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보다 못한 일본군부의 무능 - 인팔작전 그 아수라(2차 세계대전 비화)

[파천]

쓰레기보다 못한 일본군부의 무능 - 인팔작전 그 아수라

인팔 작전의 개시 

인팔작전의 목적은 애초에 당시 미얀마방면 파견군 일본군(제 15군)이 3개 사단병력을 이끌고 인도에 침입하여 마니플주의 수도 인팔을 점거하는 것이었다. 원래 일본군이 미얀마국경을 넘어 인도 동북부에 침입하려던 것은 42년 8월 과달카날전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제기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미얀마전선에서 일본군에 쫓긴 영인군은 대개 인도영토 안으로 철수했으며 인도 동북부의 아쌈주는 거의 무방비에 가까운 상태였다. 따라서 일본군이 만일 아쌈지방을 점령한다면 미얀마의 안전을 기할 수 있고 인도로부터의 대중 원조루트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개전 이래 무패의 기세로 말레이와 미얀마를 휩쓸었던 일본군 남방총군은 대본영에 대해 이 작전을 제의했다. 대본영도 인도 동북부 지방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고 아쌈공격에 찬성하긴 했으나 남방총군의 작전 계획이 너무 허술하여 재검토하라는 지시와 함께 그 준비를 명령했다. 그런데 이 작전안에 대해 현지 15군 예하 사단장의 한 사람인 무다구찌중장은 작전의 성공에 의심을 품고 있었다. 북부 미얀마의 지형이 너무 험난하여 작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미얀마전선에서 1년 이상이나 실전경험을 가지고 있는 무다구찌가 반대하자 대본영도 그 방침을 변경했다. 때마침 과달카날과 뉴기니의 전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으므로 대본영은 42년 11월 23일 기해 동북부 인도공략작전 준비의 중지를 명령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작전 구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작전을 위해 병력을 이동하거나 군수품을 집적하는 것은 금지하지만 작전의 연구만은 계속하라는 것이다. 이리하여 미얀마현지군은 방위태세로 전환하게 되었다. 

그리고 방위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합리적 재편성을 대본영에 요구할 때쯤 사르빈강과 아캡 양 방면에서 연합군의 정찰부대가 출현하는가 하면 서북 미얀마의 정글 속에서 윙게이트병단이 나타나기도 했던 것이다. 일본 대본영은 긴장했다. 이것은 분명 아라칸 정면의 영인군과 동부 아쌈의 미국·중국군이 사로 호응하여 대대적인 공세를 취해올 징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 재편성을 요구하는 현지군의 요구를 받아들여 43년 3월 27일 미얀마방면군을 창설하고 2개 사단을 증파하는 동시에 인사개편도 단행하는 등 새로운 대비책을 마련했다. 

즉 미얀마방면군 사령관에는 가와베중장을 임명하고 그 휘하에 제 15군과 제 55사단 및 직할 부대를 배치. 제 15군 사령관에는 제 18사단장이었던 무다구찌중장을 승격하여 임명했다. 그리고 그 제 15군 지휘하에는 제 18사단, 제 33사단, 제 56사단, 제 15사단을 배속시켰던 것이다. 그러니까 인팔작전의 직접 담당자인 제 15군 위에 미얀마방면군이 있고 그 위에 데라우찌대장의 남방총군이 위치하는 것이다. 

문제아 무다구찌

그런데 제 15군 사령관으로 임명된 무다구찌는 중일전쟁의 도화선이 된 노구교사건의 장본인이며 미얀마전선에서도 저돌적인 만용을 보인 문제아였다. 난폭한 성격에다 품위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위인이며 소장, 중장급의 부하에게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내키는 대로 폭언을 퍼붓는 무뢰한이었다. 

그런 그가 제 15군 사령관으로 승진하자 사태는 미묘하게 변해갔다. 짐승조차 출입할 수 없는 마경으로 알려진 북부 미얀마에 영국 윙게이트병단이 출현하는 것을 보자 무다구찌는 종래의 주장을 수정하여 북부 미얀마의 지형은 그런대로 작전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바꿔먹게 되었고 이에 따라 북부 인도공략작전을 실행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게다가 연합군의 새로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이때 언제까지나 방어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선수를 써서 상대방의 반격기지를 공격함으로써 후환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군과 영국군의 현 상태를 무시하고 세우는 무모한 작전이었다. 무다구찌는 이 작전에 대해 다나까중장을 통해 완곡히 반대의견을 나타낸 오바다참모장을 해임하고 그 후임으로 구노무라소장을 임명하는 등 임팔작전의 개시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찬드라 보즈의 약속 

인팔작전은 단지 이러한 전략적인 면에서만 구상된 것은 아니라 정치적인 면에서도 고려가 된 작전이었다. 일본 수상 도죠와 소위 인도 가정부를 세운 찬드라 보즈와의 정치적 거래가 그것이다. 이해 3월, 미얀마방면군이 신설되어 그 사령관으로 임명된 가와베중장은 도죠의 초대를 받아 점심식사를 같이 한 일이 있었다. 

그때 도죠는 가와베중장에게 미얀마작전의 금후의 속셈을 털어놓았다. 찬드라 보즈를 이용하여 인도 내의 반영감정을 부채질하고 또 찬드라 보즈 지휘하의 인도국민군 2개 사단을 의용군으로 동원하려는 도죠의 속셈을 들은 그는 곧 임지로 떠났던 것이다. 

당초 도죠는 찬드라 보즈를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었으나 찬드라 보즈는 일본의 협력을 얻어 인도의 독립을 달성하겠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43년 10월 싱가폴에서 자유인도 가정부를 발족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대영 선전포고에 대한 일본측의 성의, 즉 인도 내에 자신의 본거지가 될 땅을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이때 도죠는 인팔작전에 대해 털어놓고 인팔 함락시 인팔을 찬드라 보즈에게 제공하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자 찬드라 보즈는 자신 휘하의 의용군을 이 작전에 참가시키겠다고 언약하고 작전의 실행을 재촉했던 것이다. 

망설이는 일본 수뇌부 

그러나 대본영은 이 작전의 결행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군에게 명령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훈령을 내리고 회의만 거듭하고 있었다. 이런 중에 9월 중순에 현지군에서는 준비명령에 따라 각 사단이 담당구역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세웠다. 동부 정면에 제 18사단을 배치하여 연합군의 진출을 방어토록 하고 실제로 인팔에 침공하는 것은 제 33, 제 15, 제 31의 3개 사단이 참가토록 결정하였다. 이 무렵 제 15사단의 주력은 아직 중국 남경에 있었다. 

선박의 부족으로 병력 수송이 지연되어 야마우찌사단장과 참모장만이 비행기로 미얀마에 도착했을 뿐이었다. 사단 병력은 육로를 개척해 가며 미얀마로 향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그리고 이 사단은 전투경험이 없는 부대였으나 이 작전의 주력군이 되어야만 했다. 그러던 중 12월 중순이 되었고 대본영에서 명령이 내려오지 않자 현지군에서는 기다리다 못해 닷새에 걸쳐 최후의 작전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남방총군 작전부장인 아야베소장으로 하여금 도쿄로 날아가 작전 실행을 촉구하기로 하였다. 

도죠의 욕탕결재

아야베는 대본영 작전회의에 참석하여 미얀마의 긴박한 정세, 이에 대한 제 15군의 대비책, 작전 방침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남방총군으로서는 인팔작전이 승산이 있으므로 우기가 닥쳐오기 전에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한시바삐 결행을 승인해 달라고 역설했다. 과거 대본영 작전부장을 지낸 일도 있는 그는 참모들을 끈질기게 참모들을 설득하였고 그 결과 대본영에서는 12월 31일 인팔공격의 결행을 결의하고 수상 겸 육상 겸 참모총장인 도죠의 결재를 얻기로 했다. 

도죠의 결재를 얻기 위해 간 것은 육군본부 군사과장 니시우라대좌였다. 니시무라가 결재를 받기 위해 도죠의 관사에 도착했을 때 도죠는 마침 목욕중이었다. 니시무라가 욕탕으로 들어가 인팔작전의 결재를 해 달라고 말하자. 도죠는 여섯 가지 질문을 퍼부었다.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있다가 즉시 대답해 줘야 한다. 

첫째, 이 작전에서 보급문제는 염려없는가? 둘째, 무다구찌의 작전구상은 현실성이 있는가? 셋째, 인팔평원에 진출한 후에 다시 병력을 더 투입해야 할 경우는 없겠는가? 넷째, 인도영토 안에 방어선을 전진시킨 결과 미얀마 방어에 불리함을 초래할 염려는 없는가?다섯째, 열세의 공군력 밖에 없는데 상대의 공중-지상 입체작전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 여섯째,남부 미얀마의 해상으로부터 연합군이 공격해 왔을 때의 대비는 되어 있는가? 이상 여섯가지야. 잘 알아들었나?"

