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고 있는데 제목이 코리안드림이었다. 아메리칸드림을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아시아, 중남미 사람들이 미국 이민을 꿈꾸듯이 동남아인들이 한국에서 취업하는 꿈을 꾸는 것을 코리안드림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모자라는 노동력을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인력을 수입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고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한다. 그 중 하나가 한국어다. 기초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간단한 언어시험을 본다. 우리가 보기에 별 것 아니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외국어 시험이다. 사지선다형의 문제의 한국어 시험은 우리나라에서 출제하고 시험지를 인쇄하여 외교행낭으로 각국에 보내 시험을 치른다.
다큐멘터리는 한국행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에게 한국행은 고소득을 보장하여 부자가 되는 행운의 열쇠와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실제로 임금격차가 열배가 넘기 때문이다. 한달만 일하면 자기 나라의 일년치 임금을 받으니까 이게 굉장한 유혹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한국행 광풍이 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마다 한국어 학원이 성업중이고 많은 젊은이들이 공부를 하기 위해 도시로 몰려드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지방에서 온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잠을 자고 밥을 해 먹어가며 학원을 다닌다. 학원비를 벌기 위해 공장에 다니는 사람도 있고 운전 일을 하며 독학으로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일부 사람은 한국에서 번 돈을 종자돈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있어 코리안 드림은 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였다.
프놈펜 공항에는 환송하는 인파로 만원이었다. 울고 있는 아내와 딸 걱정스러운 얼굴의 부모 부러워하는 친척을 뒤로 하고 한국으로 떠나는 그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이 모습에서 사십년전 우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때 우리가 그랬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중동으로 떠나는 김포공항의 모습과 똑같았다. 이들이 돌아올 때는 선물을 한아름 안고 왔다. 물론 목돈도 챙겨와 집을 사는 사람도 있고 가게를 차려 성공한 이도 있었다. 개중에는 사기를 당한 사람도 있고 마누라가 바람이 나 집안이 파탄 난 사람도 있었다. 먼 옛날이야기다. 나라도 다르고 인종도 다른데 삶의 패턴은 똑같은 것이 신기하다.
우리에게 아메리카 드림은 코리안 드림과 다르다. 아메리칸 드림은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더 나은 환경을 원하는 사람들의 꿈이다. 취업이 아니라 정착이 목적이다. 본인은 물론 자식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선진국에서 살 수 있고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병역의무로부터 자유롭게 되고 양다리를 걸칠 수 있는 기회다. 이러한 아메리칸 드림도 점차 희석되고 있다. 외국에 나가 차별을 이겨내며 살만큼 절실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미국과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다. 코리안드림도 한세대가 지나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옛날이야기 하듯이 할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남부러운 대상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그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인력 송출계약을 맺은나라는
① 필리핀 ② 몽골 ③ 스리랑카 ④ 베트남 ⑤ 태국 ⑥ 인도네시아 ⑦ 우즈베키스탄 ⑧ 파키스탄 ⑨ 캄보디아, 중국, 방글라데시, 네팔, 키르기즈, 미얀마, 동티모르 ⑯라오스로 16개국이며 올해 타지키스탄이 추가되어 2025년부터 실행된다.
최초 근무 기간은 3년이며 추가 계약으로 1년 10개월을 연장하면 총 4년 10개월이다.
이들에게 우리나라가 주는 비자는 E-9라는 취업비자고 우리 동포인 중국 조선족과 구소련의 고려인에게는 H-2비자를 주는데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