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보쌈/칼국수-오늘의 요리-일산 라페스타

<오늘의 요리>라는 음식점 (031-908-4440/라페스타 까르푸 뒷블럭)     모든 사람의 성격이 다르듯 음식에 대한 취향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곳이 맛이 있다 없다는 판단은 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나의 음식에 대한 취향은 각각의 음식의 특성이 살아 있으면서도 담백하고, 재료의 맛이 잘 살아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즉 매운탕은 매운탕다워야 하고 지리는 지리다우면서 재료의 맛이 잘 살아 있는 음식이면 좋다는 것이다. 사실 그 동안 일산에서 내 취향에 맞는 음식점을 거의 찾지 못하였다. 싼 가격에 비하여  음식의 질이 좋은 집은 더러 있었어도 그야말로 음식이 잘 살아있다는 음식점은 거의 찾지를 못하였다. 그래서 어느 정도 일산에서는 포기하고 살았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번 맛있는 집을 하나 찾았다. 궁중음식 무형문화재 38호의 기능이수자인 한복선씨가 체인점으로 운영하는 <오늘의 요리>라는 음식점이다. 기능 이수자는 무형문화재 문하에서 그 기능을 전수받은 사람을 의미한다. 무형문화재가 사망하였을 때 그 중한 사람이 또는 몇 사람이 무형문화재를 이어받게 되는 것이다. 기능이수자란 현재 무형문화재인 황혜성씨가 살아 계시기 때문에 무형문화재를 이수받을 수 없을 뿐 그 기능은 다 전수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황혜성씨는 세 따님을 두셨는데 그 들 모두가 음식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첫 번째가 궁중음식연구원 원장인 한복려 둘째는 한복선식문화연구원을 운영하는 한복선, 셋째가 전주대학교에서 문화관광학부 교수로 있는 한복진이다.   한복선씨가 궁중음식 전공자라고 하여 대단한 한정식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메뉴는 복칼국수와 보쌈 그리고 만두뿐이다. 이 집은 집사람이 한 주간지에서 보았다고 하여 알게되었다. 그야말로 <한복선>이라는 이름만을 보고 찾아간 것이다. 그러나 찾아가면서도 체인점이라는 점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게 체인점은 관리가 부실할 경우 맛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예전 한참 잘 나갈 때 <모란각>이 그랬고 연희동에서 유명한 <왈曰 순대집>도 그랬다. 유명한 <원할머니 보쌈>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것은 제과점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빠나미>는 처음 개업할 때만 관리해 주는 솜씨좋은 제빵사가 따로 있다고 한다. 따라서 조금 후에는 맛이 변하곤 한다. 현재 일산에는 <피터팬>과자점이 있는데 이 곳도 연희동에 있는 본점과 과자의 종류도 조금 차이가 있고 맛도 차이가 있다. 체인점의 관리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지점별로 맛의 편차가 있다. 가끔은 한 체인점에 들어가 실망하여 본점도 찾지 않게 되는 불상사도 발생한다. 그러므로 체인점의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점의 음식맛 관리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체인점을 이용할 때는 그러한 차이는 어느 정도 인정하고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쨌든 이곳에 체인점이라는 점 때문에 그리 탐탁지 않았다.    음식점에 도착하면서 첫인상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우선 간판이 마음에 들었다. 세심한 디자인과 주조색을 녹색으로 하여 그리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눈에 잘 띄는 디자인이다. 실내도 깔끔하게 잘 디자인되었다. 아쉽다면 주종이 한식임에도 불구하고 한식의 분위기가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1층의 층높이가 너무 높은데 식탁은 좌식이라 공간이 너무 휑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 너무 써늘하게 느껴져서 좋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없다. 천장을 조금 낮추던지 또는 가리개로 천장을 낮추었더라면 차분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였을 터인데 아쉬운 부분이다.   이 곳의 메뉴는 복칼국수와 보쌈 그리고 만두이다. 만두는 오색만두인데 그 이름대로 색깔이 곱게 입혀진 피를 사용하여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단 둘이 갔기 때문에 만두에 대한 시식은 후로 미루기로 하고 우선 보쌈을 먹어보기로 하였다. 보쌈은 세 종류가 있는데 궁중보쌈과 수라보쌈은 돼지고기 보쌈으로서 궁중보쌈은 상추와 김치가 쌈으로 나오고 수라보쌈은 절인 배추와 김치 그리고 김치속이 쌈으로 나온다. 보듬보쌈은 돼지고기에다가 훈제오리고기와 낚지볶음이 더해서 나온다고 한다.   일단 중간이 수라보쌈을 시켰다. 우선 반찬이 나왔는데 반찬은 깍두기, 김무침, 양배추샐러드가 나왔는데 샐러드는 초간장으로 만 버무린 것이었다. 기타 새우젓과 마늘과 풋고추, 된장이 나왔다. 우선 마음에 드는 것은 새우젓이 아주 맛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요사이 보쌈이나 족발의 새우젓이 온갖 양념을 넣어 새우젓의 본래 맛을 잃어버리게 하는데 비하여 이곳은 간단히 고춧가루만을 넣어 나왔다. 좋은 새우젓을 쓰면 다른 양념이 필요없다. 새우젓 그 자체로도 충분한 맛을 내는데 좋을 새우젓을 쓰지 못하다보니 다른 양념으로 냄새와 맛을 가리는 것이다. 그만큼 새우젓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마음에 드는 것은 된장과 간장이었다. 된장의 색깔이 거무틔틔한 것이 시중에서 나오는 된장과는 색깔부터 달랐다. 맛도 양념을 하여 약간 달짝찌근하게 한 것으로 맛이 은근하고 좋았다. 간장도 식초를 가미하여 약간 시큼하게 하였는데 달달한 맛이 있고 향도 부드럽다. 