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농구도 이제 추계, 전국체전만을 남겨놓았습니다.
사실 고교, 중학 농구 선수들은 괜히 쓰기가 겁나는 친구들입니다.
워낙 나이가 어려서 말이죠--;; 그래도 결국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와 유망주들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저의 관점에서는 글을 써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제 주관적인 관점(대한민국 농구유망주의 관심을 높이자는 의미에서 쓰는 글입니다. 이들의 경기를 보신 다른 분들은 얼마든지 저의 생각과 달리 생각하실 수 있을 거라 봅니다)에서 쓰는 글이며, 올 시즌, 고교농구를 (조금 이를 수도 있지만) 정리하는 차원에서 에피타이저같은 글을 쓰는 것이니, 그 점을 감안하고, 글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들은 중등부 시절부터 '한데 뭉쳐서' 거론되던 유망주들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썼던 이들과 관련된 내용과 겹치는 부분도 있으니, 이 점 주의하시고 글을 보시면 됩니다.
이들의 플레이는 중고농구연맹의 다시보기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는 확실히 4번으로 가려는 느낌'
박정현(206cm, 포워드/센터)
작년, 고1때부터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U19 청소년 대표팀에 뽑혔던 박정현입니다. 작년보다 일단 신장이 좀 큰 게(제 생각이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맨발로 205cm 가까이 혹은 그쯤 되는 키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작년 대비로 꽤 컸거든요.)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몸도 약간은 불어 있었습니다.
올해 경기를 복기해보면, 박정현은 더욱 더(작년에도 좀 더 밖으로 나가서 플레이하는 걸 선호했지만)
4번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정말 얘가 지향하는 롤 모델이 덕 노비츠키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계속 해봅니다), 개인 기술적으로만 보면, 작년보다는 더 발전한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 공격적인 측면- 특히 1-1시, '최소한 고교농구'내에서 박정현은 '언터쳐블 수준' 이라고 봅니다. 정말 막기가 힘듭니다. 포스트업과 페이스업(특히 본인이 페이스업 돌파 시, 파울겟 혹은 바스켓 카운트로 이어지는 동작과 스텝이 마치 '스포츠 댄스를 추는 프로댄서가 스텝 밟듯이' 유연하고, 자연스러워서, 저한테는 꽤나 인상깊었습니다)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고,
'붙으면 파고, 떨어지면 던지는' '농구의 기본' 도 실제 경기에서 제대로 실천할 줄도 압니다(사실 이 플레이가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플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 어린 선수가 이 말을 경기에서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데, 박정현은 이 플레이를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제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발을 빼는 피벗 플레이도 실전 경기에서 구사하는 모습도 보여줬구요.
3점슛까지 메이드시킬 정도로 슛 거리도 길고, 미드-레인지 점퍼, 그리고 턴어라운드 점퍼의 성공률은 올해 확실히 엄청 좋아졌는데, 작년에 비해, 슛 터치가 올해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참 부드럽게 올라간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말이죠.
작년에 비해, 몸이 덜 만들어져서인지는 모르겠는데, 몸싸움에 '작년 대비' 로는 조금은 소극적인 모습이 보였으며, 너무 림과 먼 곳에서 공격이 시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농구는 림 가까이에 접근할 수록, 득점 성공률이 높아지는 스포츠인데, 지금보다는 좀 더 안으로 들어와서 공격을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불어난 몸을 조금 빼고, 농구에 필요한 근육을 만드는 '피지컬 트레이닝' 을 할 필요가 있고, 수비 시에 집중력을 많이 높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수비 시, 움직임이 기민하지 못하고, 그래서 발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경우가 많으며, 가끔 보면, 리바운드 시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박스아웃을 소홀히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센스가 좋아, 팀원들에게 좋은 A 패스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포제션에서 나이가 어려서인지, 혼자서 공격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 점은 보완이 필요해보입니다. 또 스피드와 탄력도 지금보다는 좀 더 길러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실력만 봐도, 박정현은 정말 괜찮은 기능을 지닌 4번 유망주라 봅니다. 무엇보다 '공격력의 완성도' 가 도저히 고교생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그 '미래' 가 기대되는 유망주인데, 내년에는 얼마나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나올 지 매우 궁금하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학에 간다면, '확실한 5번' 이 있는 팀에 가서, 붙박이 4번으로 전업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The Man'
삼일상고 송교창(200cm, 포워드)
이미 1학년 때부터, 팀의 1옵션으로 활약하던 '2m 포워드' 송교창(맨발 199.6.cm)은 올 시즌도 '고교농구 경기' 에서 주목할만한 퍼포먼스(특히 쌍용기 용산전이 대박이었죠.) 보여줬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올해 강혁 삼일상고 코치가 포인트가드, 포워드, 센터에 이르기까지 송교창에게 다양한 역할을 맡긴 것이, 올해 '송교창의 개인실력 발전' 에 어느정도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강혁 코치가 '다양한 포지션 역할' 을 맡길 정도로, 현재 삼일상고 내에서 송교창의 영향력은 엄청나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송교창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한 짧은 구력에도 불구하고, 슛을 뺀 기본기가 굉장히 탄탄합니다.
