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퇴근길에 골목사이로 걸어가는데 휘영청 둥근달이 구름사이로 둥실둥실 떠간다. 밤의 달맛이 물 오르는 모과나무 가지에 열린 달빛이 고고하다. 엊 그제 구름에 가려 못본 보름달을 이제야 본다 . 달 맞이간 보름날 그 달집위에 오늘의 달을 걸쳐 본다 . 보름날에 구름의 운치가 무릉도원 같은 몰운대를 거닐었지... 솟대같은 잣나무 사이로 성급히 봄을 물고온 이름모를 새들이 달 그림자 찾아 이리저리 한가롭게 오솔길을 따라 날고있는.... 개나리 봇 물따라 자갈 마당에 다다르니 옅은 안개 사이로 섬들이 수면위에 엎더려 뱃고동 소릴 자장가 삼아 고이 잠을 청한다. 물운대를 한바퀴 돌아 오니 아니 벌써? 때아닌 여름이 왔단 말인가? 다대포 해수욕장에 수많은 인파가 하늘높이 쌓아놓은 피라밋 달집을 가운데 두고 어깨를 붐비고 있다. 그 사이로 비비고 들어서니 검은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과 함께 활활 타오르는 달집 옷을 향해 두손을 합장했다. 뜨거운 열기가 하늘로 솟는다 . 나의 소원을~ 저 달님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다대포 몰운대 낮의 그곳은 겨울의 깊이를 드리운 햇빛으로 청량한 곳이다 . 바다위에 부서지는 겨울 햇살들 .. 그것은 바람이 되어 자갈마당 인근의 해송과 적송 사이로 쏴아~~스친다. 빛과 바람속에 바다는 에머랄드 빛 바다 내음이 더욱 상큼하고 해풍은 차가운데 겨울 빛이 숨겨진 해저에서 표면위로 날카롭게 번쩍인다. 깊숙한 바다 아래서 봄이 오는 빛의 소리인가 보다 .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가슴을 뭉클하게 구름 가리워진 그날의 달도 오늘의 달이겠지... 바다처럼 항상 그 자리를 지키는 친구가 그리워 진다. 바다위에 비친 달처럼 우정이 그리워 진다. -03,1.15 보름날에 친구와 다대포를 거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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