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난 2021년에 출판된 『교원 임용고사 완전공략 가이드 전공일본어』를 일부 개정한 것입니다. 개정하게 된 이유는, 지난 3년 동안 출제 경향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고쳐 쓸 필요성을 느꼈기때문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학습자 중심주의에 입각하여 의사소통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여러 내용 외에도, 다른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언어와 문화의 이해를 도모하고 서로 협력하여 소통하는 태도, 그리고 교사와 학습자의 디지털 기반 정보 활용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따라서 이번 개정판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추가하고, 지난 3년 동안의 출제 이력 및 관련된 이론도 최대한 편집하여 넣음으로써 앞으로의 출제 경향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번 개정판에서도 일본어 작문과 강독, 회화 영역은 크게 다루지 않았으며 교육 이론이나 문화, 문학 영역은 주로 한국어를 사용하여 이해를 돕고, 어학 영역은 점진적으로 일본어로 쓰인 분량을 늘려 감으로써 일본어 문장으로 서술식 답안을 쓰는 작업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록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개요를 정리하여, 임용시험을 준비하기 전에 먼저 교육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최근 3년 연속으로 일본어 과목 임용 티오가 발표되면서 제 강의를 듣고 이 수험서로 공부하신 분들이 교단에서 행복하고 보람찬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옵니다. 2024학년도 임용시험에서도 공립과 사립 양쪽 모두에서, 많은 분들이 저에게 합격 소식을 알려 주었습니다. 부족한 책, 부족한 강의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들의 교직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남다른 노력이 맺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추운 겨울 하루의 소소한 일과를 간결한 문체로 담담하게 적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산문 “화로(火鉢)”를 읽다가 다음과 같은 하이쿠(俳句)가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学問の さびしさに堪え 炭をつぐ
지금은 고인이 된, 야마구치 세이시(山口誓子)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1924년 작품이니그 당시 일본 가옥 구조를 떠올려 볼 때, 그는 아마도 추운 겨울 밤에 자그마한 화로 하나를벗 삼아 홀로 책을 마주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까만 숯이 빨간 불 속에서 다시 하얗게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부의 외로움을 잠시 잊었을 테지요.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외롭고 힘겨울 뿐더러 매우 지루합니다. 주요 과목이 아니라는불가역적인 불리함은 제쳐두더라도, 학령 인구의 감소, 수험생을 당황하게 만드는 어려운 문제들, 교육과정 개편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변화 등,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일은 매우 큰 용기와각오를 필요로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어딘가에는 이 좁은 문을 당당하게 통과하기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꿈을, 희망을, 아쉬움을, 막막함을, 도전을, 저는몇 년 동안 지켜봐 왔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그 길고 외로운 시간을 버텨 내고 꿈을이루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제 모습을 돌아보고 각오를 새로 다지게 됩니다.
지난 번 책에서도 그러했듯이 이 책의 많은 부분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신 민혜정선생님, 그리고 바쁘신 와중에도 기꺼이 감수를 맡아 주신 부산대학교 하재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애써 주신 우리교과서의 대표님과 관계자여러분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오늘도 교육 현장 일선에서 묵묵히자신의 맡은 역할을 다하여 학생들의 꿈을 키워 주고 계신 선생님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표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꿈꾸는 인생을 위해 오늘도 외로운 이 밤을 견디고 계실누군가를 위해 부족한 책을 또 다시 내보냅니다. 이 책이 추위와 외로움을 견디고 공부하는누군가의 방 안 화로에 담긴 숯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2024년 2월 동소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