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마일’
시속 3마일은 약 5km에 해당되는데
사람이 이 속도로 움직일 때 주변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고 한다.
5km란 다름아닌 걷는 속도다.
자전거와 보행인의 천국인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시속 3마일’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그런데 꼭 코펜하겐 뿐일까?
자전거는 모르겠지만
'서울 둘레길'을 갖고 있는 서울이 오히려 코펜하겐을 넘어설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겨울에는 그 이름을 강화도에 내어 주어도 좋을 듯싶다.
겨울의 강화도..
2월 3일 “Off”
사람은 가끔씩 휴식 타임이 필요하다.
늘 한결 같이 보고 듣고 일하고 밥 먹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재충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학생에게는 방학이 있고, 직장인에게는 휴가가 있고
서울 둘레길 100인 원정대에도 타이트한 일정 중간에 예비일을 두고 있다.
물론 예비일의 목적은
11주~13주 동안 매주 토요일에 예외 없이 진행되는 빠듯한 걷기 일정 중에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이유로 길나섬을 진행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risk management 차원이다.
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중간에 break 타임을 두어 개인적으로 휴식을 주고자 함이다.
학교로 따지면, 긴 방학은 아니고 봄방학과 같은 짤막한 휴식 타임이다.
지난 12월 초부터 진행된 매주 토요일 일정 때문에
수명산님의 개인적인 사유로 인한 2월 3일 오프 타임은 “꿈 같은” 시간이다.
그래서 나름 여러 가지의 궁리를 하였지만
결론은 ‘시속 3마일’에 대한 파생상품들 뿐이었다.
다만 후보 장소만 바뀔 뿐이다. 양재천? 구름정원길? 보국문? 아니면 올림픽 공원?
강화 나들길 16코스는 저만큼 뒤로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이 선택지에는 없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과연 오프 타임이 정말 내게 절실한가도 생각해 보았다.
Social walking을 진행하면서 사실 신체적으로는 엄청 편(?)해졌다.
걷는 거리도 줄고, 속도도 천천히, 식사도 하고, 간식도 먹고,
그리고 중간에 잠시 쉬기도 한다.
내가 혼자 걸을 때는 이와는 정반대 모드이다.
그래서 사실 강화 나들길을 다녀와도
크게 “쉬어야지” 할 만큼의 로드는 없었다.
아무튼 꿈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내가
‘덜컥’ 2월 3일 1코스 “재탐방”을 결정해 버렸다.
“괜히 같이 간다고 했나?” 라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지만
일단 강화 나들길 초짜들이 함께 강화길 마무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컸기 때문에
같이 가자고 한 것 같다.
그리고 1코스가 “절실” 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 여성이다.
그래서 더욱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이미 간 코스인데?
사실 아직 채우지 못한 강화 나들길 16코스도 있고
또한 1코스는 이미 완료했고
또한 집에서 가까운 강화도 아니다.
그리고 지난 12월말 1, 2 코스에서 이른 아침
컴컴한 가운데서의 혼자만의 길나섬이었지만 즐거운 탐방이었다.
물론 너무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성공회 강화성당, 용흥궁, 그리고 고려 궁지에 입장 할 수는 없었지만
지난해 4월 문화해설사까지 대동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곳들에 대한 커다란 갈증도 없었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꼭 마음 먹은대로 또한 논리와 합리성
그리고 이론과 교과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그 때 그 길에는 길동무가 없었다.
마침 화수분님과 토란님이 “애타게” 길잡이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셰르파 (Sherpa)’
네팔에서 히말라야 산맥 등정 때 도움을 주는 현지인으로
등반인이 지치면 끌고 가도록 계약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강화도가 히말라야도 아니고 둘레길이나 나들길이 히말라야 길도 아니다.
또한 두 분은 그 동안 서울 둘레길을 통해 기본기뿐 아니라
강화 나들길을 통해 탄탄한 역량을 쌓은 분이었다.
뒤에서 늘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일단 코스를 시작하면 무조건 끝낸다는 불굴(?)의 정신으로
정신력 또한 알아줄만한 분들이다.
그래서 걷기 위의 다른 오버헤드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평소처럼… 대신 줄 앞과 줄 뒤가 바뀌었다고만 생각하기로 했다.
아니 줄을 뒤집었다고 생각하고 걷자고 다짐했다.
금요일 밤.
나를 포함하여 전체 3명이 걷기라는 주제 하에
여차 여차하고 저차저차하고 대략 머리 속으로 길을 구상 후
다음 날의 길나섬을 위한 약간의 준비를 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뭔가 자꾸 뒷덜미가 땡긴다.
이 쓸데 없는 무당띠~.. 돈 버는 일에는 절대로 동작을 잘 하지 않는 무당띠~..
그래서 이상하게 땡겨서 길동무에 가보니
아~ 뭔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구름나나님이 새롭게 들어오셨다..
가볍게 인사까지 마치고선 안심한 마음으로 돌아서려는 찰라
“내일 가려면 어떻게 해요?” 하시는 것이었다.
허걱,
창동이라면 도봉산역인 서울 둘레길 창포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그 반대편인 김포공항 근처 송정역까지,
그리고 또 더 먼곳인 강화도까지…
강화대교를 기점으로 보면 서울이 대략 55km 라고 나오는데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그리고 여기서 55km란 보통 서울 시청을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그곳으로부터 창동까지 대략 15km~20km는 더해야 한다.
물론 분당에 사시는 화수분님도 계셨고,
또한 구리, 남양주에서도 오신 분도 계시니 거리가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또한 어제 코스가 2000번 타기 특공대 시즌도 아니다.
그런데 그 다음 말씀에 철렁 가슴이 내려 앉았다.
둘레길은 처음!
그 말씀에 확 얼어 버렸다.
나도 왕초보인데, 초보님을 어떻게 모시고 다니나?.
이런 찰라, 다행히 수명산님께서 재빠르게 인터셉트 하시어
본인이 리딩하시는 다음 주를 목표로 하여 준비 하시라고 하신 듯 하다.
괜히 초보가 초보 데리고 다니면 사고 날까 봐도 염려하셨을 터이고,
또한 1개월 초보 12명을 모아도 구력 1년짜리 절대로 안 된다는 것도 알고 계실 것이다.
그리고 또한 아마도 추측 하건데
수명산님께서 길에서의 더러운 나의 성질머리를 아시니
여차여차하여 다행히 마무리를 지으신 것 같다. 뚜껑 열리면 그냥 확~ 가버리는..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런데 또 뭔가 하나 더 있다.
총 3명이 길나섬을 할 줄 알았는데 홍길동님이 참석하신다는 것이다.