니시무라는 당황해 하며 대답을 못하다가 도죠의 호통소리에 대본영 작전참모에게 전화를 걸어 6개 항을 확인한 후 염려없다는 대답을 했다. 니시우라의 이 대답을 듣고서도 도죠는 석연치 않아하는 눈치더니 결재를 해 주었다. 사실 도죠는 인팔작전에 대해 거의 기적을 바라는 심정으로 결재를 해 준 것이다. 

영인군의 반격작전 

1942년 1월에 루즈벨트·처칠의 카사블랑카회담에서 결정된 미얀마탈환작전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서부의 정면에는 길포드장군 지휘의 영국군 보병 3개 사단과 기갑 1개 사단, 윙게이트공정대 6개 여단이 배치되었고 북부에는 스틸웰장군의 미·중군 2개 사단 반, 동부에는 위립황장군의 중국군 14개 사단이 배치되어 3방면으로 포위태세를 갖추는가 하면 유력한 공군부대도 공격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특히 중경으로의 군수물자 수송로인 레드공로 건설을 위해서 알라스카공로 2,500㎞를 8개월로 완성해 낸 알로스미스공병대가 파견되었다. 이 레드공로는 인도의 레드에서 운남성의 곤명에 이르는 1,000㎞이상되는 군용 도로로서 동북인도의 유전지대의 가솔린을 운반하기 위한 것이다.일본군이 미얀마를 점령하자 연합군은 예전의 인도차이나루트를 통해 장개석군을 지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인도 동북부 인팔주변의 비행장을 이용하여 수송기로 유류와 무기등을 운반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비행기에 의한 수송량은 종전의 수송량과 비슷한 20,000톤에 이르고 있었으나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수송과정에서 비행기가 소모하는 유류의 양은 수송되는 유류의 양과 맞먹을 정도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러한 애로의 타개를 위해 연합군은 인도에서 중국으로 통하는 북부 미얀마 에 레드공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건설 작업을 위해 미국에서는 알로스미스공병대가 파견되었고 중국에서는 3개 사단 병력이 파견되었다. 연합군은 이 통로를 도쿄에의 길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 공사를 위해서는 일본군 점령 하의 북부 미얀마를 통과해야 하므로 건설과 전투를 병행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공사의 주역은 스틸웰장군이었으며 루즈벨트대통령이 가장 강력한 지지자였다. 스틸웰장군이 이 공사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은 단지 중경에 대한 가솔린 공급만은 아니었다. 이 공로건설과 함께 송류관을 부설하여 무제한의 유류공급을 가능하게 하여 일본 폭격용의 전략공군기지를 증설하는 데도 그 목적이 있었다. 스틸웰장군은 또 태평양방면의 해상공세에 호응하여 대일반격작전을 개시하기 위해 중국군 90개 사단을 미국식 장비로 개편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었다. 

일본군이 인팔작전을 준비하면서 그 결행을 망설이고 있던 43년 9월 말, 연합군의 선봉부대는 어느새 후콩계곡의 북쪽에 나타나 계곡 일대를 정찰 중이던 일본군 1개 중대와 마주쳤다. 예상보다 일찍 나타난 연합군에 일본군은 당황했다. 인팔공략에 앞서 미얀마 일대에서 대규모 반격기세를 보이고 있는 연합군과 보다 광범위한 미얀마전투를 전개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후콩계곡의 혈투 

후콩계곡은 거대한 분지로서 그 안에 있는 수많은 하천으로 우기에는 늪과 연못으로 변해버리는 정글지역이다. 43년 10월 30일, 일본군이 계곡에서 마주친 것은 중국군 제 38사단의 정찰부대였다. 제 15군 사령관 무다구찌는 이 정보를 입수하자 즉시 제 18사단 예하 제 56연대를 급파하여 중국군 제 38사단을 포위하려 했다. 1개 사단 병력을 1개 연대병력으로서 포위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일본군의 교만을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중국군은 일본군이 지금까지 만난 중국군과는 전혀 달랐다. 그 완전에 가까운 장비와 왕성한 투지는 일본군을 놀라게 했다. 일본군 제 56연대는 밀림의 중국군을 포위하여 압축해 들어갔으나 중국군은 전차와 중화기로 원형 진지를 구축하여 공중보급을 받으면서 방어하고 있었다. 이 원형 진지는 영국이 고안해 낸 전법으로서 종래와 같이 방어진의 일각에 구멍을 뚫고 돌입하여 분단한다는 전법은 통하지 않는다. 이 원형진 격파를 위해서는 최소한 병력이 동등해야 하고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중화기가 있어야 하나 일본군에게 그것이 있을 리가 없었다. 

특유의 육탄돌격을 감행해 보았지만 사상자만 늘어날 뿐 원형진지는 끄떡없다. 연대장 나가히사는 역부족을 인정하고 공격을 포기하고 제 18사단 사령부에 이 사실을 알리고 퇴각했다. 일본군 제 18사단 사령관 다나까는 패배 소식에 격노하여 반격작전을 결심하고 후콩계곡 북쪽 입구인 신브얀으로 향하려 했다. 그러나 무다구찌의 재고요청과 마인칸 확보명령으로 이 반격작전은 없었던 것으로 되어 버렸다. 이 바람에 스틸웰장군 휘하의 중국군은 소규모의 저항만을 받으면서 마인칸으로 향할 수 있었다. 특히 일본군의 후방을 공격하는 공중공격과 전차를 주축으로 하는 기계화부대의 돌진은 일본군으로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메릴부대의 출현 

2월 19일, 프랭크 메릴준장이 지휘하는 미군 혼성연대 2,900명이 전선에 도착했다. 이 메릴부대는 영국군 윙게이트병단에 자극을 받아 미국이 편성한 부대로 게릴라훈련부대와 과달카날, 뉴기니의 실전부대와 미 본토에서의 지원병으로 편성된 특수부대였다. 카빈소총과 기관총, 박격포, 바주카포등으로 무장한 이 부대는 미얀마당나귀 700필에 군수물자를 싣고 현지에 도착했다. 

스틸웰장군은 이 부대를 크게 반기며 자기 휘하의 부대와 합류시켜 마인칸 공격을 명했다. 3월 3일, 항공부대의 공중엄호를 받으며 마인칸 교외에 육박해 갔다. 명렬한 폭격과 전차포 사격에 일본군은 저항의지를 잃고 퇴각준비를 시작했다. 다시 몇 시간동안 화력이 집중되고 일본군 제 18사단이 3월 5일을 기해 마인칸에서 철수한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이 정보를 입수하자 공격군은 즉시 진격준비를 갖추고 5일에 마인칸을 점령할 수 있었다. 

그리고 9일에는 와라잽으로 진출하여 후콩계곡은 연합군의 수중에 들어오게 되었다. 일본군은 와라로 퇴각하여 방어태세를 구축하려 했으나 메릴부대가 퇴각로를 차단하여 일본군은 340명의 환자를 등에 업고 정글 속을 굶주림과 말라리아에 시달리며 퇴각할 수 밖에 없엇다. 

달밤의 글라이더군 

후콩계곡의 패배가 있을 때에 일본군 제 31사단은 3월 15일 친드윈강변에 집결했다. 이것은 인팔 북익의 대기습작전의 시초이며 이것이 연합군에게 간파당하면 이 작전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도하를 위해 모여있는 그들의 머리 위에 갑자기 대형 수송기의 집단이 나타나 동쪽으로 날아갔다. "대체 저것이 무엇일까?"

일본군은 그 비행기들이 자신들에게 폭탄을 투하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지만 그 수송기는 영국군 윙게이드병단이었다. 윙게이트병단의 정식 명칭은 제 3인도사단이며 당시 6개 여단, 약 2만여명의 대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윙게이트병단의 임무는 스틸웰군의 남하작전을 원조하기 위해 일본군의 후방을 교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군의 인팔공격 징조를 눈치챈 지금은 스틸웰군이 향하는 미티나에의 일본군 보급로 차단이 주임무였다. 

그래서 윙게이트장군은 인도우의 제압을 주 목적으로 하는 작전을 계획했다. 인도우를 제압하면 북부의 일본군 제 18사단에 대한 보급을 차단할 수 있었고 인도우에서 서쪽으로 뻗는 제 31사단의 보급로도 차단할 수 있었다. 동시에 제 15군의 나머지 2개 사단의 보급기지인 핀레브, 핑가인을 공격하면 일본군의 보급로는 마비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어거슨준장의 제 16여단을 출발시켜 후콩계곡의 서쪽을 경과, 인도우로 향하게 하고 J.컬버트준장의 제 77여단과 W.렌틴준장의 제 111여단을 한꺼번에 모닝 동쪽의 비밀기지 브로드웨이로 수송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공정부대의 착륙지점은 이미 그곳에 잠복해 있던 케틴유격대의 연락으로 선정된 것이었다. 그리고 윙게이트병단이 전투준비를 끝내고 제 777여단이 인도우를 향해  진격을 개시하여 3월 15일에는 난시안 부근의 철도를 폭파하고 수송철도의 몇 개소를 차단했다. 그리고 일본군 점령지구 안에 비행장을 건설하고 P38, P40등의 전투기로 공습을 가하고 일본군 후방지구 비행장인 제 5비행사단에고 폭격을 가했다. 

