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내리는군요 겨울비가...
참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여유로운 토요일이라니...
오늘 일정이 비 덕분에 취소되었습니다.
서둘러 귀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어제 모처럼 스윙바에 가서 땀을 흘렸더니 피곤한 감이 밀려옵니다.
홍제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비가오는데...별로 춥지 않아서..걸었습니다. 바지가 젖어도 상쾌했어요^ ^
제가 사는 곳은 홍제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 아파트에요.
10여평의 아파트에 모녀가 살고 있었는데 글쎄 오갈데 없는 신디렐라 공주를 받아주었지 뭡니까?
한칸짜리 장롱과 이부자리를 펴면 세뼘 남짓한 공간이 남는 방이지만 저에겐 천국이죠.
아마 저보다 두살아래인 딸아이는 놀러 나간거 같고 어머니는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아 귀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모처럼 혼자만의 주말을 만끽하는 중이에요. 구설이 길었군요^^.
몇가지 장을 봐가지고 집으로 들어왔어요.
세탁할 빨랫거리들을 정리하고 나서는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닭가슴살 4조각을 정성스레 빵가루입혀 튀기고,
느끼하기 그지없는 위즐을 세숟갈 크게 떠서 예쁜 사기그릇에 퍼놓고,
콘치즈와 콘초코를 가득담아 작은 상에 올리고 카스 댓병을 땄어요.
오랜시간동안 질겅질겅 씹고, 마시면서 멍하니 쇼프로들을 차례로 보았습니다.
내심 한강수타령 재방송을 보고 싶었는데...쓸데없는 프로그램들만 하더라구요.
적당히 먹고 마시고 노곤해 하니 빨래가 다 돌아갔습니다.
14개의 옷걸이에 적당히 널고 차곡차곡 양말빨래를 집게로 집었습니다.
삶아야 할 면생리대를 가스 불위에 올려놓고,
스웨터는 조물조물 빨아야 겠기에 대야에 담궈놓은 다음 컴퓨터를 켰습니다. (물론 동거인의 것입니다.)
그간 게시판에 글이 많이 올라와 있네요. 하나하나 읽고 듣습니다.
실은 자유게시판보다 음악게시판이 내용이 더 궁금했거든요^ ^
추천재즈에 올라온 Lysdal - A Matter Of Time 비오는 날에 듣기 좋군요.
좋아하는 사람과 블루스라도 한판 춰야할 것 같습니다.
시시껄렁한 쇼프로를 보면서 멍한 시간도 가졌구요.
일과를 정리하다보니 이번 한주 참 잘 쉬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휴가를 요청했어요. 저 스스로에게...
천성산 살리기 서명과 빈그릇 운동..그리고 인권, 기아, 환경...
제가 올한해 관심가지고 활동했던 많은 일들...그리고 기도,
저를 돌아보았던 시간들...바쁜 일정가운데서도 참 보람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지난주에는 19일 무렵 연말 대정모를 추진하려고 장소 알아보고, 프로그램을 고심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쳐버린거 같아요. 마침 19일에 개인적으로 다른 일정도 생겨버렸어요.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억지로 무리하게 진행하고 싶은 마음을 접기로 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면 26일쯤 에비로드에서 우리들끼리 음감이나 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간식꺼리 하나씩 들고와서 한해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한곡씩 이야기하는 시간이요...
에비로드 안되면 자코오빠 스투디오라도 빌리죠뭐..ㅋ
26일쯤 작게 자리를 펴보겠습니다. 동의하시는 분은 꼬리글 달아주세요.
뜻 맞으시는 분은 A4용지 반장에서 한장분량으로 올해를 살아낸 소감과 음악한 곡,
간식거리하나 싸들고 오세요. 테이블마다 예쁜 초는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크게 자리를 열지못해 죄송합니다. 작지만 함께 둘러않을 마음만 있다면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인원 제한 두지 않을테니 누구라도 오세요.
그날 음악에 맞춰 춤이라도 춰야겠다는 분은 18일날 스윙바에서 열릴 메죠 스윙팀 졸업파티에 가보세요. 간단하게 나마 스윙댄스를 배우실 수 있을겁니다.
적당히 빨래가 삶아진 것 같습니다.
마무리 하러 전 잠시 나가볼께요.
아마 음악은 틀어놓을 거에요.
첫댓글 아름답군요.. 재즈는 그녀의 시간을 온통 그녀의 것으로 만들죠... 편한 주말 되세요 ^^
연.지 언니당..^^
신디님이 맘고생 몸고생 많이 하셨군요...직접 힘이 못되드려 죄송...나두 요즘 이상하리 일이 말려 온정신을 거기 쏟느라...대정모를 연말에 한다는 선입관을 깨죠 뭐...^^
년말이라 바쁘신가 보네여 하루하루 즐겁고 소중한시간되십시요!
신디언니! 바쁜 속에서도 뜻있는 일을 많이 하셨네요~ 화이팅~~
힘내라, 신디!
비오는 날 바람에서, 숨쉴때 공기속에서 맡을 수 있는... 물기 듬뿍한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비가 오네요...
그림같은 풍경으로 읽었습니다^^
호호호! 신디君에게서 하얀겨울눈의 따뜻한 향기가 느껴지는구나. Good-Lu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