180대 선수들과 매치되도, 가볍게 제낄 수 있는 순간 스피드와 괜찮은 볼핸들링 실력, 오프 더 볼 무브, 어마어마한 활동량과 코트를 넓게 보는 시야는 현재 송교창이 가진 큰 자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윙스팬과 탄력도 굉장히 좋죠. 하지만 문제는 역시 슛입니다. 작년에 비해 '슛 거리' 는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경기 중에 3점슛(용산과의 쌍용기 경기에서 2쿼터가 끝날 때, 버저비터성 3점)도 성공시킬 정도로, '3점슛 ' 과 관련해서도 크게 신경을 쓰는 듯 합니다.
하지만 슛의 정확도는 여전히 아쉽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슛을 쏠 때, 아직 완벽하게 하체(여전히 상체를 많이 이용하여, 던지는 슛이 많음)를 사용하는 못하는 면이 이번 시즌에도 많이 보입니다. 그나마 포물선이 작년에 비해, 안정화된다는 점이 '송교창의 슛' 이 좋아질 것 같다라는 기대감이 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직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라는 생각도 드네요.
송교창은 특히 강팀(팀 전력이 삼일보다 위에 있는)과의 경기에서 체력이 후반에 급속도로 떨어지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체력이 떨어지면, 그 체력이 떨어지는 징후가 가장 눈에 띄게 보이는게, 자유투의 정확도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될 겁니다. 사실 송교창의 체력 문제는 워낙 팀 내 비중이 크고, 플레이 스타일이 워낙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유형의 농구선수이기에, '필연적' 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숙명' 혹은 '세금' 같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몸이 얇아, '전투적이고, 투쟁적인 면'은 분명 가지고 있으나, 몸싸움에 취약한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사실 송교창의 또하나 약점이라 볼 수 있는 파울 조절을 잘 못하는 점도 이 점이 어느정도는 작용합니다.
사실 지금 경기에서 보여지는 모습만 봐도, 송교창은 2m 포워드, 혹은 장신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사실 2m 포워드와 장신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는 대한민국 농구팬들에게는 독이 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확실한 성공의 표준이 되는 선수가 없고, 현재진행형에 가까운 유형의 농구선수니)의 출현을 기대하는 농구팬들에게는 '매력적인 캐릭터' 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그 반대의 입장에서는 송교창은 장점만큼 약점도 아직은 굉장히 뚜렷합니다. 그리고 그의 플레이(아무래도 대한민국 농구에서는 희귀성이 있는 2m 포워드이기 때문)가 미래에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도 있는, 수많은 논쟁의 한가운데에 호평과 혹평을 자주 들으며, 논제로 올라올 가능성' 도 큽니다(팬들 뿐 아니라, 농구계에 종사하시는 기자분들이나 관계자분들에게도).
그래서 아직은 배우는 입장의 단계라 볼 수 있는 고교농구에서, 올해 전국체전(삼일은 경기도 대표로 올해 제주 전국체전에 출전합니다.)과 고3이 되는 내년 고교농구 시즌, 송교창이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매우 궁금하고, 많은 농구팬분들께서도 관심있게 지켜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송교창에게 최적의 포지션은 3번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극 NO, 적극 YES'
경복고 김경원(199cm, 센터)
이번 아시아 U-18 선수권에서 대한민국 U18 대표팀이 세계 U-19 선수권 대회(3위 입상) 본선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한 빅맨이죠. 시즌 초만 하더라도, 김경원은 특히 공격에서 '소극적인 모습' 이 많이 보여서, 참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대로 끝나는 게 아닌가 싶은 우려도 있었는데, 연맹회장기 대회부터, 공격에서 제대로 필을 받기 시작하더니, 쌍용기에서 급상승세를 타며, 경복고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물론 전형준(183cm, 가드)의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과 효율적인 '림 가까이' 에서의 플레이를 전개했던 양재혁(193cm, 포워드)의 공도 대단히 컸지만, 역시 팀의 뿌리(?)는 김경원이었다고 봅니다.