와~ 반가운 분이다 하는 것과 동시에 더 반가움이 앞섰으니
갑자기 머리에는 또 하나의 생각이 홀연히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화수분님, 토란님 두 여성분이 길나섬 하시는 것이 좀 불안하여
사이비(?) 셰르파 노릇을 하려는 것인데
토란님과 지인이시고 또한 날고 기는 “홍길동” 님이 계신다면?
이야기가 갑자기 180도 달라진다.
비록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 하고…운운’ 으로 언급되는
홍길동이지만 괜한 홍길동인가?
지난 20,8 코스 때 보여주셨던 막판 초지기 몰아치기의 주인공 중의
한 명이신 홍길동님이 동행 하신다고 하는데 그럼 나는 잉여인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니 그렇다면 “당연히 16코스로 가면 되는 것 아니야? 야호… 만세”
어차피 길나섬 하기로 계획된 것
뒤로 미루어 두었던 16코스가 다시 급부상하며 머리 속의 실시간 검색 1위로 올라섰다.
1코스는 난코스도 아니고 길 따라 가는 2코스랑 거의 동급이고
세 분이 중지를 모으면 조금 알바는 하겠지만 크게 문제 없을 것이야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난 강화터미널에서 단지 창후리로 가는 버스만 바꾸어 타면 되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16코스는 운이 좋게도
어렵지도 길지도 않고 또한 도착지점인 외포리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강화읍으로 가는 교통편 “빵빵”한 곳이라서
정말 특별히 걱정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코스라고 들었다.
물론 16코스 거리가 좀 짧은 감이 있지만, 이건 이런 경우에는 부족하다고 느낄 타임이 아니었다.
“떡이 저절로 굴러 들어온”이 아닌 “홍길동님이 제발 걸어서 왔는데.”.
암튼 두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는 불타는 금요일 밤이었다.
하얗게 되었던 머리는 금방 원상태로 돌아옴과 동시에 엔도르핀이 확 돌았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만이었다.
희망은 희망 일뿐.
여차여차하여 저차저차하여
생략~~
중략~~
ㅠㅠㅠ.. ….
결론은 한번이라도 길을 가본 사람이 가야 할 것 같고 중요한 영상 획득 상황으로 되었다.
꿈은 잠시의 일장춘몽이었다.
그래서 딴 마음을 접고 토요일의 길나섬을 위해 조용히 잠을 청했다….
투어 개요
이미 강화 나들길 1코스에 대한 개요는 거의 교과서 1장처럼
이미 많이 언급되었으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코스이다.
그리고 길나섬은 수명산님이 올리신 “매뉴얼”을 그대로 따라 하였다.
가이드라인, 매뉴얼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이 정말로 얼마나 편한지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다시금 길나섬 하는 초보자들에게는 수명산님의 안내서는 교과서 같은 기념비 같은 내용들이다.
그 내용이 너무 넘쳐 흘러서
실제 길나섬을 하지 않고 단지 사이버 투어로 그치는 것이 가끔 문제(?)이긴 하다.
눈팅만 하고 길팅을 하지 않는 사람들…^^
암튼
출발은 9시에 강화터미널에서 시작하였고 약 2시경에 갑곶돈대에 도착하여
코스를 완료 하였다. 좀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으나
연미정 식당에서 날라오는 맛있는 음식과 사장님 정성 때문에 일찍 자리를 뜰 수 없어서
후반에 좀 지체 되었다. 우리는 아무래도 수명산님과 같은 객관적이고 매몰참(!)은 없었다.^^
코스 완료 후 귀가를 하기 직전
“여기까지 왔는데 갑곶돈대와 전쟁박물관을 그냥 갈 쏘냐?” 하는
“금강산도 식후경” 파인 토란님의 의견과 입장료 “쏨”으로 인하여
갑곶돈대 관람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그 곳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정말 아쉬 뻔 했다.
전쟁박물관 안의 한 코너가 정말 어제 코스의 하이라이트 중 한 곳이었다.
몰랐다면 모를까? 알았다면 가보지 않았던 것을 후회 할 뻔 했다.
다시 한번 토란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 혜안(insight)과 payment 모두를..
날씨
겨울 답지 않게 포근했던 금요일의 끄트머리쯤 들려오는 일기 예보에 의하면
길나섬을 나서게 되는 토요일부터는 다시 강추위가 몰려 온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기상대가 은근히 잘 맞춘다.
구라청이라고 가끔 비난을 받고, “이제 큰 추위는 없다”라고 했다가
초울트라급 메머드 추위 때문에 엄청 비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어쨌든 수퍼컴을 증설했는지 온도까지 자세히 맞춘다.
그래서 출발 전부터 벌써 “히야시”가 되었다.
그렇지만 지난 주 영하 17도에도 다녀왔는데, 그깟 영하 9도쯤이야..
한번 데였는데 그 다음에는 미지근한 것은 걱정도 별로 되지 않았다. .
토요일 새벽
그래도 혹시나 좀 기온이 오를까? 하는 희망으로 날씨 체크를 했다.
난 항상 서울과 강화의 날씨를 교차 체크 한다.
왜냐면 서울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이고, 강화는 단 몇 시간 뒤면 이동할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지역간의 기온 변화분을 예상하고
그에 맞게 옷을 입어야 하고 마음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기 예보에 따르면
서울과 강화의 기온은 엇비슷하다. 그런데 체감 온도가 “체감적”으로 다르다.
서울은 실온 “이꼬르(= equal)” 체감온도, 즉 바람이 없다는 것이고
강화도는 불행하게도 실온 -9도 체감온도 -15도라고 한다.
바람이 몹시 불고 있는데 바람의 세기가 대략 4m/sec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실 풍속이 적혀 있어도 체감 온도를 역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
4m/sec가 내게 주는 의미가 막연하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그 아랫줄에 친절하게 설명이 있었다.
붉은 글씨로
‘서해 5도에 강풍 주의보~~’
머리 속은, 강화도는 서해 5도에 속해 있나? 아닌가?
만일 속해 있다면 바람이 몹시 분다는 것이고,
또는 혹시 아니라고 하더라도 분명 강화도는 서해에 있는 섬이고
또한 서해 5도 옆일 것 같은데,
서해 5도에는 바람이 불고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강화도에 바람이 불지 않으라는 법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하여간 결론은 무조건 “바람이 분다"이다.
“아이 C”..
오늘 코스는 필수과목도 아니고 선택과목이었는데, 선택과목 잘못 선택한 것 아니야?
선택과목은 무조건 A 받아야 하는데,
선택과목이 엄청 어려워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잘못 해서 F 나오면 꽝이다.
