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송 광 운 행정부지사
-전 라 남 도 -
1. 머리말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계속해서 쓰는 말이 개혁, 혁신, 변화이다. 벌써 한 달 전에 장성아카데미 강의 주제가 ‘혁신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라고 결정되었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내가 최근에 읽은 ‘흑산도 하늘길’ 이라고 하는 장편소설 중 한 단락을 소개하겠다.
‘정약전은 어부를 만나면 한사코 얼굴과 자세가 근엄해지지 않도록 조심했다. 먼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담고 머리와 허리를 약간 숙여 주면서 진실로 덕담하듯이 인사말을 건넸다. “그새 평안하신가?” 그러면서 스스로를 타일렀다. 이들을 우롱하듯 대해서는 안 된다. 가식으로 대하는 것이 우롱이다. 자식이 해주었으면 하는 바를 가지고 부모를 섬기고, 아우가 해주었으면 하는 바를 가지고 형을 섬기고, 벗이 해주었으면 하는 바를 가지고 다른 벗을 사귀고, 윗사람이 해주었으면 하는 바를 가지고 아랫사람을 대해야 한다. 어부들은 머리와 허리를 굽히고 황송해하였다.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흑산도 하늘 길, 한승원 장편소설 中)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초로 물고기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한 장본인이며 다산 정약용 선생의 형님이다. 그는 대흑산도에서 7년, 소흑산도에서 9년 총 16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현산어보’라고 하는 물고기에 관한 우리 역사에 남을 귀중한 책을 냈다.
2. 혁신의 개념
혁신이란 바로 우리 장성군민이 원하는 바를 가지고 장성군민을 위한 행정을 하는 것이 혁신이다. 이 혁신이라는 것을 혹자는 이렇게 얘기를 했다. “혁신은 바로 불행한 사람들의 주제다. 또 불행이 염려되는 사람들의 주제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행복을 추구하고 지향한다는 말이 붙어야 한다. 행복을 지향하는 불행한 사람들의 주제가 바로 혁신이다. 모든 일이 스스로 잘되고 있고 잘 발전하고 있으며 안정되어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혁신이란 말을 쓸 필요가 없다고 정의할 수 있다. 바로 행복을 지향하는 불행한 사람들의 주제가 바로 혁신이다.
혁신이라는 것은 어떤 환경에 안주하는 체제를 거부하고, 염려하고, 불안해하며, 위기감을 느끼는 그런 사람들이 혁신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에는 위기감이 전제가 된다.
우리 장성군 공직자들은 앞으로 퇴직할 때까지 안정되게 근무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장성군 행정이 현재처럼 희망을 가지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겠는가? 이런 것을 한번 생각해보면서 우리도 행복을 지향하는 불행한 사람들의 주제인 혁신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현 좌표인 숫자를 가지고 나름대로 표현해보겠다.
우리 전라남도 인구가 가장 많았을 때가 1963년도로 광주, 전남을 합쳐서 430만 명이었다. 그 당시 전국의 인구는 3,000만 명으로 전라남도가 전체인구의 14%를 점하면서 경상북도에 이어서 2위의 인구를 가진 지역이었다. 그 당시 서울이 370만 명, 경상북도가 470만 명, 전라남도가 430만 명이었다. 그런데 2004년 인구통계를 보면 우리 광주, 전남 인구가 340만 명으로 그중 전남이 200만 명, 광주가 14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4,800만 명의 7%를 점하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또 다른 인구 예측을 보면, 지금 추세대로라면 2030년 전남 인구가 125만 명으로 예측되어 제주도, 울산광역시 다음에 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되어있다. 이렇듯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 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을 노인인구라고 한다. 그런데 전남의 경우 2004년 통계에 의하면, 전남 전체인구의 14.3%가 노인인구이다. 그리고 우리 장성군을 비롯한 10여개 군 단위는 20%가 노인인구이다. 노인인구가 14%이상 되면 우리가 고령사회라고 하고 20%부터는 초 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전국적으로는 2018년에 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다. 우리 전남은 벌써 2004년도에 고령사회로 접어든 것이다. 이는 전국평균보다 14년 빠른 것이다.
