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이미연 주연의 멜로 영화 <중독>이 지난 5월 8일, 씨네2000 사무실에서 고사를 치른 후, 11일, 압구정동에 있는 한 바에서 크랭크인 했다. 한날 한시, 불의의 사고로 죽은 형의 영혼을 갖고 깨어난 시동생(이병헌)과 형수(이미연)의 위험하고도 슬픈 사랑이야기, <중독>은 충무로 캐스팅 1순위 이병헌이 만 2년간 100여 편의 시나리오를 검토한 뒤 선택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작품. 첫날 촬영에서 이병헌은 <중독>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듯 대사와 동선 하나 하나를 감독 배우 스태프들과 의논하는 열의를 보였다. 드라마 <아름다운 시절> 이후 연기 활동이 뜸했던 이병헌은 크랭크인에 앞서 “제가 요즘 연기가 고프거든요? 첫날 촬영 좀 더 하면 안 될까요?”라며 제작진을 졸라 촬영팀을 흐뭇하게 하기도 했다.
“최고의 배우, 스탭들과 함께 첫 작품을 하게 돼 기쁘다. 우리 모두 <중독>에 중독됩시다.” 영화 <301.302>, <산부인과>의 조감독 출신인 박영훈 감독의 힘찬 출사표로 시작된 첫날 촬영은 자동차에 푹 빠진 카레이서 대진(이병헌)에게 술취한 예주(박선영)가 속내를 고백하는 장면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대진을 짝사랑하는 예주가 자동차에 밀려 찬밥 신세라며, 대진에게 푸념과 질투를 늘어놓는 장면이다. 드라마 <화려한 시절>을 통해 연기력과 팬 층을 한층 넓힌 박선영은 이병헌의 여자친구 예주 역을 맡아, 영화 <중독>을 통해 스크린에서의 ‘화려한 시절’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촬영이 없던 이미연과 이얼도 촬영장을 방문, <중독>의 첫 촬영을 축하했다. 이미연은 남편의 영혼과 시동생의 육체 사이에서 갈등하는 은수 역을,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열연했던 이얼은 은수의 남편이자 대진의 형인 호진 역을 맡았다. 크랭크 인 다음 날에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실제 경기(한국 모터 챔피언쉽 결승전) 촬영을 진행했다. 이날의 촬영 장면은 다음 달 이병헌이 직접 연기할 레이싱 장면과 함께 편집되어 현장감 넘치는 경기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씨네2000이 제작하고 신인 박영훈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중독>은 3개월 여의 촬영을 거쳐 오는 10월 중순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