올 시즌, 김경원의 경기가 잘 풀릴 때를 보고 있으면, '참 스마트하다.'기가 막히다.' 라는 멘트가 떠오릅니다. 농구 BQ가 굉장히 높은데, 그 김경원의 높은 농구 BQ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는 게 수비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강한 수비력이 사실은 원래 작년, 김경원의 최고 장점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올 시즌 초에 '공격에서의 적극성 결여' 때문에, '수면 아래' 로 조금 가라 앉아 있었죠. 하지만 다시 연맹회장기 때부터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며, 쌍용기에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며, 연꽃을 피웠다고 봅니다.
수비에서 '손' 이 아닌 '발' 로 수비할 줄 알며, 상대 선수의 움직임(가드, 포워드의 돌파와 수비가 스위치 되었을 때, 아웃사이드 수비에서 슛을 막아낼 때의 능력,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시도하는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미리 알아채고, 다음 넥스트 플레이를 미리 예측하는 능력,
적절한 타이밍에 시도하는 오버 가딩, 엄청나게 긴 팔을 이용해서 상대의 슛을 지능적으로 방해하는 (블록슛을 시도하거나, 혹은 상대가 대놓고 파울을 유도할 때, 블록만 대놓고 시도하지 않고도, 반칙의 경계를 제대로 타면서 슛 컨테스트를 정확하게 시도하는)수비, 스틸 능력은 고교 빅맨 중에서는 최고 수준에 있다고 봅니다.
사실 올해 김경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에는, 저는 '공격의 적극성' 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복이 우승을 차지했던 쌍용기에서는 미드-레인지 점퍼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골밑에서 전사처럼 밀고 들어가서, 파울겟과 득점을 해내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쉬운 점은 센터로는 약간 작은 '사이즈' 입니다. 농구에서 '사이즈' 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확실히 현재 사이즈로는 먼 미래에 포지션 전환도 필요해보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머리가 워낙 좋은 어떻게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저 개인적인 믿음이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봐야 됩니다.
그리고 경기에서 보면, 아직 덩치가 좋은 빅맨과 매치업이 되었을 때, 그 덩치 좋은 빅맨이 밀고 들어올 경우, '머리' 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육체적' 인 측면에서 밀릴 경우에는, 아쉽게 당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 외, 지금보다 볼이 있을 때, 그리고 없을 때 모두 움직임(가끔 보면 좀 더 빨리 움직여야 할 타이밍에, 굼뜬 움직임이 눈에 보입니다.)을 좀 더 기민하게 가져가야 하며, 스피드의 보완도 필요해보입니다. 그리고 전반보다는 가끔 후반에 보면, 특히 공격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시간이 있는데, 이 점도 다듬어야 합니다.
현재 김경원은 올해 초에 비해 분명 기량이 '상승세' 로 접어들고 있는 건 엄연한 사실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김경원의 활약상이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됩니다. 이 여우스럽고, 영리한 빅맨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말이죠.
'놀랍고 우직한 덩치 좋은 빅맨'
안양고 박찬호(202cm, 센터)
사실 대통령기, 안양고 박찬호의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1人중 한 명이 바로 저입니다. 고교 입학 이후, 잦은 부상과 함께,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던 박찬호였고, 사실 작년에,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무룡고-안양고의 연습경기를 관전했을 때, 저의 좁은 소견이지만, 덩치(?)에 걸맞지 않은 좋은 슛터치 외에는 뚜렷한 장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많이 투박해보였고, 스피드도 느려 보이는 데다가,
'눈사람' 같은 몸매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느꼈죠. 그런데 올해 대통령기에서 본 박찬호는 '쇼킹 그 자체' 였습니다. 살을 굉장히 많이 뺀 상태로, 그것도 '특유의 힘' 은 오히려 업그레이드 된 채(웨이트 트레이닝을 좀 한 느낌입니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당시에 제 상상이지만, 만약 '고교농구' 에서 헬프 디펜스 없이 1-1 상황만 놓고 봤을 때, 작정하고 박찬호가 백다운 플레이를 전개한다면, 개인의 힘으로 제대로 버티는 수비를 하며, 박찬호의 힘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선수가 정말 몇이나 있을 지 궁금했습니다.
