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읊어보는 여류시인들(?)의 사랑시
1970년대 고교야구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실제 있었던 얘기라고 합니다.
한참 야구 중계를 하던 중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경기가 중단되자 아나운서가
“여류작가 황순원님의 소나기가 생각난다”는 멘트를 날렸는데 이걸 어쩌나요?
황순원님은 남잔데~~~~~방송사고죠~~~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김영랑시인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입니다. 본명은 김윤식이지요~~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이 ‘가을엽서’의 안도현시인도 남자입니다.
그대 굳이 아는 척 하지 않아도 좋다.
찬비에 젖어도 새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 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뿐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의
이정하 시인도 여자가 아니라 남자입니다.
사실은 이 시를 접한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이정하? 여자인줄 알고 인터넷 검색했더니 남자시인이었습니다.
내 눈을 감기세요
내 눈빛을 가려 주십시오
그래도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눈을 감기세요’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역시 남자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때문에 여류시인인줄 알았어요~~
실은 문체도 여성스럽습니다.
이 ‘가을노래’ 역시 여류시인이 남긴것 것 같지만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느입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혹 여류시인으로 착각하는 시인으로는
박목월(본명 박영종), 류시화(본명 안재천), 커피시인으로 알려진 윤보영,
진달래 김소월(호), 고은(본명 고은태)시인 등이 있습니다.
가을에는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나뭇잎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며, 바람결에 휘날리며 떨어지고,
뜨거운 햇빛이 가을바람에 고개 숙이는 시기에
우리들의 무디어진 감성도 말랑말랑해집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자, 사랑의 계절입니다..
그리하여 가을은 평소에 시에 관심없는 사람들까지 시인으로 만드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첫댓글 ㅎ
이름만으론 성별 구분이 잘 안되요.
맞아요~~~예명이나 필명은 부르기 좋고
이미지 좋은걸로 하니까요~~~
ㅎㅎ
여류 김남조 시인 좋아하는데
이름 듣고는
남자인줄 ㅎㅎ
진짜 모두 여자 이름같네여.... ㅎㅎ
그래서 일케 이쁜 싯구들을 남기신건가 봅니다~~ ^^
맞습니다. 시인들은 이름부터 남녀를 떠나
이쁘더라구요~~~~~
유치환은 열외~~~~ㅎ
학창시절 릴케가 여자인줄 알았지 뭐에요 ~~
암튼 여자이름 같은 남자들에 사랑의 시
잘 보고갑니다 ~~
저두요...
릴케를 좋아하다보니
루 살로메를 미워했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