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이인원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고무신 속 흙을 털어내고 있는
산골 영감
노란 냉이꽃과
저만치 피어놓은 지게 위의
단정한 나뭇짐
영감이 지고가기 좋게 바짝 마른 나뭇단의 무게와
흙으로 돌아가기 좋게 버쩍 마른 영감의 몸무게가
저울 눈금 하나 안 기울게
똑같아 보이는
아름다운 짐, 그 위로
닿을 듯 앉을 듯 날고 있는
흰나비 따라
아주 멀리 가서
그때그때 흘리지 못했던
눈물 몰래 쏟아내고 싶다
그때그때 버리지 못했던
개숫물 말끔히 비워내고 싶다
점점 무거워지는 저녁 해를 등지고 앉아
하염없이
고무신만 털고 있는
저 영감처럼
<빨간 것은 사과>
(주) 도서출판 세계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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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원 시인
짐 / 이인원
옥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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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
14.02.04 09:1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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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흙으로 돌아 가기 좋게 가벼워진 영감님~~
나도 빨랑 가벼워져야 하는뎅~~
5연에 오타 같습니다
눈믈 몰래 쏟아나고 싶다 ----- 눈물 몰래 쏟아내고 싶다
같은데요
그리고 마지막에 중에서는 무슨 말인지요?
수정했어요. 감사~~^^
<빨간 것은 사과>가 달아나 버렸었네요.
5연에 눈믈 도 오타 ~~^^
눈물도 수정했어요.
감사해요~~^^