에그, 괜히 길나섬 한다고 했나?
이런 생각은 여전히 뭉게뭉게 피어 오르고.
“저를 왜 이런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외쳐도 보고...^^
그래도 역시 어쩔 수 없는 발걸음은 송정으로 향하고…
길잡이
이번 길나섬의 컨셉은 다름 아닌 길잡이다.
길잡이를 한다고 덜컥 승낙은 했는데 사실 부담이다.
수명산님은 도대체 어떻게 하시는거야? 영상 찍고, 비디오 찍으시고
설명도 하시고, 앞서고 뒷서고. 모든 일정을 arrange 하시고.
식사 미리 연락하시고. 나 같으면 머리 터져서 도저히 못하는 일이다.
그 많은 것을 한꺼번에 어떻게 한담?
밥도 그래. 그냥 안 먹고 걸으면 안되나?
또는 그냥 연미정 정자 아래에서 자리 피고 도시락 먹는 것이 편한 것 아니야?
문화재 안에서는 안되나? 등도 생각도 들고.
그런데 현재의 수명산님의 “구조화된 강화 나들길” 탐방 체제 아래에서는
가도 좋고 안가도 좋고, 또한 어디건 세상에 길이 아닌 곳이 있더냐? 하고
어울렁 더울렁 해도 되는 방식이 아니다.
그리고 길잡이로서의 역할
한번 가 보았던 길이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기억도 벌써 가물가물하고 머리 속도 하얗게 된다.
또한 길 위에서는 여러 변화가 자주 생긴다.
갑자기 도로공사 한다고 길이 없어지기도 하고 또는 안내리본이 없어지기도 한다.
또한 혼자 아무 생각 없이 다니는 길과 여럿이 다니는 길은
생각해야 하는 범주가 극히 다르다
예를 들면 알바를 하게 되면 사람수만큼 허비되는 시간과 노력이 급등한다.
그리고 옆 사람과 이야기하다가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무척 많다.
이야기에 쏠려서 그만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바람까지 분다고 하니..
그런데 강화길에서는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미끈덩을 걱정했던 북장대에서 내리막길은
내리막길 입구부터 오읍약수터를 지나 아래 도로까지 무난한 길이었다.
또한 바람도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숲 속은 절대고요는 아니었지만 바람 없이 잠잠하였다.
어릴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방품림의 의미를 파악한 순간이었다.
의도적으로 조성된 방품림이 아니더라도 숲 속은 바람이 없이 잔잔했다.
나무에 대한 고마움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대신 열린 공간인 개활지에서는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토란님은 머리에 스카프를 둘렀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길잡이로서” 어제의 바람은 좋았다.
왜냐면 바람이 부니, 강화 나들길 안내 리본이 펄럭였다.
개활지에서는 리본을 달아 맬 곳이 많지 않아서 다른 곳보다도 알바 할 가능성이 크다.
주로 리본이 매달리는 곳이 전봇대인데 전봇대가 촘촘히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바람 때문에 멀리 있는 전봇대 뒤에 숨어있는 리본까지도 펄럭였다.
그래서 가야 할 곳을 놓치지 않았다.
정말 겨울 바람도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숲 속에서는 워낙 촘촘히 리본이 묶여 있어서 바람이 불지 않아도 상관 없었다.
강화 나들길의 리본 수준은 어디를 가나 거의 성황당 수준이었다.
숲 속에는 한꺼번에 몇 개씩 매달린 곳도 있다.
출발
사실 강화 터미널에서 시작되는 1코스의 출발 포인트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강화 우체국을 왼편으로 돌아서 자동차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동문행으로 코스가 시작된다.
그렇지만 다른 인터넷 버전으로는 찻길 대신 인가 옆 골목을 따라가다가
언덕을 오르고 산성을 따라 언덕을 넘어 동문으로 넘어가는 루트가 있다.
사실 이 길은 마음 속으로만 염두 해 두었고
지난 싱글 틈새 투어에는 활용하지 않았다.
어두운 가운데서 산길 보다는 찻길을 택하였다.
사실 어제의 길나섬도 안내서처럼 길 따라 가자였다.
모르는 길 괜히 가지 말고 아는 길 가자였다.
그런데 어제 우체국으로 못 미쳐 횡단보도를 건너고 나서
방향을 트니 강화 나들길 안내목이 있었는데
산성 쪽으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 순간적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그럼 이길로..”
그렇게 해서 산성으로 향했는데, 언덕 길에 기울기가 꽤 높은 산성길이었고
간밤에 내린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울까 봐 걱정이 밀려왔다.
눈 때문에 미끄러운 것이 아니라, 미끄러운 곳에 눈이 덮여 있어
그 위를 밟고 지나갈 때가 사실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머리 속이 또 하얗게 된다. 초장부터 이렇게 어려운 코스면 어떻게 한담?
괜히 편한 길 두고 모로 돌아가는 거 아니야?
그런데 세 분 모두 스틱이나 아이젠 없이 잘만 올라가고 잘만 내려간다..
지난 번 후기 때 절문님이 적으신 글 중에 아이젠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 그룹은 이상하다. 아이젠 없이 그냥 잘도 올라간다. 미끄럽지도 않나 봐?”.
나들꾼 수준이 점점 전사 수준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정말이지 서울 둘레길 원정대 때보다 차원이 엄청 높아졌다.
이제는 어디 내놔도(?) 잘 걸어 갈 것 같다.
앞섬
난 길에서 앞섬 보다는 뒷섬이 편하다.
혹시 나들꾼 행렬이 늘어져도 앞으로 금방 따라 잡는데 문제 없고,
또한 뒤에 있으면 전체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긴 줄에서
앞 꽁무니만 보고 따라 다니는 모드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가끔 풍경 사진 찍느라고 뒤쳐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길잡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일 앞에 서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나의 보통의 페이스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조금 속도를 내었다.
사실 여기에는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다.
우선 연미정 식당에 식사를 미리 주문 부탁했는데 혹시라도 너무 늦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밥은 금방 차렸을 때가 가장 맛있기 때문에 정성을 봐서라도 때를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제일 앞에 있으면 길 방향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가 조금 있고
또한 알바를 혹시 하게 되더라도
미리 혼자 알바를 해서 제대로 된 길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제의 경우 역량이 출중한 나름 “선수들”로 구성되었으니
한번 성능을 조금 높이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을 듯 하였다.
자신이 이전에 해왔던 패턴을 조금 넘어 스트레칭 고울에 도전을 한번 해보는 것…
그런데 확실히 선수들이었다.
특히 토란님
주로 내 뒤에 붙어 따라오는데 보통이 아니다.