우리 전남도민의 평균나이가 2004년 말에 40세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가면 2030년에 우리 전남도민의 평균나이가 53.6세가 될 것이다. 이미 장성군을 비롯한 군 단위는 벌써 초 고령사회가 되어있다.
그러면 소득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인구문제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소득이 10년 전인 1994년과 2004년도를 비교해보면, 1994년도에는 농가 한 가구당 소득이 1,700만 원이었다. 그런데 2004년에는 2,600만 원으로 53%정도 증가했다. 그런데 농가부채를 보면 1994년도에 농가 한 가구당 600만 원이었는데 2004년도는 2,800만 원으로 약330%가 증가했다. 이것이 전라남도 전체적인 통계이다.
2004년의 경우 소득보다도 부채가 더 많아졌다. 앞으로 소득과 부채의 문제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예측을 했을 때 상당히 회의적이다. 농가부채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우리 장성군도 농가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또 장성군의 인구와 공무원 수를 살펴보면, 1976년도에 내가 장성군청에 있을 때 12만 명 정도였다. 2004년도 장성군 인구는 5만 명이었다. 그리고 2005년 3월 통계를 보면 49,880명이었다. 또한 장성군 공무원 수가 1993에는 388명이었다. 그런데 2004년 12월말 현재로 장성군 직제상 정원이 589명이고 현원은 552명이다. 인구는 52% 줄어들었는데 반해 공무원 수는 52%정도 증가를 했다. 내가 이 통계들을 보면서 전라남도와 군 단위의 현재 공직자들이 과연 안정된 위치에 있는가? 우리의 장래가 과연 퇴직연령이 될 때까지 안정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인가?하는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상당한 위기가 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에서 얘기한 ‘혁신’이라고 하는 이 단어와 관련해서 우리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우리에게 있어서 어떤 바람과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인가?하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러한 혁신은 변화이다.
3. 중앙정부의 혁신 추진방향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중앙에서부터 서서히 혁신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중앙에서 2박3일 동안 혁신교육을 받았다. 앞으로 행정자치부의 계획에 의하면 혁신추진모델을 2005년 6월말까지 자치단체에 내려 보낸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또한, 현재 행정자치부에서는 오영교 장관님 취임이후 행정조직이 전부 팀제로 바뀌었다. 그전에는 장관, 차관, 그리고 차관보, 국장, 과장, 계장, 직원 이렇게 해서 결재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팀제로 바꾸면서 2급, 3급, 4급들이 팀장이 되고, 전 직원들은 자기가 희망하는 팀을 쓰게 하고 그 팀장들이 팀원들을 고르게 했다. 그렇게 팀원을 맞추다 보니 열대여섯 명이 어느 팀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사람들에게는 재교육을 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금년 겨울쯤 되면 각 팀별로 업무 평가를 한다. 그 평가를 통해서 팀별로․개인별로 서열화를 시키고 인센티브를 적용할 것이다.
