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11월 5일 토요일 늦은 3시부터
함께 한 아이들 : 이유정, 전윤재
함께 읽은 책 :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 비야, 안녕 / 반쪽이 / 넉 점 반
도서관에 조금 일찍 갔습니다. 목록에 있는 책들이 글이 꽤 있는 것들이라 짧은 걸 몇 개 뽑아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윤석중의 [꽃밭]이랑 한자영의 [비야, 안녕]을 추가해서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2층 어린이자료실에 들어가보니... 열람실이 공사에 들어가니까 초등생들이 학원 숙제 하러 잔뜩 몰려와 있더라구요. 문까지 닫고 있길래 슬쩍 문을 열어 놓고는 들어가 앉았습니다. 그러니까 밖에 있던 2명 정도의 유아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더군요. 날씨도 좋고... 아무래도 오늘은 극소수만 데리고 하겠다 싶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유정이가 오더군요. 에구에구....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답니다. 아이들이 없으니까 조금 그렇더라구요. 윤재도 왔는데 3층에 올라가더라고 하네요. 문자를 보냈죠. '네가 와 있는걸 알고 있다~'라고.. 그랬더니 답장 'ㅋㅋ 어떻게요?' 요녀석 그냥 오지... 계속 헤매는 거 같으니까 유정이가 나가서 잡아 오더라구요. 우리끼리 길치라고 막 놀렸습니다.
미리 책 한 번 읽어보게 한 후 그냥 맘 잡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없다!! 도서관의 특징이니 하나라도 잡아서 읽어주자!! 마침 밖에 와 있던 여섯 살 예쁜 아가씨를 낚아채서 들어왔습니다. 새침한 아가씨가 잠시 기다렸다가 읽어주기 시작! 먼저 유정이가 이호백의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를 읽어줬습니다. 하나만 읽어주니까 신이 나기는 어려웠겠죠? 그래도 꿋꿋하게 VIP라는 생각으로 읽기!! 윤재는 좀 짧은 걸루 골랐어요. 근데 의성어와 의태어가 막 나오니까 쑥스러운지 당황하네요. 읽다가 안되겠는지 돗자리로 내려 앉아 읽어줬어요. 다시 유정이... 유정이는 안되겠는지 아예 아이 옆으로 가서 같이 읽었어요.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면서... 마지막으로 윤재가 [넉 점 반]을 읽어주는데 하다보니 난감한가 보더라구요. 말투가 요즘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옆에 앉아 열심히 읽어주고, 아이도 열심히 들어주면서 재미있다고 해줬어요. 다행이었습니다.
그래도 뒤에 앉았던 형제 둘이 살짝 머리 들이대고는 했지만.... 오늘은 유정이랑 윤재가 많이 아쉬운 날이었습니다. 하나만 읽어주니까 따뜻해서 좋았지만 읽는 맛은 없었다고 해요. 그래도 이런 경험이 다음 번 읽어주기 때 도움이 될까 싶어 밀어붙였습니다. 나올 때 최희경 선생님도 아이들이 김 빠졌겠다면서 아쉬워 하셨어요.
읽어주기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잠시 그림책 읽으면서 쉬어가는 느낌을 받았으면 싶습니다.
첫댓글 저 공주님 완전 과외 였네요^^ 멋진 오빠를 독차지 하는 행운을...
청소년 친구들이 스스로 아이 옆에 가서 읽었나요?? 자연스런 노련함이 엿보입니다.
책상에 앉아 집중인 남자 아이 두명이 더 몰입이네요..저럴거면 앞에 와서 볼 것이지... 참...나...
수고하셨어요.^^
[낚아채서 읽어주기]는 모두도서관에 이어 여기서도 시도가 되는군요.^^
책상위에 있는 아이들도 같이 왔으면 좋으련만 안오려 하나봐요.
아이들은 어떤 마음이였는지 문득 궁금하네요
선생님 말씀처럼 김빠져하는지
아님,쉬어가는 느낌을 받았는지.....
물론 후자이면 좋겠지만요..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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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황금같은 시간에
책읽어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