일본군 후방을 교란 

이 바람에 인팔작전의 일본군 보급부대는 출동할 수 없게 되었고 제 18, 제 15, 제 31사단의 보급은 3월 중순 이후 중단되었다. 그리고 제 15군 사령부도 현재의 위치인 메이묘오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애당초 인팔작전의 보급문제는 그 어려움이 예상되었지만 이런 식의 교란은 예상하지도 못한 것이었다. 일본군 제 5비행사단장 다조에중장은 제 15군 사령관 무다구찌에게 인팔작전의 중지와 윙게이트병단의 섬멸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하고 미얀마방면군 가와베중장을 찾아갔으나 대본영이 작전중지를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만 듣고 만다. 

하지만 가와베는 윙게이트병단을 쳐야 한다는 다조에의 의견에는 찬동하여 제 18사단에서 1개 대대, 제 56사단에서 1개 대대, 그리고 야전병원부대에서 1개 대대의 병력을 빼내어 윙게이트병단과 대전할 부대를 편성, 인도우방면으로 보냈다. 우선 이 정도의 병력이면 그런대로 윙게이트병단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지만 그 생각은 윙게이트병단의 병력과 장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결정된 것이었다. 

무다구찌의 호언 

윙게이트병단의 공격으로 일본군 후방이 어지러운 가운데 인팔작전은 개시되었다. 무다구찌의 작전 계획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①제 31사단은 남쪽에서 재빨리 국경을 돌파하여 북진, 연합군을 견제하면서 인팔로 향한다. 

②그동안 제 15사단과 제 33사단은 기습적으로 친드윈강을 도하, 국경으로 향한다. 

③견제당하고 있는 연합군의 허를 찔러 제 15사단은 직선으로 인팔 동북부에 진출, 연합군을 포위한다. 

④제 31사단은 북진하여 코히마를 점령, 북쪽에서 인팔로 향하는 연합군 증원부대를 저지한다. 

⑤코히마의 저지작전에 성공하면 제 31사단의 일부를 인팔의 주전장으로 돌린다. 

⑥이 공략작전은 20일 이내에 끝내기로 하고 전체의 작전 개시일은 3월 15일로 하되 그중 제 33사단의 행동개시일은 3월 8일로 한다. 

이는 20일동안에 인팔의 북, 중앙, 남쪽으로 진격해 간다는 것인데 당연히 이 작전의 무모함을 비판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미얀마방면군의 참모중 한 사람인 가다꾸라대좌는 이것이야말로 무다구찌식이라며 투덜거렸고 남방총군과 대본영에서도 이와 똑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전략의 근본방침이면 몰라도 구체적 작전에 대해서는 현지 실전지휘관에게 일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이에 따라서 이 인팔작전은 그대로 실행하기로 되었다. 

그러나 이 인팔작전에 대한 무다구찌의 자신감은 어디서 온 것인가? 그가 작전 개시 직전에 부하 참모들을 모아놓고 행한 연설을 통해 그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는 참모들에게 영국군은 지난 싱가폴작전이나 말레이작전에서 무력하리만큼 쉽게 물러났던 것을 상기시키고 영국군은 약체라 평가했으며 보급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가능한 대로의 수단을 취하고 그 다음부터는 연합군의 것을 빼앗아 사용한다는 약탈보급의 방식을 취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던 것이다. 

동물 보급 

그럼 무다구찌의 가능한 대로의 조치란 어떤 것인가? 당시 무다구찌는 대본영에 수송수단의 보급을 상신한 상태였으나 당시의 일본국력은 이미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무다구찌가 생각해 낸 것이 현주민들이 키우고 있는 소와 코끼리의 사용이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몇 천마리의 양을 데리고 진격하도록 했다. 진격중 양식이 떨어지면 양을 잡아먹는다는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인팔작전의 기한을 무다구찌가 20일로 정한 것도 보급에 이유가 있었다. 개개의 병사가 휴대할 수 있는 식량에 맞춰서 작전기한을 정한 것이다. 인팔작전은 이런 면에서 기습과 돌진에 바탕한 시한부 작전이며 싱가폴작전과 비슷한 점이 있으나 싱가폴작전은 돌진능력에 맞춰 작전 기한을 정한 데 반해 이 인팔작전은 능력부족을 맞추기 위해 작전기한을 정한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인팔 지옥전선으로의 행군 

이리하여 일본군 제 15군은 예정대로 북부와 중앙과 남부의 3면에서 인팔을 향해 진격을 개시했다. 3만 두의 소와 코끼리, 그리고 몇천 마리의 양을 이끌고 친드윈강을 향해 전진해 간 것이다. 이 친드윈강이란 인도, 미얀마의 국경 동쪽을 흐르는 너비 1㎞가량의 강이다. 강을 건너면 곧 민타미산맥이 나타나고 이어 유명한 아라칸산맥이 70㎞의 길이로 두 나라를 갈라놓고 있다. 바로 이 산맥의 동쪽에 인팔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남쪽 코스를 담당한 제 33사단의 일부는 3월 8일에 본거지를 떠나 카바우계곡을 북진, 다른 일부 연대병력도 탄잔과 카레묘로 향했다. 이때 영국 제 4군단은 턴잔 방면에 제 17인도사단, 파렐방면에도 제 20인도사단을 배치해 놓고 있었다. 일본군 제 15사단은 타이에 도착하자마자 3월 15일 밤을 기해 친드윈강을 도하했다. 병사 1명이 가지고 있는 장비는 소총탄 240발, 수류탄 6발, 그리고 20일간의 식량 외에 조미료등의 중장이었다. 

재 31사단의 일부 병력도 이날 친드윈강을 건넜다. 강은 우기가 아니라 하지만 800m의 강폭을 이루고 있었다. 병력의 대부분은 조립식 보트로 강을 건너고 양을 제외한 동물은 군수품을 등에 싣고 자력으로 강을 건넜지만 강에서 각 사단은 동물의 약 1/3을 잃고 말았다. 다시 산으로 접어들자 손실수는 계속 늘어났다. 이 동물들은 평야에서 살았던지라 산길을 오르는 것은 대단한 부담이었다. 

결국 제 31사단의 경우 친드윈강 도하 이전에는 125두의 소를 가지고 있었지만 21일 후 코히마에 도착했을 때는 불과 5두에 지나지 않았고 그 외의 부대도 거의 마찬가지 사정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에 발을 묶여 있을 수 없는 일본군이어서 일부 병력을 뒤로 남긴 채 돌진을 계속하여 제 31사단의 좌익 돌진부대는 3월 21일 우크룰에 진출했다. 이 인팔작전에 참가한 3개 사단중 가장 약체로 평가되는 것은 제 15사단이었다. 

타이에서 도로건설 작업을 하다가 미얀마까지 자력행군해 온 데다가 중화기도 부족해서 야포라곤 31식 산포 18문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무다구찌의 질타에 못이겨 발악적 돌진으로 3월 28일 인팔의 북면에 가까스로 도달했다. 이것은 코히마와 인팔 사이를 차단하는 것이며 연합군 보급에 큰 위협이 되는 것이었다. 