직원들이 “행정자치부 업무 중에는 수치와 평가로 해서 나타날 수 없는 업무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합니까?”라고 하자 장관님은 “평가를 해서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업무는 아예 하지 마라! 그런 업무들이 먼저 혁신되어져야 한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업무에 대해 평가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민원부서에 민원이 들어오면 전산체제에 의해서 입력이 되고 민원처리가 되면 바로 평가부서에서 그 민원을 낸 민원인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 민원인이 정말 내 민원을 잘 처리해주었다. 나는 흡족하다. 그와 반대로 흡족하지 못하다. 이렇게 해서 민원하나가 처리되고 나면 바로 평가시스템에 의해서 그 민원인의 만족도가 나오는 것이다. 그것이 평가 성과측정에 의해서 평가가 되고 수치화되어 한 사람의 평가와 실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행정자치부가 중앙부처에서 팀제로 평가를 하고 서열화하는 것이다. 팀원들의 인센티브, 봉급도 바로 성과에 따라서 달리하고 인사상의 혜택도 달리하는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평가결과 5%내지 7%정도의 팀원에 대해서는 재교육 계획을 가지고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행정자치부는 모범적으로 잘하는 시, 도, 군 중 일부를 시범기관으로 지정해서 재정적으로 혜택을 많이 줄 예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가 행정자치부 각 사무실을 방문해보니 각 팀별로 기둥 외에는 칸막이를 터버렸다. 또한 서류를 보관하는 케비넷의 70%가 없어졌다. 정부 전산체제 안에서 이제는 모든 것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것이다. 오영교 장관님께서 부임 후에 결재를 받으려고 열댓명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도대체 뭐하고 있는 것인가? 결재를 받으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다리다니, 이제 앞으로 대면결재는 없다.”라고 하면서 대면결재를 없앴다.
그리고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관계된 본부장을 비롯해서 팀장들까지 전부 한 자리에 모이게 하여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려,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협조사인을 받으러 다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협조사인도 필요없고 모여서 의사결정과 토론을 하면서 결정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인사가 있을 때마다 결재 받는 숫자가 많아진다. 행정자치부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보면 인사가 있겠다 싶으면 결재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어찌 그렇게 많은지! 장관님 결재가 필요 없는 것도 그 때는 받으러 온다. 틀림없이 승진을 앞두고 찾아온 직원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오 장관님은 이러한 것들을 모두 혁신하려고 하는 듯싶다. 따라서 각 부처에서는 우려반, 기대반의 심정으로 이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4. 전라남도의 혁신 추진방향
우리도의 혁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 분야이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나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사 분야에 대한 혁신이 가장 우선시 되는 문제가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이 된다. 우리 도에서는 가장 먼저 인사 분야에 대한 혁신안을 내놓았다. 또 금년 초부터 각종 회의를 혁신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 전라남도는 변화와 혁신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간부회의를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장으로 개선하여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혁신간부회의’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확대간부회의를 ‘혁신간부회의’로 명칭을 바꾸고 기존의 일방적인 업무계획 보고방식을 탈피하여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업무 중 개선해야 할 사항과 제도개선 또는 업무추진 시 필요한 시스템 개선사항, 도민 소득증대방안, 중앙정책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발굴하여 도정에 반영하는 간부회의로 운영하고 있다.
매월 셋째 주 월요일 간부회의 시에는 토론식으로 실시하되, 도정 현안사업에 대해 주제를 선정하여 주제발표와 더불어 지정토론과 자유토론을 실시하여 최적방안을 수렴하고 도의 추진전략으로 채택하는 ‘테마간부회의’를 실시하고 있다. ‘테마간부회의’는 테마를 정해서 서로 자유스럽게 의견을 내는데 그냥 의견을 내라고 하면 내지를 않는다. 특히 타부서 업무에 대한 것은 잘 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가령 주제발표를 ‘친환경 농업’이라고 하면 농정국장이 담당국장이다. 그러면 주제 발표를 농정국장이 하고 지정토론자를 두 세 사람 정한다. 농업기술원장 등 관계가 되는 사람들을 사전에 지정토론자로 지정하고 그 다음 자유토론이 이루어지도록 하여 최적방안을 수렴하여 도의 추진전략으로 채택하는 테마간부회의를 2005년부터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 중심의 성과평가 관리제’는 2005년 3월말 전국 광역시․도 중 전라남도가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로 조직과 개개인이 담당업무와 관련하여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그 목표달성을 위하여 열심히 일한 과정과 성과를 인사와 연계시킴으로써 조직전체가 스스로 일하도록 유도하는 평가제도이다.