이 간장으로 샐러드를 무쳤는데 일반 시중에서 넣어 나오는 것에 비하여 은근한 맛이 혀를 감미롭게 한다. 깍두기도 달지 않고 어쩌면 약간은 무덤덤한 맛인데 하도 이상한 깍두기만 먹다보니 오히려 반가웠다.   잠시 후 보쌈이 나왔다. 보쌈은 목살과 삼겹살이 반반으로 우리내외처럼 식사량이 적은 사람에게 적당한 양이다. 좋은 고기를 사용한 것 같고 또한 잘 삶아져 부드럽다. 목살보다는 역시 삼겹살 쪽이 조금 더 부드럽다. 향기도 은근하지만 전혀 없는 것도 아니면서 매우 달콤하여 취각을 즐겁게 한다. 보쌈은 고기 뿐만 아니라 싸먹는 쌈도 매우 중요하다. 잘 절여진 배추에 김치 그리고 별도로 만들어진 보쌈용 김치속까지 어느 하나 훌륭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특히 김치속은 적당히 발효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굴의 향과 그 탱글탱글함이 살아 있어 씹는 맛을 충분히 즐길 만 하였다.   음식을 많이 만들고 있는 집사람 말에 의하면 삶은 상태를 보니 좋은 고기를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아주 잘 드는 칼로 좋은 솜씨로 칼질을 한 것 같다고 한다. 이러한 정도라면 주방을 책임지는 사람의 수준을 알만하다. 절인 배추가 조금 부족하여 더 시켰더니 두 번째 나온 것은 약간 덜 절여져 아직 뻣뻣하였다. 처음에 나온 것에 비하여 차이가 있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이러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 음식점에서 중요한 포인트이다.   보쌈을 먹은 후 복칼국수를 주문하였다. 칼국수는 2인분 이상을 주문받으면 불에서 직접 끓여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일인분을 시킬 때는 그릇에 담아 나온다고 한다. 왜 복칼국수인가를 칼국수를 내오고 나서 알았다. 복어와 새우 조개 등의 해물을 넣고 끓인 해물칼국수이기 때문에 복칼국수라고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복어와 해물을 찍어먹을 와사비 그릇을 같이 내온다. 칼국수도 매우 만족그러웠다. 국물도 상큼할 정도로 개운하고 간도 적당하여 아주 만족스러웠다.   전혀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하는 이 집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뒷맛도 깔끔할 뿐만 아니라 입안에 거북한 느낌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면에 전분을 조금 넣어 쫄깃한 면발을 보여준다. 그러나 칼국수에서 이러한 느낌이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은 불만이었다. 또한 끓여 내는 시간이 조금 빨라 약간은 덜 삶아진 것이 아쉬웠다. 아마도 직접 끓여먹었다면 개인의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만은 없을 듯하다.   체인점으로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하였다. 체인점으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음식 맛에 대한 관리이다. 본사에서 어떻게 관리하는가 또는 자주 나오는가에 대하여 질문하였는데 자주 나와본다고 한다. 현재의 솜씨로 보면 아직은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보쌈에 나오는 김치속의 관리가 중요한데 특히 일정한 숙성도를 보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 대하여 조금의 편차는 있지만 일정하게 하여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음식이었다.   아마도 한복선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체인점이기 때문에 음식의 수준은 그런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종업원 말로는 이름을 보고 찾아왔는데 실망하였다는 이야기도 듣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취향이 다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강한 맛에 익숙해져 있어 순하고 부드러운 맛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오히려 이러한 점이 좋았다. 이제 개업한지 3개월이라고 한다. 3개월에서 6개월 사이가 이 집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집을 찾았는데 시류에 흘러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제발 계속 잘되어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집으로 남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추신 가격으로 따지면 시중의 보쌈에 두 배 정도의 가격이다. 우선 가격이 조금 비싸고 양이 적기 때문에 같은 음식에 비하여 매우 비싼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맛으로 따지면 결코 돈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좋은 재료와 솜씨 좋은 주방식구를 쓰다보면 가격은 분명히 상승한다. 아쉬운 것은 요사이 사람들이 너무 싼 것 많은 찾는다는 것이다. 가치가 있다면 투자할 생각이 있어야 건강에도 좋으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밖에서 사먹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되도록 집에서 해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음식점에서 먹는 가격의 1/4정도만 들이면 그야말로 맛있는 <웰빙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메뉴와 가격 복칼국수 6,000원 오색만두 5,000원 궁중보쌈 중/24,000원  대/32,000원(상추와 김치 그리고 돼지고기) 수라보쌈 중/27,000원  대/35,000원(김치, 김치속, 절인배추, 돼지고기) 모듬보쌈 대/38,000원  (김치, 김치속, 절인배치, 돼지고기, 훈제오리고기, 낙지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