마운트바덴의 희비

영국 제 14군 사령관 W.슬림중장은 즉시 대비책을 마련했다. 슬림중장은 우선 아캡방면에 있는 제 15군단 중에서 제 5, 제 7사단을 빼내어 인팔과 데마풀에 파견하는 동시에 제 33군단에서도 제 2영국사단과 제 50인도전차여단을 증파하는가 하면 제 14군 예비의 인도전차사단도 이 지역에 투입했다. 그리고 현지의 제 4군단에게도 인팔로 후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제 4군단 예하의 제 17사단은 이미 일본군에게 퇴로를 끊기었고 제 23사단도 우크룰 남쪽에서 포위당하고 말았다. 이어 제 23사단은 암호문서 등을 소각한 뒤 그 일부가 탈출에 성공했으나 제 17사단은 좀처럼 퇴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코히마의 수비를 담당하고 있던 제 1아쌈연대는 일본군이 코히마에 침입했다는 헛소문에 나돌아 사기가 저하되었다. 3월 25일, 마운트바덴 총사령관은 전국의 새로운 전기를 위하여 제 17사단을 공중수송으로 철수시킬 것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사실을 런던의 영통합참모본부에 알렸다. 이러한 보고를 받은 참모본부는 즉시 수송기 25대를 인도에 파견하도록 조치하고 미군에 연락하여 5월 중순까지 미군 수송기 46대를 대여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곧이어 희소식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전면 후퇴로 착각한 일본군

이때 제 17영인사단은 토이탐 북쪽의 싱겔마을에서 일본군 제 33사단의 사사하라연대와 대치하고 있었다. 퇴로를 끊긴 이 사단은 사사하라연대와 교전을 계속하면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었다. 이 제 17영인사단은 원래 개전 이전부터 미얀마방위를 담당하고 있던 주력부대였다. 그래서 개전 초부터 일본군 제 33사단과 맞싸워왔으며 지난 2년동안에는 무려 30회 이상이나 교전하였다. 이 사단에 대해서는 마운트바덴장군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제 4군단장 스컨즈중장은 이 사단의 철수를 위해 기발한 구상을 하였다. 제 23영인사단중 1개 연대만을 철수시킨 후 나머지 병력으로 제 17사단의 구원작전을 시작한 것이다. 3월 14일, 제 23영인사단의 철수연대가 위치하고 있던 곳은 토이톰고지의 어느 산허리였다. 연대는 지금 수많은 트럭과 전차를 이끌고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인팔로의 철수였다. 바로 그 철수행렬이 산허리를 거의 통과하고 있을 때 일본군 정찰부대가 그것을 발견했다. 

정찰부대는 이 사실을 곧 연대본부에 보고했고 연대장 사꾸마대좌는 사단장 야나다중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영인군이 총퇴각했다는 이 소식을 들은 야나다중장은 영인군이 싱겔과 톤잔 사이의 외줄기 산길에 갇힌 셈이라고 기뻐하며 제 15군 사령부에 보고를 마치자마자 사단 사령부를 전선 가까이로 전진시키도록 명했다. 

오보의 결과는?

하지만 제 17영인사단의 전면 후퇴는 사실이 아니었다. 야나다중장은 이 사실을 사단 사령부가 전선 가까이에 진출한 다음에야 알게 된다. 사단 사령부가 전선 가까이로 진출하고 나니 철수했다던 제 17영인사단은 철수는커녕 압도적인 포화를 퍼붓고 있다. 수많은 전차가 전차포로 일본군의 최일선 진지를 쑥밭으로 만드는가 하면 날아드는 보고는 영인군의 증원부대가 전선에 도착하고 있다는 것 뿐이었다. 그러던 3월 23일 밤, 야나다중장은 사사하라연대로부터 문제의 전보를 받았다. 

"본 연대는 암호서류를 소각하고 군기를 처치한 후 전원 옥쇄의 각오로 분투하고 있음."

이 전보를 받은 야나다는 이것이 사사하라연대의 전멸의 위기라고 생각했다. 이 무렵 사사하라연대는 제 17영인사단과 전투중이었다. 그런데 북쪽으로부터 제 23영인사단의 기계화여단이 공중지원아래 공격해 왔고 사사하라연대는 포위당한 채 사흘 밤낮을 싸웠다. 이러던 중 사사하라가 수족처럼 여기던 제 1대대장 이리에중좌가 전사했다. 

이런 와중에 사사하라는 옥쇄를 각오하고 분투할 것을 결심하고 야나다사단장에게 이런 전문을 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사사하라의 참뜻은 최후의 분투에 있었으나 야나다사단장은 군기를 처치하고 옥쇄한다는 문구에 중점을 두어 이대로라면 연대가 전멸할 것으로 판단하고 3월 24일 사사하라연대에 2㎞ 서쪽으로 후퇴할 것을 명령한다. 이러자 영인군은 아무런 장애도 없이 인팔로 후퇴가 가능하게 되었다. 

야나다사단의 통제전진

정찰부대의 오보로 인해 싱겔마을의 관문을 열어주었다는 소식을 들은 무다구찌중장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27일에 야나다사단으로부터 전보가 날아들었다. 나중에까지 말썽이 된 반성전보라는 것이었다. "본 사단은 군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었던 것을 유감으로 생각함. 그러나 다른 사단방면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강구해 주시기 바람." 이런 전문에 이어 야나다사단장의 의견도 첨부되었다. 

①본 사단 방면의 정보는 거의 대부분이 비보이며 금후의 작전은 극히 곤란할 것이 예상됨. 따라서 20일만에 인팔을 공략한다는 것은 절망적 상태임. 우기의 도래와 보급의 곤란은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

②아군의 편성과 장비는 극히 열세에 있고 적군과 비교한 종합적 전력이 불충분하므로 헛되이 인명을 소모할 뿐이라고 판단됨. 이제 인팔 공략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고 있으며 설령 그 공략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금후의 방어는 어려울 것임.

③미토키나방면에 적의 공정부대가 투하된 것은 거의 진공상태에 이르고 있는 미얀마본토를 위태롭게 할 것임.

야나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인팔공략을 중지하고 미얀마본토의 방위태세를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무다구찌는 이 의견을 무시하고 야나다사단에 계속 전진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무다구찌의 감정이 그대로 실린 채 야나다중장에게 발송되었다. 이 전문을 받은 야나다중장도 감정적으로 거부의 답전을 보냈다. 야나다의 답전을 받은 무다구찌는 분노하여 다시 전진을 명했다. 

야나다도 지지않고 자기 주장을 고집하는 답전을 보냈다. 야나다사단장이 작전 중지를 주장핟고 나선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합리주의자였다. 그는 미군의 반격이 시작되고부터 항공력과 보급력이 모자라는 일본군의 패배를 보고 이 두가지가 모자라는 한 인팔작전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인팔점령이 가능해도 그 유지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 인팔작전을 전투를 위한 전투에 지나지 않으며 무다구찌의 영웅주의의 산물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야나다중장의 이런 생각은 제 15군의 다른 2개 사단의 사단장-제 31사단장 사또오중장, 제 15사단장 야마우찌중장-의 공감을 얻고 있었다. 이들 또한 야나다중장과 마찬가지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로서 야나다중장의 합리주의적 판단을 지지했다. 작전 개시 전부터 무다구찌와 사단장들의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나타나 있었다. 

그레서 무다구찌는 이 3명의 사단장들을 만나는 것을 극도로 회피하고 있었다. 지난 1월에는 최후의 도상연습을 할 때에도 참모장과 작전참모들만을 불러모았을 뿐 사단장들을 일부러 부르지도 않았던 것이다. 야나다와 무다구찌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제 15군의 참모들은 이 일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여 후지하라참모를 야나다중장에게 파견하여 사단의 전진을 권고해 보기로 했다. 이 대비책은 맞아들어가 야나다중장은 후지하라참모의 설득에 전진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 날짜는 1주일 후인 3월 31일의 일이었다. 더구나 야나다의 진격은 무다구찌가 요구한 급전이 아니었다. 한 마을을 점령할 때마다 정지하고 정찰부대를 내보내 앞길의 안전을 확인한 뒤 전진하는 통제전진법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무다구지와 야나다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나다도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4월 22일, 무다구찌는 격노하여 직접 제 33사단을 찾았다. 그리고 사령부에 뛰어들어 참모들의 눈 앞에서 일반 사병을 대하는 식의 거친 말투로 야나다중장을 몰아붙였다. 

제 31사단, 코히마를 점령 

제 17영인사단이 인팔에 도착할 때, 아캡방면에서 온 슬림장군 휘하의 증원부대가 속속 전선에 도착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공수에 의해 수송되어 병력의 피로를 최소화하였다. 먼저 제 5인도사단이 도착하였고 이어서 제 7인도사단, 그리고 디마플 북방에서는 제 33군단 사령부가 진출하고 보가잔에서는 제 2영국사단이 나타났다. 증원부대의 증원이 끝나자 스틸웰장군은 인팔과 캥그라톤비, 비센풀이 각 부대를 배치하고 방어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틸웰장군과 슬림장군은 일본군의 급전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 걱정은 야나다사단의 통제전진으로 인해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4월 18일부터 영인군은 보급 강화를 위한 스테미너작전을 개시했다. 1일 평균 148톤의 군수물자가 보급되었다. 한편 통제전진을 계속하던 야나다사단이 인팔평원의 입구에 도달한 것은 4월 20일로 작전 개시후 5주일이나 지난 후였다. 그러나 여기서 비센풀의 요새를 격파해야만 인팔로 진입할 수 있었다. 

야나다중장의 행동으로 보아서는 비센풀요새 격파에 1개월 이상이 걸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무다구찌는 야나다중장의 해임과 그 후임으로 자신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인물인 다나까중장을 앉히기로 했다. 이런 사태가 전개되자 미얀마방면군 사령관 가와베중장은 난처해했다.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사단장을 교체하는 이런 일이 있어도 되는가? 하지만 전선사령관인 무다구찌의 의견을 중시하기로 하고 5월 15일자로 야나다중장을 해임하고 다나까중장을 그 후임에 임명했다. 