이상하다. 보통 수명산님이 이끄는 상단에서는
선두 그룹은 주로 시니어 분들과 그리고 푸른님, 화수분님 등
주로 모범생들이 이에 속한다.
그리고 중간 미드필더에는 회양목님이 포진해서 앞과 뒤를 연결하신다.
그리고 중하위에 토란님이 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제일 뒤에는 문제아(?) 또는 우범지대(?) 그룹으로
줄을 예쁘게 맞추어 갈 때 이 빠지게 만드는 주범 들이다.
나를 포함, 눈꽃송이님, 그리고 절문님 등
그런데 여기에 special guest가 있으니 바로 감꽃님이다.
감꽃님은 축구의 리베로격으로
수명산님의 지시에 의하여 상황별로 적절하게 배치된다.
어떤 때는 제일 앞에, 다른 때는 중간.
줄의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하는 리베로 역할이지만
절대 우범지대(?)와는 섞이지 않게 하신다.
그랬다가는 모두 귀가 시간이 오밤중이 된다는 수명산님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암튼 주로 이런 형태로 그 동안의 강화 길나섬이 진행되어 왔는데
어제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상황이 바뀌어서인가? 스틱도 없고, 두툼한 베낭도 없고
어디 샤방샤방 마실 나가는 복장으로 토란님은 날렵하게 질도 따라 붙는다.
토란님뿐 아니라 화수분님, 그리고 홍길동님 모두 잘도 따라 붙으셨다.
Vista Point
연미정을 지나 남하하는 1번 코스 길은 염하와 평행하여 달린다.
그래서 연미정 이후의 길에서는 말로만 듣던 유빙을 정말 마음껏 볼 수 있었다.
알래스카나 북극에서는 둥둥 떠 있는 빙하만 보았지
사실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얼음 덩어리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갑곶돈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라는 토란님의 의견으로 모두가 갑곶돈대를 둘러보았다.
혹시나 연개소문님이 계실까하고 매표소 한을 훑어 보았는데 불행히도 안계셨다.
물론 혹시라도 무료 입장 가능할까 싶은 갸날픈 희망도 없지 않았지만..
암튼
갑곶돈대는 강화도 53개 돈대 중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만들어 놓은 돈대이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돈대와 달리 현대화의 냄새가 풀풀난다.
석벽도 그 옛날 석벽이 아닌 현대식 석벽으로 구축 되었다.
그래서 좀 밋밋한 감이 있었는데 반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전쟁기념관에서였다.
전쟁기념관 안에는 전쟁의 역사와 유물들이 설명과 함께 다양하게 전시되어있었는데
가장 재미있게 보고 즐겼던 것은 진, 보, 그리고 돈대에 관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쌍방향형 시청각 기기였다.
그 시청각 기기는, 진. 보, 돈대의 체계를 지도와 함께 시각으로 표현해줌으로써
한눈에 그 기능과 구성 및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진은 주로 강화도 동편에 위치해 있고 보를 담당하고
보는 돈대 5~7개씩을 담당하는 본부 성격이고,
53개 돈대는 실제 전투와 방어의 최전선 지역으로
강화도 전체를 완전히 뺑 둘러서 거의 등거리 간격으로 위치해 있는 모습을
조명과 디스플레이로 보여 주었다.
돈대들은 모기지가 되는 보와 줄긋기가 되어 있어, 어떤 돈대의 모기지가 어느 “보”에
속해 있는지를 알기 쉽게 표시가 되었다.
우리는 그 중에서 우리가 걸었던 코스에서 만났던 돈대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를 해보았다. 그리고 지도 상의 어디인지.
5코스 마무리 지점의 망양돈대, 그리고 16코스 중 하나인 계룡돈대
그리고 얼떨결에 수명산님에게 일격을 당한 북일곤 돈대.
그리고 점심 식사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던 동막해변 옆의 분오리돈대 등
가만히 보면 “비읍”으로 시작하는 돈대에서는 유난히 에피소드가 생기는 것 같다.
앞으로 비읍으로 시작하는 돈대에서는 조심해야겠다.^^
각설하고
그 돈대에 대한 자료만으로도 토란님이 대신 내어주신 900원*4명 티켓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래 교육이란 이렇게 하는거야…. 도 덤으로…
만일 걷지 않고 차만 타고 갔더라면
그 시청각 자료에서 우리들은 그렇게 하나하나 돈대들을 눌러가면서
재미있게 에피소드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것은 걸어서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갑곶돈대에서 또 얻은 지식이 있었다.
연개소문님이 고려와 관계 없는 연개소문을 대화명으로 쓰고 계신데
그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연개소문이 태어난 곳이 바로 강화도라는 사실.
그 것을 박물관에서 알게 되었다.
정말 숙제 몇 개를 한꺼번에 해결한 어제의 길나섬이었다.
그리고 연미정.
역시 연미정은 다시 와봐도 멋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제의 연미정에서의 반함은 연미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건 다름아닌 바로 연미정의 할머니 식당에서였다.
금요일 오후에 잠시 전화를 드려, 토요일 점심 때쯤 식사를 하러 갈 예정이라고
말씀 드리니, 일단 어느 방향에서 오냐고 물으신다.
대략 언제부터 식사를 준비 해야 하는지를 가늠하시려는 듯싶었다.
그리고 어제
북장대에서 하산하여 자동차가 다니는 큰 길쯤에서 전화 드렸더니
약속을 어기지 않고 다시 전화를 주어서 그런지 무척 좋아하신다.
그 시골 동네에도 “No show”가 있나 보다.
그리고 원래 말씀 드렸던 3명보다 한 명이 추가되어 4명이라니 더 좋아하신다.
그 후 한 50여분 걸어 식당 도착 한 5분여 전 쯤 되는 지점에서 다시 전화를 드렸다.
“바로 식당으로 갈까요? 아니면 연미정 한바퀴 돌고 갈까요?”
이미 준비 다 되었다고 오라고 한다.
그리고는 여사장님께서 “어딘지 아시죠?”
난 얼떨결에 “예” 하고 말았다. 사실 모르는데..
그래서 일단 알바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반경 50m 내외일 것이다.
그래도 밥 먹기 전 알바면 조금 그렇다.
갑자기 토란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토란님은 이럴 때도 뒤에 바짝 붙어오시고 계신다.
아공…
“금강산도 식후경”… 인데, 알바면 우짜나? 걱정이다.
그런데 이 식당이 사실 좀 애매한 위치에 있다. 연미정 바로 앞이 아니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 해병대 초소와 공중 화장실 바로 못 미쳐 있다.