대통령기 최고의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를 박찬호가 연출했는데,
현재 고교농구에서 '한 힘' 제대로 하고, 하체 단단하기로 소문난 삼일상고 곽동기(194cm, 센터)를 상대로, 힘으로 밀고 들어가며, 본인의 플레이를 전개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살을 빼면서 스피드가 빨라졌고, 그리고 작년 연습경기를 봤을 때, 뭔가 모르게 위축되었던 자신감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리바운드 할 때의 낙하지점을 포착하는 능력이나 확실한 박스아웃으로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능력은, 힘을 앞세운 플레이가 일품인 박찬호의 현재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보입니다. 의외로 덩치에 맞지 않는 몇 번의 경쾌한 풋-워크도 보여줬고, 수비자와 공격자의 동선과 위치를 정확하게 읽으며, 찰지게 서는 스크린 플레이도 보기 좋았고,
그리고 파이터 기질도 잔뜩 있어보이는게, 박찬호를 보며, 고교농구에서
오랜만에 고교농구에서 힘, 그리고 싸움 좀 할 줄 아는'정통 5번' 스타일의 빅맨을 봤습니다.
슛 터치야 원래 좋았지만, 사실 대통령기 때는 이 부드러운 슛 터치 외의 플레이가 더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극찬만 할 수 없죠. 약점도 있습니다.
잦은 부상 여파 때문인지, 발목이나 무릎을 움직이는 게(특히 스텝에서), 좀 시원치 않은 장면이 종종 보입니다. 그 외 골밑 플레이가 '교과서에 나온 모범답안' 마냥 너무 정직합니다. '축구' 로 따지면, 너무 중앙돌파만 고집하는 듯한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때로는 변칙적인 플레이도 할 줄 알아야 되고, 옆으로 지나가거나, 뒤로 돌아가는 '창의적인' 플레이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박찬호는 그 점이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팀 수비력이 강한 팀과 만났을 때, 이 약점이 크게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체력이나 스피드, 탄력, 모두 '단기 임팩트' 는 있지만, 아직은 많이 만들어야 될 수준입니다.
제대로 통하면 막기 힘들지만, 요령을 알고 막으면,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울러, 페인트 존에 볼 투입이 제대로 안되었을 때, 어떻게 '이 난국을 타개해야 될까? 라는 생각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농구는 기본적으로 공간 확보가 우선인데, 빅맨도 많이 움직여야 하고, 넓은 공간을 커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한정적인 움직임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약점을 안고도, 박찬호는 분명 지켜볼만한 빅맨 유망주입니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잘 자라만 준다면, '올드 스쿨' 한 냄새가 느껴지는 게, 예전 ' 힘이 느껴지는 센터' 플레이를 좋아하시는 농구팬분들이 '참 좋아하시겠다.' 라는 생각도 해보네요.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 장신 빅맨'
용산고 이윤수(206cm, 센터)
동아중 시절때부터, 명성이 높았던 센터였던 이윤수.
올해 춘계, 그리고 협회장기에서 본 이윤수는 생각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용산고의 준우승, 우승에 기여했습니다. 무엇보다 워낙 투쟁성과 화이팅이 좋은 빅맨이고, 체력이 좋은 장신 빅맨이라, 인상적인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어찌보면 '뭔가 남성적인' 용산고 농구의 전통적인 이미지와도 많이 부합되는 면이 있는 빅맨이었죠.
하지만 쌍용기에서는 부상을 당해, 몸상태가 별로여서 그런지 몰라도, 냉정한 관점에서 봤을 때는 정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며,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특유의 드리블 한 번 치고, 올라가는 골밑슛은 거의 이윤수에게 '리듬화' 된 것을 눈치챈, 상대 수비수들이 적절하게 대처했고, 그리고 몸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골밑슛 마무리는 많이 불안해보였습니다. 그리고 볼 잡을 때의 위치 선정도 불안해보였구요.
