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분류전문가 환경부 적극 양성해야
개나리,진달래, 분꽃도 모두 외국인 이름
생태,환경영향평가,온실기사 일자리 창출
담장에 봄을 깨우는 노오란 개나리는 우리나라의 자생생물이지만 그 이름은 일본인이 기록했다. 야산에서 쉽게 봄을 나누는 진달래도 1837년 러시아 학자 투루크지나우(Turcz)가 발표했다.
가을 야산에 피는 흰진교나 자줏빛 참당귀도 일본인 나카이 이름이 생물백과사전의 맨 위를 독차지한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고 있는 엣스러움마저 드는 분꽃의 학명은 Mirabilis jalapa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식물을 발견하고 이름을 지은 꽃들을 어지간해서는 발견하기 힘들다. 식물분류등 생태분류하는 연구가 우리나라는 아직도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다.
지구상의 생물다양성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BD)이 체결되었고, 2010년 10월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생물유전자원을 보유국의 주권적 권리와 이익공유의 국가간 협약이행이 강화되었다. 세계는 유전자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환경부와 정치권은 근본적인 분석과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중,장기적 대응에도 소홀하다.
2010년 국립생물자원관이 처음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현재까지 관련된 분류사적 연구가 없다) 한반도에는 10만종의 동식물이 서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종은 3만7천종(국립생물자원관, 2010)으로, 생물자원 경쟁시대의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손으로 밝혀지지 않은 종들을 조속히 발굴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 하다고 이미 12년전 문제점을 지적한바 있다. 세계는 유전자 전쟁을 하고 있고 나고야의정서가 발표된지도 어느덧 8년이 경과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기 이전인 2011년 국립생물자원관은 한반도에 서식하는 자생생물에 학명을 최초로 붙여준 저자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은 6%에 불과하고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6천여종 중 개나리를 비롯한 2천여종이 일본인에 의해 발표되었고, 13종만이 국내 학자에 의해 발표되었다는 초라한 현실을 발표한바 있다.
분명 5천년 역사속에 많은 선비와 유생들이 지어놓은 꽃 이름이 있을텐데 우리나라 꽃이면서도 우리 이름이 없다. 모든 식물들을 창씨개명을 한 것과 진배없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2011년 한반도 고유종 2,177종을 포함한 국가생물종 36,921종 중 최초 기록시점의 분석이 가능한 32,844종의 저자(종을 최초로 발견하고 학명을 공표한 인물, 학명 뒤에 표기하는 것이 관례로써 이름 뒤에 최초 발표년도를 삽입. 예) Homo sapiens(학명) Linnaeus(저자) 1758 (최초발표년도) 를 일제강점기와 최근 10년간의 자료를 중심으로 4개 기간 (∼1909,1910∼1945, 1946∼2000, 2001∼2010)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한국인 학자가 기록한 종은 모두 2천여종(6%)에 불과하였으며,일본인 4천여종(13%), 기타 외국인이 2만6천여종 (81%)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반도 자생생물종의 최초발표자는 19세기까지는 주로 서양인,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이 대부분이었으며, 한국인에 의해 종의 발표가 본격화된 시점은 광복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강점기 이전(1909년도까지) 발표된 1만7천종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 분포하여 다른 나라에서 채집되고 발표된 후에 한국에서 분포가 확인된 종이 대부분이며 주로 유럽과 미국 등 서양학자에 의해 발표되었다.
