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샤라포바 출생 1987. 4. 19. 러시아 신체 188cm, 59kg 데뷔 2001년 프로 전향 수상 2017년 WTA 투어 톈진 오픈 단식 우승 2015년 WTA 투어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단식 우승 경력 2012 제30회 런던 올림픽 러시아 테니스 국가대표 마리아 샤라포바(25·러시아)가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결승 진출과 함께 세계 1위 복귀를 확정한 샤라포바는 9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결승에서 21위 사라 에라니(이탈리아)를 2대0(6-3 6-2)으로 완파했다. 메이저 대회 결승전답지 않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압도적인 승리였다. 최고 시속 183㎞의 서브를 날리며 서브에이스(6개)에서도 무명의 에라니(0개)를 앞섰다. 샤라포바는 우승을 확정지은 후 “17살에 꿈에 그리던 윔블던을 우승했을 때가 내 인생의 최고인 줄 알았는데 지금이 가장 극적인 순간이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샤라포바는 4대 메이저 대회의 우승컵을 모두 품에 안았다. 여자 선수 중 사상 10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며 첫 메이저 우승인 2004년 윔블던 대회 이후 8년만이다. 러시아 소치에서 자라 4살 때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은 샤라포바는 10대부터 메이저 무대 정상에 오른 이후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등 차례차례 메이저 대회를 접수했다.
하지만 유독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만 무관에 그쳤다. 샤라포바는 2004년 윔블던 우승 당시 180㎝ 안팎이었던 키가 1년 동안 현재의 키인 188㎝까지 훌쩍 자라는 폭풍성장으로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키가 커지며 무게중심이 높아져 하드·잔디코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끄러운 클레이코트에서는 샷에 힘을 싣기가 어려웠다. 샤라포바는 “클레이코트에서 나는 마치 ‘빙판 위의 소’처럼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꾸준히 국제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었지만 그는 ‘선수’보다는 ‘스타’에 가까웠다. 모델같은 미모로 ‘부업’인 광고 모델에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샤라포바의 수입은 2500만달러(약 294억원)였다. 여자 운동선수 중 가장 큰 액수다. 팬들은 그의 경기력보다 동료 선수, 연예인과의 스캔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샤라포바는 샷을 할 때마다 지르는 고성으로 ‘괴성녀’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지난 1월 호주오픈 16강전에서 측정한 샤라포바의 고함 소리는 최고 96.9?(데시벨). 전기톱(95?)이나 콘크리트를 부스는 착암기(90?)의 소음을 뛰어넘자 일부 언론에서는 “입으로 테니스를 한다”는 혹평까지 쏟아냈다.
샤라포바는 2000년대 중반에는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비너스·세레나)에 밀려 ‘2인자’로 뒤처졌고 세계 1위에 오른 것도 2005·2008년 2차례 뿐이었다.
선수생활 중 가장 큰 위기는 2008년 7월 어깨 부상을 당하며 찾아왔다.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회복을 위해 9개월 이상 각종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때 100위권 밖까지 밀려나며 TV 광고에서만 간간이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2009년에는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8강 이상에 오르지 못하며 운동을 그만둘까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고 한다.
재기를 다짐한 샤라포바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챔피언인 리나(중국)를 지도했던 스웨덴 코치 토마스 획스테트를 지난해 초 영입하며 재기를 다졌다. 약점으로 지적되온 하체 훈련에 집중하며 마음의 안정까지 되찾았다. 이전보다 무릎을 굽히는 각도가 커지며 파워풀한 스윙이 되살아났고 무게중심을 낮춰 클레이코트에서도 승수를 쌓아나갔다. 샤라포바는 프랑스오픈을 포함 올해 클레이코트에서만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샤라포바에 패한 에라니는 단식 결승에 이어 열린 여자복식에서 우승하며 아쉬움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