맥을 이어오고 있죠.
국내에서는 구형부터 브이텍까지 꽤 많은 차량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매니아도 넓고, 설계가 잘 된 차량임이
분명하죠.
CB400은 어떤 분들이 선호할까요?
CB400은 특정층의 분들이 주로 선호하는 차량은 아닌 것 같습니다.
CB400을 타시는 분들은 대부분, 4기통의 느낌을 찾아 처음으로 만나기 위해 오신 분들. 빛나는 2종소형을 취득하고 쿼터부터 시작하려 하는 분들, 네이키드 디자인과 좋은 소리, 부담없는 입양가격으로 오시는 분들, 내구성을 믿고 가끔 퀵차량으로 구매하시는 분들, 옛날에 거쳐갔던 향수를 다시 되찾고자 오시는 분들, 순수하게 CB400자체가 주는 재미가 좋아서 타시는 분들. 즉 많은 사람들이 설왕설래 하는 바이크라 할 수 있습니다.
CB400은 그만큼 다양한 라이더분들이 경험한 바이크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 이 모델이 매력을 느껴 오래 타시는 분들이
집 앞 자주 들리는 단골집처럼 들리는 곳이 바로 이 곳. CBluv이죠. 저희는 모두 CB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속상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여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CB400은 연식이 오래된 차량이지만, 확실한 클래식 바이크 장르는 아니지만 올드 바이크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드 바이크는 흘러가는 시간을 누구든 이길 수 없는 것처럼,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이 필요한 바이크입니다.
신형바이크와 성능과 연비를 비교하자면 사실 조금 뒤쳐지는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너가 가진 바이크와의 유대감, 추억, 그리고 감성과 애정을 단순히 세월이 오래 지났다고 해서
무시해버리고, 화석이 뭐 그렇지, 이런 걸 왜 타는지 모르겠다 등, 이런 뉘앙스를 가진 이야기를 하는 분을 만나면
매우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귀가 막힌 분하고 말다툼 하는 것 자체를 에너지 낭비라 생각하기 때문에
듣기만 하고 한 귀로 흘러버립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저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보통 '나도 CB 타봤어~' 라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고배기량! 신형! 이 최고다. 몇년 지나면 애물단지.'라 말하시더군요.
혹은, CB는 내구성 빼고는 별 볼일 없다 식의 이야기.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네요.
자. 그럼 다시 첫글로 돌아가서 CB는 어떤 차량인가, 어떤 분들이 선호하는가를 다시 되짚어 보고 싶습니다.
CB는 살아있는 듯한 고동감을 느낄 수 있는 OHV 엔진을 가진 할리 데이비슨.
거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높은 BMW GS.
바람을 가르며 날카롭게 빠르게 달리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많은 R차들 등 특이한 성격. 특화된
바이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CB는 그저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그런 바이크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쉽사리 접해보는 만큼, 다양한 컨디션의 차량도 많고, 다양한 경험들을 오너에게 선사합니다.
그게 좋은 기억이든, 좋지 않은 기억이든 말이죠.
저렴한 가격에 혹은 높은 가격에 업어왔다가, 차량 상태가 좋지 않았다던가, 혹은 생각보다 속도가 안나와서 실망했다던가, 너무 굳게 믿고 달렸다가 크게 사고가 났다던가, 기대감이 높았던만큼 실망도 컸다던가. 신분이 확실하지 않다던가. 말이죠. 이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경우입니다.
그렇다고 폄하 될 바이크는 분명 아닙니다. 우리 모두 타고 있는 바이크는 주인이 관리하기 나름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제가 생각하는 CB는 훌륭한 차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바이크가 훌륭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50cc 작은 스쿠터부터 골드윙 혹은 그 이상의 바이크까지 세상엔 수많은 바이크가 있고 모두 각기 다른 설계와 재미와
성격과 결함과 생김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어떤 바이크를 타든 다들 신기하고 재미있더군요.
흔하다고 해서 특별하지 않은 바이크는 없습니다. 모두 설계자들이 머리를 뒤어짜서 만들고, 달릴 수 있게 만든 차량이란 말이죠.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내가 타보았던 바이크가 몇대든 몇년을 타보았든 타인이 느끼는 자기 바이크에 대한 오너쉽과 애정에 대하여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좁은 견문과 독불장군같은 고집이 얼마나 무식한 것인가를 남들에게 떠들고 다니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보기엔 CB는 특별한 바이크고 또 다른 누군가가 보기엔 너무나 특이하지 않은 평범하거나 그 이하인 바이크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바이크라면, 그 바이크는 이미 훌륭한 바이크가 아닐까요?
