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시
밥풀의 상상력
밥도 풀이라고 생각할래요
질경이나 패랭이,
원추리 씀바귀 노루귀 같은
예쁜 풀이라고
친구들에게 말해 줄래요
주렁주렁 쌀을 매단 벼처럼 착하게 살래요
밥그릇 싸움 같은
어른들의 말은
배우지 않을래요
말도 풀이라고 생각할래요
며느리배꼽이나
노루귀 같은 예쁜 말만 키워
입 밖으로 내보낼래요
온갖 벌레 울음소리 업어 주는 풀처럼 살래요
어른들이 밥 먹듯이 하는
욕은 배우지 않을래요
치매 걸린 외할머니 밥상에
흘린 밥알도 콕콕 뱁새처럼
쪼지 않을래요
풀씨처럼 보이겠죠
잔소리 많은 엄마는
잎이 많은 풀이겠죠
저기, 앞집 할머니도
호리낭창
예쁜 풀이에요
시인(1961년생,
본명 ‘김영건’)
진주 출신으로
2007년 [강원일보]
[문화일보]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경남매일]
기자로 근무하다
글쓰기 위해
그만두고
지리산에 들어갔다가,
현재 김해에 살며
시와 동시를 꾸준히 발표함
이 시는
또 어미가
'~래요'나 '~에요' 같은 어린이 말투로 끝나니 동시라 봐야겠지요.
그런데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좀 어려운 부분도 나옵니다.
아이들 상상력 키우는데 괜찮은 시이면서 어른들 읽기에도 적합한 동시가 되겠지요.
어른도 동시 읽어야 합니다.
"밥도 풀이라고 생각할래요"
밥을 풀로 여기려 합니다.
왜? 질경이, 패랭이, 원추리, 씀바귀, 노루귀처럼 이쁘기 때문이지요.
풀이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를 준다면 밥은 몸의 평안을 주니까요.
둘 다
육신과 정신에
도움을 주는 이쁨 지닌다는 점에선 같습니다.
"밥그릇 싸움 같은 어른들의 말은 / 배우지 않을래요"
'밥그릇 싸움', 이런 시어들 때문에 이 동시가 어린이를 향함도 되지만 어른을 겨냥하기도 합니다.
앞의 "주렁주렁 쌀을 매단 벼처럼 착하게 살래요"란 시행은 농부들 노고 들인 만큼 벼가 자라준다는 뜻이니 어린이들을 향함이 분명하지만.
"말도 풀이라고 생각할래요"
말도 풀이니,
풀처럼 자라니,
풀처럼 번져가니
예쁜 말만 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며느리배꼽'이나 '노루귀' 같은 예쁜 이름의 꽃을 예로 듭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저만 그렇게 여겼는지 몰라도 '며느리배꼽풀'은
잘 안 들어봤어도 '며느리밑씻개"란 흉측한 이름이 먼저 떠오르니까요.
다른 이쁜 이름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분홍낮달맞이',
'바람꽃' '꿩의다리', '
금강초롱', 봄까치꽃...
"온갖 벌레 울음소리 업어 주는 풀처럼 살래요 /
어른들이 밥 먹듯이 하는 욕은 /
배우지 않을래요"
동화든 동시든 읽다 보면 어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솔직히 나쁜 어른들이 많긴 하지요.
그래도
이런 글을 자주 대하다 보면 어른 불신하는,
심지어 엄마 아빠조차 나쁘게 보는 심리가 생긴답니다.
이런 작은 결점에도
예쁜 말을 많이 하면 고운 마음이 길러지고, 예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좋은 시로 여겨집니다.
꽃의 이름도 예쁘게 부르면 꽃보다 더 예쁜 사람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세상은 예쁜 말을 함으로써 밝아지니까요.
(다 아시겠지만
해설은 맘대로 다는 거니까
엉터리가 많습니다.
그냥 참고로만 하시길.)
*사진은 '분홍낮달맞이꽃'
첫댓글
출석부 수고했네
빛나는 아침
희망과 행복으로
하루 시작합시다.
동회책을 읽으면
내가 정화되는 듯 해서 읽게 되드라구 ㅎ
좋은 시에
출~~~~~
좋은글 읽으며 출석
출석 ~~
출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