식당 앞쪽으로는 무슨 가건물이 있어서 길가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전 조사를 통해서 알아는 두었는데 그건 사이버 세상이었고, 현실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연미정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 그리고 한달 전 찍은 사진을
다 뒤져 봐도 그 북쪽이라는 곳에 식당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가건물을 살짝 돌아보니 익숙한 전화번호가 붙은 식당이 보인다.
“휴우… 살았다.” “금강산도 식후경”…
식당밥은 출중했다.
그 가격에 그런 음식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리고 미안할 정도로 그만큼 훌륭했다.
무엇보다도 정성이 담긴 음식과 친절함과
누른밥까지도 만들어 주시는 풍부한 식단으로
숭늉까지 정말 맛있게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정말 밥뿐 아니라 감동까지 먹은 식단이었다.
그리고 찾아와 주신 것만해도 감사하다는 사장님 말씀.
더 앉아 있다가는 잔여 구간을 걷기 힘들 것 같아서 일어났다.
식당을 나오면서 생각해보니 커피 마시는 것도 잊었다.
숭늉이 나오니 따로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어서 입이 커피를 찾지 않았던 것 같다..
위기
평탄한 나들길. 위기란 것이 존재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수들로 짜여진 상단.
하지만 위기는 언제든 찾아오는 법이다.
바로 사람이 아닌 카메라에 있었다..
연미정으로 가는 숲속
뒤에 붙은 토란님에게 포커싱 하고 평상시처럼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런데 무음..??
뭐지?
렌즈 포커싱이 자동에서 수동으로 바뀌었나?
장갑 때문에 렌즈 표면에 스위치를 잘못 가끔 잘못 건드리곤 한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렌즈를 보니 자동으로 되어있다.
앗? 아니네?
갑자기 밧대리가 이상인가? 하고 충전 게이지를 보니 이것도 이상이 없다.
마지막으로 카메라 표면의 디스플레이를 보니
“memory error”, “reformatting 요구됨”
허걱…
큰일이다. 카메라가 메모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메모리를 새롭게 포맷하라는 메시지다.
여태 찍은 것도 그렇고, 앞으로 줄줄이 남아 있는 연미정, 갑곶돈대, 유빙과
갑곶돈대 성지, 이것이 머리 속에 주마등처럼 스친다.
어떻게 하지? 불행 중 다행으로 지금은 숲길.
크게 볼 것, 찍힐 것도 많지 않다.
그리고 앞전의 숲 속에서 몇 방을 찍었기 때문에 사진상 크게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
그나저나 어떻게 하지?
머리 속에 비상등이 켜졌다.
사진기가 잘못 되었는지, 메모리가 잘못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또 설사 메모리가 잘못되었더라도
북녁 하늘과 해병대 초소만이 보이는 이 알 수 없는 숲 속에서
메모리 카드를 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혹시 강화읍이라면 또 모를까?
그 순간
불현듯 한 10여일 전의 상황이 머리에 떠올랐다.
잠시 바다 건너 갔을 때
다른 조그마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중이었는데
유사한 현상이 발생했었던 기억이다.
그리고 몇 번 트라이 해보다가 잘 안되었지만
그러다가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어쩌 어찌하다가 우연히 살렸던 기억.
그런데 아뿔싸
그 때 꼽았던 바로 그 문제의 메모리를 가져온 것이다.
어쨌든 문제는 메모리에 있음을 알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때 분명 살렸었다?...
어떻게 인지는 모르지만 우연이건 뭐건 살렸던 기억
아직은 완전히 사망한 것은 아니고 갸날프게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일단 메모리가 뭐가 문제인가 생각해보았다.
추워서 그런가?
물론 반도체의 최적의 동작 온도가 있지만 체감온도 영하 15도는 아니다.
그러고 보니 이 메모리를 쓴지 벌써 10년이 넘었음이 생각났다.
라이프 타임, 즉 수명이 다 한 것이다.
쓰고 지우고를 수도 없이 했으니 이제 SD 메모리 카드도 말하자면
목숨이 다한 것이다.
참고로 이런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이 자동차 블랙박스이다.
계속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 없이, 필요한 사고 순간만 저장하면 되기 때문에
블랙박스는 수도 없이 쓰고 어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우고를 반복한다.
그래서 블랙박스를 감당할 수 있는
메모리는 매우 고가이거나
또는 일반 메모리로 활용은 하되 절대 품질 보장을 해주지 않는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제 어떻게 하지?
그때부터 일단 뒤에 바짝 붙어 오는 토란님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카메라 응급조치를 하려면 좀 거리감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일단 M16 및 K1, K2 등 소총에 대한 비상 응급조치를 기억하며
카메라의 모든 가능한 응급조치를 하기 시작했다.
밧데리 분리 및 재장착
렌즈 분리 및 재장착
그리고 당연히 메모리 분리 및 재장착
파워 끄고 다시 켜기
이런 응급조치 때문에 어리버리 하는 순간 조금 속도가 떨어졌다 보다.
그 속도 모르고 토란님이 다시 붙는다.
오늘 따라 토란님은 왜 그렇게 걸음이 빠를까나? 건각이야 건각..
어느 정도 응급조치를 마치자 다시 토란님을 대상으로 시험 발사를 시도했다.
다시 조준선 정렬하고 토란님께 초점을 맞추고 발사.
결과는 “찰칵”이 아닌 또 다른 정적
띵~.
오늘 장사 다했고, 아 괜히 나왔네~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제 방법이 별로 없었다.
자수하여 광명을 찾거나
마지막으로 죽은 자식 살리기의 최후의 수단.
전자는 죽어도 못하겠고
일단 후자의 길을 택했다.
일단 메모리를 분리했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으로 메모리를 따뜻한 가슴 속으로…
마음을 전달하면 혹시라도 살아날까 싶었다.
그 동안 너무 추운데로 데리고 다녔더니 동태가 되었나 싶기도 했다.
나야 별로 춥지 않았다고 하지만, 반도체 입장에서는 또 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온기를 전달한 후 다시
카메라에 장착하고선.
“찰칵” 이라고 자주 말씀하시는 토란님에게 혹시라도 마가 끼었나 싶어서
이번에는 적당한 나무를 대상으로 다시 한번 발사..
그런데 여전히 무음
이제는 정말 끝이다.
그런데 위기의 순간에 역시 또 하나의
허접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제는 정말로 마지막으로 사람에게 하는 인공호흡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메모리에게 인공호흡.
그래서 메모리 분리
그리고는 입 근처로 가져가선 호~ 하고 온기를 불어 넣었다.
전자기기가 습기에 취약함을 알고 있지만
그건 살아 있을 때이고,
일단 살리는 데는 습기 따위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호~하고 적당한 습도와 함께 따듯한 바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장착
토란님은 역시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시고 바로 뒤에 붙어 있다.