년식이 어떻든, 배기량이 얼마든,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한적한 도로를 달리며 생각에 잠기게 만들며,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유유자적 떠날 수 있게 만드는 미듬직한 바이크는 이미 훌륭한 바이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그게 CB400이라 생각합니다.
4기통의 잔잔한 느낌, 매우 빠르지는 않지만 경쾌한 달리기, 기분나쁘지 않은 잔진동, 코너를 돌 때 하나가 되는 느낌. 캬브레터와 엔진이 이루어내는 출력의 하모니, 순정 머플러에서 들려오는 기분좋은 휘파람 소리, 가끔 세워놓고 바라보았을때 벅찬 기분, 바람을 쐬러 달릴때 느껴지는 상쾌함...
그렇기에 이별 후 떠나보냈던 녀석을 다시 입양했구요, 시간나는데로 타고다니고 깨끗하게 복원해서 타려고 합니다. 잠시 떠나보냈던게 미안하기도 하구요.
타인의 바이크에 대한 존중을 하지 못하는 분들은 그러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라이더분들은 모두들 좋은 바이크를 타고 계십니다. 내가 타는 바이크에 대한 마음이 큰 만큼, 다른 오너분의 바이크도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안전운전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바이크를 안전하게 즐기려면 위험한 곡예주행과 과속보다는 차량의 흐름에 알맞게 따라가고 추월할 때를 가리고, 같이 운전하는 라이더들을 항상 체크하고, 천천히 달릴때와 빠르게 달릴 때를 구분지어 라이딩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잘 타는 것은 남들보다 누구보다 빠르게 가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은 전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모두 안전하고 재미있는 라이딩 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새로운 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한층 더 즐거운 바이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친구와 좋은 형 동생도 만나게 되었구요.
하지만 그 와중에 조금은 불편한. 이해하기 어려운 분도 만나게 되면서 좀 속상한 대화를 나누게 되어 주저리주저리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두서 없이 적은듯한 제 글에 공감을 하기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부디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모두 행복한 바이크 라이프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공감 되는 글이네요~
준수씨 사진실력뿐만아니라 글재주도 좋네요 부랄탁치고갑니닷~!
공감 백퍼 입니다.
제 바이크의 경우, 남들이 보고는 무시할 수도 있어요. 외관이 워낙 허름해서죠.
하지만 제게는 소중한 바이크입니다. 4기통의 감성을 느끼게 해주었고 기계를 공부하게 해준 소중한 놈이죠.
그리고 제가 딱 핸들링하기 좋은 무게와 크기에요. 더 큰 배기량은 별로 가지고 싶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소중한 제 CB400 입니다.
정말 좋은책 한편을 읽은듯 합니다
넘 멋있어요👍👍
무엇을 타든 그바이크의 특성을 안다면 기변생각은 없겠죠? 기추는 있어도 ^^
백프로 공감되어 댓글남깁니다~ 좋은바이크들 많지만 cb400만큼 재밌고 하나된다는 느낌을 주는 바이크 없네요 ㅎㅎ
아이고 좋네요 ㅎㅎ
가끔 신형타믄서 구형타는사람들보고 쫌그시기한 말을 하는사람도 있죠...차마 제입으로 말씀은 못드리지만,그냥 흘려버려야죠뭘ㅎㅎ 팟팅합시다~!
신기하게 계속 땡기는차가 있어요. 바이크는 아니지만 차는 똑같은차 3대 사본적 있어요. 토탈 12년을 끌었네요.바이크도 CB가 그나마 제일 오래탔네요. 감당못해서 도망쳤지만..
너무너무 멋진글입니당
잘 보고갑니다ㅎ
시비는 그냥 서있는 모습도 예술입니다.
멋져요~!!! 언제나 마음속엔 cb♥
멋진글입니다!^^b
좋은글 감사합니다 !!
ㅇㅈ 멋진글입니다
저도 예전 cb 구형 을 갖고 멋진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신형바이크도 좋고 구형바이크도 좋고 어떤 추억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초점이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하네요
정말 좋은 추억의 바이크 였습니다. 저는요 다시 간직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에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