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눈 이야기들(김보람, 김성희, 김은미, 김은희, 신가영, 양승혜, 유영안, 이정혜 총 8명)
- 생전 장례식이 우리 문화에서는 아직까지는 생소하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더 안 모인다. 제사나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기도 한다. 아픈 사람이 있으면 안 좋은 기운을 받아간다고 하여 꺼리는 면이 있다.
- 자신의 죽음을 주도적으로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장례는 남은 이들이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 이벤트에서 표시한 할아버지가 죽음을 앞 둔 듯하여 자식들을 모으지만, 그런 순간이 반복되자, 오히려 불신이 쌓이고, 정작 마지막 순간은 함께 하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 친정 아버지가 80세 이후부터는 덤으로 사는 것이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하나씩 하나씩 정리를 하신다. 사진 정리, 옷 정리, 통장 정리도 하시며 짐을 간소하게 하시고,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도 미리 다 해 놓으셨다.
- 친정 어머니가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다. 기력이 있고, 건강하실 때 생전 장례식 같은 것을 하셨다면 좋았을텐데...그래도 단계적으로 남은 시간을 정리할 수 있어 복이라고 생각한다. 생전 마지막 생신을 코로나 19로 그냥 지나간 것이 아쉽다. 사진으로 영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장례식이 잔치 느낌이었다. 아이가 장례식장에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 외할머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가 그 과정을 다 지켜보았다. 그 시간을 함께 하면서 아이도 단계적으로 받아들인 듯 하다. 고민하다가 입관식에도 함께 했다.
- 죽음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봤다. 그리고 엄마에게 감사패를 드렸다. 가족들마다 느끼는 마음이 다르지만, 각자의 마음을 모아 전하는 시간이 되었다.
- 책에 우리의 현실의 모습이 적절하게 잘 드러나 있다. 생전 장례식을 신문광고에 내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 큰 아이가 몇 일내에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선고를 받고, 떠난 후 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미리 보러올 수 있도록 지인들에게 연락하였다. 가까운 사람은 얼굴 보러 오고, 멀리 사는 지인은 편지로 인사를 전하였다. 때로는 그것이 엄마로서 아이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였다. 매일 매일 살아가는 것이 행복했고, 매 순간 마지막 인사인 것처럼 했다. 2년이 지나면서 감각이 무뎌지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났다. 죽음을 늘 생각해야겠구나. 금기시하지 말고, 태어나는 일처럼 죽음도 자연스러운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죽음을 자주 이야기하다보면 무겁게 들리지 않는다.
- 내가 죽는게 두려운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것이 두려운가? 저마다 달랐다. 죽는다는 것이 전원이 꺼지듯이 순간 죽는다면 두렵지 않을 것 같은데, 오랜 시간 고통을 느껴야 한다면, 그 고통이 두렵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아이의 고통을 염두에 두지 않고, 떠나보내지 않으려고, 통증완화 치료만 하는 경우도 있다. 존엄사도 생각해 보게 되는 지점이다.
- 윤서 친구 혜원이를 통해 작가의 말을 드러내놓고 얘기하는 것이 불편했다. 어린이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도 좋으나, 세련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초등학생들에겐 생전 장례식이 낯선 소재이기에 어느 정도 설명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 최근에 아빠 장례를 치르면서 어느 정도 성인이 되고 나서는 자신의 일을 잘 마무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금융쪽, 행정업무는 잘 정리하거나, 몸이 안 좋아지면 미리 가족들에게 알려야 한다. 물론 그 일들을 밝히는 것이 치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은 가족들의 짐이 덜어지는 것 같다.
- 아빠가 중환자실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을 때, 한 언니가 조언해 주셨다. 연명중단에 대한 이야기는 미리 결정해 주면 최대한 본인의 뜻을 존중해서 결정할 수 있다. 가족들이 한 마음이면 좋겠지만, 각자 다른 입장을 가지고 대립되면 서로 큰 상처가 되고, 그 중에 가장 괴로운 것은 환자 본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 최근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 계정에 대해 ‘유산’으로 인정되서 사후에 ‘삭제’하거나 가족에게 ‘유산’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아이폰 업데이트가 되면서 남편이 자신의 애플 계정의 ‘유산상속자’를 나로 지정하였다. 나는 ‘삭제’를 선택했다. 아빠 사후에 핸드폰 속 사진, 메시지, 카톡 등을 보며 아버지가 아닌 한 사람의 생활을 볼 수 있었다.
- 할머니가 엄마를 만나자 우셨는데, 자식도 아닌 며느리를 만나자 꺼이꺼이 우셨다는 부분이 있는데, 왜 할머니가 자식도 아닌 며느리를 만나면서 그런 행동을 보이셨는지 궁금하다.
→ 며느리에게 자기 집안에 맞추길 강요한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아들을 더 두둔했던 본인의 모습들, 일하는 며느리에 대해 이해해주지 못했던 마음, 아들 내외가 사이가 안 좋아진 부분에 대한 것들을 생각하며 미안함과 고마움, 잘 살기를 바라는 당부의 마음으로 울었던 것 같다.
- 끝부분이 그리움과 따뜻함으로 마무리되어서 좋았다. 그리움은 충분히 느껴야 하고, 슬픔에 대한 애도는 충분히 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엄마가 돌아가셔서 황망했던 시간 들이 떠오른다. 산책을 하며 자연으로부터 위로 받았고, 글을 쓰며 그리움을 달랬던 것 같다.
- 도서관도 위로의 공간이었다. 부모님 그리우신 분들게 “나의 차례가 왔습니다” 책을 권한다.
-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엄마가 생각나는 그림책을 들고 가서 엄마 계시는 곳에 가서 읽어드리고 있다. 좋아하셨던 음악도 들려드리면 엄마가 듣고 즐거워하시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아진다. 자기 나름의 애도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 아버지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이원수 작가의 ‘아버지’ 시를 읽고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지금은 아버지 돌아가시면 후회할 것 같아서 아버지와 화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죽음을 생각하니 아버지에게 더 친절해지는 것 같다.
- 유서 형태의 편지를 자주 쓰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평소에 자주 하려고 한다
- 평소에 죽음에 대해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잘 죽는 것에 대하여 가족들과 일상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죽음의 편에서 삶을 보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
- 이 책이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죽음에 대한 소재를 다뤘다는 점, 잘 죽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에서 좋았다. 이런 책들이 많아져서 우리 아이들도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게 밀려오는 때가 있는데, 죽음에 대한 책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을 가지면서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들을 없앨 수 있을 것 같다.
- 장례 절차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장례식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장례식 절차나 장소 등에 대한 선택권이 있었으면 좋겠다.
- 죽음에 관한 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 추천책 ;「할머니가 남긴 선물」, 「무릎딱지」, 「리버보이」, 「마지막이벤트」, 「너무 울지 말아라」「할머니 어디 있어요?」 「엄마까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