지금까지 시행되던 목표관리제를 개선하여 적용대상을 5급 담당급까지 확대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가 추가되었다. 평가결과는 성과연봉, 성과상여금은 물론 인사에도 반영하려고 한다. 연말에는 일을 가장 열심히 하고 성과도가 높은 과장급 베스트 5와 담당 및 직원 베스트 10을 선정해서 일을 하는데 자극제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
다음 ‘전라남도 인사혁신 방안’에 대해서는 지사님부터 시작해서 모든 사람이 다 거기에 소위 구속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제일 첫 번째가 실․국장에게 5급 이하 일할 사람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면 직원들이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 문제는 서로 회의를 통해서 조정을 하고, 일단 국장이 그 국의 전체 정해진 인원 범위 내에서 조직․인사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국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면서 그 국에 주어진 임무를 얼마나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그 의무까지도 주는 것이다. 연말에 해당 국의 실적을 평가해서 정기인사와 성과연봉에 반영을 하는 제도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문제는 ‘어느 누구도 그 계장을, 그 직원을 데려가지 않으려고 한다.’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005년도 행정자치부 인사에서 12명이 보직을 못 받아서 재교육을 받게 했는데 이제 그런 인원이 틀림없이 나오게 된다. 우리 국에서는 저 사람을 받으라고 한다면 아예 안 받고 운영하겠다는 사람이 분명히 나올 것이다. 그러면 그런 직원에 대해서는 바로 어떤 교육기회를 갖게 해서 한번의 기회를 더 주고, 그 다음 다시 재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스템을 갖자는 것이 첫 번째 실․국장에게 5급 이하 공무원 조직과 인사권의 자율운영권을 준다는 사항이다.
그 동안에 우리 의회와 언론에서 ‘직업이 부단체장이다.’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몇 년 전 내가 오기 전에 들은 얘기인데 어떤 분이 한 7년인가 8년을 부군수로 너무 오래 근무를 해 교육원으로 발령을 냈는데 분개해서 아마 지사님한테 가서 책상을 쳐서 유리가 박살나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와 같이 왜! 내가 원하지 않는 발령을 하느냐?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 소위 말해서 부단체장을 권리로 생각했던 것을 3년 정도 부단체장을 한 사람은 도에 과장급으로 들어와서 다시 일을 하도록 하여 준 국장이 되고, 국장되고 하는 시스템을 발표를 했더니 언론과 의회에서 여론이 좋았다. 왜! 좋아하느냐? 전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의 간부로 못 들어오는 부단체장들이 퇴직할 때까지 계속 하다보니 벌써 여러 가지 부작용을 옆에서 목격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이것도 3년으로 정하였다. 이런 것이 바로 부단체장의 인사교류 활성화다.
그 다음 5급 상당 4개의 직위에 대한 개방형 채용 및 분야별 전문가 공채확대이다. 수출촉진, 외자유치, 관광개발 등 이런 분야의 자리를 개방직으로 해서 외부의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공고를 했다. 이것이 발표되자 많은 직원들이 “사무관 자리 4자리가 없어졌다.”라는 반발이 있었다. 이것은 인사혁신의 하나의 과정으로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이런 개방직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
그리고 근무성적평정제도 개선 및 승진후보자추천위원회 운영이라는 사항이 있다. 5급 이하 직원에 대해서 승진후보자명부에 올릴 때 4배수, 5배수다 해서 올리면 최고 인사권자가 배수 범위 내에서 선정을 하면 법적으로 맞게 되어 있다. 앞으로는 5급 이하에 대해서는 승진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승진후보자를 2배수로 압축해서 인사권자에 올리는 제도이다. 왜! 이것을 하느냐? 최소한 실무인력에 있어서는 비록 인사권자가 인사권은 가지고 있지만 2배수까지 추천위원회에서 압축을 해서 올리면 훨씬 더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하는 차원에서 승진후보자추천위원회 제도를 만들었다.