일제강점기(1910∼1945)에 신종으로 기록된 6천여종 중 일본인이 한반도 고유종 398종을 포함한 2천여종(30%)을 발표한 반면(표 1,2) 한국인이 신종으로 발표한 종은 회양목 등 13종에 불과 하였다. 당시, 석주명(나비), 조복성(곤충), 정태현(식물) 등의 한국인 학자들이 신종 13종을 발표하였으나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종은 3종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한국산 식물을 연구한 대표적인 일본학자인 동경대 나카이(Nakai) 교수는 한반도 고유종인 개나리 등을 포함한 한국산 신종 497종을 발표하였다. 이 시기에 미국인에 의한 한반도 고유종의 해외반출도 이뤄졌는데 미국학자 윌(Wilson)이 반출하여 발표한 구상나무는 개량되어 크리스마스트리로, 노각나무는 정원수로 각광받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 세계 15개국 53개 기관에 우리 자생생물 100만여점의 표본이 반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복 이후(1946∼2010) 국내 학자들에 의해 자생생물 2천여종이 발표되는 등 연구가 본격화 되었지만 국립생물자원관이 설립된 이후 최근 자생생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학자에 의해 발표된 자생생물 2천여종 중 광복 이후 55년간 1천1백여종이 발표되는데 그쳤으나, 2001년 이후 44%에 해당하는 9백종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광복 이후에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산철쭉을 포함한 95종의 한반도 고유종을 일본학자가 발표하는 등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자생생물을 이용한 일본인의 한국 자생생물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인 학자에 의한 우리나라의 현대적인 동·식물자원 연구의 역사는 1923년 정태현 선생의 저서「조선삼림수목감요」와 1929년 조복성 선생이 나비에 관한 논문인 「울릉도의 인시류」가 조선박물학잡지에 출판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가의 재건과 경제 부흥에 국가적인 노력이 집중되었고 1970년대 이후에야 비로소 한국학자에 의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실질적인 연구는 4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후진국형 생태연구를 일부 개선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에서야 처음으로 식물분류기사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식물분류기사는 21세기 생물산업(BT) 시대에 대비 자생실물의 실체 및 유용성을 파악하여 국가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생생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사업을 통한 분류학적 실체파악, 생물표본, 생체재료, 유전자원 재료의 확보, 동정과 체계적 관리, 유용성 및 희귀성 평가 등의 업무에 종사할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산업인력공단이 매년 시험을 출제하고 선발하고 있다.
각종 생물자원 조사 및 환경영향평가 등의 조사 연구사업과 생물 및 환경 관련 행정기관, 기업 및 연구소, 표본관, 동·식물원, 국립공원 및 자연공원, 동·식물검역소, 세관 등 생물관련시설 등에 전문인력으로서 진출할 수 있다.
2004년 신설되어 2005년 최초로 검정시험을 실시하여 필기시험에는 93명이 응시 15.1%인 14명이 합격했으며 실기시험은 28명이 응시하여 82.1%인 23명이 합격했다. 2020년까지 필기시험에는 총 2.234명이 응시하여 33.4%인 747명이 합격했으며 실기시험에는 1.038명이 응시하여 51.2%인 531명이 합격했다. 결국 한국의 식물분류기사는 17년간 530여명정도가 배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생태분류기사의 양성이 매우 미진한 것은 이같은 분야의 자격증을 받았어도 안정적인 직업과 생활기반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젊은층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환경부는 생태분류학을 비롯하여 환경영향평가사, 온실가스관리기사,환경기사등에 대한 미래형 전문가들을 육성시키고 이를 사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눈치와 시류에 흔들리지 말고 관련분야에서 이들을 반드시 활용해야만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환경부 출신중 환경영향평가사로는 한기선,이상팔,박명술,조병옥,나기정,박상진,안문수등 30여명 정도에 머물고 있으나 환경영향평가제도가 허술하여 현재는 엔지니어링사에 소속되어 보조역할에 머물고 있다.
식물분류기사의 경우에는 박대문 전 청와대환경비서관이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으나 민간 취미생활에 그치고 있다.
온실가스관리기사의 경우에는 신총식박사가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법,제도가 허술하여 기업들이 온실가스관리기사를 적극 채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국제사회에서 생태분류,환경영향평가,온실가스등 주요 환경관련 전문기사는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가 허술하여 많은 전문인력이 자격증을 지니면서도 제대로 그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하면서 “환경관련 기사자격증 제도에서 생태분류등은 환경영향평가사와 같이 이공대 및 인문계 출신도 시험응시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특히 점차 학생수가 날로 줄고 있는 지방대의 경우 생태분류나 환경영향평가사를 양성하는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지역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이 그 지역에서 얼마든지 취업을 하고 생활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일자리창출은 물론 탄소중립과 유전자전쟁에서 새로운 경제적 활력소와 생물자원과 자연생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설명/목단(모란):과명-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 학명-Paeonia suffruticosa Andr.
모란속(Paeonia) 식물은 전 세계에 약 35종이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온대 지역에 분포한다.모란이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신라 진평왕 때로 부귀화(富貴花)라고 도 한다.
(환경경영신문, ww.ionestop.kr ,조철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