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님 페북에서)
무량판 아파트 부실에 대해, 전문성도 없고 성의도 없는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권 카르텔'이란 한마디에 모든 걸 때려 넣고 전 정부 탓부터 하는데, 국정 선무당이 시민들 불안을 가중시킬 뿐이다.
(제가 구조기술자는 아니지만 제너럴 건축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담은 글입니다.)
1.
아래 표에서 보듯 2017년 이후 준공된 무량판 91개 단지 중 부실 단지 15개라 하는데 아무리 봐도 숫자를 부풀리려 한 것 아닌가 의문이 든다. 조치 비용 몇 천만원 대 이하, 기둥 일부분의 부실은(준공 때 발견됐어야 했고 지금이라도 발견되어 다행이나) 오류로 볼 수 있는 사안인데, 굳이 아파트 이름을 공표하면서까지 불안을 키워야 할 이유가 있나? 불순한 의도가 보인다.
2..
무작정 철근 빼먹었다는 식의 시공 오류로 밀어붙일 일도 아니다. 발주기관 LH의 부실 관리인지, 설계 부실인지, 시공 부실인지, 감리 부실인지 정확히 따져야 하며, 총괄 CM사업의 구조적 문제인 건지, 발주기관 LH의 감독 부실인건지, 정부-지자체의 준공허가 감독 부실인건지 밝혀야 한다. 지금처럼 뭉뚱그린다가는 개선은커녕, 몇몇 업체만 때려잡고 용두사미가 된다.
3.
토건 카르텔 문제는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법조 카르텔이 특권층의 권력 카르텔이라고 한다면, 토건 카르텔은 기득권-사기꾼-거간꾼이 얽힌 정경유착의 깊은 뿌리다. 하루아침에 뿌리뽑는 기적은 없다.
4. 본질적인 대책은 힘들고 비용도 들고 무엇보다 꾸준해야 한다.
4-1 전문가의 독립성을 확고하게 보장해주는 시스템을 만들 것
4-2 특히 감리를 발주기관/시공사에서 독립시킬 것. 제대로 비용 지불할 것
4-3 눈에 안 보이는 구조 부분에 드는 비용을 아끼지 말 것
(온갖 겉멋 외관과 인테리어-조경에 쓰는 비용이 아니라)
4-4 일벌백계 징벌 시스템을 지킬 것. (이미 있는 법규정도 잘 안 지켜진다. 자꾸 새 규정만 만들려 들지 말라)
5.
공룡 LH 공사는 이명박정부가 탄생시켰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공룡LH는 견제가 잘 안된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서로 견제하던 힘을 없애버리고 MB토건정부의 수족처럼 만들어버렸다. 국토부도 LH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문재인정부가 개혁했어야 하는데 못한 것이 통탄스럽다. LH공룡을 본질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카르텔 문제는 언제나 또 튀어나온다.
6. 마지막으로 한 마디: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같은 특권층의 권력 카르텔이 작동하는 한, 토건 카르텔을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통령 일가의 재산을 불려주는 이런 의혹에 윤석열의 직접 답이 없는 한, 토건 카르텔을 깬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공허할 뿐이다. 양평고속도로 의혹 피하려 무량판 아파트 부실을 알리바이로 삼지 말라.
230802 김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