몰라~… 마가 끼어 있건 아니건
다시 재조준.. 그리고 발사.
“찰칵”
후우~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살았다. 아니 살렸다. 그 순간에 왜 갑자기 허준이 떠 올랐는지 모르겠다..
정말로 인공호흡은 절대적으로 진리였다.
사람이든, 기계이든…^^
이 스토리는 거짓말 같은 실화다.
토란님의 사진 중 하나는 바로 이렇게 다시 살아서 메모리에 담긴 사진이다..^^
난 그 사진을 영원히 잊지 못하겠다. 그렇다고 집에 걸어둘 수는 없고…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겠다.
암튼 그 사진부터 이후부터 사진은 하마터면 존재하지 못할 뻔한 사진이었다.
사랑방
연미정 식당 내 화로와 화로 위의 조기찌게를 두고
그 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길동무 클럽에 들어온 계기? 동기?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들
처음 듣는 재미난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100인 원정대 7기 이야기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수명산 선생님 이야기다.
그 와중에 4명의 시니어 여성분 나들꾼이 식사를 하러 들어오셨다.
통발 저편으로 앉으셔서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식대 계산을 할 즈음 그 분들과 말씀을 나눌 기회가 되었는데
대뜸 대화명이 뭐라고 하신다.
시니어들분 하고도 대화명으로 이야기를 하니 기분이 야릇해진다.
우리나라 정말 정보통신 사회다.
“소그미 입니다”
“모르겠는데”.. 대뜸 답을 주신다.
그때 누군가 옆에서 재빠르게 “수명산님과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하니까
“아하~” 하신다.
“그런데 이전보다 사람들이 많이 줄었네.?.” 하시고 이야기를 이어가니
지난 번 길에서 만났다고 말씀하신다.
“혹시 5코스 인가요?” 하고 여쭈니
3,4 코스에서 만났다고 하신다.
난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 한데, 기억력도 좋으시다.
나중에 집에 와서 이전 사진을 들추어 보니 정말로 그랬다.
사진 속의 그 분들이 맞다.
그 분들에게 몇 코스를 다니시냐고 여쭈니 “아무 길이나 길을 만들어서 다녀요..” 하신다.
이제는 정해진 코스가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서 다니신다고 하신다.
역시 고수는 다르다. 멋있는 분이시다..
나도 나중에 저분들처럼 저렇게 멋있게 살 수 있을까?... 자신감이 팍 떨어진다…ㅠㅠ
수명산님 이야기
사랑방 뒷담화 중에 수명산님이 빠지면 앙꼬 없는 찐방이다.
주제까지는 아니었지만 결론은 수명산님께서는 참으로 행복하신 분이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 하였다..
편안하게 안방 컨트롤 타워에 앉으셔서.
푸르님, 감꽃님 –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archi 님 - 그리고 우리 등
강화 나들길의 여러 길 위에서의 길나섬 상황이 줄줄이 흘러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 상대방의 상황도 공유 해주신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감꽃님 전화번호도 자연히 땄다. ^^ - 아니 이런 행운이 -
이구동성으로 참으로 인생을 즐겁게 재미있게 사시는 분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정말 그 말이 맞다. 나도 수명산님처럼 행복하고 멋있게 살 수 있을까?
자신감이 더 팍 떨어진다…ㅠㅠ
감꽃님 이야기
금요일 저녁까지의 상황으로는
감꽃님을 갑곶돈대에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감꽂님은 초지대교에서 시작해서 2코스 역방향으로 갑곶돈대까지,
그리고 우리는 1코스 마무리를 갑곶돈대에서.
그래서 마치는 지점이 정확하게 일치 한다.
의도적으로 감꽃님이 2코스 방향을 그렇게 정하셨다.
그래서 갑곶돈대에서 감꽃님을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금요일 밤에 수명산님께서는 어찌 그리 감꽃님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우는 거의 불가능하니 그냥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말씀하셨다.
일단 1코스와 2코스의 거리에 대한 비교와 또한
(화수분, 토란, 홍길동)님과 소그미로 구성된 1팀과 감꽃님과 그 서방님으로 구성된 2팀과의
그 동안의 객관적인 걷기 데이터에 근거하여 비교한 결과 일 것 같았는데
정말 일이 그렇게 흘러갔다.
물론 정확하게 그렇게 흘러간 것은 아니다.
감꽃님께서는 계획과 달리 갑곶돈대에서 초지대교 방향으로 출발을 하였다는 것을 나중에 들었다.
그래서 일단 조우는 1단계로 불발될 상황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나중에 갑곶돈대에 도착을 하면 감꽃님에게 전화를 한번 해보라고
수명산님께서 감꽃님 전화번호와 함께 말씀을 하셨다.
갑곶돈대 안에서 감꽂님에게 연락을 드리니 외포리라고 하신다.
왠 외포리?
아니 벌써 초지진에 도착하고 거기서 또 이동을 하여 외포리까지?
그런데 그것은 아니고 중간까지만 이동을 하셨다고 들었다.
아마 다른 사정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간식 잔뜩 싸오셨다고 기다리라고 하셨는데
이미 연미정 식당에서 배터지게 밥을 먹고 온 후라 더 이상 들어갈 배는 없었다.
그렇지만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감꽃님께서 강조하신 탱자나무.. 그 나무를 배경으로 한 컷 남기었다.
1코스 여정을 무사히 마치는 순간이었다.
교통
강화 후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교통 관련이다.
그만큼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는 반증이다.
송정으로 향하는 9호선 급행선
밧데리 절감 차원에서 모든 통신라인을 off 시켜 두었는데
혹시나 해서 WIFI를 켜보니 화수분님의 카톡이 와 있다.
그런데 내용을 읽어 보고, 그리고 전철 타이밍을 보니 거의 같은 전철에 승차하고 계신것 같다.
역시나.. 칸은 다르지만 같은 기차임을 확인하고는 전동차 1칸에서 조우를 하였다.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드디어 전철은 김포공항역에 도착을 했다.
그럼 이제 숙제(!)를 할 차례다.
당연히 김포공항역 뽀개기.
이제는 정말 길을 잃을 염려가 없도록 3개의 지하철 노선별 layout 과 동선을 확인하였다.
이제는 더 이상 없다. 김포공항역 알바~~ 끝.
전철은 송정역에 도착을 하고 늘 길동무를 만나던 지하 1층으로 올라가니
텅빈 공간이다. 어제처럼 빈자리가 크게 보이는 적이 없었다.
동무가 있다는 것… 하지만 다행히 화수분님이 계시다.