그리고 야마우찌사단장 역시 해임하고 그 후임으로 시바다중장을 임명했다. 야마우찌중장이 해임된 이유는 그가 앓고 있는 폐병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평소에도 무다구찌의 작전에 은근히 반대했다는 것과 제 15사단의 실적이 신통치 않다는 데에 기인한 문책인사였던 것이다. 

인간과 기계의 싸움 

가까스로 인팔평야의 입구까지 도달했지만 비센풀요새에 부딪친 제 33사단은 우선 남아있는 소형 전차를 앞세워 요새를 돌파하고자 했으나 영인군의 포화 앞에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자 신임 다나까중장은 남아있는 화력을 모두 집중하여 비센풀요새를 격파하라고 명했다. 하지만 제 33사단의 포병력은 불과 150㎜유탄포와 100㎜자동포 몇 문이 고작이었고 그것도 영인군의 포화 앞에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이때부터 인간과 기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돌격해 오는 연합군 중전차-참고로 아시아전선의 중전차와 유럽전선의 중전차는 그 비교 자체가 될 수 없다. 유럽에서는 이미 정찰용으로 격하된 M3경전차가 아시아전선에서는 대전 말기까지 주력전차로 쓰였고 일본군의 전차는 이 M3경전차의 장갑을 관통하기가 극히 어려웠고 M4전차의 경우는 일본군의 정상적인 대전차병기로서는 파괴가 불가능했다. 

반면 유럽전선에서의 M4의 위치는 잘 아시다시피 극히 평범한 보통의 전차였고 독일군 4호 전차와 비슷한 성능으로 판터나 티이거 앞에서 도주하는 것이 적전 도주죄가 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이었다.-에 대해 육탄돌격을 감행하여 이불 속에 수류탄 여러개를 싸서 전차 밑으로 기어들어가지만 아무 효과도 없다. 마침내 사단장 다나까는 비센플진지와의 언덕을 일본군의 시체로 메워 그것을 엄폐물로 삼아 진지를 공략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노일전쟁 당시의 노기 마레스께의 전법을 본딴 것이다. 

결사대가 모집되어 자살돌격을 감행했지만 비센풀의 방어진은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6월로 접어들자 포탄이 바닥나고 병사들은 굶주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동안 영인군의 병력은 눈에 띄게 늘어나 있었다. 보급물자를 실은 수송기가 영인군 진지의 상공에 대편대를 이루어 왕래하는 모습이 일본군의 눈에도 띄었다. 다나까사단장은 무다구찌에게 탄약과 식량을 보내달라고 거듭 무전을 쳤지만 보급로가 완전히 끊겨 수송할 방법이 없었다. 

잇따른 보급물자 수송요구에 미얀마방면군 사령관 가와베는 대본영에 이 사실을 알리고 가능한 한 비행기를 동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대본영에서 연락이 왔다. "전투기 24대를 미얀마전선에 파견할 것임. 단, 10일간만 사용후 즉시 원대로 복귀시키도록 할 것."이 연락을 받은 가와베는 실망하고 말았다. 

정보에 의하면 연합군의 비행기 보유수는 3,000대를 넘는다고 했다.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치이다. 무다구찌는 7월로 접어들자 전선을 일일이 순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무다구찌도 전국을 대강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가 끝내보이겠다고 장담했던 20일은 이제 20일이 지났는데도 목적 달성은커녕 일본군 자체의 패배만 보이고 있었다. 

제 31사단

인팔작전의 최우익을 담당한 제 31사단의 임무는 2가지가 있었다. 코히마의 점령과 인팔로의 증원군 저지이다. 이 코히마는 인도 아쌈주의 수도 디마플과 친스키아방면에서 오는 도로가 합쳐져 인팔로 향하는 요지이다. 따라서 코히마를 점령하는 것은 인팔로의 길을 차단하는 것이다. 코히마의 점령을 통해 인팔을 고립시킨 후 포위공격하면 인팔점령은 순식간이라고 일본군 수뇌부는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영인군에서도 코히마는 중대시되고 있었다. 일본군 제 31사단의 움직임으로 그들의 코히마점령 의도를 눈치챘기 때문이다. 이 방면의 수비를 담당한 제 33군단장 스톱포드소장은 이 인도 동북부의 관문 코히마를 통해 일본군이 아쌈주로 칩입할 계획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제 14군 사령관 슬림중장도 같은 생각이어서 스톱포드소장에게 코히마의 확보를 명했다. 그러나 소장은 코히마 자체보다는 그 서쪽의 디마플, 인팔 가도의 갈림길에 해당하는 고지에 중점을 두고 여기에 제 161여단, 제 2사단, 제 7사단, 제 33여단을 주력으로 하는 부대를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바로 이 고지가 세거리 고지로 제 31사단과 영인군의 혈전의 무대가 된다. 일본군 사또오사단이 친드윈강을 건넌 것은 3월 15일이었다. 여기에서 좌익 돌진대인 미야자끼대좌가 지휘하는 제 58연대가 4천명의 병력으로 코히마를 향해 본대와 나뉘어 돌진했다. 미야자끼부대가 아라칸산맥으로 접어들었을 때 미야자끼대좌는 병사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발상을 해 낸다. 바로 염불이었다. 

인도에의 원정길이니 염불을 외며 산을 올라가라는 그의 명령에 일본군들은 염불을 외며 아라칸산맥을 넘었다. 미야자끼부대가 코히마 외곽에 도달한 것은 4월 5일이었다. 여기서 휴식한 미야자끼부대는 6일 새벽 4시 반에 코히마를 기습하였고 코히마를 지키던 영국군은 자신들의 계산보다 2주일이나 빨리 일본군이 나타난 것에 당황하여 코히마에서 부근 고지로 철수했다. 

코히마를 점령한 일본군은 영국군이 버리고 간 보급물자에 환호했다. 코히마의 일본군 점령을 알게 된 스톱포드소장은 경악했다. 별다른 수송수단도 없는 일본군이 이렇게 빨리 코히마에 나타날 줄을 그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곧 제 161여단을 세거리 고지로 급파했고 나머지 병력도 곧 코히마로 보냈다. 

세거리 고지의 혈전

이 세거리 고지에서 일본군과 연합군의 싸움은 제 33사단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기계의 싸움이었다. 영국군의 M4전차가 진지에서 기어나와 일본군의 진지로 접근하여 전차포 세례를 퍼부으면 일본군은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관총과 소총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수류탄을 품에 안은 육탄돌격대가 전차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아무 소용이 없었고 영국군의 전차는 약 200m의 거리에서 하루종일 포를 쏘아대다가 날이 저물면 퇴근하듯 진지로 돌아가버렸다. 

이런 식의 전투가 2개월이나 계속되었고 그동안 일본군은 이 전황의 타개를 위해 돌격대를 편성하여 영국군의 진지로 야습을 가했다. 한번은 미야자끼부대의 제 2대대 2개 중대가 야습에 성공하여 영인군의 탄약고와 식량창고를 탈취했다. 그러나 날이 밝자 이들은 주변 고지에서 날아오는 포탄에 날아가 버렸고 제 2대대의 나머지 병력이 그 자리를 지키고자 고지에 돌입했다. 그때 영인군의 탄막사격이 탄약고와 식량창고에 화재를 일으켰다. 

고지를 지키던 일본병사들은 화재로 인한 더위를 견디려고 식량창고의 우유를 몸에 끼얹으며 버텼으나 결국은 견디지 못하고 모두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그런 그들을 기다리던 것은 영인군의 기관총이었다. 이 세거리 고지에서 공방전이 시작된 지 열흘이 채 못되어 일본군의 병력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탄약이 떨어지고 있었고 식량은 떨어진지 오래였다. 

일본군은 이제 영국군의 수송기가 뿌리는 보급낙하산이 자기네들 쪽으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형편이었다.굶주림과 백병전으로 미야자끼부대는 전멸해 버린 중대가 3개나 있었다. 미야자끼부대의 병력은 원래의 1/4로 감소한 형편이었고 사또오사단장은 미야자끼부대의 자살돌격을 금지하면서 방어태세로 들어갈 것을 명령했다. 

일본군, 공격을 중단

이때 제 15사단은 산재크 서쪽에서 고립되었고 제 33사단은 비센플에서 더 이상 진출할 수 없게 되어 마침내 일본군의 공격은 전 전선에 걸쳐 멈춰서게 되었다. 무다구찌는 일선 사단을 방문하는 등 애를 썼지만 이미 기울어진 전세는 그의 눈에도 역력한 것이었다. 그리고 우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전선에의 보급로는 완전히 막혀버렸고 제 5비행사단장 다조에중장에게는 사또오중장으로부터 애처로운 전보가 날아들고 있었다.