그 외, 팀 수비와 개인 수비에서 상대의 돌파와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점, 피지컬한 빅맨(서현석)과 지능적인 유형의 빅맨(김경원)을 상대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골밑에서의 풋-워크도 불안해보였고, '기본기'와 함께 점프력과 스피드, 힘을 길러야 한다는 숙제도 쌍용기에서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왼손 사용을 아직도 잘 못하는 점도 확실히 고쳐야 합니다.
비록 훅슛을 시도하는 모습과 간간이 질 좋은 패스를 선보이는 발전의 가능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올 시즌 초의 임팩트에 비하면, 쌍용기 때는 솔직하게 아쉬운 모습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아직은 빼고, 집어넣고, 쑤셔야 하는, 많은 공사가 필요해보입니다.
그래도 이 친구가 무서운 게, '깡'과 '투지' 가 있다는 점입니다. 꽤나 끈질긴 유형의 빅맨입니다. 되든, 안되든 일단 저지르면서 부딪치고 보는 스타일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무모한 플레이라고 볼 수 있는데, 또 어떤 면에서 보면, 배짱넘치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 이윤수는 이런 유형의 플레이를 잘 구사합니다.
농구는 기술과 함께, 멘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포츠라고 저는 봅니다. 경기에서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 독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스포츠라고 보는데, 이윤수는 이런 점에서, 올 시즌만 보면, 메리트가 있는 편입니다. 체력도 강한 편이구요. 하지만 고쳐야 될 점들 또한 꽤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용산은 이번 제주 전국체전(10월 28일에 제주에서 개막합니다)에 나가는데, 과연 이윤수가 쌍용기에서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걷어내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부족한 실력에 긴 글, 그리고 장황하게 쓴 것 같은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각 대학 리쿠르트 결정났나요?
리쿠르팅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공포의 16학번들이군요.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퇴근하면 집에 가서 정독해봐야겠네요.ㅎ
와 대단하시네요
확실히신장들이다좋아서기대가됩니다
박정현은살이쪄서느리던데서울가면잘하겠죠?ㅋ
농구를 하는 곳은 중요치 않습니다. 서울이고 수원이고 마산이고...자기만 열심히 하면 잘하겠죠.
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박찬호가 최근에 기량이 부쩍 상승한 느낌입니다. 박정현이 앞으로 기대가 많이 됩니다.
이구 박정현이 아니라 박찬호 ...
말씀대로 박정현은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고 싶어 합니다. 올 초 부터 3점 연습이 많았고 연습 경기서도 3점슛 시도가 팀의 슈터만큼이나 많았습니다. 특히 마산고와 김해가야고의 전국체전 경남 1차 평가전에서는 혼자서 10개가 훨씬 넘는 3점슛을 시도하기도 했지요. 양 팀 합해서 가장 많은 시도 횟수.
잘 읽었습니다. 5년 뒤에 다시한번 찾아서 읽어볼께요~^^;
박정현에게 가장 필요한건 더도 말고 탄력입니다. 크로스핏 열심히 해서 하이터치 340cm 정도( 장재석, 김준일, 최진수, 최준용 ) 찍도록 열심히 해야 됩니다. 본인 신장과 리치로 봤을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높이 인거죠. 이게 된다면 김종규,이종현과 같이 단골 국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몇년 지나면 이종현 김종규같은 선수가 더생기겠네요. 이제 이미터십이상 되야 신장우위 라고 할수있겠네요ㅎㅎㅎ 너무좋습니다.^^
현재 고교에서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미래를 쥐락펴락할만한 선수가 없는게 아쉽지만, 그래도 사이즈나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는 늘어나는게 다행입니다...
이 선수를 조련할 코치가 마땅치 않은게 슬프지만요...
박정현은 동기들에 비해 나이도 위고, 조금은 정체된 느낌도 있어서 뭔가 대학 가서도 다 잡아먹을 급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본문에 나온 다섯 선수 모두 동갑입니다. 박정현 뿐 아니라 5선수 모두 중학교 시절 한 해 유급해서 지금 고 2지만 고 3 나이죠.
@Regentag 송교창 선수를 포함한 5명 모두 유급했나요? 이유는 지방 중학교에서 수도권으로 전학을 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부상으로 유급한 선수도 있나요?
@농구바람 전학 때문이 아니고 농구를 늦게 시작해서 유급을 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초 4~5에 시작하는데, 윗 선수들 비교적 늦은 시기(중학교 1~2학년)에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Regentag 아! 그렜구요! 친절한 답변, 고맙습니다!
210cm되는 센터 유망주 한넘만 나와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