암튼 그래서 한 컷을 남겼다. 텅 빈 그 자리.
그렇지만 다음 주에는 그 자리에서 또 많은 분을 뵙겠지?
지상에 올라 3000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그 때 마침 2000번 버스가 온다고 온다.
왠지 이 버스는 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알게 모르게 생겼나?
그 버스를 보니 그냥 보내기 무척 아까운 느낌이 들었다.
화수분님 역시 “저 버스는 안되죠?”^^
귀한 것이 오면 가치를 따지지 않고 그냥 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닌가 싶다.
이번 코스가 무난 했음에도 역시 힘든 곳은 존재하였다.
그런데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1코스 구간 상이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갑곶돈대부터 현대 아파트 앞 정류장까지였다.
한 달전 길나섬을 하였을 때는 1, 2 코스를 통합하여 걸었기 때문에
초지대교에서 완료를 하여, 현대 아파트 정류장에 갈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어제 그 곳을 처음 가보았다.
갑곤돈대를 나와서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은 차도도 두 번이나 건너야 하고
또한 현재도 한참 길 공사 중이었다.
공사로로 인하여 인도는 제한을 받았고 바닥도 엉망이었다.
그런데 더 힘들게 한 것은 바로 바람이었다.
어찌나 바람이 매섭고 차던지.
이 곳이 정말 난코스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나들길 위에서는 모두가 잠잠한 바람이었는데
마지막으로 단계에서 세찬 바람을 맞았다.
그 와중에 현대 아파트 정류장으로 가는 도중 3000번 버스가 휙 지나간다.
아뿔사..~~
하지만 괜찮다. 3000번은 2000번 버스와 다르다. 금새 올 것이다.
강화터미널의 경험을 살펴보면,
외포리나, 교동도 등에서 출발한 버스가 강화 터미널에 도착하기 직전
3000번 버스가 금새 떠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도 다음 버스 타는 것에 대한 여유가 많지 않다.
터미널 화장실에 금새 다녀오면 벌써 다음 3000번 버스가 승강장에서 대기 중이다.
그만큼 버스가 자주 있다.
그런데 어제는 정말 물리적으로 늦었는지
아니면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워서 체감적으로 오랜 시간인지
3000번 버스가 금새 오지 않는다.
오직 공사용 큰 덤프 트럭만 잔뜩 그리고 끊임없이 온다.
그 때 마침 버스 한대가 온다. 그런데 초록색이다.
아니네…3000번 버스가 아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96번이다.
토란님과 홍길동님은 반색하고 즐겁게 승차 하신다.
한 시간에 한 대씩 오는 버스이다.
만일 3000번 버스가 먼저 왔다면 당연히 그 버스를 탔을 건데.
그리고 고촌 쯤에서 저 버스로 환승했을 터인데… 정말 운이 좋다.
늘 버스 때문에 남들의 귀가 타임 이후의 후기가 정말 “레알” 후기였는데
드디어 그 “업”을 벗어나게 된 것 같다.
조금 더 있으니 드디어 3000번 버스가 온다.
평화 누리길은 접근로가 어렵다고 하던데,
미리 연습시키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Epilog
같은 길 다른 느낌…
한번 가기도 힘든 강화도 나들길에서 “같은 길 다른 느낌”은
애당초 고려된 개념이 아니었다.
왜냐면 자주 갈 수 있는 곳도 아닌 집에서 먼 곳에 있기 때문이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또 언젠가 가게 되겠지만
사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기약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강화 나들길은 서울 둘레길 위에서 찾던
“같은 길 다른 느낌” 과는 먼거리에 있는 이슈였다...
그래서 어제의 길나섬도
사실 “같은 길 다른 느낌의 차원”은 아니었다.
역방향의 길도 아니어서 “같은 길 다른 느낌”에서 제일 먼저 고려 되는
반대 방향으로 걷기 개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그리고 길나섬 시간도 거의 한달 전에 있었던 길나섬과 같이
동일한 겨울 시즌에 진행 된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연하게도 같은 길을 혼자와 그리고 동행형으로 진행 하였다.
그런데 어제의 길나섬을 통해
“같은 길 다른 느낌”의 그 “다름”이 무엇이다라는 실체를 조금 깨달을 수 있었다.
난 덩그러니 사물만 있는 사진 보다는
그 옆에 자그마한 생명체가 있는 사진과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특히 그 생명체가 내가 알고 그리고 나를 알고 있는 생명체일 경우에는
그 즐거움은 몇 곱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결국 같은 길 다른 느낌의 그 “다름”은 바로 “혼자”와 “同行” 이라는 것....
그리고 同行은 同幸으로 발전한다는 것….
늘 삶과 유머님의 말씀 중에 해답이 있었던 것이었다….
머리 속의 궁금한 몇 개의 질문의 답, 그리고 언제나 리더로서의 수명산님에게 대한
감사함, 그리고 생과 사를 오갔던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
첫댓글 세상에나!
사진기 때문에 그렇게도 애가 닳으셨는데
것도 모르고 우리는 희희낙낙 따라만 댕겼네요.
홍길동 님과 나는 꽤 열심히 따라가는데도
그쯤에서는 좀 속도를 늦춰줄 만도 한데
뒤도 안보고 내달릴 때는 왜 이상타 생각했더마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同行이라면 어렵고 힘들었던 것만 기억될 터인데
同幸으로 가치를 더하여 주시니
그저 황송할 따름입니다.
암튼 소그미 님의 맘고생 몸고생 덕택에 미해결과제 1코스까지
지금까지 진행된 코스는
저도 완료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또 꾸우우우우우우뻑!
ㅎㅎ 예. 그랬습니다. 그래서 아마 1코스가 더욱 기억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략 다들 따라오시지 못하도록 약간 이격을 했었고 또한 늘 안정적으로 정속도를 유지하시는 멘탈 강한 토란님이 본인의 속도를 유지하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암튼 그래도 천운인지 아니면 맛 가기전에 깜빡깜빡하다가 우연하게 살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임무 완수 했습니다… 그나저나 4코스 어쩌시죠?... 고민하다보면 또 포인트 나오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전 주에 걸을때 유독 몸이 무겁고 어깨도 아팠기에 옷도 배낭도 스틱도 없이 가벼이 했습니다- '주머니속 먼지도 털어내야 가볍단' 소그미님 옛후기도 기억하며...가볍게..
그리고 리더를 맘먹고 해주셨는데 뒤쳐지면 안될거 같아(푸른님 늘 앞서가는 이유도 이해하며)...