"탄약 1발, 쌀 1알도 없이 적의 식량을 탈취하여 전투를 계속 중. 이제 최후의 기대를 공중수송에 걸고 있을 뿐임."

이어서 제 15사단장 시바다중장의 전보도 날아들었다. 

"이제 본 사단은 호우와 진흙탕 속에서 굶주림과 질병 때문에 전투력을 상실하고 있음. 제 1선 부대로 하여금 이런 지경에 빠지게 한 것은 실로 제 15군과 무다구찌의 무능이 그 원인임."

하지만 다조에중장은 이런 전보를 받고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무렵 제 5비행사단은 불과 100여대 미만의 비행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윙게이트병단과 대전하는 데도 부족한 숫자이며 보급수송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전력이다. 4월 28일, 무다구찌는 랭군에서 파견된 방면군 군수참모 우시로소좌앞에서 마침내 이 작전의 불가능함을 시인하는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우기가 닥쳐왔고 제 15군 예하 병력에게는 단 1발의 총탄도, 1알의 쌀도 보급해 줄 수 없게 되었다. 

작전중지론의 대두 

4월 30일, 우시로소좌는 랭군으로 돌아가자마자 대본영에서 전선 시찰을 위해 파견되어 온 스기다참모에게 인팔전선의 상황을 보고했다. 그리고 인팔전선의 가망없음을 말한후 5월 말까지 작전을 계속한 후 그뒤에도 전황의 변화가 없을 때는 작전을 중지할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스기다는 가와베등 방면군 사령부의 막료들이 말한 인팔전선의 승리 가능성과는 반대되는 의견인지라 우시로에게 자세한 현지상황을 듣고 나서야 그의 말을 믿고 되었고 이러한 것을 대본영에 보고했다. 

그러나 이 보고를 듣고 나서 현지로 파견된 방면군의 주임참모와 남방총군의 작전주임참모는 무다구찌로부터 작전 수행가능이란 대답만을 들었을 뿐이다. 이런 대답을 들은 두 참모는 즉시 자신의 소속부대로 인팔작전 수행가능이란 무전을 쳤다. 무다구찌는 속으로는 인팔작전의 성공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상급기관 앞에서 허세를 부렸던 것이다. 

대본영의 혼란

이러한 보고 속에 대본영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스기다참모로부터는 인팔작전 수행불가라는 보고가 들어오고 현지를 시찰한 남방총군과 방면군의 참모들은 작전수행가능이란 보고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대본영은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대본영은 우선 현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육군참모본부 하다중장을 현지로 파견했다. 

그는 우선 현지 참모들의 정보와 의견을 들은 뒤 가와베사령관과 작전의 앞날을 의논해 볼 생각이었다. 참모들에게서 입수한 정보와 의견은 하나같이 비관적인 것들 뿐이었다. 이것은 그가 이미 예상했던 대로였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정보와 가와베사령관의 작전의 비관적 견해를 바탕삼아 대본영에 작전 중지의견을 상신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가와베사령관을 만나자 그는 의외로 작전의 진행을 주장했다. 하다중장은 참모들로부터 수집한 비관적 정보를 내세우며 가와베중장에게서 작전중지론을 유도하려 했으나 가와베는 그러한 것들은 이 작전에서 극복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바꾸지 않았다. 특히 가와베는 이 자리에서 찬드라 보즈에 대한 배려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고 가와베의 이런 결심은 안 하다중장은 그를 설득하는 것을 단념할 수 밖에 없었다. 

하다중장이 현지시찰을 마치고 돌아오자 대본영에서는 작전회의가 열렸다. 도죠 이하 전 대본영의 참모가 모여 연 이 회의에서 인팔작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것이었다. 이때 남방총군 사령부 참모의 현지 시찰보고와 시찰자의 의견이 첨부된 전보가 입전되었다. 이 전문에 의하면 공군의 지원만 강화되면 인팔작전은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다중장은 원래 인팔작전의 즉각 중지를 역설하려 했으나 이 전문을 듣는 순간 움츠러들어 작전성공 가능성이 감소되고 있다는 극히 미온적인 반대론만 펴고 끝나고 말았다. 회의의 결과 도죠의 특명에 의해 수송기 40대 분의 대전차자재와 자동차 부속을 랭군을 급송했다. 이와 동시에 가와베사령관에게 인팔작전을 성공시키라는 특명을 내렸다. 

영인군의 일제반격

일본군이 이런 곤란에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스틸웰장군 지휘의 중국군 제 38사단과 제 20사단은 천천히 카마인에서 모가운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선발대인 제 5307연대는 5월 17일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는 미티나비행장을 탈환했다. 이 보고를 접한 스틸웰장군은 즉시 P40전투기 40대를 전출시켰다. 연합군에 이 무렵 하나의 비보가 날아들었는데 그것은 윙게이트장군의 전사였다. B25폭격기를 타고 비밀기지 브로드웨이로 향하던 중 추락하여 사망한 것이다. 

하지만 윙게이트병단은 그 전의를 잃지 않았고 제 14여단을 증원하여 육상으로 남하하는 제 16여단과 호응하여 철로 폭파와 함께 핀봉 부근의 일본군 군수품 창고를 불살랐다. 이런 윙게이트병단의 후방 교란에 일본군은 속수무책이었고 후방보급로는 완전히 마비되었다. 이 바람에 인팔로의 보급은 완전히 차단되고 스틸웰군과 대치하고 있는 제 18군(중국 국경방면)의 보급도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본군의 이런 상황을 확인한 마운트바덴장군은 5월 11일, 제 14군 사령관 슬림중장에게 일본군 제 15군에 대한 총공격을 명했다. 

아아, 고생이에요

영인군의 반격이 시작될 무렵 제 15군도 인팔공격의 재개명령을 받았다. 앞날이 비관적인 것은 자신도 잘 알고 있지만 공격 재개로 생각하지 못한 활로가 트일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내린무다구찌의 명령이었다. 그리고 일선 순시에 나선 그는 제 33사단에 이르자 비센플 돌파야말로 인팔작전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전의를 돋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반격을 개시한 제 17영인사단이 병력의 일부를 우회시켜 제 33사단의 제 1선과 후방을 차단하고 있었다. 한편 사또오중장의 제 31사단도 기진해 있었다. 탄약도 없을뿐더러 식량문제가 더 큰 문제였다. 오로지 영인군의 식량 낙하산이 잘못 투하되거나 바람에 날려오는 것만을 기대하고 있는 판이었다. 그런 와중에 병사들 사이에 이런 노래가 퍼지기 시작했다. 

낮에는 비행기 밤에는 박격포 

비처럼 쏟아지는 포탄 아래로 

오늘도 나가는가 육탄공격대 

나라위한 일이지만 아아 코히마 

이거 정말 고생이에요

비내리는 아라칸을 한정도 없이 

어깨에 들것메고 방황하지만 

주린 창자 메워줄 보급은 없어 

오늘도 끼니찾아 이동이라네 

이거 정말 고생이에요

굶주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병사들이 여자 말투로 이거 정말 고생이에요란 후렴구를 부르고 있는 광경은 차리리 우습기까지 한 광경이었고 다 떨어진 군복에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부하들을 바라보는 사또오중장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의 분노는 이런 무리한 작전을 세워 병사들을 저런 식으로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무다구찌에게로 향했다. 그는 제 15군에 식량보급을 요청하는 전보를 치고 곧이어 이번 작전의 잘못을 낱낱이 열거하고 즉시 작전중지를 요구하는 전보를 쳤다. 이 전문에는 사또오의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러나 제 15군의 답전에는 보급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없이 단지 공격을 계속하라는 명령만 있을 뿐이었다. 

사또오중장의 분노

사또오의 분노는 절정에 달했다. 그는 다시 전보를 쳤다.

"공격 계속 명령 접수했음. 그러나 명령만으로 병력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귀하의 사고 방식은 이 작전을 실패로 이끌어 가는 중대요인이 되고 있음. 목하 본 사단의 1만 장병은 아사 직전 상태에 놓여있음. 탄약은 고갈되어 도수의 병력으로 화해 버렸음. 사태가 여기까지 이른 것은 모두가 귀 제 15군에게 그 책임이 있음. 귀군은 이상 사실을 판단, 반성하여 본 작전을 즉시 중지함으로써 폐하의 적자들을 개죽음으로 이끄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과감한 조치를 강구하기 바람."

