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1시, 야외 나갈 계획이 없으면, 아니, 특별히 마음 끌리는 나들이 일정이 아니면 TV를 틀고 ‘진품명품’을 봅니다. 고서, 수묵화, 민속품, 장과 궤, 자기류 등 다양한 고미술품과 문화재의 가치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와 감동이 참 큽니다. 마음의 양식이 켜켜이 쌓이는 뿌듯함도 있습니다. 고가의 미술품, 문화재가 아니더라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선현들의 기개가 느껴질 땐 공감이 더욱 커집니다. 여러 장면들이 아직도 선연하지만, 그 중 두 가지가 크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활동한 독립운동가로, 상하이로 건너가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지냈던 이규채 선생의 연보가 그 하나입니다. 그의 연보에는 독립운동 여정이 기록돼있는데, 일반 원고지가 아니라 한 상점의 세금 계산서에 작성됐고 독립운동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돼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프로그램 방영 시기 즈음에 그의 연보를 바탕으로 일본경찰이 그를 체포한 후 작성한 신문조서, 재판 기록 등을 통해 확인된 독립운동가로서의 삶의 기록인 ‘이규채 기억록’이라는 책이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의 독립운동사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독립투사로서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 독립운동가 사이의 대립과 갈등, 독립운동 여정에서 맞닥뜨린 죽음의 위기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합니다.
지난주에 방영되었던 진품명품에서는 해공 신익희 선생께서 ‘55년 쓰신 글씨가 소개되었는데, 내용은 ‘독서를 하며 나라를 구하는 것을 잊지 말자. 학업에 충실하면 모든 일은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였습니다. 덧붙여 해공 선생의 어록 중 여러 가지 말씀이 소개되었는데, 하나하나가 절절이 와 닿았고, 현재의 우리나라 정치가들이 부끄러워해야할, 반드시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야할 말씀이셨습니다. ‘남의 의견을 들을 줄도 또 존중할 줄도 모르는 정치인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 ‘여러 사람의 일은 여러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한 사람이나 몇몇 사람의 뜻으로 이루어짐은 이것이 독재이고 전제인 것이다.‘, ’쓸만한 집 한칸 없다고 집 한 채 마련하라고 권고하나 내가 망명 때 항일독립이 평생의 소원이었고 이제 반조각이나마 독립된 조국에서 국사를 맡게 되었으니 더 바랄게 있겠는가.‘ ‘서로의 주장이 다를수록 타협하고 절충해서 타협점을 찾든가 또는 자기의 주장을 설득으로써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이니라.’, 특히 마지막 말은 ‘16년 추미애란 작자가 민주당 대표일 때‘이것이 민주당이다’를 첨언하여‘백드롭으로 새겨 강조했던 말인데, 이미 공수표 된지 오래입니다.
선현들의 애국심, 기개,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 기준, 선공후사의 정신은 언제쯤 우리나라 정치꾼들의 가슴에 스며들지, 무거운 마음으로 사전투표 2일차를 보냅니다.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해공 선생 생가 근처에는 어록담장이, 어록 비석이 있다고 합니다. 조만간 시간을 만들어 찾아보아야겠습니다. 그의 정신을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겨 보아야겠습니다.
대구수목원에서 오는 봄을 맞으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2664434258
해공선생 대표 어록(모셔온 글)=======
1.남의 의견을 존중할 줄 모르는 정치인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
2.나에게 쓸 만한 집 한 칸 없다고 집 한 채 마련하라고 권고하니 내가 망명 때 항일 독립이 평생의 소원이었고 이제 반 조각이나마 독립된 조국에서 국사를 맡게 되었으니 더 바랄게 있겠는가
3. 위정자는 모름지기 공평하고 인자하며 깨끗하고 곧아야 한다
4.청렴결백하면 위엄과 품위가 스스로 나타나느니라
5.사람에게 이야기 할 때의 태도는 온화 태평하고 주장은 간결명료해야 한다
6. 여러 사람의 일은 여러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한 사람이나 몇몇 사람의 뜻으로 이루어짐은 이것이 독재이고 전제인 것이다
7.공부하는 학생들도 책을 읽으면서도 나라를 위하는 일을 잊지 말라
8.사람마다 저 잘난 맛에 산다 내가 잘 낫다 생각하면 남의 잘난 것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9.감투는 머리에 쓰고 다니지 말고 발 뿌리에 놓고 다녀라 국가 이익을 위하고 국민복지를 위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미련 없이 그만 둘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10.교만과 사치는 꺼려야 한다 남보다 아는 것이 조금 더 있다 하여 돈푼이나 더 있다 하여 오만하고 벼슬자리가 높다 하여 거만하여서는 안 되고 또 집치레 옷치레 음식치레는 겸손해야 한다
11.국가 공무원으로서 부정부패로 죄악이 큰 자는 동대문 남대문에 효수하여 본보기를 보여야 하느니라
12.서로의 주장이 다를수록 타협하고 절충해서 타협점을 찾든가 또는 자기의 주장을 설득함으로써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이니라
13.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의견이 조금씩 다른 것은 당연지사이다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폭행을 한다든지 심지어 테러를 한다는 것은 비극이고 하나의 큰 죄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