또한 2년 6월 보직 후에 명예퇴직 한다는 조건부 승진제도를 도입했다. 이것은 정년이 5년 이상 남아있는 공무원들이 해당된다. 이 제도를 도입한 계기는 5년 이상 남아있는 도 직원들이 자기가 퇴직하기 전에 승진을 해서 관리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해보고 퇴직하고 싶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전에는 그것이 소송도 제기되고 했는데 어떤 사람이 “승진만 시켜주면 1년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라고 하여 사무관으로 승진을 했다. 승진해서 보니까 공무원법상 퇴직하지 않아도 이상이 없겠다 싶어서 1년 지나도 퇴직을 하지 않고 계속 근무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송으로 이어졌는데 행정기관이 이겼다. 법원에서 인정한 그런 제도가 있어서 5년 이상 남아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령 5년 남아있는 분이 신청을 하면 상위 직급으로 승진을 하여 2년 반 동안 승진한 직급에서 근무를 하고 2년 반 먼저 퇴직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발표를 했는데 인사부서에 문의를 해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조건부 승진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국 주무계장 및 차석의 우선 승진 관행도 개선할 방침이다. 그리고 직급별 승진인원의 30% 이내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를 발탁하여 승진시키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 동안 우리들이 ‘생각은 있고 무엇인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들을 우리 도에서 과감하게 공표를 해서 2005년 7월 1일 이후부터 그 인사혁신 방안을 실천에 옮기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5. 장성군의 혁신 추진방향
혁신이란, 공무원은 군민이 바라는 대로 군 행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민이 원하는 지방행정을 펼쳐 나가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진정한 ‘혁신’이라는 것은 군민이 바라는 것에 더해져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군의 중장기적인 비전이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군정,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도정, 이것이 바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1995년도에 내무부에서 세정과장을 하고 있을 때 전국 250여개 자치단체가 민선으로 새로 출발을 했다. 우리 지역의 군수님께서 올라오셔서 “특별교부세를 좀 따야겠다.”라고 나한테 안내를 부탁하여 깜짝 놀랐다. 민선체제로 들어선 지가 얼마 안 된 상태였는데 고향의 발전을 위해 뛰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나는 너무 기뻐서 다른 일을 모두 미루어두고 군수님을 교부세과와 재정국장실에 안내하고, 차관보와 차관님한테까지 안내를 해드렸다. 그 군수님이 여기 앉아계신 김흥식 군수님이었다. 그 때 우리 김흥식 군수께서 특별교부세를 따기 위해 올라와서 노력한 결과 사업을 하나 따 가지고 돌아갔다. 그 때 군수님께서 장성아카데미 얘기를 해서 내무부 조선일보 출입기자에게 안내했다. 그 결과 조선일보에 장성아카데미가 소개되었다. 그 때가 1995년도 하반기였던 것 같다. 그 때 내가 장성군에 느꼈던 것은 이런 열정과 비전, 그리고 열의를 가진 리더가 있는 자치단체가 바로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자치단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지금 전라남도 22개 시군을 보고 있으면 분명히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시군이 있는가 하면, 바로 현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몇 발자국 못 벗어나는 시군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 5년, 10년 후를 내다봤을 때 내가 모두에서 말씀드린 전라남도의 어려운 점, 위기를 해쳐 나가기 위해서는 장성군처럼 중장기적인 비전과 함께 리더의 열정이 있어야 한다. 또 그 비전과 열정을 구체화해서 소화해낼 수 있는 간부 공무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간부 공무원을 따라주는 직원이 함께 했을 때에 추가적인 중장기의 비전을 가진 자치단체로 성장할 수 있고 그런 자치단체만이 앞으로 살아남는다. 지금까지의 변화 추세를 보면, 이제는 지방자치단체 간에도 엄청난 경쟁이 일어날 것이며,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꾸준하게 밀고나가는 자치단체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자치단체는 주민으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거의 모든 제도가 주민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자치단체는 나오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었다. 그런데 현재 제도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주민들에 의해서 버림을 받는 자치단체가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선거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선거 이전에 나타나도록 주민소환제도, 주민감사청구제도 등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선거기간 이전이라도 주민들이 봤을 때 우리 자치단체에 있는 리더와 공무원들이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군정․시정․도정을 올바르게 수행하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그래서 주민들이 알아서 거기에 대해 제재를 할 수 있고, 새로운 방향으로 채찍질을 해서라도 갈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자리에 있는 공직자를 비롯해서 장성군이라는 조직이 비전과 함께 혁신이라는 변화를 항상 염두에 두고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설계해야 한다.
