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근 몰락 ' | |||||
이는 남근을 신으로 추앙하던 고대의 문명을 말함인데 고대의 남근 신앙은 세계 어디서든지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고대 종교'의 한 형태이다. 우리나라 역시 곳곳에서 신앙의 대상으로 숭배하던 남근석을 볼 수 있다. 남근이 이처럼 신앙의 대상이 된 것은 '풍요한 생명력과 영원성, 생명의 원천을 상징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존재를 낳는 힘과 인간을 창조하는 힘의 원천이 바로 페니스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생식기로서의 남근은 종족의 보전과 번영을 약속하는 상징이기도 했다. 여기서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남근은 '팔루스'라고 구별해서 부르기도 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봄의 회귀는 점성술 12궁의 '황소자리'인데 별자리의 염소자리에 대응하기 때문에 고대 이집트에서는 팔루스 신앙 대상을 황소와 염소의 생식기에서 각각 찾고 있기도 하다. 숭배대상으로서의 팔루스에는 인체의 일부인 페니스와의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거룩한 동물'의 신체 한 부분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염소와 황소의 페니스를 팔루스 우상으로 삼았던 때문이다.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이시리스, 아피스 신, 나아가서 태양신 역시 황소 팔루스 숭배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데, 팔루스 우상에 인간상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숭배대상에서 신앙의 대상으로 발전하는 인류 종교발전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부터는 아무리 '거룩한' 황소와 염소라 할지라도 머리와 상반신은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지며 하반신과 생식기는 황소 또는 염소의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여기서 더욱 발전하여 이제는 아예 신상에 동물의 페니스를 접합시킨 모습으로 진화하는 형태를 띈다. 그런데 이집트와는 달리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나 또는 고대 로마에서는 신앙과 분리하여 독립된 팔루스 우상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 '풍작과 아들 출산의 기원' 또는 '악을 쫓는 부적'으로 사용했다. 지금도 이런 풍습이 곳곳에 남아 있는데 지금은 더 이상 숭배나 신앙으로써의 대상이 아니라 관광수입을 목적으로 하거나 또는 보다 현실적인 환락의 도구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남근은 더 이상 우상숭배등의 권위를 증명하는 물건은 아니다. 어쩌면 외국의 선물 전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페니스 상품 종합세트'에서 볼 수 있듯이 남근이 더 이상 힘도 권위도 사라진 평범한 노리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 |||||
가부장적 권위에 도전하며 또는 남성본위의 사회를 조롱하며 등장한 귀여운 페니스는 이제 여성들의 장난감으로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고있는 중이다. 힘과 권위를 잃어버리고 과거의 영화에 대한 진한 향수를 달래가며 이제는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변신 중인 페니스 상품을 몇가지 소개해 보자. 사람 모양의 인형 대신 깜찍 발랄한 스타일의 페니스 인형이 장식된 '잔디깍기 인형'을 예로 들어보자. 이것은 몇년 전엔가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꼬마 잔디 인형'과 같은 종류인데 이 장식품에 적당량의 물을 주면 마치 음모같은 잔디가 돋아나는 켄셉이다. 성기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머그잔은 미사리 라이브까페에서도 이미 사용하고 있으며, 야릇한 모습의 팬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팬케이크 용기, 태엽을 감아 작동하는 성기 모양의 인형 등은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품들이다. 위에 든 예에서 처럼 남근이 힘과 권위의 상징에서 밀려나 여성들의 장난감 컨셉으로 격하되고 있는 것과 대비하여 여성의 그것은 남근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신분상승을 노리고 있다. '요니' 전문 화가의 예술 작품에서 보면 그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요니란 탄트라에서 말하는 바로 여성의 성기를 말한다. 탄트라는 힌두교 샤크티파(派)의 경전으로써 샤크티란 여성력(女性力)을 의미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요니는 해부학적 의미로써의 여자 성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풍요와 성적 에너지 및 생명력의 상징으로 본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성의 영육을 존중하는 여성주의 입장이 요니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요니 전문화가인 산드로 코프의 작품에서 여성의 성기는 더 이상 쾌락의 대상이 아닌 신비로움과 생명력으로 가득한 인류의 근원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 수천년간 지속됐던 남근주의 아니 남성본위제도는 성인용품 산업과 섹스아트계에서 부터 서서히 몰락해 가고 있는 중이다. 아쉬운 마음으로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에서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저 한다.
불타고 깨진 것으로부터의 탈출 타라 농장으로 스카알렛 오하라는 돌아온다. 도둑과 사기 거짓 웃음 몸을 팔아서라도 살아 남아 생명을 지킨다는 스카알렛의 오른 손 주먹 본노의 발기 하늘 복판을 겨냥한다. 하늘 열리고 겨울의 허울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흙의 가슴 따습고 부드러운 애무가 닿는 곳마다 잠 깨어 초록 눈 뜨는 신비 생명의 발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