군대에서 상급부대에 이런 전보를 쳤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사또오의 분노는 그것을 초월하고 있었다. 사또오의 분노는 어느새 무다구찌에 대한 강렬한 증오로 변했고 그 증오는 마침내 군사령부에 대한 항명을 결심하게 했다. 그의 마음 속엔 이미 독단후퇴의 결의가 굳어져 가고 있었다. 이 무렵 메이묘오에 있는 제 15군 사령부 참모들은 잇따라 날아드는 사또오의 전보에 놀라며 사또오의 돌출행동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들은 참모 몇 명을 파견하여 사또오중장의 격앙된 감정을 달래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병참감 다까다소장과 정보참모 하시모도중좌를 사또오에게 보냈다. 5월 28일 다까다소장 일행은 가까스로 코히마 동쪽에 있는 제 31사단 사령부에 도착했다. 이들이 사또오중장을 대면하는 순간 사또오중장의 입에서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너희들은 무슨 낯짝으로 여기 왔느냐! 우리들의 적은 영국군이 아니야. 바로 너희들 제 15군이란 말이다."

적은 너희들이다. 

다까다가 제 15군의 사정을 설명하려 했으나 사또오는 그 말을 막고 제 15군에 대해 추궁했다. 

"첫째, 군사령부는 어째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지 그 이유를 따져봐야겠다. 이번 작전을 개시할 때에 무다구찌는 20일이면 끝난다고 했다. 만일 그 기간안에 끝나지 않을 땐 반드시 식량과 탄약을 보급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친드윈강을 건너기 직전에도 구노무라를 통해 이 약속을 재확인할 일이 있다. 그런데도 6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탄약 1발, 쌀 1알도 보내주지 않은 채 공격명령만 내리다니 어떻게 된 셈인지 그 까닭을 밝혀줘야겠다. 

둘째, 군사령부는 대체 장병을 뭘로 알고 있는지 알고 싶다. 1만여 장병은 지금 기아선상에서 헤메고 있다. 1발의 탄약도 없는 그들은 전투는 고사하고 적의 사격표적 구실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건 사단의 장병들에게 개죽음을 강요하는 좋은 본보기다. 군사령부는 무언중에 개죽음을 하라고 명령하고있다고 밖엔 볼 수 없다.

셋째, 작전의 앞날이 훤히 내다보이고 있는 데도 왜 무리한 명령만 내리는지 알고 싶다. 인팔작전이 이미 승산이 없다는 것은 이미 이등병들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깨끗이 작전을 포기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무다구찌는 자기 한 몸의 체면 때문에 무의미한 인명손실만 되풀이하고 있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너희들은 오늘 밤에라고 돌아가서 무다구찌에게 이렇게 전해둬라. 무다구찌는 어째서 제국군인, 천황폐하의 적자들을 함부로 살육하려드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그 죄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를 알고 있느냐고 말이다!"

기껏 찾아간 그들은 이런 사또오의 기세에 눌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그들은 군참모장에게 이 사실을 알린 후 사또오사단이 전장이탈을 할지도 모르니 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라고 일렀다. 이들이 돌아간 이후에도 사또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은 독단행동은 하지 않고 정식 퇴각명령이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기다리던 퇴각명령은 내려오지 않고 나흘째 되던 날 또다시 공격명령만 내려왔다. 마침내 사또오는 사단참모들을 불러모은 후 독단퇴각 결심을 밝혔다. 

"귀관들은 잘 들어라. 지금 우리 사단의 위에는 3개의 바보집단이 있다. 제 15군과 미얀마방면군과 남방총군이 그것이다. 이런 바보들만 믿고 멍청하게 기다리고 있는 동안 우리 사단 장병 전원은 시체로 변해버리고 말 것이다. 귀관들은 이미 내가 무엇을 결심했는지 짐작했을 것이다. 나의 결심은 명백하다. 나는 경우에 따라선 본 사단의 퇴각을 내 책임하에 독단결행할 결심을 했단 말이다!"

때마침 영인군 제 2사단과 제 17사단의 맹공격이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세거리고지의 제 1선에 있던 제 58연대는 거의 전멸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영인군의 맹포화에 이어 돌격해 오는 영인군과 이미 전의를 잃은 일본군 사이에 백병전이 벌어졌다. 진지의 수비대장 시라이시대좌는 5월 31일 밤, 옥쇄를 각오하고 사또오중장에게 고별전화를 걸었다. 이 전화를 받은 후 사또오는 마침내 결심을 굳혔다. 사또오는 먼저 부상병 1,500명의 후송을 명했다. 그리고 좌익부대장이었던 미야자끼소장에게 병력 600명을 맡겨 후퇴원호를 명한 다음 6월 3일 사단내 각급 간부를 소집하여 퇴각명령을 내렸다.그리고 제 31사단의 독단퇴각이 시작되었다.  

패잔병의 대행열 

사또오의 독단퇴각명령은 부하 장병들에게는 더없는 희소식이었다. 자신들을 지옥에서 건져준 것은 사단장 사또오장군이라 하여 영웅시하고 있었다. 퇴각하는 병사들의 선두에는 사또오가 앞장섰다. 그는 우기가 오기 전에 식량이 있는 곳까지 후퇴하자며 부하들을 격려하며 행군했다. 사또오사단의 독단퇴각은 제 15군 사령부에 극심한 충격이었다. 6월 6일, 방면군 사령관 가와베중장은 무다구찌를 찾아왔다. 

새로운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회담을 위해서였다. 만일 이때 무다구찌가 인팔작전의 중지를 제안했다면 가와베는 그것을 깨끗이 승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무다구찌는 자신의 체면 생각에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이때의 심경을 이들은 후에 이렇게 술회했다.(전 보병 58연대 전기)

무다구찌-나는 가와베장군의 참된 심중은 작전 계속에 대한 나의 생각을 떠보기 위한 것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그것을 장군에게 실토할 수 없었다. 나는 다만 먼지투성이인 내 풍모를 보고 장군이 알아차려 주기만을 바랬다.

가와베-나는 랭군으로 돌아왔다. 내눈에는 귀기어린 빗속에서 일선을 지키고 있는 장병들, 특히 파렐전선에서 악수를 나눈 인도국민병 장병들의 모습이 역력히 떠올랐다. 

만일 냉정하게 이 전황을 판단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나는 이미 이때 작전중지를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작전에는 나의 생각 이외에 보다 더 큰 성격이 있었다. 어떤 방법이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라도 남아 있다면 그것으로 최후까지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작전에는 일인 양국의 운명이 걸려있다. 그리고 찬드라 보즈와 정치적 생사를 같이 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내게 타일렀다. 

이리하여 무다구찌와 가와베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한 채 한 인도독립운동가의 야망을 달성시키기 위한 전투를 계속하게 되었다. 이때 무다구찌는 새로운 사태에 알맞은 명령을 생각해냈다. 

①사또오사단에 대한 코히마 공격명령을 일단 해소한다.

②후미네 또는 우쿨르르에 식량을 급송하여 퇴각중인 사또오사단을 기다린다. 

③식량보급후 사또오사단에 길을 바꿔 제 15사단과 함께 인팔을 공격하게 한다. 

계속되는 독단퇴각

사실 이것은 이때의 실정에 매우 적합한 것이었다. 만일 이것이 이루어졌다면 사또오사단의 독단퇴각은 외부로 표출되지 않게 되고 다시 새로운 작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셈이 되어 모든문제는 해결되게 된다. 그러나 이 명령의 실행을 위해서 필요한 수송수단과 보급로의 안전이 일본군에게는 없었다. 사또오사단이 후미네에 도착하여 보니 그곳에는 식량이고 탄약이고 아무 것도 없었다. 이것은 사또오를 더욱 격노하게 만들었다. 

제 15군 참모장 구노무라가 사또오사단의 독단퇴각중지와 인팔공격 명령을 가지고 달려왔을 때 사또오는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고 다시 퇴각을 재촉했다. 사또오가 후미네에서 다시 친드윈강으로 후퇴하자 무다구찌는 6월 20일에 그를 해임하고 후임으로는 가와다중장을 임명했다. 사또오로서는 이미 각오하고 있던 일이고 군사재판이 열린다면 그때 제 15군과 무다구찌의 잘못을 낱낱이 규탄할 생각이었다. 

무다구찌의 선물 

해임 명령을 받은 그는 즉시 제 15군 사령부로 향했다. 그러나 이때 무다구찌는 부재중이었다. 사또오가 사령부로 들어섰을 때 작전참모 기노시다대좌가 하얀 상자를 들고 다가왔다. 무다구찌가 사또오에게 전하라는 것이었다며 내미는 상자를 사또오가 열었을 때 거기에는 한 자루의 단도가 들어있었다. 그 의미는 명확했다. 무다구찌는 그에게 할복자살을 권하는 것이다. 항명죄의 댓가로 죽음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사또오는 단도를 자신의 품 속에 집어넣고 유유히 사령부를 나왔다. 그의 생각은 자신의 행동으로 제 15군의 전멸과 자신의 부하장병들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고 따라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사또오의 행동은 제 15군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분명한 항명죄였고 군법회의에 회부해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사단장급을 군법회의에 회부하기 위해서는 천황의 결재가 필요했고 문제가 커질 우려가 있었다. 