6. 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8단계
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8단계를 책에서 요약한 내용이다. 한 조직이 왜 다른 조직보다 더 성공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달성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효과적인 변화를 위한 시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변화의 노력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으며, 여기에서 제시하는 8단계는 바람직하고 중요한 변화를 추진하는 절차의 기본적인 유형으로써 어떤 조직에서든 시도할 수 있는 내용이다.
1단계는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조직이, 어느 부서가 혁신의 분위기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은 위기감을 고조시켜야 한다. 즉 충분한 위기감을 가지고 기회와 문제를 포착하기 위해 정열적으로 행동을 했을 때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2단계는 그러한 변화의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때 변화선도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신뢰성, 자질, 인간관계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여 함께 작업을 시작하도록 한다.
3단계는 이러한 변화선도팀이 주도적으로 비전을 새로이 정립한다.
4단계는 의사소통을 실시한다. 많은 비판세력을 약화시키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이끌어가야 한다.
5단계로 그런 발전적인 행동을 위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권한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
6단계로 단기간에 성공을 이끌어내야 한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지원 등 많은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어떤 부분적인 성공을 가져오고 거기에 새로운 자극과 하고자 하는 의욕이 더 확산되어 성공을 향하여 제대로 갈 수 있다. 초기적인 단계에 성공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냉소주의자와 회의주의자들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7단계 속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목표로 삼은 단기적인 성공이 달성된 이후에는 변화가 방향성과 추진력을 갖게 된다.
8단계 조직에 변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래서 그 조직의 문화로써 체질화시키는 그런 단계를 밟아야 한다.
7. 맺는말
결론적으로 혁신은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새롭게 하는 것이다. 그만큼 혁신, 변화, 개혁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우리 조직, 내 위치, 우리 지방자치단체, 우리 지역 그리고 더 나아가서 우리 국가라고 하는 현재 좌표를 정확히 인식을 하고, 거기에서 위기의식을 느낄 때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8단계를 거치면서 혁신, 변화의 물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건 아니야! 당장 고쳐야 돼!”라는 느낌이 온다면 바로 실천에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3일 전에 전남 동부지역에 있는 어느 시에 조문을 갔다. 저녁에 “그 시에서 기업을 유치해 공장을 지었다.”는 사람과 30분간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은 경남사람인데 동부지역의 모 시에 58억을 들여서 공장을 설립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분의 첫마디가 나한테 얼마나 불만 섞인 말을 하는지 아주 당황했다. 그래도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얘기를 들었는데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A. B. C. D 라고 하는 절차가 있는 민원서류를 가지고 민원실을 찾았는데 담당직원이 옆에 가서 물어보고 A와 B라는 절차를 갖추라고 해서 열심히 몇 달을 준비했더니 그 뒤에 “C와 D 절차가 더 필요합니다.”라고 얘기해서 무슨 일인가 의아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경남에도 공장이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은 이미 행정처리를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C와 D절차를 몇 달에 걸쳐 갖췄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제일 먼저 지적하는 것은 민원담당 공무원의 전문화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의 경우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민원담당 공무원의 전문화는 큰 문제이다. 업무를 알만하면 다른 자리로 옮겨지고 새로운 사람이 와서 새롭게 공부하고 물어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원담당 직원의 전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이 1년 반을 걸려서 공장 다섯 개를 설비하여 준공을 하려 했는데 담당직원이 마지막 건물에 대해서는 당초계획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뜯어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공장설비가 다 연관이 되고 제한된 면적에 설치하고 했으니까 좀 어떻게 해 주십시오”라고 이야기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직원이 “안 됩니다. 