처음엔 열심히 따라갔고 --소그미님이 미친듯이 앞으로 뺀 이유를 모르고--저도 미친듯이 따라 갔던겁니다^ㅇ^ㅋㅋ^ㅇ^
메모리에게 인공호흡까지 한줄도 모르고;;;;
우리들의 셰르파!!감사합니다★★★
아 그래서 심플하게 블랑블랑 하게 입고 나오셨네요. 저는 이 추운데 어디 가시나? 길나섬 마치시고 어디 중요한 약속 있나 싶었습니다. 늘 폴이 없으면 아쉬워 하시는 것 같은데, 그것도 가지고 나오시지 않았고요.. 그런데 따라 붙은 속도가 장난이 아니셧습니다. 앞쪽에서는 어떤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시는지도 모르시고***..^^ 그렇지만 재미난 추억이었습니다. 또 아직도 한 건 남아있죠? 어제 바로 메모리 교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친듯이^^ 남들이 보면 저 팀들 뭐지? 했을 것 같습니다. 앞쪽에서는 미친듯이 달려가고, 뒤는 미친 듯이 따라오고…. 둘레길이야? 아니면 둘레길 마라톤이야?^^ 암튼 따라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즐거운 추억 이었습니당….
나도 아직 오를지 못한 견자산 구간을 걸었군요. 얼마전 꽃대궐 님으로부터 1코스가 조금 바뀌어 견자산을 통과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미루고 미루워 왔는데 계획은 15코스 성곽길에서 통과해 보리라 마음 먹었던 구간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시작하면 끝까지 읽게되는 후기, 길동무와 함께해서 늘 행복합니다. 그래서 매년 겨울을 기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 구간이 최근 생긴 것이군요. 저는 이전 구간인지 새로 생긴 구간인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최근의 강화읍 문화관광과 자료를 봐도 – 얼마전에 받은 엽서도 마찬가지 – 모두 우체국 옆으로 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전 길인줄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수명산님이 가보시지 못한 길을 제가 먼저 가보았다는 것이 오히려 기쁜데요. 강화도에 그런 곳, 그런 길이 남아 있을까 싶었는데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오래간만에 fact에 기반하여 좀 웃기게 적어보았습니다. 원래 문체는 이런게 아닌데…^^
@소그미 처음 시작 부분에서 잠시 알바를 하시길래
소그미도 한 번 간 길도 잘 못찾기도 한다 싶어서
상대적인 위안(나 치매 아님!)으로 삼았더니만
처음 간 길이었군요.
가는 도중에 우체국 어쩌고 했지만
그 말은 귀에 들오지도 않고
'지난 번에는 가라로 걷고
요번에 오리지널로 걷네 뭐? 소그미도'
이리 생각했더니만
그 구간이 1코스 새로 바뀐 견자산 구간이라는 데로군요.
할머니식당 에피소드
1기 때도 1코스는 친정 아빠 생신 때문에 울 부부 따로 걸을 때입니다 수명산 선생님 부부와 고려산 진달래 축제 참석하고 우리 부부는 1코스를 걸었죠 대월초교에서 OUT
다시 강화터미널에서 출발해
오읍 약수터 근방에서 주민을 만났죠 연미정까지 10분이면 간다는 거예요 그곳에 사는 주민이 그렇게 걸린다고 해서 이상 했지만 할머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10분 가지고 밥을 어떻게 짓냐고 하시면서 욕을 바가지로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드렸죠 연미정에서 놀다 시간 맞춰 식사하러 가겠다고 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는 거예요 몇 번을 해도~~~
에궁 그렇군요. 그 식당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다행히도(!) 그 할머니께서 기분이 좋으실 때 갔나 봅니다. 암튼 그 집 앞의 개 3마리를 보고는 감꽃님 생각도 잠시 했었습니다. 그 개 사진들을 찍었는데 감도 조절이 잘못 되어서 하얗게 되어서 올리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수명산님게서 몇번 씩이나 도착 이전에 미리 전화 드리라고 신신당부 하혔습니다. 아마 감꽃님과의 그런 경험 때문에 그러셨던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가도 가도 연미정은 안 나오고 1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을 했죠
그런데 개 xx를 식당 입구에다 묶어 놓은 거예요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안 하시고 어떤 남자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 것 같았는데 아는 체도 안 하신 거예요
개 xx 때문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밥도 못 먹고 너무나 어이없고 분해서 마치 들어온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길사랑팀과 3번째 갔을 때 30명이 넘게 갔기 때문에 뭐 이런 집이 다 있어 순 엉망진창 서비스에 맛도 xx게 없고 비위생적이어서 나완 맞지 않다고 생각했죠 다시는 안 가야지 했는데~~~
이번에 4번째 갔을때 트라우마가 있어 그런지 조금은 ~~~ 역시나 별로였답니다
에그 많이도 가셨네요…. 연미정 바로 앞에도 식당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쪽으로는 혹시 시도해보신적이 있으신지요?....
아마도 할머니께서는 즉 밥
바로 따뜻하게 지어서 주고픈 마음에 그랬을 거라고 이해가 갔습니다
엄청 까칠하시고 예민하신 분
오로지 즉 밥을 고집하신 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 맞습니다. 어쩌면 그 식당의 경쟁력은 바로 밥. 강화미로 지은 밥. 그래서 숭늉까지 전체 코스로 진행되는 밥… 그 밥을 지어주시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까칠하게 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저도 이제 조금 이해가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식 사진을 보니, 먹지는 못했지만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저 뿐 아니라 아마 토란님, 화수분님, 그리고 홍길동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ㅍㅎㅎㅎ...1구간 후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모범소녀인데 길동무팀에서는 우범지대를 형성하는군요..ㅋㅋㅋ..
청정지역에 물을 흐리는거 아닌가 싶어 발을 디밀기가 조심스럽습니다..ㅎㅎㅎ
저도 시간나면 강화길 앞 구간들을 걸어야 하기에 후기를 상세히 잘 읽엇네요..
토욜일 전국 어디든지 강한 바람으로 많이 추웠을겁니다..그래도 길동무님들과의 동행으로 쪼~금은 덜 추웠겠지요..^ ^
11구간 석모도 길도 응원하겠습니다..저도 그날 강화길을 걷기는 하는데 다른 코스를 걸을려구요..^ ^..홧팅!!!
에그 아닙니다. 좀 재미있게 표현하다보니… 그렇게 이해해주셨으면 싶습니다. 저도 우범지대 중의 하나입니다. ㅎㅎ 그렇게 되어서 개성있는 사진이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에그 걱정하시지 마세요… 제가 defense 해드리겠습니당…. 그나저나 강릉에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잘 찍으시는 것 같은데 좀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달말의 나들길에서 뵈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여기도 비이상적. 상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