방면군 사령관 가와베중장은 이 문제를 무난하게 수습하기 위해 사또오가 정신질환으로 항명죄를 저질렀다고 남방총군 사령관 데라우찌대장에게 전하고 마닐라에서 정신과 전문 군의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실을 들은 사또오는 길길이 뛰었다. 

"뭐? 내가 정신병자라구? 나는 건전한 정신으로 퇴각을 명했다. 오히려 제 15군의 놈들이야말로 정신병자이다." 이런 사또오를 가와베는 끈질기게 설득하여 마침내 군의로부터 진찰을 받게 하고 사또오는 급성전신과로증이란 병명으로 퇴역했다고 곧바로 소집형식을 빌어 수마트라로 전출되게 된다. 

사또오의 행동을 두고 육군 내부에서는 두 가지로 의견이 나뉘었는데 하나는 어쨌든 항명죄를 범했고 군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제 31사단 1만 장병을 구출하는 것이 동기였던 만큼 온정을 배풀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사또오사단은 퇴각중에 우기를 만났다. 그리하여 퇴각길에 수많은 장병이 쓰러졌다. 만일 사또오의 퇴각명령이 1주일만 늦었어도 제 31사단은 전투에서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아라칸산맥 속에서 전멸하고 말았으리라.

인팔 지옥전선의 참패 

제 31사단의 퇴각은 다른 사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또오가 선두에 서서 퇴각해 오자 도중에 포진하고 있던 제 15사단도 전의를 잃고 말았다. 중화기뿐만 아니라 소총도 버리고 오는 병사가 대부분이었고 행군하다 쓰러져버리는 그들을 보자 제 15사단의 참모진 사이에 퇴각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마침 영국 제 14군에서는 퇴각하는 일본군을 보고 추격하여 섬멸하려 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무다구찌도 고집을 더 이상 세울 용기를 잃었다. 

6월 26일, 그는 가와베사령관에게 작전포기를 암시하는 제의를 했다. 가와베는 즉시 이 제안을 받아들여 남방총군에 작전 중지 허가를 얻기로 하고 특사를 보내려 했으나 악천후로 7월 3일에야 비행기를 띄울 수 있었다. 이 특사가 데라우찌대장의 허가를 얻은 것은 7월 4일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있었던 가와베중장은 5일 무다구찌에게 철수준비를 지령하는 한편으로 최후의 안간힘으로 파렐공격을 명했다. 

무다구찌는 어떻게든 해 볼 욕심에 각 사단에 파렐공격명령을 하달했다. 제 15사단에겐 동쪽의 타우발강에서, 제 31사단의 나머지 병력은 미요치트에서, 제 33사단은 남쪽으로 파렐로 향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이때 제 15사단은 사또오의 뒤를 따라 무단퇴각하고 있었고 제 33사단은 영인군에게 포위되어 파렐공격은 고사하고 방어만도 힘에 겨운 형편이었다. 마침내 가와베중장은 7월 9일에 정식으로 철수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것은 철수가 아니었다. 

식량도 무기도 없는 패잔병들이 우기로 길에 넘치는 강물과 쏟아지는 비 속을 뚫고 부상병과 환자를 이끌고 도망치고 있었다. 각 사단마다 2천 여명의 환자를 데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병사가 말라리아나 이질에 걸려 있었다. 그들의 퇴각로 양편에는 걷다가 지쳐 쓰러진 병사들과 그대로 죽어버린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이들의 뒤에는 영인군이 바짝 따라오고 있었고 하늘에서는 연합군의 비행기가 맴돌며 쉴새없이 폭탄을 투하하고 기총소사를 가했다. 인팔작전의 끝이었다. 

인팔작전의 패배의 영향 

인팔작전은 그 자체의 손해는 말할 것도 없지만 미얀마의 일본군 전력이 한꺼번에 저하되었다는 것이 더 큰 것이다. 하지만 이 유형적 전력의 손해보다도 이 작전의 패배로 연합국측은 일본군에 대한 자신감을 획득함으로써 일본의 패배를 앞당긴 꼴이 되고 말았다. 인팔작전이 실패하자 미얀마방면군은 북부 미얀마를 포기하고 중부 미얀마에서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몽미트-셰보의 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큰 문제가 있었다. 중국 운남성의 노강(사르빈강)에 진출하여 중국군의 남하를 견제하고 있는 3개의 수비대를 후방으로 철수시키는 문제였다. 이 수비대는 납맹, 등월, 평알에 각각 1개 대대병력이 파견되어 장기 방어전을 계속하고 있었으나 인팔 패전 직후 연합군에 포위당한 상태였다. 일본군은 여기에 증원군을 파견하여 구출작전에 나섰지만 이미 늦어 있었다. 납맹과 등월수비대는 중국군의 포위섬멸작전에 1명의 생존자도 없이 전멸당하고 평알의 병력 일부가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다.  

한편 서쪽에서는 인팔에서 일본군이 패주를 거듭하고 있는 동안 미얀마 동쪽에선 미토키나가 연합군의 수중에 들어갔다. 이 미토키나는 북부 미얀마의 제 1의 요지로서 미얀마철도의 종점이었다. 예로부터 인도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했다. 일본군은 연합군과 중경 사이를 차단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에 마루야마대좌가 지휘하는 제 114연대를 파견하고 있었다. 

이어 연합군의 압박이 강화되자 일본군은 미즈가미소장에게 1개 대대병력을 맡겨 증원부대로 파견했으나 미토키나의 일본군의 총병력은 증원군을 포함해서 2,500명에 불과했다. 7월 초순, 연합군은 미토키나의 일본군을 포위했다. 연합군의 병력은 미군 메릴부대와 중국군 제 38, 제 50, 제 20사단이었다. 포위 첫날에 일본군은 이미 전사 970명, 부상 180명의 대피해를 입었다. 육탄공격에 의한 자해행위였다.

 반면 연합군은 전투보다도 후콩계곡에서 생긴 말라리아, 티푸스환자가 더 많을 정도였다. 연합군은 정석대로 대규모의 화력을 퍼부으며 접근해 갔으나 미토키나의 일본군 저항은 의외로 강력했다. 7월 12일부터는 30∼40대의 연합군 전투기가 나타나 200호 규모의 이 소도시에 폭격을 퍼부었다. 7월 하순에 이르자 마루야마대좌는 전세를 판단하고 미즈가미소장에게 탈출을 권고하고 자신은 600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탈출했다. 

그러나 미즈가미소장은 8월 1일에 자살하고 말았고 8월 3일에 중국군 제 50사단이 미토키나로 들어가자 187명의 일본군이 항복했다. 이 8월 3일에는 비센플에 아직까지 포위당해 있던 일본군 제 15사단의 최후 잔존병력이 탈출을 시도했다. 영인군의 추격을 뿌리치고 이들이 탈출을 끝낸 것은 10월 중순, 이들이 인팔작전 최후의 패잔병이었다. 

인팔작전에 참가한 3개 사단의 피해를 살펴보면 전투후 잔존병력이 제 15삳ㄴ이 약 3,000명, 제 31사단이 약 5,500명, 제 33사단이 약 3,300명으로서 이들은 전투 개시 전의 병력의 각각 9%, 8.5%, 9%로 병력이 격감된 것으로 거의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이것은 태평양전쟁의 가장 참혹한 전투의 하나로 꼽히는 과달카날전투에서의 일본군 손실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그 참혹상도 과달카날을 능가하고 있었다. 이 패배로 미얀마방면군 사령관 가와베중장과 제 15군 사령관 무다구찌중장은 경질되었고 군과 사단의 참모진도 하나도 남김없이 교체되었다. 

[옹달샘]

인팔작전에 대해 어떻게 이토록 박식하신지요? 파천님의 글로 영화를 한편 제작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파천]

한때 전쟁사를 좀 독학한 일이 있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미였는데 재미있는 장르였습니다. 2차대전의 두 주축국 일본과 독일의 군부 중 일본의 군부는 무능했으나 유능했던 정권 수뇌부는 군부의 세력에 밀려버렸고 독일의 군부는 아주 뛰어났으나 히틀러의 무식함이 전쟁을 망쳤습니다. 자국민 외 수백만의 생명을 희생시킨 일본군부는 패전후에도 반성을 한 일이 없습니다. 요즘들어 극수구적인 총리 아베의 언동을 보노라면 2차대전의 무능했던 일군부지도자들의 얼굴과 오버랩된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파천]

옹달샘님 외국의 사이트에서 이리저리 긁어모은 자료들을 취합하다 보니 문장 내지 얼개가 많이 엉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시니 다만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