규정상 저는 못해줍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윗사람이 이야기를 해도 버텨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분을 더 화가 나고 비참한 마음이 들게 했던 것은 “우선 뜯어내고 내가 떠난 뒤에 설치하시오.”라고 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그 직원이 그 사람한테 직접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걸 뜯어내는데 두 달이 또 걸렸다는 것이다. 나중에 그 담당직원이 간 뒤에 시설을 설치하면서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 이 지역에 공장을 지으려고 하겠습니까?”라고 하면서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그 얘기를 3일 전에 들었기 때문에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가 우리지역에 투자와 공장유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가? 그런데 민원담당 직원의 전문화 문제는 정말 우리들이 크게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살벌한 경쟁을 하는 가운데서 우리 지역에 조금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 그 일선 창구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것이 개선이 안 된다면 그 지방자치단체는 앞으로 투자유치가 어려워지고 비전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규정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자신있게 말을 잘 하는데 반하여 대안을 제시해 주는 데는 미흡하다.
지금 21세기를 운영해 나가는 행정공무원으로서의 자세는 ‘그건 이러이러한 조항 때문에 안 됩니다. 법에 의한 것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전문가 입장에서 ‘그 방법은 안 되지만 이렇게 하면 될 것입니다.’라는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공직자가 되어야 한다고 외치고 다닌다. 이것이 중요한 점이다. 바로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우리 공직자들, 우리 장성군 공무원들은 그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나는 광주시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다.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사업부서도 근무를 했는데, 거기에서 보니까 능력을 인정받고 자신을 위해주는 많은 시민들의 울타리가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하위직 직원 때부터 차이가 있었다. 자기업무와 관련해서는 물론 옆의 업무와 관련해서도 대안까지 제시해 주면서 스스로가 정성을 다해주는 사람들은 승진도 잘하고 시민들의 지지가 있는 것을 보았다. 따라서 나는 우리가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일선 창구부터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야 한다. 그것은 내가 맨 앞에 말했던 정약전 선생님께서 “자식이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바를 가지고 부모를 섬기고, 윗사람이 해주었으면 하는 바를 가지고 아랫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우리가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역사는 그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하는 의지와 정열과 지혜를 한데 모으는 개인과 집단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주어졌다.
내가 조선왕조실록을 한번 본 적이 있다. 거기에 보니까 조선시대에 가뭄이 든 적이 있다. 금년 여름은 백년 만에 찾아오는 무더위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조선시대에는 가뭄이 오면 보통 2, 3년 걸려서 장기간 가뭄이 왔던 것 같다. 그러면 우리 호남지역은 농토가 비옥하고 수리시설이 그래도 어느 정도 되어서 가뭄이 들어도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동부지역인 포항이나 울산지역은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벌써 2년 정도 한발이 들면 봇짐을 싸서 수십 명, 수백 명, 수천 명씩 전 가족이 만주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나온다. 그 당시 농업을 위주로 했던 시대에는 포항, 울산지역이 얼마나 척박한 땅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땅이 척박하여 살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던 그런 지역이 산업화 시대에 와서는 새로운 잘 사는 지역이 되고, 그 당시 더 나은 위치에 있었던 우리지역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서 바로 위기를 기회로 삼고 나가는 개인과 집단은 분명히 새로운 활로가 있다는 것을 역사에서 배우면서 ‘혁신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